편하게 반말로 쓸게요 근데 벌써 존댓말 씀.. 때는 금요일 저녁 10시 지나서... 바로 어제! 나는 미술전공을 위해 학원을 다니는데 어제 소묘해서 손에는 아주 은빛으로 빛날정도로 흑연을 빤짝빤짝하게 묻어있고.. 얼굴에도 흑연이 묻어있었어 나란 놈.. 얼굴에 흑연 묻히고 다니는 칠칠맞은 놈.. 학원이 10시에 끝나는데 집에오면 한 10시 반? 그쯤 된다 평일의 마지막인 금요일이라 나는 기가 다 빨린 채로 눈엔 초점이 없고 반 폐인 상태로 버스 타고 내려서 집까지 걸어가는데 어느정도 가다보니까 뒤에서 누가 따라와 등치 커 키 커 후드티 모자 눌러썼어 남자야 무서워 진짜 무서워 생각해봐 춥고 어두운데 뒤에서 등치 큰 사내놈이 계속 따라온다고 난 속으로 비명지르면서 약간 빠른걸음으로 우리 집까지 걸어왔어.. 아 우리 집 아파트야 16층 아니 근데 그 남자가 아파트까지 따라온거야 이때부터 엄청난 망상이 시작되고.. 뭐지 저 사람은? 살인자인가.. 인신매매범? 요즘 사건이 뜸하던데 내가 첫 타자인가... 온갖 생각이 나면서 급하게 뛰어 들어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는데 와 신이시여 엘리베이터가 2층에 있어 감사합니다 조마조마한 상태로 엘리베이터 1층 뙝!! 하고 문 열리자마자 타서 16층 누르려고 돌아서는데 그 남자가 바로 앞에 있었어 엘리베이터 바로 앞 나 바로 경직되고.. 손 부들부들 떨면서 16층 눌렀는데 아니 그 남자가 층을 안 눌러 미칠것같아 문 닫히고 그 밀폐된 공간에 어색하고 무거운 분위기로 꽉 찼지.. 그 안에서 난 16층까지 기다려야 된다고 한 5층 지날때 그 남자가 나한테 말을 걸었어 16층 사냐고 오..하나님..목소리가 너무 낮아 무서워...난 더 쫄아서 개미 쥐똥만한 목소리로 네... 라고 답했지 그러니까 몇 호냐고 물어보더라 아니 그걸 왜 물어봐 그래도 난 무서우니까 조곤조곤 다 답했어 1602호요.. 말하니까 자기 1601호라고 옆집 새로 이사왔다고 하더라 나 다리 풀릴뻔.. 씨..난 왜 쫄았던거지... 긴장풀리고 아 그래요? 안녕하세요ㅎㅎㅎ 인사하고 얼굴 올려다보는데 헐 훈훈하다..어 훈훈해...한 스물 다섯? 되는것같아 대학생인가봐 키가 184정도 되는거 같아 난 176밖에 안되는데.... 잠깐 분위기가 밝아졌다가 다시 어색한 공기가 차오르고 둘다 아무말 없이 있다가 내가 힐끔힐끔 보는데 눈이 마주친거야 ..쪽팔려......창피해..... 그러곤 시선거두고 어색한 공기 안에서 버티다가 한 14층 되었을때 날 쳐다보다가 얼굴에 묻은 흑연 슥 만지더라 아니 뭐 이 형은 아무말 없다가 갑자기 만져 왜 만지는데 사람 놀라게... 약간 허리 숙여서 엄지손가락으로 슥슥 닦다가 웃으면서 왜 이런걸 묻히고 다녀? 군고구마 먹었니? 이래.. 겁나 낮은 목소리로.... 와 멋지다.. 난 창피하거나 떨리면 귀 빨개져서 애써 침착하려고 시선 피하는데 결국 빨개졌더라 엘리베이터 거울에 다 비쳐보여 새빨개 아니요 저 미술학원 다녀요 이건 연필 묻은거구요.. 말하니까 16층 땡 치더라 형이 먼저 내리고 따라 내리고 집 들어가려고 했는데 나 부르면서 조만간 자기 또 볼거래 뭔 떡을 돌린다나... 아 네... 라고 이 형 되게 아날로그적이네... 생각하고 집에 들어와서 손 씻고 세수하려고 화장실 들어갔는데 이 형...닦아주긴 개뿔 더 번졌잖아... 그러곤 씻고 잘 잤당 난 인절미가 더 좋은데 인절미였으면 좋겠다 ...잘 생겼던데...키도 훤칠하던데..........이런 느낌 한번도 못 느꼈었는데..으....왜죠?...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옆집 이사온 형한테 설렌 썰 27
11년 전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현재 서로 충격받고있는 올해 유행음식..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