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 정리합니다.
작가의 말 읽어주세요!
복숭아 경호원
ㄱ 핏치핏치
여덟
"뭐야, 무섭게 왜이래?"
"에? 뭐가요?"
"왜 계속 실실거려, 아침부터."
아침에 설렘 가득한 고백을 듣고, 하루종일 일하면서도 입꼬리가 가만히 있지를 않았다. 덕분에 도영오빠가 이상한 표정으로 쳐다봤지만 아웃 오브 안중. 얼른 재현이의 카톡에 답장을 하고싶은데, 오늘따라 손님이 왜이리 끊이지가 않는지. 해가 점점 지기 시작하는 지금 이 시각에 마지막으로 본 카톡이 점심시간이 끝났다는 내용인 게 말이 되냐고!
나름 연애 첫 날인데 데이트도 못 하게 둘 다 야근이다.
"너 뭔 일 있지."
"왜요?"
"아침부터 이상하잖아. 계속."
겨우 마지막 손님까지 보내고, 퇴근 전 매장청소를 하려는데 도영오빠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나에게 묻는다. 팔짱까지 끼고. 오늘 내가 그렇게 이상했나. 평소보다 핸드폰을 자주보고, 시계를 자주 보고, 잘 웃은 거...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니 새삼 좀 이상해보였겠다, 싶어 도영오빠에게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너 그 경호원이랑 사귀지."
"헐. 어떻게 알았어요??"
"..모르는 게 더 이상해.."
놀란 내 얼굴을 보고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젓는 오빠다. 아무 말 없이 테이블을 닦다가 그래도 성공했네, 하고 작게 말한다. 귀는 또 밝아서 그 말을 듣고 다시 광대가 승천했다. 고등학교 땐 정말 꿈도 못 꿨던 일인데.
"오빠 저 퇴근할게요!"
그 어떤 날보다 활기차게 인사를 하고 카페 밖으로 나왔다. 나오자마자 보이는 불꺼진 백화점의 모습에, 재현이는 어디있을까 싶어 가방 속에서 핸드폰을 찾는데 누군가 나를 뒤에서 폭 끌어안는다. 내 목에 얼굴을 묻는 행동에 조금 놀라 움찔했지만 곧 들려오는 목소리에 내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가 지어졌다.
"보고싶었어."
"놀랐잖아, 정재현."
놀랐다는 말에도 말없이 나를 꽉 끌어안는 정재현에 나도 가만히 안겨있었다. 정재현의 심장소리가 나까지 느껴졌다. 가슴이 간질간질, 묘한 기분에 작게 몸을 떨었다. 그 작은 움직임을 정재현은 눈치챈건지 금세 팔을 푸르고 나와 마주선다.
"추워?"
"아니아니."
"추우면 말해. 가자."
추운건 나보다 니가 더 심할 것 같은데. 밤이라 조금 쌀쌀한 날씨인데도 셔츠차림이다. 자켓은 손에 들고. 마치 처음 다시 정재현을 본 날처럼. 머리가 조금 길어져서 바람에 찰랑이는 검은 생머리를 쓸어넘기는 정재현을 계속 쳐다보자 내 시선을 느끼곤 나를 내려다본다.
"왜?"
"너 다시 처음 봤을때, 그러고 있었어."
"아 진짜? 완전 뻑갔겠네?"
"뭐래!"
금세 얼굴에 장난끼를 가득 묻히고 말하는 정재현의 팔을 퍽, 쳤다. 맞고 나서도 뭐가 그렇게 좋은지 웃기 바쁘다. 괜히 토라진 척 앞서 걷자, 그 긴 다리로 금세 나를 따라와 내 어깨를 감싼다. 처음도 아닌데 이런 사소한 스킨십에 설레고 그런다.
"알았어알았어, 안할게."
"거짓말. 맨날 그러고서 또 놀리잖아."
"다 애정표현이지~"
내가 톡톡 쏘아대면 능구렁이처럼 웃으며 넘어간다. 저렇게 듣기 좋은 말만 해대니 나도 같이 웃을 수 밖에. 계속 투닥대며 걸어가다 보니, 어느새 우리 집 근처다. 이대로 집에 데려다 주는 건가.. 그래도 사귀고 나서 나름 첫 데이트인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재현이의 걸음에는 망설임이 없다.
"집에 가는거지?"
"집에 가려고?"
내 물음이 오히려 의외라는 듯 되물어온다. 아. 너도 역시 나랑 좀 더 같이 있고 싶구나. 조금 놀란 표정의 재현이를 보니 순간 장난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표정관리를 시작했다. 너는 밤은 위험하니 여자친구를 일찍 집에 들여보내는 남자친구가 아니냐는 듯한 순진무구한 표정을 짓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응. 왜?"
"어?"
"벌써 9시 반인데? 집에 데려다 주는 거 아니야?"
"어..어, 그렇지."
다다다 쏟아내는 내 말에 여전히 내 손을 꼭 잡고서 멍하게 대답만 하는 재현이다. 얌전히 대답을 하다가도 뭔가 아닌 것 같긴 한지 고개를 살짝 갸웃거린다. 당황스러움과 아쉬움이 섞여 묘한 표정인 재현이를 바라보다가, 너무 웃겨서 연기를 그만뒀다. 내가 갑자기 크게 웃자, 더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왜..왜그래?"
"장난친거야! 진짜 웃겨 정재현 ㅋㅋㅋㅋㅋㅋ"
장난이었다고 말하자 안도감과 웃음이 얼굴에 다 나타난다. 잠시였지만 정재현이 왜 나를 그렇게 놀려먹었는지 알 것 같았다. 웃기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도,
"진짜 귀여워!"
정말정말 귀여웠다. 내 한마디 한마디에 표정이 변하는 것 하며, 내가 추궁하자 안절부절못하는 것 하며, 귀여운 것 투성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웃는데, 내 앞의 정재현이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왜?"
"내가 귀여워?"
"어..? 내가 그랬어..?"
"응 ㅋㅋㅋ 방금 나 귀엽다며."
세상에. 웃느라 정신이 없어서 내가 마음속으로 말을 했는지, 실제로 말을 했는지 분간이 되지 않았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되려 멍해진 나를 보는 정재현은, 웃음을 참고 있는 것 같았다. 아, 이놈의 얼굴은 왜 또 빨개져선. 민망해져 고개를 푹 숙이는데, 정재현이 나를 잡더니 끌어당겨 품에 안는다. 가만히 안겨있으니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려온다.
"누가 누구보고 귀엽대."
으, 진짜 심장이 뛰다 못해 아플 지경이다.
얼굴 보기가 더 민망할 것 같아 정재현의 허리를 감싼 팔에 더 힘을 주었고, 정재현은 웃으며 내 뒷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서로의 심장소리가 기분좋게 내 귀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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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이 다가오고 있네요..!
사실 처음 구상할 때부터 길게 쓸 생각은 없어서 더 늘리기에는 전개가 늘어질 것 같아 이런 말씀을 전합니다 ㅠㅠ
다음에 연재할 글들을 구상해놓긴 했는데, 두 가지 중에 고민이 많이 됩니다.. 남주도 아직 못 정했어요 ㅎ..
이번 글과는 정반대의..섹시한..그런 글을 써보고 싶은데...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암호닉 정리를 합니다!
1화부터 8화까지 4번 이상 나타나지 않으신 분들에 한해서!
아쉽지만 정리해야 될 것 같습니다 ㅠㅠ
저와 끝까지 함께해주신 독자님들께 메일링을 해드리고 싶은 자까의 마음이니 너그럽게 이해해 주세요 ♡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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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시간
캐내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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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함수
햇살맨이마크
맑은하늘아래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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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암호닉 신청도 마감할게요!
그래도 읽어주시는 분들, 추천 눌러 주시는 분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