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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레몬 전체글ll조회 356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눈을 뜬 순간, 

이것이 꿈이라는 것을 알았다. 





"......"






사방은 온통 나무였다. 

숲.

나는 숲에 있었다.

숲의 한가운데에.





왜 이곳에 오게 되었던가. 

어쩌다가.

아, 혹은




버려졌던가.




내가 마침내 세상에게 버려진 것인가.

그럼 나는 이곳에서 죽게 될 것인가.


생각에 잠겨있던 중,

무심히 고개를 돌리면.








[방탄소년단/전정국] 피터팬의 죽음 #01 | 인스티즈


"......"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한참동안 나와 그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그 기나긴 시간 뒤 어리둥절해진 내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와 마주서면, 

줄곧 멍하던 얼굴에는.








[방탄소년단/전정국] 피터팬의 죽음 #01 | 인스티즈


"....안녕."






알 수 없는 미소가 번진다.






"네버랜드에 온 걸 환영해."






[방탄소년단] 피터팬의 죽음

W. 하얀레몬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열아홉의 생일을 한 달 앞둔 날 밤이었다.

원래 꿈을 많이 꾸지도, 꾸더라도 선명하게 기억을 하던 것도 아닌데 갑자기 왜 이러는지.

그것은 마치 현실인 양 기억 속에 뻔뻔히 자리를 잡아 둥지를 틀어버렸다.


그리고, 오늘도.





"...."






역시나, 같은 꿈이다.

언제나처럼 꿈이 처음 시작될 때는 알 수 없는 분위기의 숲속. 

그곳 한가운데에는 여주가 앉아있다. 






"왔어?"





반기는 얼굴이 익숙하다. 

다정히 미소지으며 여주에게 손을 내미는 저 아이는.

이름이...뭐랬더라.


아. 그렇지.






"...정국이?"

"아.."






그 한 마디에 남자, 정국의 얼굴이 환해진다. 

여주는 그런 정국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참 이상도 하지. 그저 말 몇 마디만 내뱉어도 순식간에 표정이 휙휙 바뀌는 것이.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그 아이는 이내 쑥스러운 듯 눈을 피해버린다.






"배고프지 않아?"
"조금..."





원래 꿈에서도 허기짐이 느껴졌던가?

잘 모르겠지만 보통은 그렇지 않을텐데 왜 나는 지금 배가 고플까. 


역시 이상한 꿈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집에 가자. 그때 네가 맛있게 먹었던 빵도 있어."

"그래."






여주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모든 것이 의문 투성이였기에 그저 눈앞에 보인 유일한 사람인 정국이 내민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위험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순수한 눈빛에 마음이 이끌렸던지 처음 보는 남자였지만 망설임없이 그를 따라갔었다.

정국이는 여주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고 그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잔뜩 대접해주었다.

음식은 모두 맛있었다. 전부 처음 보는 것이었는데도 이상하리만치 입에 잘 맞았고 마치 언젠가 먹어본 마냥 익숙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내민 손을 그때와 같이 바로 잡자 다시끔 얼굴이 밝아졌다. 

말갛게 미소짓는 얼굴이,






"예쁘다."
"....어?"
"웃는 거. 되게 예뻐."






순간 정국이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화가 났나 싶어 덜컥 겁이 난 여주가 슬쩍 눈치를 봤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그런 것이라기보다는, 저건....








[방탄소년단/전정국] 피터팬의 죽음 #01 | 인스티즈


"......"







슬픔인가.







여주는 지난 번과 같은 길을 걸어 정국의 집으로 향했다.

숲 한쪽에 지어진 아늑한 통나무집. 

여주는 이곳이 참 좋다고 생각했다. 현실의 집보다 더 제 집처럼 느껴져서.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었던가. 

그녀가 그전에 왔을 때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보였다.

정국의 집 뒤로 또다른 깊은 숲길이 보였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어쩐지 그곳이 참 신비로워보여 저건 무어냐 물었더니 요정이 산다나 뭐라나.

꿈속이니 뭔들 불가능하랴 싶어 그러려니 했지만 세 번째로 오는 오늘까지도 여주는 요정의 날개 한 짝 보지 못했다.





"들어와."
"아, 응."





어느새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는 정국에 여주는 얼른 집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역시나, 그때와 같은 모습.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집 한 켠의 나무 식탁 위에 그때보다 훨씬 더 많은 음식들이 차려져 있다는 것 정도일까.

갖가지 신선해보이는 과일에 특이한 맛이 나던 빵과 잼, 그리고 과자.

여주가 허기를 느끼고 얼른 식탁 앞에 앉자 정국이 여주 앞의 잔에 주스를 채워 건넨다.

한참 식사를 하던 중 문득 집 뒤의 숲길을 떠올린 여주가 들고있던 빵 조각을 입 안으로 밀어넣어 꿀꺽 삼킨 뒤 말했다.





"저기, 저 숲에 요정이 산다며?"
"응? 아, 맞아."
"그런데 왜 안 나타나는 거야?"
"보고싶어? 안 그러는 편이 좋을 걸. 저기 사는 요정은 성격이 더러워쳐먹었거든."

"아하하....그, 그렇구나."





말간 얼굴과 어울리지 않는 말에 여주는 어색하게 웃음을 뱉었다.

괜히 어색해져 주스를 한 모금 마시던 중 정국이의 말이 이어지자 여주는 귀를 쫑긋 세웠다.





"뭐 그런 것도 있고, 사실 요정을 부르는 것 자체가 힘들어. 일단 요정들은 자신의 주인만을 따르거든. 

그건 본인이 직접 선택하는 거고 한 번 선택한 주인에게 요정은 자신의 전부를 바치지. 원체 사람을 싫어하는 종족이라 주인을 선택하는 경우 자체가 드물지만... 

그래서 요정의 주인이 아닌 이상 요정은 보기가 힘든거야."

"그렇구나.."






특이한 종족이라고 생각하며 여주는 아직도 빵이 가득 담긴 바구니에서 빵 하나를 집어 잼을 듬뿍 발랐다.
맛있게 식사를 하는 여주에 정국은 흐뭇하게 미소지으며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도 네가 보고싶다면 부를 수 있어."

"엇 진짜? 어떻게?"

"요정들이 자신의 주인 말고도 말을 듣는 또다른 존재가 있다면 누굴까?"
"글쎄..."




고개를 갸웃하며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여주에 정국이 씩 웃으며 답해주었다.





"주인이 사랑하는 사람."

"우와..로맨틱하네."
"그렇지?"

"응."





정국이 미소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곤 여주의 옆에 앉아 살짝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곤 다정히 속삭였다.







[방탄소년단/전정국] 피터팬의 죽음 #01 | 인스티즈


"그러니까 한 번 불러봐. 네가."

"......"






그 말을 남긴 채, 정국은 어디론가로 사라졌다. 

종종 있는 일이었다. 첫 번째 만남에도, 그 다음 만남에도 그는 이따금씩 집에서 나가곤 했다.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했던가. 여주가 이 세계에 조금 더 익숙해지면 함께 데려가주겠다고 했기에 여주는 정국이 남기고 간 말에만 집중했다.


저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왜 그는 자신을 저런 눈빛으로 볼까.


처음 만났던 날부터 정국은 여주를 알고 있었다. 분명히.

손을 내밀고, 바라보며 미소지어주고, 말한 적도 없고 스스로도 모르는 음식 취향을 모두 알고 있고.

그것은 처음 본 사람에게 베푸는 호의로 생각하기엔 너무도 제 감정이 깊게 담긴 것이었다.


넌 누구일까.


여주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로지 저밖에 없는 집 안은 따뜻했고 편안했다. 마치 정국처럼. 

그래서 여주는 정국이 궁금했다. 이름을 제외하곤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그를 알고 싶었다.

그리고 그가 누구인지 알려면 이 세계에 사는 다른 이를 만나야하리라.

그러나 이제껏 지켜본 결과 이 숲에는 정국 말고는 사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뭐, 방법은 하나 뿐. 


요정을 만나야지.


여주는 천천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





하늘이 푸르다. 날씨도, 바람도 좋았다.

##여주는 요정을 부르려던 것을 잠시 미뤄두고 집 근처의 풀밭에 몸을 뉘였다.


눈을 감았다. 

이대로 잠이 들어도 좋을 것 같았다.

현실에서 느껴본 적 없는 나른한 기분. 썩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






여주가 살며시 눈을 떴다.

그리고 문득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 그곳엔 아까까지는 없던 이가 여주를 바라보고 있다.

아무런 표정이 없던 얼굴에 여주의 시선이 닿았다.

그에 서늘하던 눈동자의 균열이 순식간에 깨지고 그곳에는 따뜻함이 스며든다.








[방탄소년단/전정국] 피터팬의 죽음 #01 | 인스티즈


"왔네."






요정이었다.






-------


첫 글이네요. 아마 단편이 될 것 같은데 많이 서툴고 부족하지만 예쁘게 봐주세요ㅎ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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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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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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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37.235
글 분위기 넘나 신비로운것..
담편기대할게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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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레몬
감사합니다:D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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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신알신 설정해요! 근데 제목에 왜 죽음이들어가있을까 ㅠㅠㅠㅠㅠ 그리고 피터팬은 또 뭐고 꿈속이라 칭하는 저 꿈속은 또 뭘까요 ㅠㅠㅠㅠㅠㅠㅠ 뭔가 아련아련해요... 암호닉 신청 받으세여???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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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레몬
네! 신청해주셔요! :D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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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저 [쿠크바사삭]이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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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레몬
네 신청받았습니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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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6.74
[땅위]로 암호닉 신청가능할까요? 우와... 글 분위기가 신비?하고 예쁜거같아요. 그리고 여주가 전에 네버랜드에 간 적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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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레몬
네 가능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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