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 꺼주셔도 상관없습니당ㅎㅎ)
차가운 금속성 물체가 푸른 핏줄에 닿았다.
생경한 감각이 온 몸을 소름끼치게 꿰뚫었다. 나는 절대 이 힘줄을 끊어내지 못한다. 생명따위가 아까워서가 아니라, 너무 무섭다.
저것이 끊어져 버린다면 얼마나 많은 양의 검붉은 피가 쏟아질까. 난 얼마나 오랜 시간을 고통 속에서 몸부림쳐야 할까.
상상할 수도, 차마 가늠할 수도 없는 두려움에 커터칼을 드르륵 접었다. 베개 옆 서랍장에 칼을 올려놓고는, 침대 위에 털썩- 하고 눕는다.
손등으로 얼굴을 가린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이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소리죽여 우는 것 뿐이다. 나 혼자 있는 방이 무섭다. 방금도 무슨 짓을 하려했던 건지.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걸까. 하루하루가 너무 괴롭다. 누가 이런 날 제발 말려줬으면 싶다.
속으로 아우성을 쳐봐도 돌아오는 것은 없다.
나는 완벽히, 혼자였다.
.
.
.
학교 옥상에 서서, 하염없이 맑은 하늘을 바라봤다.
난간에 몸을 기대고는, 눈을 감은 채로 이것이 낡아서 내 몸과 함께 부스러기처럼 운동장으로 떨어지는 상상을 한다.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꼭 뛰어내릴 것같이 구네."
멈칫. 이 공간에 다른 누군가가 있는지 몰랐다. 주변으로 고개를 두리번거리자, 그제야 시야에 들어오는 하얀 남자.
정말 말그대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얀',
![[방탄소년단] 안중지인(眼中之人)_prologue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7/04/01/23/a6f0d9cdc5b3cfb220b38589e07d3c31.jpg)
이 갑갑한 학교와 어울리지 않는, 이 장소에 있는게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남자.
교복을 입은 것도 아니고, 선생님같은 차림도 아닌, 피부와 대조적으로 까만 반팔티와 긴 까만 바지차림의.
하얀 남자는 이 쪽을 보고 있지 않았다.
나처럼 똑같이 난간에 몸을 기대고 서서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날 따라하는 것 마냥.
그리고 마치 내가 그 쪽을 쳐다보길 기다렸다는 듯이, 내가 그를 보자 똑같이 고개를 돌려 나를 본다.
![[방탄소년단] 안중지인(眼中之人)_prologue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7/04/01/23/27d11a9c964be14dac78d6474879f785.jpg)
"어차피 못 할 거면서."
울컥, 하는 감정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당신이 나에 대해 뭘 아냐고 소리치고 싶었다.
내가 어쩌다 이런 선택까지 오게된 건지, 그렇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었는지 조금이라도 안다면,
당신은 더 이상
그렇게 차가운 눈빛을 하지 못할 거다.
스스로를 죽이고 싶게 만들던 자기혐오, 그리고 그 때 나를 덮쳐왔던 숨막히는 감정들을 안다면.
나의 그것을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말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들을 구구절절 입 밖으로 내뱉을 필요까진 없다. 저 사람은 나를 스쳐갔던 사람들이랑 똑같다.
도움을 줄 듯하면서도 마지막엔 그 손을 거두어버리고 나를 외면한 어른들.
나의 가장 깊은 상처까지 품을 그릇은 못되었던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난 그냥 피식 웃었다.
예의상, 저 사람이 이 자리를 뜰 때까진 계획을 보류해야지.
죽을 때까지 누군가에게 민폐를 끼칠 순 없으니.
내가 뭐라고 할 것처럼 노려보다, 고개를 돌리니 어찌된 연유인지 궁금해졌던걸까, 그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말했다.
"새로운 삶을 원해?"
멈칫,
내가 무슨 소리를 들은걸까 지금.
느리게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그 역시 나를 본다. 표정은 예상 외로 진지하다.
![[방탄소년단] 안중지인(眼中之人)_prologue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12/22/1/3ad52678d530e5f5b4e8ae35194ba975.jpg)
"김여주."
내 이름을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 빠르게 가슴팍을 쓸어내렸다. 이름표는 진작에 떼어버렸다.
그럼 내 이름은 어떻게 아는 걸까. 그를 똑바로 쳐다봤다. 지금, 조금 무섭다.
"나를 따라와."
당신의 무엇을 믿고?
"넌 밑질 것 하나 없잖아."
"푸핫!"
나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고는 놀라 내 입을 막았다. 그가 저 말을 내뱉기 직전, 나도 같은 생각을 했다.
지금 나는, 심지어 인신매매되어 간부터 심장까지 죄다 털린다고 하더라도 아쉬울 것 하나 없는 몸이었다.
창피함에 발갛게 열이 오른 볼을 감싸며 그를 올려다보니, 의외로 그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띄우고 있다.
나는 양 손을 들며 말한다.
"제가 진 거 같네요. 좋아요. 안내하세요.
그곳이 어디든."
![[방탄소년단] 안중지인(眼中之人)_prologue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7/04/02/0/c21a5b8bf1bf2dea13b64f019da6f0be.jpg)
"잘 생각했어."
그가 마치 악수를 청하듯, 손을 내민다.
나는 잠시 머뭇거린다. 이상한 느낌이 든다. 정말 별 것 없는 동작인데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불길한 예감같은 것이 자꾸 든다.
그래서 그냥 그 손을 잡았다.
그가 뭐라 입술을 달싹거리는게 흐려져가는 시야 속에서 보인다.
어.......
.
.
.
안녕하세요 :D 지민이귀여워 입니닿ㅎㅎ첫 글로 뵙네요!
앞으로 천천히 이 글에 대해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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