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토 몽로즈 |
녀석의 결혼식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그 후로 서로 아무일 없는 척 잘 지내왔지만 어색함은 가시질 않았다. 드레스며, 턱시도며 결혼준비로 바빠하는 녀석을 대신해서 카페에 알바생까지 들였다. "사장님! 이거 여기다가 두면 되요?" 물론 일을 그렇게 썩 잘하는 편은 아니다. "민주씨 그건 나 주고 저기 테이블 살펴봐요" 스스로도 뻘쭘한지 샐샐 웃으면서 종종걸음으로 테이블로 향한다. 뒷모습을 조금 불안하게 바라보다 커다란 화분을 들었다. 나도 나이가 드는건지 제법 힘들다. 땀을 한번 닦고 밖으로 나갔다. 담배가 벌써 두개비밖에 남질 않았다. 아쉽고 씁쓸한마음에 담배 하날 입에 무는데 녀석이 보인다. 곧장 담배를 도로 넣고 녀석을 바라보자 최근 밥을 잘 챙겨먹지 못한 탓인지 많이 야위었다. 안쓰러운마음에 카페로 데려가 밥이라도 먹이려고 하는데 녀석이 손사레를 친다. "밥.. 먹었어?" "형" "응" "나 이제 짐싼다고.. 형 집에 들어오기 전에 나갈것같아서.." 머리를 얻어맞은것마냥 아프다. "나 때문에 불편해 하는거 눈에 밟히고..그리고 나도.." 말을 채 잇지 못하고 손가락을 꼬물거리는 녀석을 향해 내가 더이상 뭔 말을 하겠는가. "가" "...." "가라" 고개를 들어서 내 눈을 바라본다. 나한테 원하는게 뭐야. 잡으려고 손을 뻗으면 잡히지도 않는새끼가 왜 놓아주기만하면 잡아달라는것처럼 굴어. 무거운 화분을 옮긴 탓 인지 허리가 땡긴다. 그대로 허리에 있던 통증이 심장을 후벼판다. "형..갈게요.." "..." "밥도 잘 먹고...어..음.." 뭔가 더 할 말이 있는지 우물쭈물하던 녀석이 끝내 손을 흔들더라. "야 지용아" "응?" "집들이 때 불러라" 이번엔 녀석이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돌린다. 그러더니 어깨를 두어번 들썩. "야 권지용" 몸 전체를 부들부들 떨던 녀석이 풀썩 주저 앉았다. 그러더니 어리게 엉엉 운다. "형....나는.." 숨이 찬지 말을 못하는 녀석에게 온몸을 수그려 눈을 맞춰본다. "형을..버리고 싶지가 않아......" "야.." "내가..그 마음을 ..하.. 안단말이야..그걸.." "일단 울지말고 가게로 들어.." "좋아하면 좋다고 말 하면되잖아!!" 순간적으로 너무 놀래서 욕이 튀어나올것 같았다. "뭐..뭔소리야" "형이랑 그런 일 있고 내가 세연씨랑 애도 만들고 가정도 꾸리고 할 수 있을거같아!?" 그여자 이름이 세연이구나.. 알아차릴 틈도 없이 지용이의 얼굴을 부여잡았다. 그리고 가게 문이 열렸다. "사장님! 저 원두.." 알바생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지용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아직도 쭈그려 앉아있는 나를 향해 소리치더라. "집에서 할 말 많으니까 빨리들어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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