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ut ma lune ; 안녕 나의 달 01
w. 섬머나잇
오늘따라 평소보다 일찍 눈이 뜨여졌다.
밤새 느껴지는 한기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전기장판이 꺼져있다.
덕분에 간만에 여유롭게 준비하겠네.
뭐 이건 장판한테 고마워 해야할지, 평소보다 여유롭게 준비했음에도 20분이나 일찍 집에서 나섰다.
어제 과장님이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던 것 같은데, 봄은 무슨 동물들 깨던 겨울잠도 다시 오겠네.
그래도 오늘은 뛰지 않아도 되니까, 날씨 따위는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정류장 근처에 가까워질 때쯤 못보던 간판이 눈에 띄었다.
아, 어제까지만 해도 공사가 한창이던 곳이다.
검은 간판에 흰색 네온으로 뭐라고 쓰여져있다.
'Salut ma lune'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가게 이름인듯 했다.
평소 같으면 출근길에 커피는 꿈도 못 꿨겠지만, 오늘은 예외다.
버스도 오려면 아직 조금 남았으니까, 나름의 합리화를 하며 이끌리듯 카페의 문을 열었다.
카페의 내부는 그렇게 넓지 않았다.
하얀색 벽지에 검은색 가구로 꾸며진 인테리어가 꽤 좋은 인상을 주었고
그에 어울리는 잔잔한 팝송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처음 오는 곳인데 편안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주문하시겠어요?"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제서야 카운터쪽으로 향했다.
아까는 분명 없었던 것 같은데.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헤이즐넛 시럽 추가요."
"네.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헤이즐넛 시럽 추가 맞으시죠?"
"아, 얼음은 조금만 넣어주세요"
"금방 드릴게요. 잠시 앉아 계세요"
앉아서 기다리라는 직원의 말에 카운터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된 의자에 앉았다.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
가볍지 않은 직원의 목소리가 카페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는 실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커피가 나왔다.
커피를 들고 나가려는데 직원이 첫번째 도장이 찍혀있는 쿠폰을 건넸다.
"아홉개만 더 찍으시면 커피 한잔 무료예요, 자주 들러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나는 쿠폰을 가방에 우겨넣고 가볍게 목을 숙여 인사를 하고 나왔다.
커피를 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컵홀더 두개가 겹쳐져 있다.
역시 초짜는 초짜구나, 겹쳐진 것도 모르다니.
왠지 직원의 말이 귀에 맴돌았다.
아홉번은 무슨, 이런 날이 흔한가.
아무렇게나 구겨넣었던 쿠폰을 꺼내어 쓰레기통에 넣고 곧장 버스에 올라탔다.
-
"말도 안돼."
![[방탄소년단/전정국/민윤기] Salut ma lune ; 안녕 나의 달 01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72416/13e70463c718b8a2bbc343efd170180e.gif)
"뭐가요?"
평소보다 일찍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평소보다 조금 늦게 회사에 도착했다.
어차피 다들 평소에 20분은 기본으로 넘기고 출근하시는 분들이니 여유롭게 사무실에 들어섰는데
이게 웬일 ….
대리님이 떡하니 자리에 앉아있었다.
"아, 탄소씨는 회사 올때 이렇게 커피 빨면서 여유롭게 출근하는구나."
"아, 그게 아니"
"됐어요, 뭐 그게 중요합니까. 그렇죠?"
다른 건 몰라도 내가 운이 지지리도 없다는 것,
그리고 대리님이 이 상황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는 것만은 똑똑히 알겠다.
사실 나는 대리님과의 관계가 그리 썩 좋지만은 않다. 나이차이가 얼마 나지 않음에도 처음부터 어렵게 느껴졌었다.
대리님은 매사에 진지하고, 가볍지 않으며 신중했다. 오죽하면 나이 많으신 상사분들이 대리님을 '젊은 꼰대'라고 부르기도 했다.
대리님은 조금의 빈틈도 없었다. 젊은 나이에 대리 자리에 앉은 것은 물론이고, 외모는 뭐 다른 부서를 넘어 옆 회사까지 소문이 나있을 정도니, 말 다했다.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표정이며 말투까지, 정말 가끔은 사람이 맞는지 의심이 되기도 했다.
물론 처음부터 관계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 대리님은 나에게 일말의 관심도 없었다.
그게 싫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반가웠다. 나도 딱히 남에게 관심을 두는 편도 아니며, 누군가와 엮이는 일은 생각만 해도 피곤한 일이었다.
대리님의 경우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그런데 문제는 한달전부터 대리님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얼마전까지는 퇴근시간만 되면 칼같이 나가던 사람이 요즘은 상사분들이 다 퇴근하고도 남아서 일을 한다.
문제는 매번 나도 같이 남아야 한다는 거.
퇴근하고 싶으면 하라는 말에 대체 누가 퇴근을 하겠는가.
이것뿐만 아니라 회식의 회자만 나와도 거절하던 사람이 저번주에는 회식까지 참석해서는
맞은편에 앉아 마치 나를 감시하기라도 하는듯 뚫어져라 쳐다보기도 했다.
이제 하다 못해 아침부터 괴롭힐 모양이다.
아침부터 꼬여도 제대로 꼬였다.
"대리님 왜 벌써..."
"제가 일찍 온 게 잘못됐다는 것처럼 들리네요."
"..."
"부장님이 주신 일 마무리를 못해서 일찍 왔습니다. 내일부터는 평소에 출근하던 시간에 올테니 걱정 마세요."
네, 감사합니다. 제가 하루중에 회사에서 유일하게 마음이 편한 시간이거든요. 평생 하지 못할 대답을 삼키며 자리에 앉았다.
대리님은 아침부터 뭐가 그렇게 바쁘신지 눈 한번 안 돌리고 일만 하신다. 뭐, 잘생기긴 했네.
"저 아무리 쳐다봐도 업무가 줄어들진 않을 텐데요"
분명 눈이 양쪽에 달려있는 게 분명하다. 쳐다보는 건 귀신같이 알아챈다. 네, 그렇겠죠. 의미없는 대답을 하고는 시선을 돌렸다.
다른 분들이 얼른 오셨으면 좋겠는데, 사무실 안이 어색한 공기로 가득차 곧 질식할 것만 같았다.
시간을 빨리 돌리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내 자신이 원망스러워 질때쯤 다른 직원들이 사무실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 내가 이렇게 다른분들의 출근이 반가웠던 적이 있었나. 평소 얄밉던 부장님마저 오늘은 왠지 사랑스럽게만 보인다.
-
안녕하세요! 첫글로 인사드리네요 ㅠ__ㅠ 글이 많이 짧죠,,,? 사실 말이 1화지 프롤로그라고 보시면 됩니다!
앞으로 차차 풀어나갈 것이 넘나 많네요,,, 부족하지만 재밌게 봐주세요! ㅎ0ㅎ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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