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네가 그랬잖아.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첫사랑이었을 거라고. 그래서 말하는 거야. 이게 너랑 하는 마지막 대화야. 너무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아니 확실히 너무 늦었지만……. 내 첫사랑은 너였어." "…박지민." "가슴이 벅차다는 게 뭔지 널 통해 처음 느꼈어.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누군가 생각난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 "그만해." "그리고 네게 남자친구가 생겼을 때, 나 많이 울었어. 열병을 앓은 것 같았어. 헤어지길 바랐으면서 오래 가라는 위선을 떨었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꾹꾹 눌러 담은 마음이 터질 것 같았거든. 그때는 그랬어…. 앞으로도 그럴지도 몰라." "너…." "그래도 우리 만나지는 말자. 그냥 눈물겨운 추억으로 남겨두자. 행복했고 찬란했던 내 십 대의 기억으로 남아 줘. 고마웠어, 잘 가." 그렇게 슬픈 눈을 하고서 마지막이라고 얘기하면 나는 어떡하라고. 복받치는 눈물을 억지로 삼키며 뒤로 돌았다. 지민이를 등지고 걸어가는 발걸음은 한없이 무거웠다.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너는 내가 네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웃으며 바라볼 것이고, 내가 모퉁이를 돌아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참았던 눈물을 터뜨릴 것이다. 곧 모퉁이가 나온다. 모퉁이를 돌아 벽을 짚었다. 멀리서 흐느끼는 네 목소리가 들린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은 채로 울었다. 행여 내 울음소리가 네 귓가에 들릴까 입을 꾹 막은 채로 울었다. 서럽게 우는 네 울음소리가 내 가슴을 세게 짓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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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사진 진짜 새롭고(?)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