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모든 내용은 픽션이며 실제 국정원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사건 스토리는 국정원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였습니다.
국정원 EXO와 신입인 너징
02
"엄마야!!!"
나름 일찍 자서 일찍 일어났다고 생각해서,
더군다나 사무실에 아무도 없길래 당연히 아무도 없을 줄 알고 화장실 문을 열어 재꼈는데.
루한이라는 사람이 떡하니 서서 면도를 하고있다.
"일찍 일어났네요?"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씻으려고?"
"네..."
"욕실 하나 더 있는데, 기다려요."
네에..근데 할 것도 없고 해서 면도하는거 흘긋흘긋 쳐다보는데 잘 생겼다.
면도를 깔끔하게 마친 뒤 안쪽에 있는 욕실로 나를 안내해줬다.
애들 늦게 일어나니까 천천히 씻어도 괜찮다고 한 뒤 문을 닫고 나갔다.
되게 예쁘게 생겼는데 성격은 엄청 남자다운거 같기도 하고..
챙겨온 세면도구를 세팅하고 샤워기 틀고 욕조로 들어가려는데 문 밖에서 말소리가 들려온다.
'누가 벌써부터 일어나서 샤워해? 여기 루한 여기 안쓰잖아.' 하면서 문에 점점 가까워지는데... 안 돼!!!!!
하고 문으로 잽싸게 달려가다가 미끌하는 바람에 두 무릎으로 주저 앉았는데
문이 순간 열리는 걸 두 손으로 밀어 다시 닫아버렸다.
"저!!!! 저 있어요..ㅠㅠ"
"웬디? 아, 미안미안.."
"아녜요..문 안잠근 제 잘못이죠ㅠㅠ..하.."
목소리를 들어선 어제 옆에서 잔소리를 하던 수호 같았다.
샤워를 후딱 마치고 대충 머리를 말리고 나왔는데 욕실 앞 소파에 멤버들이 쭉 앉아있고
세수도 못 해 꾀죄죄한 모습의 멤버들이 바닥에 늘어져 앉아있었다.
"웬디야 잘 잤어~?"
"아..응.."
어제부터 친한척 하던 백현이 눈곱을 떼며 나에게 물었다.
머리는 까치집 짓고 베시시 웃는게 꼭 바보같네.
근데, 씻은 사람은 나랑 루한, 수호 밖에 없는 것 같은데 다들 둘러 앉아있다.
"폭탄 사건 이후로 이렇게 빨리 잠입건 부탁이 들어올 줄 몰랐네,
루한, 시우민, 웬디가 고생 좀 해야겠다."
"네? 잠입이요?"
"응, 마약 밀수범들이 잡혔거든, 알바놈들은 벌써 다 잡혀 들어갔는데 그 윗선 놈들이 문제야.
너희들 알다시피 그 새끼들 워낙 판 크게 벌리잖아. N그룹에서도 약 좀 받아 먹었나봐.
이번 자선 사업 축하 파티에 몇 마리 기어 들어올 것 같은데, 가서 추적기 좀 달고 와야겠다.
쳐들어가는 것도 3일 내로 끝내야 될 것 같아. 워낙 눈치가 빨라서."
"그럼 오늘 당장 잠입에 들어간다는거에요?"
"그렇지, 너희 셋은 작전 올리자마자 바로 오늘 밤에 현장 투입이고, 새벽 경과 봐서 멤버들 다 현장 투입할거야."
크리스가 인쇄물을 나눠줬는데, 간부들의 정보와 밀수범들 몇 명의 정보가 적혀있는 인쇄물이였다.
잠입은 꽤 오랜만이라 긴장되는데, 루한과 시우민 두 사람은 긴장도 안 되는지 느긋하게 앉아서 종이를 넘겨본다.
"거기 적혀있는 김민수, 서진희, 그리핀 라이스 총 세 명 정보는 빼온 상태야.
얼굴 잘 익혀놓고.. 놈들도 꽤 하는 편 인거 같으니까 눈치 안채게 조심하고."
"우리 전문이지, 시나리오는?"
"꽃사슴, 오징어가 파트너로 들어가고 청설모는 직원으로 들어갈거야."
"명단 올렸어?"
"위에서 미리 올렸겠지? 사자, 애들 동선 먼저 짜고."
"오케이, 알겠습니다."
일과 관련된 이야기를 시작하니 멤버들 모두 진지하게 듣기 시작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나, 루한은 파트너로 현장에 투입해서 김민수, 서진희에게 추적기와 도청기를 달고,
시우민은 직원으로 들어가 그리핀에게 추적기, 도청기를 달고 일이 틀어지면 생포해오면 된다.
그 이후는 다른 현장 멤버들이 본부로 최전방 투입 된다고 한다.
오랜만에 큰 사건을 맡으려니 긴장 되기도 하고 신나기도 하고,
크리스가 건네준 종이를 읽고 있는데 갑자기 종이 위로 드레스 한 벌이 떨어졌다.
"뭐에요 이건?"
"입어, 최대한 편하게 제작한거야."
"헐.. 완전..너무 짧은데, 팬티 가리개 아니에요?"
"긴 거 입고 발길질 할 수 있겠어?"
"아니요.."
건네준 드레스는 검정색 A라인 미니드레스로 다리를 조금만 들어도 보일랑 말랑한 길이였다.
평소에 치마같은거 잘 안입어서 입기 싫어 죽겠었지만 여기서 입기 싫다하면 나 짤리겠지..
루한과 시우민도 각자 정장을 챙기고 현장 투입 준비에 들어갔다.
*
[분수대 기준으로 11시 방향 건물에 그리핀 라이스, 청설모 투입.]
"오키."
[오징어, 꽃사슴 정신 차리고 본관안에 있을텐데 일단 들어가 봐.]
"네."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최대한 끌지 않기 위해 조용히 루한의 팔에 팔짱을 끼고 조용히 건물로 들어섰다.
경호원은 초대장을 보고 건물 내부로 안내했다.
커다란 문을 열고 들어서니 뉴스에서 보던 대기업 간부들이 모여있었다.
[천천히 주위 돌아봐.]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귀걸이의 시야가 잘 보이도록 긴 머리를 한 쪽으로 넘긴 뒤 고개를 돌렸다.
[2시 방향 2층 비춰봐.]
[얼굴 보이지? 서진희다. 꽃사슴 접근해.]
수호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루한은 나를 끌고 2층으로 향했고 나를 구석에 세워놓고 혼자서 서진희에게 접근했다.
무전기를 통해 대화 내용이 모두에게 전달되었다.
"서진희씨?"
"...누구세요?"
"반갑습니다. N그룹 해외 영업부 임원 이태준입니다."
"이태준..?"
"아, 생소하시겠네요. 이번에 새로 임원 선발되었거든요."
"아, 그러세요? 반갑네요, 근데 저에겐 무슨 일로..?"
"사실, 아까부터 눈 여겨봤거든요. 혹시 파트너가.."
"미안하지만 오늘은 파트너가 있어요, 아쉽네요 이런 미남이 대시까지 해줬는데."
"하하, 다음엔 혼자셨으면 좋겠네요. 그럼.."
루한이 자연스레 연기하고 자리를 비키는 척 하며 실수로 서진희의 팔꿈치를 쳐 클러치를 떨어뜨렸고
루한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여 클러치를 들어올리는 오른손 약지와 새끼손가락 사이에 끼어져있던
위치추적기가 클러치의 화려한 장식 사이에 붙여졌다.
와.. 빠른 손놀림과 자연스러운 연기, 진짜 엘리트는 다르구나.
그런 루한을 보며 감탄하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김민수가 걸어오는 모습을 목격했다.
"입구 맞은편 기준 3시 방향 김민수 접근하고 있습니다."
[오징어]
"네"
[김민수 N그룹 내에서 활동 중이니까 각별히 주의해야 해]
"네"
루한이 마무리를 하고 있을 때 쯤 서진희의 시선을 벗어난 방향에서 김민수와 어깨를 부딪혔다.
"아, 죄송합니다."
"아 이런, 씨발.."
"...죄송합니다."
"뭐야, 누구야?"
"...연구 개발 파트 임원 신입 이수진입니다."
"...못 보던 얼굴인데?"
"이번에 새로.."
"내가 임원 회의에 갔었거든."
"....."
김민수가 표정을 싹 바꾸며 몸을 가까이 붙이는데 갑자기 루한이 나타나 나를 뒤로 숨기고 김민수에게 인사했다.
"김민수 전무님 맞으시죠?"
"...누구?"
"해외 영업부 추가 임원 이태준입니다."
"추가 임원..?"
"일주일 뒤에 추가 발표 3명 나온거 못들으셨나봐요? 저랑 이수진씨 그리고 저기 저분까지 셋."
"....그 소식은.. 못 들었군."
"그러셨나봐요. 둘이서 무슨 얘기 나누고 계셨어요?"
"별 거 아니야, 먼저 가보지."
김민수가 빠르게 자리를 피했고 루한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일단 서진희 눈에 둘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보이면 안되기 때문에 자리를 피했다.
"죄송해요.. 당황해서 못 달았어요..이거.."
내가 고개를 푹 숙이고 시계 사이에 껴놓은 위치추적기를 꺼내자 루한이 괜찮다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긴 뭐가 괜찮아, 나 때문에 지금 일 다 그르치게 생겼는데..
근데 왜 무전도 안오는거지..했는데.
"내가 달아놨어. 악수 할 때 셔츠 소매에."
"그 잠깐 사이에요?"
"내가 이거 전문이라 했잖아."
"헐..대박이다 진짜.."
[그리핀 라이스 생포 성공, 차로 옮긴다. 꽃사슴, 오징어 빨리 나와.]
감탄할 새도 없이 주차장으로 향하려는데 루한이 등진 방향에서 서진희가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뒤에.. 뒤에 서진희!"
"...하..가만 있어.."
갑자기 루한이 나를 벽 쪽으로 천천히 붙이더니 얼굴을 가까이 했다.
고개를 숙이고 가까이.. 더 가까이..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서진희의 구두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내 심장 박동도 더 빨리 뛰기 시작했다.
파트너가 없는 척 한 루한이 들키면 의심받을게 뻔했다.
파트너가 없는 척 하고 접근한 이유를 알아내려 할 것이다.
"실례할께."
루한이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고 몸을 더 밀착했다.
[꽃사슴, 오징어 뭐해?! 안나와?!]
시우민의 급한 목소리에 나까지 다급해지는데 루한은 떨어질 생각을 않는다.
그렇게 한참 입술을 맞대고 있다가 떨어진 루한이 '미안.'하곤 내 손목을 잡고 건물 밖으로 향했다.
*
"장난해? 대답도 없고 뭐했어?"
"일이 좀 틀어질 뻔해서, 미안."
"...오징어는 잘 했어?"
"...아니ㅇ.."
"응, 잘했어. 엘리트답던데?"
"오.. 다음엔 나랑 파트너 해야겠네."
루한이 슬쩍 웃으며 나를 쳐다봤고 나는 머쓱해서 괜히 웃어보였다.
그나저나 생포된 외국인 남자가 뒷자리에 널브러져 있는데 괜히 신경쓰였다.
저렇게 실신했는데 어디 맞은건지 모를 정도로 외관이 멀쩡했다.
"어떻게 기절시킨거에요?"
"이거 한방이면 골로 가지."
루한이 시우민의 손을 잡아 달랑달랑 흔들며 농담을 건넸다.
운전을 하고있던 시우민도 웃어보였다.
[꽃사슴, 청설모, 오징어 수고했다.
내일 새벽 현장 투입 멤버 수호, 백현, 찬열, 세훈, 카이, 웬디, 디오, 레이 이상.]
승진 하자마자 잠도 못자고 또 나가게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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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은 피터지게 싸울 예정입니다. 누가 다칠 수도 있고~ㅎㅎㅎ 댓글 달아주시는 독자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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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봐줬는데 새언니가 화났어요.. 이유가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