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머리를 뻥, 한대 치고 숨어버린 것 같았다. 막상 형의 손을 끌고
놀이터로 오기는 했는데 사나이 표지훈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가 않는다. 멍청아, 찌질아 하며 갖은 욕을 해도 머릿속은
실타래처럼 꼬이고 꼬여서 마구 속을 헤집어놓는다.
" 지훈아? "
아까부터 내 표정을 보던 형이 어깨를 툭툭치며 물었다. 이름만 불렀을 뿐인데 몇분 후 일어날 일에
녹화된 테이프라도 재생하듯이 머릿속에선 갖은 장면이 휙, 휙 오버랩되어 지나갔다.
" 아오.. "
형과 잡은 손이 아닌 반댓편 외로운 손에서 괜시리 식은땀이 나 꽉 쥐었던 주먹을 쥐락펴락, 까딱거려도 긴장이
풀리질 않는다. 여자애들도 나한테 고백했을때 이런 기분이였을까? 표지훈 생각에는 이것보다 더 한 것은 없으리.
" 지호형, 있잖아요. "
" 응? "
" 우리.. 우린 무슨사이야? "
우린 무슨사이야? 무어라고 형이 정의라도 내려줬으면 싶었다. 그냥 편한 형 동생 사이? 아니면
각별한 선후배 사이? 형은 그 정도로밖에 날 생각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렇게 말해두면 무어라도 건질 것 같은 기분은 순전히 표지훈의 직감이였다.
" 무슨.. 사이? "
한참을 똑같은 단어를 곱씹던 형이 나에게 주려던 꽃다발을 품에 끌어안고는 한참을 고개를숙여 도저히 들 생각을 안한다.
괜히 말했나? 그냥 가만히나있을껄. 엄마가 나더러 설치지만 않으면 망치지라도 않는다던데..
' 툭 '
어른들 말씀 하나 틀린 것 없다며 혀를 끌끌차고 있을 찰나, 내 품으로 둔탁하게. 툭, 하고 부딪혔다.
뭔가 싶어서 재빨리 시선을 똑바로 차려 눈을 내리까는데 제 품으로 툭, 던져진게 다름아닌 형이 들고 왔던 꽃다발이였다.
아니, 이거 꽃 모래투성이되면 어떡하려고. 제 운동화위에 떨어진 꽃다발을보자마자 황급히 호들갑을떨며 공주님 모시듯
꽃다발을 제 품에 안곤 꽃송이에 먼지를 툭, 툭 털어냈다. 그래도 아직 먼지가 잔뜩 붙어있는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 멍청이! "
내가 꽃다발을 주우면서 들은 말이였다.
지금 형이 나더러 멍청이라고 한거야? 순간 귀를 의심할정도로 형의 목소리가
어느때보다 컸고, 그리고 단호했다. 괜히 잘못했다가 엄마나 선생님에게 혼나는 기분이였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어젯 밤에 짜둔 시나리오는 이게 아니야, 우리 사이는 뭐야? 하고 물으면 형이 쑥쓰러움을 타는 시나리오였는데!..
아뿔싸, 하며 제 머리를 한 손으로 뜯는 시늉을 하며 눈썹을 꿈틀이고 형의 긴 속눈썹이 도드라지는 눈을 몰래 흘겨보았다.
" 꼴도보기싫어, 너! "
나를 올려보던 형의 얼굴은 억울함 반, 울상 반인 찡그린 표정이 가득한 얼굴이였다. 무슨 사연이야?
동영상 되감기라도 하듯 전 상황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내가 말을 느리게해서 그런거야? 아니면 그냥 동네 놀이터에서 이런 얘기를 꺼내니까 그런거야?
아, 형. 좀 얘기라도 해주면 안되? 다짜고짜 이러지 말구. 이거 내가 모르는 일이 있는 거잖아, 그치? 형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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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랑지훈이사이에무슨일이있었던걸까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직1화못보신분은어서가서역주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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