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현이 시점입니다!
이번편은 그다지 달달하지 않을것같아요..
우현이는 늑대의 탈을 쓴 양이니까요ㅎㅎ
신작알림신청, 추천, 댓글, 그대와 나만의 암호! 모두 환영합니다♥
사랑한대-스탠팅 에그 (with Windy)
더보기 |
차에서 뜨거운 눈길로 날 쳐다보는 김성규가 부담스럽다기보다 귀여워보였다. 레스토랑 앞에 도착해서도 왜 그런건지는 몰라도 차에서 내리기 싫어하는 듯한 김성규도 귀엽다. 자신의 생각보다 더 화려한 레스토랑에 놀란건지 억지로 입을 다물고 있는 김성규도 귀엽다.
"성규씨 들어가시죠"
성규가 놀라지 않도록 어깨를 부드럽게 잡아 당기며 우현은 말했다. 언제까지 놀라고 있을거니 귀여운 성규야. 옆에서 걷고있는 날 흘끗 쳐다본 성규가 살짝 뒤로 빠지더니 작게 한숨 쉬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 이 분위기에 주눅이 들었구나 김성규. 그래야 내가 너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해주지.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자리를 안내받았다. 미리 전화해서 2층 구석진 곳으로 부탁해놓았다. 성규와 내가 잘 보이지 않도록. 그리고 되도록이면 주문도 늦게 받으러 오라고 하였다. 성규가 야경에 감탄하며 빠져들 줄 어느정도 예상했기 때문에.
혹여나 예상이 빗나가면 어쩌나했던 나의 우려와는 다르게 성규는 야경에 감탄해서 한참을 창밖에 시선을 두었다. 경치 좋기로 소문 난 레스토랑인건 이미 알고있었지만 괜히 날 보지 않는 김성규에게 심술이 난다.
"성규씨?"
정신차리라는 듯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내가 이름을 부르자 화들짝 놀라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그 모습이 미치도록 귀엽다. 고개까지 숙여가며 사과하는 그 모습에 난감한듯 손사레를 쳤다. 고개를 숙였을 때 살짝드러난 목덜미가 하얗다.
"아닙니다. 아니에요 마음껏 구경하세요. 멋지죠?"
내가 감상을 방해해놓고 마음껏 구경하라며 선심 쓰는 척했다. 내가 마음껏 구경하라고 해도 다시는 야경에 집중하지 못할테지.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웨이트리스가 오고 메뉴판을 펼쳐들었다. 메뉴를 고르는 척하며 슬쩍 성규를 보자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는 눈빛이다. 아마 영어로 된 메뉴판에 당황한 것이겠지. 그렇지않다면 영어메뉴 아래 적혀있는 한글 설명을 발견하지 못할리 없다.
당황하는 성규를 위해 성심성의껏 메뉴를 고르는 척하며 B코스를 주문했다. 와인은 도수 가장 약한것으로. B코스는 그냥 다른 레스토랑과 다를 바 없는 에피타이저,샐러드,스프,스테이크,디저트순의 간단한 식사다. 와인은 입가심으로 주문한 것 뿐이고. 사실 나는 술에 약해서 도수가 약하지 않으면 운전을 할 수도 없다.
웨이트리스가 자리를 뜨고 나는 입을 열었다. 왠지 기대하고 있는 김성규의 기대에 못 미치는 질문인데 어쩌지.
"그러고보니 성규씨 나이가 어떻게 됩니까?"
이름과 핸드폰번호는 알지만 나이는 모른다. 혹시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어쩌지하는 고민따위는 없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존댓말, 적어도 존댓말을 쓸 예정이니까. 그리고 저 얼굴을 하고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그건 사기다.
"전 23살이에요"
"아아..전 26살입니다"
스물 셋. 딱 적당하군. 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다. 그럼 군대는 다녀온건가. 대학생이겠군 그래서 레스토랑도 낯설어하고.. 성규의 나이가 밝혀짐으로써 나의 모든 의문은 풀렸다. 레스토랑이 낯선이유도 어리숙해보이는 행동들도.
하지만 김성규의 입장에서는 그게 아니었다보다. 아, 내가 스물 여섯이라니까 놀란 모양이지. 내가 많이 동안이긴 하지. 정말 많이 놀랐는 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그렇게 놀라서 살짝 커진 눈으로 바라보면 흥분된다 아가야.
내 머리부터 천천히 내려오며 관찰하는 시선이 재미있다. 이렇게 대놓고 얼굴을 관찰하는 사람은 드물었기에. 아니 아예 없었다. 내 코나 입술 쯤에 시선이 잠시 머물더니 헉..하는 소리를 낸다. 왜 그러는 거지. 갑자기 자기자신이 창피해진건가.
"왜 그러세요 성규씨?"
나는 미소를 짓고 있었고 김성규는 날 관찰하고 있었다. 김성규는 외마디 비명과 같은 소리를 냈고 나는 놀라는 척을 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예상했던 대여섯가지의 시나리오 안에 포함된다.
하지만 갑자기 화장실을 간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김성규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아니 예상해서는 안되지. 따라가서 걱정하는 척을 할까, 아니면 의연하게 여기서 기다리다 되돌아오면 왜 그러냐고 다정하게 물어볼까.
갖가지 생각이 들지만 일단은 화장실로 따라가야겠다. 도저히 궁금해서 자리에 앉아있기 힘들다. 화장실로 가면서 내 담당 웨이트리스에게 서빙을 좀 더 뒤로 미뤄두라고 당부한 뒤 걸음을 빠르게 했다.
-덜컥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화장실 벽에 기대 놀란 듯 이쪽을 보는 김성규가 보인다. 뭘 했는 지 열에 들뜬 눈, 발그레해진 볼, 평소보다 거칠어진 숨소리, 빨개진 귓볼, 처음봤을 때와는 달리 촉촉하고 발간 입술.
어딘지 모르게 섹기를 풍기는 김성규의 모습에 당황하여 문을 열고 들어오다 순간 멈칫했다. 쪽팔리게.. 제대로 화장실에 들어와 성규의 앞에 마주섰다. 가까이서 보니 더 야해보인다. 혹시 이녀석 여우아니야?
지금 대놓고 유혹하는건가. 그렇다면 그에 답해줘야지.
|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