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얼마 남지않았어요 그대들!!
고지가 눈앞에 보여요ㅎㅎ
아마 이번주 내로 완결날것같네요 폭풍연재를 한다면 말이에요..
이번편은 성규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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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못쓰시는 비회원, 레벨9 여러분도 조으다♥
무단횡단 - 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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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우현은 화장실로 들어오기 전 보았던 우현의 모습과 다르다. 웃고는 있지만 느낌이 미묘하게 다르다. 뭘까 이 느낌은. 마주보고 서있는 지금 우현 앞에 서있는 내가 굉장히 작아지는 느낌이다.
"우현씨. 이제 나가요"
계속 마주보고 있으니 왠지 평소의 설레임보다 당장 피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위험한 상황에 놓인 것과 같은. 나가자고 팔을 잡아 이끌어봤지만 우현은 꼼짝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서 성규만을 바라본다. 눈에 나타나는 감정은 읽기 싫다. 아니 두렵다.
"우현씨..?"
아무리 팔을 잡고 끌고 어깨를 잡고 흔들어봐도 반응이 없는 우현에 성규는 어서 이곳을 빠져 나가고 싶어졌다. 평소 다정하고 친절한 웃음을 보이던 우현이 무표정으로 서있으니 이질감이 와서 그런걸까. 아니면 다른 두려워질만한 무언가가 있는걸까.
"저 먼저 나갈게요"
하는 수 없이 성규는 우현을 놔둔채 다시 자리로 돌아가려 문 손잡이를 잡았다. 자리를 오래 비우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주문한 음식이 언제 나올 지도 모르는 것이고, 우현과 내가 가버린 줄 알고 테이블을 정리해버리는 큰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런 테이블에 관한 걱정을 하며 문 손잡이를 돌린 순간 무엇인가 강하게 성규의 팔을 잡아서 끌어당겼다. 강하게 잡힌 팔에 오는 아픔보다 놀람과 당황이 더 크게 느껴졌다. 팔을 거칠게 잡아당길 사람은 이곳에 우현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전에 이번엔 벽에 밀쳐졌다. 벽에 밀쳐지며 부딪힌 등뼈가 아파와서 허리를 살짝 숙이려니 우현이 자신의 턱을 손가락으로 잡아 올린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왜 우현이 자신에게 이러는 것인지.
"..우현씨?"
조심스레 우현을 불렀다. 하지만 우현이 답해주지 않는다. 평소처럼 웃어주지도 않는다. 단지 무표정으로 성규의 입술을 빤히 보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조금씩 떨려오는 심장이 야속할 뿐이다.
우현의 얼굴이 점점 가까워진다. 천천히 다가와 제 입술과 불과 1,2cm도 안떨어진곳에 멈춘다. 커질대로 커진 성규의 눈이 긴장감과 떨림으로 점점 감기기 시작하였고, 우현의 눈은 여전히 성규의 입술만을 향해있었다.
성규의 눈이 완전히 감기고 우현은 그제서야 성규의 입술에 부드럽게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댔다. 성규는 자신의 입술과 맞닿은 우현의 입술을 느끼며 이건 꿈이라고,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너무도 떨렸기에. 단지 입술이 닿은 것만으로 성규는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리고 느꼈다. 내가 이렇게나 많이 이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사람에게 나는 푹 빠졌구나.
성규의 후들거리는 다리를 눈치챈건지 우현이 성규의 오른 손을 잡아 올렸다. 그리고 왼쪽손으로는 성규의 허리를 가만히 감쌌다. 기댈곳이 생긴 성규는 조금 안심이 됐다. 언제 다리가 풀려 쓰러질지 모르는상황이니까.
우현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혀가 성규의 윗입술을 슬쩍 쓸고는 입술과 입술 사이의 틈으로 비집고 들어왔다. 성규는 우현이 편하도록 입을 살짝 벌려주었고 우현의 혀는 빨려들듯 들어와 성규의 입안 곳곳을 누볐다. 마치 제 입안인냥. 우현의 혀는 성규의 치열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 듯 정성스레 쓸어갔고 이내 혀가 닿은 곳은 성규의 혀였다.
성규의 혀를 가볍게 잡아 챈 우현의 혀가 천천히, 그리고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마치 먹잇감을 사냥하며 여유를 부리는 맹수처럼. 몇분이 흘렀을까, 자유롭게 성규의 입안을 헤집던 우현의 혀가 빠져나가고 우현은 성규의 입술에 가볍게 뽀뽀를 하고 떨어졌다.
"후으.."
성규는 입이 떨어지고나서야 숨을 제대로 쉴 수있었다. 숨을 간간히 쉬긴 했지만 누가 앞에 없을 때 쉬는 것과 있을 때 쉬는 것은 확연히 달랐다. 숨을 고르고 나서 성규는 우현을 보았다. 우현은 다시 다정한 웃음을 지은채 성규를 바라보고있었다. 성규는 그 모습이 마치 사냥을 끝낸 배부른 포식자같다고 순간 생각했지만 이내 그 생각을 떨쳐냈다. 이 사람에게 그런 생각은 실례다.
"나갈까요? 아, 열 좀 식히고 오시겠습니까?"
나가자고 성규에게 말하다가 성규의 발갛게 달아오른 볼을 본 우현이 말을 바꿨다. 성규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우현은 나갔다. 성규가 화장실 거울을 보며 열을 식히는 그 순간부터 성규의 머릿속에는 갖가지 생각들이 떠올랐다.
왜 우현이 자신에게 키스를 했을까. 키스를 할때의 우현은 과연 자신이 알던 우현이 맞는 걸까. 내가 계속 이 사람을 좋아해도 될까. 혹시 나만 우현을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우현은 좋아하지도 않는 나에게 키스를 했다는 말인가
끝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열되어가는 생각의 홍수 속에서 성규는 단 한가지 결론밖에 내릴 수가 없었다. 우현이 나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내가 우현을 좋아하면 그만이다. 라는 아주 당찬 결론을.
성규는 화장실을 빠져나오기 전에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우현이 날 좋아하지 않는 다면, 우현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면 돼.
자리에 돌아온 성규는 우현을 보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이미 테이블에는 샐러드와 스프가 놓여있었다. 성규는 샐러드와 스프 옆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포크를 잡고 샐러드를 한입한입 먹기 시작했다. 아주 깔끔하게.
"맛이 어떻습니까? 혹시 맛없지는 않습니까?"
친절하게 물어오는 우현에 성규는 너무 맛있다며 말을 건네고 샐러드를 먹던 손을 멈추고 포크를 내려놓았다. 접시의 절반 정도 채워져 나온 샐러드의 절반을 남기고 먹지 않았다. 원래 위가 작아서 적당히 조절하지 않으면 무리가 간다.
"우현씨, 저보다 나이 많으시니까 말 놓으셔도 돼요"
"아니요, 직업병같은거라 존댓말이 편하니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둘은 평소와 같이 서로에게 다정하고 친절한 말을 주고 받으며 천천히 나오는 음식들을 즐겼다. 하지만 서로 화장실에서의 일은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나누는 대화들이 중심을 피한채 겉도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드디어 메인 요리인 스테이크가 나오고 함께 와인도 나왔다. 성규는 웨이트리스가 잔에 따라 놓고 간 와인을 마시려 잔을 집었다. 그리고 성규가 마시려던 순간 손에서 잔이 미끄러졌고 와인은 성규의 상의와 바지를 적셨다. 그와 함께 잔이 깨졌다.
"아, 어떡해.."
성규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옷과 깨진 잔을 바라보았고 웨이트리스가 깨진 잔을 치우러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우현도 깜짝 놀란듯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성규도 함께 일으켜 테이블에 있던 냅킨으로 와인을 닦아 냈다. 물론 소용없는 짓이었고.
"성규씨 이거 당장 빨아야될 것 같습니다"
우현이 꺼낸 말에 성규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테이블에서 나와 출구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우현도 테이블에 놓여있던 계산서를 집어들고 성규의 뒤를 따랐다.
성급하게 계산을 끝낸 우현은 성규의 옷에 묻은 와인이 제 차에 묻든 말든 신경쓰지 않고 성규를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차 시동을 걸어 출발 시켰다. 운전을 하는 내내 걱정된다는 듯이 성규의 옷을 힐끔힐끔 보는 것도 잊지 않고.
"정말 죄송해요 저때문에"
성규는 정말 우현에게 미안할 따름이었다. 기분좋게 식사하러 간 자리에서 자리를 박차고 화장실로 가고, 키스를 하고 그 뒤로 쭉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분위기에서 음식을 먹었다. 하지만 정말 미안한 것은 식사를 망친것도 우현에게 계산을 맡긴것도 아니었다.
정말 미안한 일은 실수를 가장해서 와인을 일부러 놓친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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