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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정국."
".............."
" 너 여기서 못 죽어."
"..............."
" 정신차려, 이 새끼야."
안 돼, 안 돼, 이러면 안 돼......... 같은 말을 반복하며 들려오지 않는 정국의 숨소리를 확인한 채 그의 식어버려 차가워진 손을 자꾸만 매만지던 지민이 불안한 듯 사시나무처럼 떨려오는 손가락으로 정국을 제 품으로 끌어안았다. hey, J. 지민의 귓 속에 깊게 박혀있던 이어폰 사이로 간간히 그를 부르는 무전이 들려왔다.
" 이 새끼는 죽어도 재수없게 왜 여기서 죽어. 눈 떠."
"................."
" 일어나 정국아. 형이랑 가자."
유리가 깨져버린 날카로운 파편의 마찰음과 함께 지민의 울부짖는 목소리가 계속해 텅 빈 콘크리트 안을 거칠게 메워갔다.
- J, J, Get out of there now (지금 거기서 나와).
- 내 말 안 들려, 새끼야.
- 거기서 당장 나와. 그러다 죽어.
지민이 이어폰으로 들려오는 다급한 목소리를 뒤로 하고 갈라져있던 입을 침으로 축이며 달싹였다.
- 형, 호석이형. 지금 우리 보이지? 당장 의무대 불러. 안 되겠어, 정국이가 숨을 안 쉬어.
- 박지민, 상황 파악이 안 되지. 너 지금 이게 한낮 훈련 따위로 보여?
지민과 정국이 있는 반대편 건물에 위치해있던 호석의 분한 목소리로 인해 숙연해진 상황 조종실로 급히 들어선 미군이 호석의 어깨를 강하게 잡아세웠다 . Hobs, Things aren't working right now. I think I need to back down. (홉스, 지금 상황이 안 좋아. 일단 후퇴해야 할 것 같아)
- 들었으면 알아서 기어나와. 여기까지야, 내가 너한테 해줄 수 있는 최선.
- 최선? 지랄하고 있네. 애가 죽어가는데 의무대 하나 보내는 일이 그렇게 어렵냐.
- 이미 죽었어, 알고 있잖아.
냉철한 호석의 말에 눈시울이 붉어져 혈안이 된 지민이 깨져버린 창문을 올려봤고 이내 올곧은 두 개의 시선이 서로를 채웠다.
- 개소리 지껄이지마. 정국이 아직 안 죽었어.
울렁이는 목소리와 대조되게 무언가 결심을 한 듯 완고한 낯빛을 띈 지민이 천천히 총기와 군모를 벗어 땅에 내려놓았다.
-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 이거 다 정국이 거잖아. 나 살리려다가 죽었다고, 얘. 다 봐놓고 어디서 함부로 그딴 말을 지껄여.
- ..........................
- 적어도 형이었다면 위치가 발각되더라도 살렸어야지.
- 그럼 너도 거기서 죽을래?
- 그래, 죽어.
지민이 마지막 말과 함께 귓 속에 박혀있던 교신 이어폰을 세게 빼고서는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그 모습을 창문으로 지켜보고 있던 호석 또한 욕을 읊조리며 이어폰을 빼 바닥에 던졌다.
" Go to the next building right now and bring j and k. (지금 당장 옆 건물로 들어가 j와 k 데리고 와)"
" what? hobs, uselessly. They won't live. You know that too. (뭐? 홉스, 부질없어. 그들은 살지 못할거야. 너도 잘 알잖아)"
" shut up, Get them out of there right away. ( 닥쳐, 당장 저기서 그들 데리고 나와)"
" but- ( 하지만- )"
" This is an order.( 이건 명령이야) "
" okay, I don't know if they're going to die. ( 알겠어, 그들이 죽어도 몰라)"
후퇴를 준비하던 미군 몇 명이 호석의 명령으로 부리나케 밖을 나섰고 호석이 바닥에 내팽겨친 이어폰을 주워들다 군복의 빈틈 사이에서 떨어져 먼지가 쌓여버린 사진 한 장을 손으로 쓸어담았다.
" 나라고 좋아서 그렇게 말했겠냐."
이내 호석의 공허한 독백이 상황실에 메아리처럼 울려퍼졌다. 호석이 새어나오려는 울음을 참으려는 듯 고개를 아래로 숙였고 머지 않아 그의 손에 잡혀진 이어폰에는 연이은 총성 소리가 그것을 대신했다.
Caution
w. 반다이
01
Macau(마카오). Hongkong
pm. 13 : 00
" Hey, someone came to see you. (누가 널 찾아왔어)"
" Who is it? bothering. (누군데, 귀찮게)"
잠시 점심 시간을 틈타 물에 젖어 축축한 수건에 얼굴을 반쯤 덮고 자던 지민이 자신을 깨우는 손길에 슬며시 한 쪽 눈을 치켜떴다.
" Don't know, he looks like a Korean. (몰라, 한국 사람 같던데)"
" Got it, go ahead. (알겠어, 가 봐)"
항구에 짐을 실다 말고 뒤꽁무니를 쫓아와 꼬치꼬치 물어오는 친구를 가볍게 무시하며 배 안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남자에게로 지민이 성큼 걸어들어갔다. 더운 여름 날씨 탓인지 남방을 걸친 그의 모습에 지민이 과거의 군인 출신이었다는 걸 아무도 믿지 못할 정도로 아주 많이 달라져 있었다. 판자가 흔들거릴 정도로 성큼거리며 들어오는 발자국에 뒤를 돌아보던 남자의 얼굴이 순간 일그러지다 금방 제얼굴로 다시 돌아왔다. 그러자 지민이 손에 들려있던 막대사탕 껍질을 뜯으며 그런 그를 향해 능청스런 말투를 내비췄다.
" Why are you looking for me? I don't think I'm dealing with fucking drugs. (왜 저를 찾죠? 전 마약 거래 그딴 건 안 해요)"
" 장님도 아니면서."
" So look for other professionals. (그러니까 다른 전문가 찾아보시라고요)"
" Why do you speak English in English, knowing that I am Korean? (당신은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면서도 왜 영어로 대화를 하죠?)"
" 난 한국 사람이 아니니까, 됐죠."
" 앉아요, 아직 궁금한 얘기가 많으니까."
" 뭐가 궁금한 건데. 어디서 왔어요? 국방부, 아니면- "
지민이 찾아온 남자가 심히 거슬린다는 제스처로 빈정대는 어투를 이어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민의 앞에 마주앉아 여유롭게 선글라스를 낀 남자는 여전히 다리를 꼬고선 아무렇지 않게 무릎을 손으로 감싸쥐었다.
" 탈영은 왜 한 거에요? "
" 나에 대해서 궁금한 겁니까."
" 당신의 미래가 끝이 날 거라는 걸 잘 알면서도 그랬던 이유에 대해 물었어요."
" 별 거 없는데."
"...................."
" 그 좆같은 전쟁터가 싫어서요. 내 사람 하나 못 지키면서 그깟 나라 지키고 있는 내가 너무 병신같아서, 그래서 그랬어요. 됐습니까."
"....................."
" 난 댁하고 더는 나눌 얘기가 없어요. 가도 되죠? "
지민이 딱딱한 말투로 기대고 있던 의자를 뒤로 세게 빼며 일어나고서 발걸음을 급히 놀렸다. 보이지 않게 하루빨리 그 곳을 벗어나려 애쓰는 그의 모습이 애잔함을 더해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발목이 어딘가 모를 공허한 음성에 의해 잡혀졌다.
"코드 네임 K , 실명 전정국. 특수임무대대 출신이자 비밀리에 파병된 이라크에서 전사."
"......................"
" 다른 큰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요? "
급한 발걸음을 차츰 멈추며 지민의 굳어진 얼굴이 보다 차게 식었다. 오랫동안 묻어왔던 이름에 지민의 눈시울이 점점 시큰해져갔다. 누가 찾은 거야, 나. 그제서야 뒤를 돈 지민이 태연하게 구두를 까닥거리며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정리하는 남자의 뒤통수를 노려봤다.
" 어떻게 말해줘야 한 번에 알아들을까, J."
" 똑바로 말해. 당신이 어떻게 내 코드네임과 그 아이를 알아? "
" 제 목소리도 잊어버렸습니까."
" 어떻게 알고 있냐 물었습니다."
" 그 자리에 있었으니까."
" 뭐? "
" 네 말대로 K 가 죽은 그 시간을 지휘했던 난 그 둘을 구하지 못했으니까."
"..................."
" 용케도 총알이 머리를 빗나갔네, 지민아."
지민을 등져있던 호석이 운을 띄우며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고요히 마주했고 지민은 허망함이 깃든 고개를 천천히 들어 호석에게로 고정시켰다. 오랜만입니다, 정호석 대위. 부드러워보였지만 어딘가 날이 선 부름이기도 했다.
호석이 형, 우리 진짜 전쟁터 가는 겁니까.
대위야, 이 자식아. 어디서 까불어.
거 참, 팍팍하게 구네. 이거 끝나고 시계 사주는 거 잊어버리지 않았죠?
그건 네 돈으로 사. 대위라고 돈 많겠냐.
지금 뭐하자는 겁니까, 박지민 중대장.
항구를 집어삼킬듯 눈부신 햇살과 눈치없게 지민을 반기는 해맑은 웃음소리가 바람에 힘없이 흔들리는 그들의 머릿결처럼 허공에 흩날렸다. 그리고 여전히 지민의 귓가엔 정국의 간절한 호소가 그 곁을 맴돌았다.
형, 형이라도 살아.
매일 잠에 들지 못하는 날이면 들려오던 낯익은 악몽으로 그렇게 지민은 그에게 거짓을 고했다.
안녕하세요! 반다이입니당...... 아직 미숙하지만 읽어주시는 고마운 독자님들께 열심히 보답하는 반다이가 될게요!!!!
설마....설마.....제 꿈이 너무 너무 너무 크지만....... 암호닉을 신청해주시는 모든 감사한 분들 혹시 계신다면 언제든 달려오겠습니다♥♥
모두들 황금 연휴 잘 보내시구 읽어주셔서 감사해요(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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