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형, 나는 그게 아니라..
끄흐.. 너는 내가 만만하지이..
-아니에요 형이 왜 만만해요, 그런거 아니에요
왜요, 남장한 아이돌 처음봐요?
[Ep.5 연기 웨않헤..?]
"와, 한국 진짜 오랜만이다"
"그니까요. 아- 한식 먹고싶다"
이곳은 공항에서 숙소로 가는 벤 안. 한국이 오랜만이라는 리더의 말에 지안이가 맞장구 칩니다. 남준이와 지안이의 말로 대충 짐작하셨다시피, 현재는 방탄소년단이 해외투어 도중 잠깐 한국으로 왔을 때의 이야기에요. 한식을 먹고싶다는 박지안부터 빨리 숙소에서 게임을 하고 싶다는 정국이 까지. 아무래도 우리 멤버들, 한국이 많이 그리웠나 봅니다.
"지안아 나랑 에버랜드 갈래"
"? 그럴까여"
이때, 석진이가 지안이를 톡톡 치며 묻습니다. 진룬의 에버랜드라니..(우럭)
석진이와 지안이가 에버랜드에 간 날, 마스크도 끼지 않고 온 탓에 목격담이 넘쳐났다죠. 심지어 지안이는 압박조끼를 착용하지 않았고, 이 둘 커플티였다는 사실...!!! 170 장신의 모델비율 박지안과 어깨만 대략 61센티 어깨깡패 김석진의 조합이라니!!!!!!!! 심지어 이날 둘이서 가위바위보 내기로 서로 부채도 부쳐주고.. 츄러스도 하나로 나눠먹고.. 그랬다구 해요.. 이날 에버랜드에서 진룬커플 본 아미들, 진정한 성덕이십니다
"그보다 너네.. 안졸리니..?"
쉴새없이 쫑알거리는 멤버들을 보다 매니저 형이 한마디 하네요.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우리 멤버들. 꽤 장시간 비행임에도 한국에 간다는 설레임 때문인지 오랜 비행동안 말똥말똥하게 깨있었거든요. 그럼에도 무기력의 끝판왕 윤기까지 깨어서 저 쫑알거림에 동참하고 있다니, 진짜 한국 그리웠나보구나.. 매니저형은 생각합니다
"....zZ"
"커어어..."
혹시나는 역시나였네요. 숙소에 도착한 지 채 몇시간도 되지않아 모두 골아떨어졌습니다. 아직 해 짱짱한 오전시간임에도 골아떨어진 멤버들 때문에 암막커튼을 쳐놓아 어둑어둑한 숙소 안에서 지안 혼자만 깨어있네요.
"흐-흐흠- 나나나-"
제정신은 아닌 것 같군요.
"...?(멀뚱)(당황)"
마침 방금 깬 호석이가 거실로 나오다가 이 장면을 발견합니다. 적막만 흐르는 어두운 거실에 쇼파에 기대듯 앉아 노래를 흥얼거리는 룬. 스릴러 영화가 생각나는건 저 뿐일까요. 자다깨서 사리분별도 잘 안되는 상황에서 이 장면을 본 호석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지 참으로 궁금해 지네요.
"..너 뭐하냐"
"으응? 형 깨쓰여?"
"..술마셨냐?"
오? 이번엔 바로 알아보네요? 자신이 술을 마셨다는 것을 호석이가 알자마자 애교넘치던 어눌한 발음은 어디다 버리고 평소의 말투로 돌아온 지안입니다. 그런 지안이를 보고 '바닥에 빈 소주병들이 굴러다니는데 그걸 모르는 바보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호석이. 쇼파에 앉아있는 지안이와 반대로 바닥에 털석 앉아서는 굴러다니는 소주병 하나를 집어듭니다.
"와- 무슨 20도짜리 술을 네병이나 마셨냐"
"정확히는 다섯병 째거든요-"
베실베실 웃으며 소주병 입구에 입을 대며 꼴깍꼴깍 술을 마시는 지안. 누가보면 물인줄 알겠어요.
20도라는 소주치고도 꽤 도수가 강한 편인 술을 5병째 마시면서도 평소같은 발음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박지안이는 술이 굉장히 세요. 방탄 대표 주량 1위입니다. 본인 포함 멤버들이 궂이 언급한 적은 없지만, 말할때의 뉘앙스 라는게 있잖아요? 방송에서 이런 류의 얘기가 나올 때도 모든 멤버가 무의식적으로 지안이를 가장 먼저 쳐다보는것도 그렇구요. 평소에는 5병 정도는 술마신 티도 나지않던 지안이 조금 하이텐션인 것을 보니 꽤 급하게 마셨나 보군요. 하긴, 바닥에 굴러다니는 소주병들 사이에서 컵이란 존재는 찾아볼 수도 없고 취하지 않았음에도 병나발을 불어대는 상황만 봐도 대충 짐작이 가긴 하네요.
"무슨 애가 안주도 없이.."
"에이- 형! 이정도는 안주 없이도 버텨야죠!"
"..."
"큽..."
"술 잘마셔서 좋겠네"
"크흡... 형 삐졌어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호석이는 술을 굉장히 못마셔요. 그래서 항상 둘이 술을 마실때면 지안이는 도수가 꽤 있는 와인이나 소주, 호석이는 이슬X톡 같이 도수가 굉장히 약한 술이나 무도수 음료를 마신답니다. 나름 술 잘마시는 멤버들을 제치고 왜 궂이 호석이와 같이 술을 마시냐고 물으면 도수도 엄청 약한 술에 취해서 베실거리는 호석이가 귀엽다고 하는 홍일점.. 하, 이걸 룬홉러들이 보지 못해서 굉장히 아쉽네요.
언제 다 마신 것인지 지안이가 다섯번째 빈 소주병을 바닥에 내려놓습니다. 지안이는 쇼파 위에, 호석이는 바닥이 있다 뿐이지 꽤 가까웠던 둘의 거리 탓에 지안이가 허리를 굽히자 알싸한 알콜향이 훅 끼치네요. 생각보다 강한 술냄새에 호석이가 인상을 찌푸립니다.
"어후, 술냄새"
"형 방금 술먹고 취해서 들어온 남편 마중나온 와이프 같았어요"
"비유하나 끝내주네"
"제가쫌"
"그나저나 소주 싫어하는애가 웬일로 소주를 이렇게 들이부었냐"
맞아요. 사실 지안이는 쓴 소주를 그다지 좋아하는편은 아니에요. 오히려 엄청난 주량에 맞지 않게 과일맛 맥주/소주나 달달한 와인을 좋아하는 편.
"솔직히 외국에서는 영감이 많이 떠오른다, 뿐이지 곡작업 하려고 해도 집중 잘 안되잖아요"
"하고있긴 하지만 그런 편이지"
"오랜만에 한국 왔으니까 노래좀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작업실에 쳐박혀 있기엔 기분이 너무 좋네. 아쉬운지 빈 소주병들을 이리저리 굴리던 지안이가 베싯 웃습니다. 하, 너 술먹고 작업하는 버릇좀 고치라니까. 답지않게 헤맑은 지안이와는 반대로 호석이는 이마짚. 확실히 약간 취기가 돌면 감수성이 풍부해 지는 탓인지 약간 취한 상태로 더 수월하게 작업을 해 나가는 지안이었지만, 취한 상태로 만든 노래는 대부분 표현이 격한 경우가 많았거든요. 솔로곡이었던 레드럼(redruM) 이 대표적인 예였죠. 나중에 에피소드로 다룰 계획이지만, 곡명이 레드럼이라고 럼주를 마시고 작업을 해야한다는 되도않는 논리를 펼치는 박지안 때문에.. 후, 이까지만 할게요. 더 얘기를 꺼냈다간 그때 가장 고생한 호석이의 뒷골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요.
"형들모해요.."
"정구기야아-?"
"아 박지안 진짜.."
생각보다 떠드는 소리가 컸는지 방에서 곤히 자고있던 정국이가 비몽사몽한 상태로 거실로 나옵니다. 그런 정국이를 보고 다시 취한척하는 지안, 호석이가 2차적으로 이마를 짚네요. 아 전정국 이런거 완전 잘 속는데..
"음? 형 취했어요?"
"우웅-? 아니이- 나 안취해써어"
지안이의 애교섞인 목소리에 당황했는지 잠이 확 달아난 정국이가 묻습니다. 안취하긴 개뿔. 누가봐도 취한듯한 말투로 히히거리며 웃는 지안이를 보며 호석이는 생각합니다. 피디님, 얘 왜 연기 안시켜요..?
"호석이형, 지안형 몇병 마셨어요"
"어.. 글쎄"
마음같아선 쟤 자기 주량 반도 안마셨어!! 안취했다고!!! 라며 지안이의 물밑작업을 수포로 만들어놓고 싶지만, 삐진 지안이는 조금 무서웠거든요. 너가 같은 방이니까 알아서 재워라. 대충 둘러댄 뒤 오글거려서 못봐주겠는지 자기방으로 쏙하고 들어가 버립니다.
"정구가아.."
"응? 왜요"
"너..우씨이.."
베실거리던 지안이 갑자기 울먹거리네요. 덩달아 당황한 정국. 하지만 여러분, 이거 다 연기란거. 잊지마세요
"너어- 맨나알- 나 형취급도 안해주구우-"
"ㅎ..형.. 왜이래요. 많이 취했어요?"
"내가아- 히끅, 너랑 한살차이어두.. 끄으.. 김태횽이랑 박찌미니랑 동갑인데에.."
히끅거리며 굵은 눈물을 퐁퐁 쏟아내는 지안. 다 연기라는걸 모르는 정국이는 급한대로 옆에 앉아 지안이를 끌어안습니다. 동생 가슴팍에 안겨서 끅끅거리며 눈물을 쏟아내는게, 진짜 서러워 보이네요
"아니 형, 나는 그게 아니라.."
"끄흐.. 너는 내가 만만하지이.."
"아니에요 형이 왜 만만해요, 그런거 아니에요"
"맨날 나 이케이케 하구.. 베게로 쓰구우.. 또.."
정국이의 가슴팍에 얼굴을 뭍곤 물기어린 목소리로 서운함을 토로하는 지안에 급한대로 그런 형을 달래는 정국. 정국이는 이게 연기라는걸 알까요
"내가 미안해요. 나는 그냥 형이 편해서.."
"흐으.. 너무해애.."
"진짜 미안해요. 다음부터는 조심할게요"
"끅.. 다음부터언.. 안그럴꺼지?"
"응응, 당연하죠. 조심할게요"
원하는 답을 얻은 지안이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갑니다. 그것도 모르고 횡설수설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해대는 정국이. 자, 이제 연기를 끝낼 때가 온 것 같아요
"그럼 정국아-"
"..?!?!?"
"다음부터 까불면-"
죽어-? 방금까지만해도 어눌한 발음으로 횡설수설 말하던 사람이 갑자기 평소 말투로 말할 때, 여러분은 어떨것 같나요. 굉장히 당황스럽겠죠? 지금 정국이가 바로 그렇답니다. 평소에 눈물을 보이지 않던 지안이가 서럽게 울길래 횡설수설 사과하며 달래주고 있는데 갑자기 평소같은 말투로 이름을 부르니, 동공이 아주 격하게 흔들리네요. 얼굴을 뭍고 있었던 가슴팍에서 얼굴을 떼곤 쇼파에서 일어나 상큼하게 협박 비스무리한 것을 하며 생긋 웃는 박지안. 얼굴에 나 당황했어요- 를 써붙이고 있는 정국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는 호석이 있는 방으로 재빨리 들어가 버리네요. 이 일이 있고나서 몇일간 정국이가 지안이를 피했다죠 ㅋㅋㅋㅋㅋ
*한편 지안이가 들어간 호석이네 방에서는?
"워우씨 심장쫄려라"
정국이 앞에서의 여유는 다 어디가고 웬 쫄보 하나가...쿨럭
"형, 쟤 빡쳐서 저 때리고 그러진 않겠죠? 그래도 형인데?"
"...그렇게 불안할꺼면 애초에 왜한거야"
"아 쟤가 계속 나 베게로 쓰고 까불잖아요. 화내서 분위기 싸해지는 것 보단 이게 낫지 않아요?"
그래 너무잘했다- 영혼없이 침대에 누워 칭찬하는 호석이 옆으로 지안이가 기어들어갑니다. 호석이도 익숙한지 벽쪽으로 살짝 붙으며 지안이에게 자리를 내주네요. 이거이거, 다 큰 성인남녀가 한 침대에.. 누가보면 오해하기 딱 좋을ㅅ..
"근데 너, 전정국이 너 잘때 기어들어오는건 질색하면서 나한테 그짓을 똑같이 하는 이유는?"
"애초에 걔가 잘때 나한테 오는게 누구때문이더라-"
"..."
"전정국 앞으로 형한테 보내도 되는거져?"
"(박지안 끌어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숨막혀요"
아쉽지만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렇고 그런것은 없었다고..(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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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마무리는 똥같군요. 시험 끝나고 일주일동안 쉬었는데도 지금에서야 들고온 작가를 매우 치시길...
그보다 여러분, 이번화같이 특정 멤버만 등장하는 화는 그렇다 쳐도, 다같이 등장하는 화에서는 가독성이 너무 떨어지는것 같아서요..(실제로 이거때문에 몇번 갈아엎음) 멤버들의 대사에 어떤 효과를 주는게 여러분이 이해하기 쉬울까요...ㅠ 아이디어좀...(우럭)
/진짜진짜미안한암호닉분들/
푸딩 흥흥 초록하늘 마이 호비호비뀨 땅위 망개침짐 나비 콘쪼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