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 우현아, "
오랜만에 듣는 성규의, 목소리.
살짝 젖은 머리칼을보니 금방 씻고나온모양이다. 성규의 그 눈에 마주대할수가 없었다. 난왜 말도안돼는 이성종의 말을 믿고, 성규를 몰아세웠던걸까. 죄책감에 고개를 숙이니 살짝 보이는 성규의 앙상한팔목에 뜨거운무언가가 가슴을 채워나간다.
" 왜..? "
눈물을 삼켜내곤 고개를 쳐올린후 잠깐만이야기하자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성규가 어색하게 살짝 웃더니 집에는 누나가있다며 근처 카페에 들어가잔다. 교복와이셔츠차림으로 나온 성규의 어깨에 내 겉외투를 벗어 살짝 걸쳐주고, 쌉사름하게, 아프게 웃어주니. 성규도 아프게웃어준다. 카페에들어서, 빈 테이블에 털썩하고 앉았다. 애앞에서 어색한지 손을 물어뜯으며 내 시선을 피하는 성규가 내눈에 들어온다. 울컥하고 미안한마음에 괜히,
" 왜 말안했어? "
하고 물었다. 성규가 고개를 들곤 어색하게라도 다마 웃던 표정을 지운다.
" 아니면 아니라고 말을해. 안억울해? 나라면 억울해서 한대 쥐어패.. "
" 뭐? 뭐가 억울해. 니가 나 클럽죽돌이라고한거? "
처음보는, 성규의 살짝 성이난 모습에 주춤했다. 갈색앞치마를두른 직원이 와선 우리 앞에 따뜻한물한컵씩 놓아준뒤 살짝 인사를하고 자리를뜬다. 목이타들어가는느낌에 물을 한모금 마셨다. 따뜻하고 은은한 카페분위기하고는 다르게 우리둘사이에는, 날카로운유리조각들이 서로를 햘퀴고 있는듯한느낌이든다. 성규도 이런마음일까.
" 니가 날 오해한것보다 슬픈게뭔줄알아? "
" ... "
" 난, 어떻게라도, 우리 처음눈마주친거, "
" ... "
" 처음손잡은거, "
" ... "
" 처음 뽀뽀한것까지 다 기억하려고 애쓰는데, "
" ... "
" 넌, 버리려고하니까. "
성규말을 가만히 듣고있다가 고개를 들었을땐 벌건눈과 숨이 막히는건지, 울음때문에 목이 막힌건지 가쁜숨을 몰아쉬는 성규를 보니, 그동안 흩어져있던, 한동안 없었던 찌르르한 느낌이 손끝을 간지렸다. 나는 그동안 무얼했던걸까. 김성규를 지워내려고만, 이상황을 내쳐내려고만했다. 왜 다시 돌아갈수있다는 생각을 한번도 하지않을채로, 모든걸 버리려고만했었던거지. 어떨떨한 기분에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렸을땐, 내앞에 앉아있던 성규는 어디가고, 내 겉옷만 성규가 앉아있던 의자에 앉아있었다. 겉옷을 챙길겨를도없이 카페를 급히 빠져나왔다.
성규를 찾아서, 내가 성규한테 처음했던말을 다시 진심으로 전해주고싶다는생각이 내 머리속을 채우고, 가슴을 채운다.
발걸음을 닿는곳으로 급히 뛰어, 성규 내음이 나는쪽으로 빨리 움직였다. 많은사람들의 인파사이로 보이는, 성규의 뒷모습에 한걸음에 내달려가서, 손목을, 그 앙상한 손목을 움켜잡았다. 힘없이 걷던 성규는 내 손에 이끌려 내쪽으로 몸이 돌려졌다.
운다.
성규가,
많이 운다.
" 이거 놔줘. "
아무말없이, 성규눈만보다가, 놔달라며 날 뿌리치며 내 가슴을 주먹으로 퍽퍽, 하고 내려치는 성규를 가만히 보다가 성규눈물이, 내가 항상 입을 맞추었던 눈끝을지나, 내코를 맞비볐던 코를 지나, 입술로 타고흐르는게 보인다.
무슨말을 해야할지몰라 눈물이 타고흘러내려간 성규의 입에 내입술을 맞추었다.
날 때리던 성규가 멈칫, 하는게 느껴진다. 성규야, 넌지금 무슨생각을해? 난, 미치도록 슬픈데. 눈을감았는데, 성규가 보인다. 예전처럼, 손으로 성규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통통했던 느낌과는 확연히 다른 마른몸짓에 입술을 더 강하게 붙이고, 세게 껴안았다. 어쩡쩡하게 있던 성규의 손이 내 등을 매만진다. 우리가 그동안 너무 돌아온거야 성규야. 처음부터 불안불안했던우리의 감정을 탓하면서.
입술을 떼려는데, 떨리는손으로 날 더 껴 안으며 혀를 내 입술과 입술사이로 파고드는 성규의 혀, 그 짜릿한 느낌에 부드럽게 그 혀를 받아들였다. 왜 그순간 멍청하게 눈물이 났는지모르겠다. 서로를, 혀로 한참을 탐했다. 성규의 고른치아를 하나하나 훑고, 입천장을 오르내리며 그동안 미안했던마음, 또 한켠으로 혼자 사랑했던마음을 모두 담아서, 뜨껍게. 이 느낌이 낯설은지 내 옷끝자락을 움켜쥐며 힘겹게 날 받아내는 성규가 느껴져서 입술을 살짝, 떼어내니, 입술을떼어냈을때는 벅차오르는 울음을 끅끅거리며 참고있는 성규의 모습에 나도 추하게 눈물을 흘렸다. 떨리는 손으로 볼을타고흐르는 성규의 눈물을 닦아내니 눈을 살짝떠서 내눈을 마주본다.
떨리는 손으로 볼을타고흐르는 성규의 눈물을 닦아내니 눈을 살짝떠서 내눈을 마주본다.
한참을, 그렇게.
마주본다.
***
손을 꽈악잡곤 우리집으로 왔다. 벌게진 성규의 볼을 살살문지르며 옅게 웃었다.
어색함인지, 설렘인지모르는 복잡한감정에 옭매인채로 우린 아무말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어이없다는듯 픽, 하고 웃고, 또 눈을감고. 그동안 그토록 그리웠던서로의 촉감을 느꼈다. 예전과 아무런변화없는 내 손과는 다르게, 까슬까슬해지고 뼈가 그대로 느껴지는것처럼 더 가느다래진 성규의 손가락. 이 손으로 성규는 얼마나 많은 눈물을 혼자닦아왔을까. 성규야, 침묵을 깨고이름을 나긋하게 부르니 성규가 응? 하고 대답하는데, 마치 한달전처럼 여전히 달달하고 촉촉한음색에 행복한 웃음이 나도모르게 바보처럼 튀어나왔다. " 아무것도아니야, " 라는 싱거운말을 던지곤 성규의 고개를 내 가슴에 뭍어주니 볼을 문질문질거린다. 그러더니 내 허리을 두 팔로 감싸안아버리곤 어린애처럼 흐응, 하고 칭얼거린다.
" 우현아 "
대답대신 성규의 앞머리칼을 천천히 쓸어내렷다.
" 약속하자, "
" 뭘? "
" 우리 절대절대절대로, "
" 절대절대절대로 뭐. "
" 헤어지지말자. "
입으론 흐, 하고 웃었지만 가슴은 쓰리다. 우리 성규가 많이아팠구나. 하는 마음에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등으로옮겨 토닥거리니 성규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한다.
" 헤어지는거, 너무너무 싫다.
우리 처음부터 다시하자. 손잡는것도 처음부터 다시하고,
이렇게 안는것도 다시하고, 뽀뽀하는것도,
같이 누워있는것도,
우리 그동안못했던거, 처음부터 다 다시하자. "
성규를 이르켜세워 또 맺힌눈물을, 내가 처음고백했더너 그날처럼 손가락으로 꾸욱, 하고 누르곤 그날처럼 이마에 입술을 맞추었다. 처음엔 어리둥절하더니 베시시웃는 성규가예쁘다. 아직도 생생히기억나는그말을, 헷갈렸던마음으로 했던 그말을 이제는, 확실하게 말할수있다.
" 나랑 사귀려면 어떻게해야 하게. "
" ... "
" 이렇게 , 가만히 있어도돼. "
그리곤, 다시 성규를 뜨겁게 안았다. 처음처럼, 간질거리는 설렘을 성규도 느껴주기를, 내 심장박동에 맞추어 뛰는 성규의 박동이 콩콩, 하고 앙증맞게 느껴졌다. 그래 성규야, 니 말처럼 우리 다 처음부터다시하자. 사실나도 우리가 같이 해왔던 모든게 저멀리로 사라져버려서 잊혀질까봐 내심걱정했었는데. 째깍거리는시계소리, 그리고 밖에서 들리는 바람소리들이 하나하나 들릴정도로 고요한 우리집거실안, 우리 둘은, 모든것을 감싸안으며, 다짐을하고, 약속을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께2깨2입니다 ㅠ
우리 현성이들이 드디어 정신을 차렸네요 ㅠㅠ
다음편부터는 아마 스윗스로우 님이 추천해주시는 달달한 브금들을 다
쓸수있을것같아서 벌써부터 설리설리 하네요..
이제 남은건 현성이들이 쎾쓰하는거내요..^^
항흥ㅅ항흐읏..
사랑해요~ 손팅하는 모든분들..사랑해요 ㅎㅎ
http://www.instiz.net/bbs/list.php?id=writing&category=&k=몽정&no=&stype=1
(몽정 1~14편)근데 요게 모스티즈로 보는버젼이예요 흑흑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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