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남 전정국은 위험하다
by 미샹스
01
: 덫
(프롤로그를 보시지 않으셨다면 보고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전정국과 실랑이 아닌 실랑이를 하고 함께 집을 나섰다. 본인이 입혀주는 대로 입으라나 뭐라나 결국 전정국이 입혀주는 대로 입었지만.
그렇게 우리는 다정한 연인처럼 집을 나섰다.
학교에 도착하자 나에게 묻는 전정국이다. "오늘은 뭐 해요? 선배" 학교에서는 선배라는 호칭을 꼭 붙이는 전정국이었다.
"... 오늘 바빠"
그렇다. 친구가 하자고 하자고 해서 하게 된 미팅이 있었다. 전정국에게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할 이유가 없었으니까
"아 그래 그럼 나는 혜연이랑 있어야겠네~"
혜연. 그 아이다. 정국이의 여자친구. 같은 학교 무용과.
내가 미치도록 미안해하는 대상이자 이상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대상이었다. 그 아이는 나와 닮았다.
분위기가, 내가 고등학생 때, 전정국과 연인이었을 때의 분위기와 많이 닮은 아이였다.
"... 정국아"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고 일반 선후배 사이라기엔 오묘한 분위기가 풍기는 전정국과 내 앞의 나타난 이혜연, 전정국의 여자친구였다.
"... 언니도 안녕하세요"
옆에 있는 내가 못마땅한 듯 표정을 굳히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혜연이었다.
"... 아... 안녕"
눈을 마주할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 뒤로 물러나는 나의 모습에 냉큼 전정국의 옆으로 가 팔짱을 끼는 혜연이었다.
마치 자신의 남자라는 듯이. 하지만 사실이었다. 둘은 아주 잘 어울리는 연인 사이니까
그 뒤로 마치 나는 없는 사람인 듯이 철저하게 무시하고 애정행각을 버리는 전정국과 혜연이었다.
이 모습을 보니 전정국이 혜연을 소개해준 날이 떠올랐다.
***
때는 두 달 전
평범한 점심시간에 전정국은 어떤 혜연을 데리고 과실로 들어왔다. 과실 사람들이 누군지 궁금해하자 전정국은 웃으며 "여자친구요."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혜연은 수줍은 듯 웃었다.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다.
그러자 나의 친구 박지민은 말했다. "와~ 리틀여주가 정국이 여친이라고?"
리틀여주라는 말에 당사자인 혜연은 물론이고 나도 놀라 박지민을 쳐다보았다. 리틀여주라니...
하지만, 옆에 전정국을 보니 뭔가를 즐기는 표정이었다.
혜연은 웃음기 있는 얼굴을 굳히고는 물었다
"리틀여주요?"
박지민은 혜연이 정색을 하자 당황하더니 말했다. "아 네가 여주 옛날이랑 닮았길래... 미안 기분 나빴니...?"
그런 박지민의 말에 과실에 있던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여주 예전 얼굴이랑 좀 닮은 거 같긴 하다"
사람들의 반응에 혜연은 굳은 표정은 사라지고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오히려 영광이에요~여주 언니 예쁘기로 유명하시잖아요..."
혜연의 말에 대화를 듣고 있던 선배, 동기, 후배들은 자기들끼리 나의 얼굴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다.
"하긴 우리 여주가 예쁘긴 정말 예쁘지 좀 철벽만 덜 치면 더 좋을 텐데..."
칭찬과 동시에 나를 안 좋게 생각하는 몇몇 선배, 동기들의 목소리가 들려 기분이 점점 가라앉았다.
그리고 들려오는 전정국의 말에 기분은 더욱 가라앉았다.
"에이~ 근데 나는 여주 선배보다는 혜연이가 더 예쁜 거 같은데요? 혜연이가 더 내 취향이에요" 하며 혜연의 볼을 꼬집었다. 둘은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혜연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여주 선배 기분 나쁘신 거 아니죠?"
전정국의 말에 알 수 없는 감정이 내 신경을 지배했다.
나는 담담한 척 말했다. "응 당연하지~ 둘이 잘 어울린다 내가 본 커플 중에 제일 잘 어울려! 오래가!"
나름 뻔뻔하게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이 기분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나의 말에 나타난 전정국의 구겨진 미간 또한 잊을 수 없다
***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미묘했다. 이게 질투인건지 아니면 다른 신기한 감정인건지
***
"김여주 오늘 오후에 미팅 알지? 꼭 와야 해!"
엄청 큰 목소리로 나에게 다시 한번 약속을 강조하는 친구였다. 아 과실 사람들 다 들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미팅을 나가냐, 김여주가 웬일이냐, 드디어 남친 만드는 거냐, 등의 말들이 쏟아졌다.
그와 동시에 나에게 꽂힌 뜨거운 시선이 느껴져 둘러보니 전정국이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바로 고개를 돌렸다. 전정국의 표정은 화를 참는 표정이었다. 나는 생각했다. '...여친 있으면서...'
그렇게 그날은 전정국을 피해 다녔다. 나에게 다가오는 낌새라도 보이면 친구와 과실을 나갔다.
그렇게 미팅 약속을 한 시간이 다가왔다. 나는 서둘러 과실을 빠져나와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띠딩-
전정국의 문자였다.
'오늘 나를 엿 매 길려는 생각이었으면 정말 성공했어.'
엿을 매긴 게 내가 미팅을 나가는 것일까 아님 하루 종일 전정국을 피해 다닌 것일까 궁금했다.
'미팅 나가도 좋아. 그 대신 일찍 들어와. 오늘은 누나 집 앞에서 기다릴게요.'
평소라면 전정국의 반존대 스킬에 나도 모르게 설레겠지만 지금 상황은 달랐다. 벌써부터 한숨이 나왔다.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가방 안에 집어넣고 일행들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갔다.
그렇게 생전 처음으로 미팅이라는 것을 했다.
***
미팅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친구가 말했다. - 그냥 자기소개를 하고 서로 마음에 드는 사람과 하루를 보내는 그런 거라고
나에게 추파를 던지는 남자가 여럿이었다는 건 나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관심도 없었고 그저 시간이 빨기 가기만을 기다리면서 창밖만을 보았다.
나의 이런 태도에 그 남자들은 다른 여자 일행에게 추파를 돌렸고 나는 안심했다.
그렇게 하나둘 짝을 이루며 나갔고 나는 선택하지도 받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의 앞에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우리 서로 남았는데 그냥 알아서 갈 길 가시죠"
나의 말에 남자는 웃으면서 말했다.
"아... 저는 그쪽이 마음에 들어서 남아있던 거였는데..."
예상과는 빗나간 남자의 말에 당황했다.
내가 아무 말 없자 긍정의 뜻으로 받아들인 이 남자는 내 손목을 잡고는 말했다.
"저는 김태형이고 그쪽은 김여주, 맞죠? 그럼 서로 이름도 알겠다. 우리 이제 나가죠"
그렇게 반강제적으로 나는 이 남자와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하게 되었다.
***
김태형이라는 남자는 옆에서 이야기를 주도해나갔고 나는 전정국의 문자가 신경 쓰여 집중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남자에게 무슨 능력이라도 있는지 나는 어느새 이 남자와 영화는 물론이고 저녁까지 먹었다.
거기다 승부욕도 있는지 게임장에서는 어떻게든 나를 이기려고하는 김태형이었다. 그런 김태형 때문인지 나름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을까 어느덧 시간은 밤 11시가 넘었다. 뭐 하느라 시간이 이렇게 지났는지.
거기다 이 남자는 매너가 좋은 건지 오지랖이 넓은 건지 굳이 집에 데려다 준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 남자의 고집 때문에 나와 김태형은 걷게 되었다.
어느덧 집에 도착했다. 김태형은 나에게 핸드폰을 내밀었다. "오늘 그래도 나 덕분에 즐거웠던 거 같은데 폰 번호 좀 알려주시죠 김여주씨"
망설여졌지만 그래도 나쁜 사람은 아니고 오늘도 즐거웠기에 번호를 알려주었다.
김태형은 웃으며 나에게 인사를 했다.
"오늘 나만 좋은 건 아닌 거 같아서 좋..."
누군가 나의 팔을 잡아끌었다.
"... 일찍 들어오랬더니 시간이 몇 시야? 거기다 옆에 남자까지 데리고 왔네"
전정국이었다.
김태형은 놀라며 나에게 물었다.
"아는 사람이에요? 혹시 남자친구...? 남자친구가 있으면 왜..."
"아니에요. 남자친구 "
나의 단호한 말에 김태형은 또 놀랐는지 나를 쳐다봤다.
"그냥... 아는 동생이에요..."
덫이다. 내가 처음으로 시도한, 전정국에게 대항하는 덫.
"나중에 연락할게요. 들어가요. 오늘 즐거웠어요."
나도 모르게 연락한다는 말을 강조했다. 전정국의 반응을 살피며
김태형을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나에게 손인사를 했다.
"알겠어요. 잘 자고 연락해요"
그렇게 김태형은 멀어져 갔다. 동시에 한숨이 나왔다. 산 넘어 산이라고 했던가 나에겐 아주 큰 산이 남아있었다.
전정국은 아무 말없이 나의 손목을 잡고 아파트 건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 안은 서로의 숨소리만 들릴 뿐 조용했다.
집 앞에 도착해 도어록을 푸는 손이 떨렸다. 띠리릭- 문이 열리고 전정국은 나를 끌고 나의 집안으로 들어갔다.
전정국의 얼굴을 쳐다보자 화를 참는듯한 전정국이 보였다.
"... 자 이제 말해 봐"
"....."
무엇을 말해 보라는 것일까 늦게 들어온 것일까 아님 남자와 지금까지 있었던 것 그것도 아니면
나의 덫에 걸린 것일까
"언제부터 김여주씨는 아는 동생이랑 살을 부딪히고 자기까지 했나 "
정국이 화난 이유였다.
전정국은 내가 놓은 덫에 걸린 것이다.
어쩌면 내가 놓은 덫에 내가 걸린 거일수도 있었다.
***
안녕하세요! 미샹스입니다!
일단 전하고 싶었던 말... 우리 탄이들이 빌!보!드!에ㅠㅠㅠㅠㅠㅠ 진짜 투표 열심히하고 애들도 꿈꾸던 곳인데
하나씩 그 꿈들이 이루어지니 뭔가 소름도 돋고 대박이네여... 언제 이렇게 컸지...
일단 저번 프롤로그를 보시고 반응이 저의 생각보다 좋아서 매우 행복해요ㅠㅠㅠ 1화도 부디 만족하시기를 바라며...
사실 이 글 주제때문에 뭔가 전개가 음 까다롭기도 하고 어떻게 풀어나갈까 싶기도 해서 매우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여주가 혼자 질투하고 당하는것은 별로 제 스타일이 아니라ㅋㅋㅋ 정국이도 똑같이 당해야죸ㅋㅋㅋ
이 글에서 제가 생각하는 여주의 이미지는 음 크리스탈님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글을 썼는데 뭔가 도도하면서 예쁘고...네 그런 스타일...
(결론은 여주는 예쁘다 고로 우리 독자님들은 예쁘다♥)
암튼 이 까다로운 글 다음 화 작업을 위해 저는 이만...(총총)
♥암호닉 명단♥ |
침침이/ 스케치/ 꾹후/ 피치/ 소소한/ 정구가/ 산들코랄
|
암호닉 신청은 따로 글이나 공지에서 언급할 때까지 받구요
[] 대괄호 안에다가 암호닉 써서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