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인/백현] 남팬 변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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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녹화 후, 본방송 전까지 주어진 2시간 가량의 여유시간. 찬열은 숙소에 갔다오겠다며 매니저형과 나간지 오래였고, 세훈은 피곤하다며 대기실 한 켠에 자리잡고 누워 낮잠을 취했다. 놀 사람도, 할 것도 없어진 종인은 밀려오는 무료함에 핸드폰을 몇 번 두드리다가 이내 숙소에서 챙겨온 노트북을 꺼내 들었다. 오랜만에 팬카페 좀 들어가볼까. 아이돌에게 있어서 팬관리는 중요하다며 밥먹듯이 팬카페를 드나드는 찬열에 비해 종인은 특별한 기념일이 아닌 이상 좀처럼 넷상에서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물론, 닉네임 김종인 으로 말이다. 

사실 그에겐 멤버들 조차 모르는 은밀한 비밀이 하나 있는데, 팬카페 내에서 그를 부르는 호칭은 두개였다. 하나는 아이돌 김종인을 부르는 종인오빠, 또 하나는 꾸준한 활동으로 이 달의 우수회원이 된 우윳빛깔종인 님. 김종인 사진만 떴다 하면 귀신같이 나타나 김종인 만세삼창과 함께 무한찬양을 외친터라 닉네임 '우윳빛깔종인' 은 팬들사이에서도 꽤나 유명했다. 이번에도 역시 팬 코스프레 아이디로 접속 해 자신의 글만 확인하며 댓글을 달던 종인은, 여초카페에서의 이질적인 단어가 포함된 게시글을 보고 잠시 멈칫 했다.

..남팬인가?

게시글을 클릭하는 종인의 얼굴에서 떨떠름함이 묻어났다. 징그럽게 결혼은 무슨 얼어죽을. 어떻게 생겼길래 겁도없이 그런 말....어?

헐 존나 내스타일.

*

“ 김종인, 너 오늘 왜그래. ”

“ ..어? ”

“ 이거 봐, 또 멍때리네. 아까 방송할 때도 그러더니- ”

찬열이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종인의 평소답지 않은 모습에 세훈 역시 어디 아프냐며 물어왔고, 종인은 그런거 아니라고 짧게 답한 후 제 방 침대에 엎어졌다. 강아지마냥 유하게 쳐진 눈꼬리에 동글동글한 코, 얄쌍한 입술까지. 게시글을 본 후부터 종인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남팬의 얼굴에 종인은 방송이고 뭐고 정신을 잡을 수가 없었다. 

“ 이름이라도 알고 싶은데.. ”

종인이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었다. 그러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노트북을 켜 팬카페에 접속한 종인은 아까 그 게시글에서 제일 처음에 댓글을 단 닉네임을 눌러 쪽지를 보냈다. 님 김종인 남팬이 누구예여?

보낸지 2분도 채 안됬는데 바로 오는 답장. 얘는 하루종일 접속해있나, 죽순이가 따로없네. 아무튼 이름외에도 자잘한 정보들을 습득한 종인이 만족스런 미소를 띄며 노트북을 껐다. 끄기 전, 닉네임을 카백행쇼로 바꿨다는건 비밀.

*

한달 후. 그간 종인은 스케쥴 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틈틈히 팬카페에 접속했다. 혹시나 백현이 글을 올렸을까 하는 설레임을 안고 들어갔지만 보이라는 변백현은 안보이고 틈틈히 보이는건 닉네임 스마트한찬열이. 그렇게 실망의 연속인 시간이 흘러 팬싸인회 하루 전, 드디어 변백현이 글을 올렸다. 내용은 요근래 일이 생겨 자주 못올 것같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 종인은 애가 탔다. 변백현이 올 것같다는 확신에 그토록 팬싸인회만 기다렸건만 일이 생겼다니.

“ 형, 진짜 좋아하는 팬이라면 일이 생겨도 오겠지? ” 

“ 중요한 일이라면 일을 택하겠지. ”

“ 나한테 결혼하자고 했는데도?! ”

종인이 아차!하며 서둘러 입을 막았다. 그렇지만 끝까지 말한 문장을 주워담을 순 없는 법. 쏟아지는 4개의 눈동자에 종인이 애써 험악하게 인상을 구겼다.씨발 뭐! 도리어 화를내는 종인의 욕을 끝으로 팬싸인회가 시작됬다. 가끔 드립을 치는 소녀들이 있는가하면, '오빠 잘생겼어요' 라는 둥 '실제로 보니까 안까매요' 라는 둥 오고가는 칭찬 속에서 종인은 웃어주며 동시에 눈동자를 빠르게 굴려 변백현을 찾았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보이지않는 변백현. 그건 팬싸인회가 끝나고도 마찬가지였다. 

“ 수고했다 얘들아. ”

밀려오는 허망함과 실망감에 매니저형을 따라 벤으로 가는 걸음에 힘조차 들어가지 않았다. 진짜 기대했었는데.. 울적한 표정으로 인생 다 산 사람마냥 터덜터덜 걸으며 벤에 탑승하려는 찰나에, 종인의 옷깃을 잡아끄는 손길.

“ 저..저기! ”

곧이어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종인의 눈이 커졌다. 

“ 싸인..해주시면 안될까요? ”

달려왔는지 헥헥거리며 CD를 내미는 백현을 빤히 바라보던 종인이 그대로 백현을 꼬옥 안았다. 무언가 벅차오르는 기분이였다. 안타냐며 클락션을 울리는 매니저형의 재촉에도 아랑곳하지않고 한참을 안고있던 종인이 CD를 받아 글자와 함께 싸인을 휘갈겼다. 백현은 갑작스런 상황에 꿈이야 생시야 구분할 틈도 없이 입을 벌린채 벙쪄있을 수 밖에 없었고, 종인이 CD를 꽉 채운 싸인이 깃든 CD를 돌려줘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이름 안말했는데.. 백현이 뒤늦게 든 생각에 아차 했지만, 벤에 탑승하며 종인이 내뱉은 말에 놀라 CD를 떨어뜨릴 뻔했다.

“ 백현아, 꼭 연락해. ”

TO.백현

P.S)010-0114-0506

엄마, 나 계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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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종인이가 백현이 남팬같은 이 글은뭐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연설명을 하자면, 종인이는 아이돌인데 찬열,세훈,종인 이렇게 3인조 그룹이야!

그리고 닉네임 속 의미들ㅋㅋㅋㅋㅋㅋㅋ다들알고있낭ㅋㅋㅋㅋㅋㅋㅋ깨알드립 좀 쳐봤는데 통했을지 모르겠당..ㅁ7ㅁ8

[독자1]

카백행쇼S2

[독자2]

헐 뭐지 이 좋음은? ㅠㅠㅠㅠㅠㅠㅠ 카백 니들 행쇼 해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독자3]

겁나좋군 카백

[독자4]

카백행쇼

[독자5]

허류ㅜㅜㅠㅠ카백행쇼ㅜㅠㅠㅠ좋아요 좋아ㅜㅠ종인이의 번호가 카백스럽구나ㅜㅠㅜㅠㅜㅠ흑흑 나 울어요ㅜㅠㅜㅠㅜ

[독자6]

행숔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독자7]

헐 겁나조쿤? 이건 연재해야됩니다,;;;;;;현기증 어서 다음편을 뱉어주세요!!!!!

[독자8]

연재해야되요작가님....카백....짱

[독자9]

우와....작가님 이거 연재해주시면 안돼요?? ㅠㅠㅠ 진짜 대박이네요!!! 꼭 연재....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