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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탄소. 너는 왜 김태형이랑 계속 같이 다녀?

너 상당히 피해 많이 보지 않아? ”

 

 

 

친구가 말했다.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은 채. 궁금하다는 표정을 한 친구는 내 주위에 몇 되지 않는 김태형에게 흑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알 수 있었다. 어떤 의도를 담은 질문이 아니라 그저 순수한 호기심으로부터 나온 질문이라는 걸.

 

친구의 호기심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실제로 학교 내에서 김태형 때문에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내가 그 피해를 감수할 만큼 김태형을 좋아해서 같이 있는 사이는 아니었다. 우린 단지 친구일 뿐이었다. 어느 한 쪽이 놓아버리면 끝이 날 수도 있는 그런 사이. 새삼 표현하고 나니 참 간단한 관계였다. 쉽게 끊어질 사이라...... 답을 해야할 내가 입을 열지 않자 친구와 나 사이에는 잠시 침묵이 맴돌았다.

 

 

 

난 절대 먼저 걔 손 못 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던진 말에 친구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한참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혹시 너 김태형 좋아해? 친구로서 말고. .. 이성으로

 

아니. 그냥 이유가 있어. 내가 먼저 놓을 수 없는....... ”

 

 

 

이성으로의 감정이 아니라며 단호하게 딱 잘라내다 이유를 말할 땐 말끝을 흐렸다. 나를 오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친구는 말했다. 너네는 참 이해하기 어려운 관계다. 그리고는 웃었다. 친구의 웃는 모습을 바라보다 나도 이내 웃어보였다. 뒤에 이어질 말은 삼킨 채로 김태형이 간절했던 내 손을 잡았었으니까...

난 절대 걔 손 먼저 못 놔. 아마 앞으로 영원히.

 

 

 

 

 

 

 

 

To be friendzoned

-이성친구가 '그냥 친구 사이' 로 선언한 사이-

 

 

 

W. sunlight witch

 

 

 

 

# 2. - 단 한 번에 길을 찾는 법이 없어

 

 

 

 

 

 

 

 

 

 

“ 김탄소

 

뭐야. 이 시간에 여기 왜 있어? ”

 

일단 좀 걷자

 

 

 

시간을 확인하려고 핸드폰을 꺼냈다. 어둠 속에서도 핸드폰 화면만이 밝게 빛났다. 시간은 921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여기서 30분은 걸리는데 사는 녀석이 이 시간에 도대체 여기까지 왜 온 건가 싶다가도 낮에 일 때문인가 싶어서 걱정이 앞섰다. 설마 아직도 화난 건 아니겠지? 우리 둘은 모두 아무런 대화 없이 놀이터를 향해 걷기만 했다.

 

 

. 김탄소

 

 

어느새 벌써 놀이터에 도착했는지 벤치에 앉아서는 제 옆자리를 눈짓으로 가리킨 김태형이 말을 했다.

벤치에 앉자 새삼 저녁의 서늘함이 느껴졌다. 바람이 제법 차게 불어와 우리 주위를 감쌌다. 아직 초여름이라 그런가 생각보다 쌀쌀하네. 서늘한 바람이 몸에 닿자 나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들었다.

 

 

. 갑자기 여기까지 왜 왔는데? ”

 

 

도대체 이 시간에 왜 온 건지 궁금했다. 고개를 돌려 김태형을 바라보자.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김태형의 눈과 마주쳤다. 달빛을 받아서인지 까만 눈동자가 평소보다 더 반짝거렸다. 내 물음에도 김태형은 한참동안 답이 없이 까만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뭐야. 아까의 복수냐? 참나.. 괜히 간지러워지는 느낌에 툴툴대며 말을 쏟아냈다.

 

 

 

. 왜 말 안 했어. ”

 

 

아까. 학교에서 뭐라 했다며. ”

 

“ ...- 그거... ”

 

 

 

오전에 있었던 일을 들었나보다. 신경쓸까봐 말 안하려고 했는데. 박지민. 이 자식이 또 어디서 듣고 말해준 게 틀림없다. 그래도 김태형을 아는 사람은 나름 민감한 문제라서 김태형한테까지 말을 하지는 않는데. 박지민이 문제다. 진짜 박지민 내일 만나기만 해봐.

 

 

왜 말 안 하는데. 맨날

 

 

혼자 생각에 한참 빠져있다 옆에서 들리는 낮은 목소리에 놀라 자연스럽게 고개가 돌아갔다. 얼굴이 마주치자 어딘가 심기가 불편하다는 표정을 한 김태형이 보였다. 나는 다시 고개를 숙이며 시선을 피했다.

 

 

 

아니 그냥.... 어차피 잘 해결했고 신경쓰지마

 

나랑 관련된 일인데 내가 몰라야 돼? ”

 

“ .... ”

 

아니더라도 나 너 친구 아니냐? 엄청 오래된.

나한테 그런 얘기 하지도 못할 만큼 내가 못 미덥나보네.

 

“ ..... 그런거 아니야

 

 

 

신경쓰지말라는 나의 말이 더 화를 돋구었는지 짜증이 느껴지는 말투로 답해왔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아무것도 없었다. 여기서 내가 무슨 말을 한다 해도 김태형의 기분이 좀처럼 나아질 것 같지 않았다. 끝내 친구로서 자신이 못 미덥냐는 말을 하며 머리를 헝클이고는 나를 똑바로 응시하는데 눈동자가 마주쳤다. 달빛을 받아서 빛나는 건 똑같은데 어딘가 더 까맣고 어두워진 느낌이 들었다. 미안. 결국 나의 사과로 대화는 끝이 났다.

 

 

아까보다도 더 어색해진 분위기 속에서 집으로 걸어갔다. 차라리 먼저 갔으면 좋겠는데 나 지금 화났어요. 하는 표정을 하고 김태형은 내 옆에서 계속 걸었다. 우리 주위를 감싼 분위기는 무거웠고, 거기에 차가운 밤바람까지 더해지자 한기가 더 잘 느껴지는 것 같았다. 무의식적으로 팔을 감싸 안고 걸어가는데 갑자기 어깨에 무언가 걸쳐졌다. 아직 화가 났다는 표정으로 내 시선을 피하는 모습과는 달리 추워하고 있는 나에게 옷을 걸쳐준 그 세심함이 놀랍도록 다정해서 이번에도 그냥 내가 지기로 했다. 아니 졌다.

 

 

 

“ ... 알겠어. 미안해 이제는 그런 일 있으면 꼭 말할게

 

약속해라... 진짜로 자. 이거 빨리 해

 

 

 

굳은 표정을 풀지는 않으면서도 약속을 지키라며 살짝 웃음이 섞인 목소리로 새끼손가락을 걸게 했다. 그런 행동이 아이 같아서 푸스스 웃음이 나왔다. 손가락을 걸고는 복사. 도장까지 마치고 나서야 이제 약속이 됐다고 말해왔다. 김태형은 아까와는 달리 얼굴에 미소를 띄운 채로 약간은 신이 난 발걸음으로 걸어갔다. 그러다 뒤쳐진 나를 보고는 잠시 나를 기다렸다가 걸었다. 집 앞에 거의 다다랐을 쯤 김태형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근데 너 괜찮아? ”

 

당연하지. 내가 완전 세게 한방 먹였다? 너 전 여친한테

 

걔 친구들 여러 명이었다며

 

나 이제 그런 것도 좀 괜찮아졌어.

으이구. 그거 걱정했어? 엄청 좋은 친구를 뒀다 내가 그치? ”

 

 

 

아직도 과거의 일을 신경 쓰고 있었나보다. 이제는 괜찮은데. 괜찮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괜히 더 밝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거의 다 왔다. 여기까지 데려다줘서 고마워.

너 이제 가봐-. 빨리 가. 더 늦기 전에 이러다가...”

 

 

말을 끝맺을 수 없었다. 갑자기 머리위로 얹히는 손에 놀라서. 김태형은 손을 얹은 채 나를 지긋이 바라보다가 몇 마디를 하고는 가버렸다.

 

 

괜히 괜찮은 척. 밝은 척. 그런 거 하지마.

너 감정이나 표정 잘 못 숨기는 거 알아?

몇 년 지기 친구가 괜히 친구가 아니다.

아까 약속했어.

이제 다 말해준다고

앞으로 혼자서 속 끓이지 말고

오늘만 네 거짓말 봐준다.

, 간다. ”

 

 

 

자기 할 말만 마친 채 유유히 걸어가는 김태형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 온갖 폼은 다 잡네. 그러면서도 괜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사실은 아까 하나도 괜찮지 않았던 거다 몇 번을 겪어도 이유모를 악의는 항상 나를 상처 입힌다. 나보다 내 마음을 더 잘 눈치채준 김태형이 고마워서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 눈물은 아파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었다. 내 마음을 따뜻하게 적시는 온기였다.

 

 

 

 

 

 

------

 

 

 

[김태형]

 

 

야 야

김탄소

너 이따 카페로 와라. - 오후 141

아 싫다고

안 돼. 꼭 와. - 오후 142

아니 나를 왜 부르냐

그 자리에

오후 144- 진짜 이럴 때마다 미친 거 같아.

아니면 내가 너 앞으로 데려가?

오후 146- ...진짜 우리 인간적으로 이러지 말자.

데려간다?

나 진심이야 지금. - 오후 147

.. 내가 갈게.

근데 혼자서는 도저히 에바.

오후 149- 박지민이라도 불러 그럼 감.

ㅇㅋ

꼭 와라! - 오후 151

오후 1시 52분 - 알겠다고

 

 

 

매번 여자친구가 바뀔 때마다 꼭 나에게 소개하고는 하는데 나는 그런 김태형을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내가 자기 여자 친구 알면 뭐 걔가 나랑 놀아준다니? 심지어 한 두 달도 못가서 헤어지면서도 늘 소개시켜주는 저 열정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분명 신입생 때는 안 그랬는데. 그 때는 여자 친구는 매달 바뀌더라도 따로 만나지 않는 이상은 소개하지 않았었는데....

 

 

 

------

 

 

 

 

 

 

“ 김탄소. 너 왜 나까지... ”

 

.. 그럼 나 혼자 만나? 그게 더 이상해

 

아니. 너네는 맨날 둘이 해결안하고 나한테까지 꼭... ”

 

. 이제 조용히 해. 거의 다 왔잖아.”

 

너만 조용히 하면 될 거 같거든... ”

 

 

 

카페 앞에서 먼저 만난 박지민이 옆에서 계속 궁시렁거렸다. 입은 댓발 나온 채로. 카페에 들어가서 주위를 살피다가 김태형과 새 여친을 발견했다. 그 둘을 보자마자 궁시렁거리던 박지민의 말을 끊으며 조용히 하라고 말했다. 박지민이 소심하게 반항해왔지만 가볍게 무시했다. 어느새 가까워진 거리에 우리가 온 것을 봤는지 김태형은 우리 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을 마주보는 자리에 앉았다. 뭐 먹을래? 김태형이 자리에 앉은 박지민과 나를 향해 물었다. 옆에 앉은 새여친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애써 시선을 피하며 주문을 마치고 나니 어색한 분위기에 눈동자만 도르륵 굴릴 뿐이었다.

 

 

 

오빠. 이 분들은 누구세요? ”

 

 

 

김태형의 새여친이 어딘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나를 쳐다보며.

사소한 걸 까먹었었다는 듯이 감탄사를 내뱉더니 김태형은 태연한 얼굴을 하고 나와 박지민을 소개했다. 여자 친구한테 우리 소개한다고 말 좀 하지. 기분 나빴겠다. 하여튼 이런 부분에서는 배려가 없어요.

 

 

 

. 내가 말한 적 있을 텐데 내 제일 친한 친구들이야.

서로 소개시켜주려고. 이쪽은 김탄소 3때부터 친구고 내 친구 중에 유일하게 여자.

이쪽은 박지민, 대학교에서 만난 치... ”

 

 

 

김태형의 소개를 가만히 듣고 있던 여자아이는 나를 소개할 때부터 박지민을 소개할 때까지 오직 나에게서 시선을 놓지를 못했다. 박지민을 소개할 때에도 집요하게 따라붙는 눈길에 괜스레 민망해져서 시선을 피하려고 노력했다. 김태형이 뭐라고 소개하는 지도 어느 순간부터는 들리지도 않았다. 어색하고 미묘한 분위기에 나는 자연스레 손을 입에다 가져갔고 손을 물어뜯었다. 불안할 때마다 튀어나오는 습관이었다.

 

 

 

김탄소. .”

 

 

 

갑자기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김태형. 그리고는 턱짓으로 내 손을 가리켰다. 나도 모르게 물어뜯고 있던 손을 내려놓았다. 그 순간 김태형의 새여친과 눈이 마주쳤고 나는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그 아이의 표정은 미묘해 보였다.

음료수가 나오고 서로 짧게 대화를 나누고는 데이트를 한다며 두 사람은 먼저 자리를 떠났다. 두 사람이 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긴장이 풀리며 한숨이 나왔다. 어느새 반대쪽으로 자리를 옮긴 박지민이 보였다.

 

 

 

김태형은 왜 맨날 나한테 새 여자친구를 소개시켜줄까?

친구로서 선 넘지 말라고 경고하는 거라면

제발 이제 안심 좀 하고 그만하라고...

나 흑심없다고오.... ”

 

 

질문으로 시작해 한탄으로 끝을 맺으며 책상위로 엎드렸다. 열심히 오렌지 주스를 마시던 박지민이 입을 열었다.

 

 

너 배려하는 거잖아 김태형이

 

이건 또 무슨 신종 헛소리야.  나오기 싫다는 사람 부르는 것도 배려냐? ”

 

 

 

오렌지 주스에 약이라도 들었나? 배려의 기준이 뭐야 도대체가. 너희 둘은 일반적인 상식과 거리가 먼 사고방식을 가진 거니? 갑자기 무슨 헛소리인가 싶어서 책상으로부터 벌떡 일어나 박지민을 쳐다봤다. 그런 내 반응에도 박지민은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것 같았다. 답답해서 벌써 다 비워버린 딸기라떼 잔에 남겨진 얼음을 와작와작 씹어먹었다. 얼음 위에 남아있는 딸기라떼의 맛이 느껴졌다. 달지 않고 새큼하기만 한 것 같았다.

고민을 하는 듯 하던 박지민이 입을 열었다.

 

 

 

너 신입생 때 기억나? ”

 

갑자기 신입생 때는 왜

 

그 때 김태형이랑 사귀던 선배가 니가 친구인거 몰라서

너한테 욕하면서 따지고 그래가지고 학과 한번 거하게 뒤집혔었자나

 

 

 

... 그 때 다짜고짜 모르는 여선배가 찾아와서 대뜸 욕을 하더니 내 뺨을 때린 적이 있었다.

 

 

 

. 니가 김탄소야?

 

? ”

 

미친년. 할 짓이 없어서 여친 있는 남자 꼬시고 다니니?

주제에 눈은 높아가지고 참 내 기가막혀서..

너 진짜 그러...”

 

 

 

상황파악조차 덜 끝난 나에게 그 선배는 막무가내로 몰아붙이며 험담을 쏟아냈고 당황한 나는 아무런 대꾸조차하지 못하고 그저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런 내 태도가 화를 더 돋구었는지 화를 내다가 곧 내 뺨을 때렸다.

이유모를 상황 속에서 욕을 먹고, 뺨까지 맞은 그 때의 나는 정말 멍청하게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그저 눈물만 흘렸다. 이 상황을 보고 있던 사람들 중 김태형 친구가 김태형을 불렀을 것이다. 갑자기 김태형이 등장했었으니까.

 

 

야 너 왜 울어. 볼은 왜 또 이렇게 빨간데? 맞았냐? ”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눈물만 흘리던 나는 구세주처럼 등장해 내 모습을 살피는 김태형을 보자마자 더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김태형은 인상을 찌푸렸고 흥분해있던 김태형의 여자 친구는 김태형을 보자 금새 태도를 바꾸었다. 

 

 

 

태형아.... .. 얘가 너 여자 친구 있는 거 모르고

너 귀찮게 하는 거 같길래 살짝 경고한 거뿐이야.... ” 

 

 

 

여자 친구가 건넨 말을 들은 김태형은 얼굴을 더 찌푸릴 뿐이었다.

 

 

 

경고. 하려고 뺨도 때렸나봐요? ”

 

...그게 말을 하다 보니 너무 흥분해서... ”

 

제가 한 번 얘기한 적 있지 않아요?

저 그렇게 질 낮게 구는 타입 싫어한다고 말했던 거 같은데

 

..? ”

 

그 현장 직접 봤고, 더 이상 선배한테 마음이 안 가서 못 사귀겠네요.

끝내요. 저희

 

 

 

항상 웃고 다니던 김태형이 무표정으로 무감각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여선배는 놀라서 눈치를 보며 말을 하다가 갑자기 헤어지자는 김태형의 말에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수치스러워하는 듯 보였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헤어지자는 말을 공개적으로 들었으니 그럴만도. 헤어지자는 말에 놀란 건 그 선배 뿐만은 아니었다.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도 다 놀랐고 나도 놀라 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김태형은 그 자리에서 나를 데리고 나왔다.

 

 

나중에 들으니 김태형이 오랜 친구라는 걸 모두가 이해 할 만큼 설명했고 평소 내 성격을 알고 있던 동기들의 증언으로 그 선배의 오해라는 사실을 납득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선배는 한 동안 김태형에게 사과를 하며 매달렸다고 했다. 나에게도 사과를 하려고 몇 번 찾아온 것 같았는데 그 때 계속 김태형이랑 같이 다니느라 그 이후로는 한 번도 직접 마주치질 못했었다.

 

그런 때도 있었지. 신입생 때는 뭣 모르고 가만히만 있다가 당한 일들이 많았는데. 지금이라면 멋지게 한 방 날릴 수 있을까?

 

 

 

근데. 그게 무슨 상관인데. ”

 

왜 상관이 없어.

잘 생각해봐.

김태형이 그 이후로 너한테 여자 친구 소개시켜주기 시작하지 않았어? ”

 

 

 

박지민의 말을 듣고 한참을 생각해보니 정말 그 이후부터 매번 여자 친구를 소개시켜줬던 것 같다. 특히 후배나 다른 과의 여자애들하고 사귈 때는 꼭 소개시켜줬던 것 같았다. .. 그래서. 깨달은 표정을 하고 있는 나를 보던 박지민은 의기양양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 배려 맞지? 그러니까 그냥 너가 참아

 

.. 진짜. 그런 이유면 화도 못 내겠잖아

 

 

 

괜히 열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남아있던 얼음을 더 씹어먹었다. 아까처럼 얼음에 남아있던 딸기라떼의 맛이 느껴졌다. 이상하게 아까와는 다르게 맛이 새큼하지 않았다. 달았다. 지나치게 달게 느껴져서 놀랄만큼.

 

 

 


 

김태형 핸드폰 - 낮

 

 

[ㅇㅁㅁ]

 

 

야 너 여친 분 성격 장난아닌 듯 오후 314

?

오후 317-

그 너 여친이신 분이

어떤 여자애하나 잡는다

곧 때릴 거 같은데 오후 319

누구를? ?

너한테 꼬리쳤다는데

얼굴이 안보여서 오후 320

....

?

오후 324- ??

김탄소인거 같은데? - 오후 325

?

거기 어디야?

????

어디냐고

오후 325- 빨리 말해

강의실 207오후 326

갑자기 왜 성질이냐 1 오후 328


김태형 핸드폰 - 밤

 

 

[김탄소]

 

 

 

너 맞은 데 괜찮냐....?

미안.

괜히 나 때문에. - 오후 1138

이제 괜찮음

오후 1141- ㅋㅋㅋ 뭐야 안 어울리게 사과는

사과를 해도 넌.

오후 1142- 지금 너가 화낼 때 아님!

뭐래.

너 아까 엄청 펑펑 울더라?

내가 오니까 더 울던데

솔직히 고마웠지? - 오후 1143

.. 뭘 또 펑펑까지야.

근데 솔직히 고마운 건 인정.

아까는 니가 구세주 같았어

진짜.

오후 1147- 그래봤자 어차피 원인은 너였지...

.. 미안하다니까 오후 1148

됐어. 장난이야 ㅋㅋㅋㅋ

전 이만 부어오른 볼을 잡고 꿈속으로

. - 오후 1149

 

-------------------

 

  오늘은 진짜 미안.

  내가 다 알아서 해결해 놓을게.

  부어오른 볼 관리나 잘 해.

[ 아까보니까 엄청 빨갛더만...      ]  -  전송

 

화면 위에서 손가락이 방황하다 이내 전송버튼이 아니라 지움 버튼으로 향했다.

 

 


 

 

작가의 말

 

저번에 댓글 달아주신 분들 너무 감사해요!

진짜 너무 좋아서 몇번이고 다시 읽어봤어요

심지어 암호닉도 신청해주셨더라구요

이런 작품에도 그렇게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화는 쓰면서 대사를 수십번은 엎은 거 같아요

그래도 부족하지만 ㅠㅠ

앞으로는 더 열심히 노력해볼께요


[암호닉] - End zone

땅위 , 침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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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6.74
땅위입니다!! 여주가 태형이 여핀으로 그동안 엄청나게 힘들게 산 거같네요ㅠㅠ그리고 태형이는 여주엑 한 번이라도 사랑의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을지 궁금하네요!
7년 전
sunlightwitch
부족한 글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 잘 전달되었으면 하네요
7년 전
비회원74.236
너무 아련ㅠㅠㅠㅠㅠㅠ 태형이가 여주 좋아하는 거겠죠? 여주가 왜 손을 못 놓는 건지도 궁금하네요.. [피치]로 암호닉 신청해도 될까요? 다음 화도 기대할게요!!
7년 전
sunlightwitch
그러게요 왜 그럴까요? 부족한 글인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글도 더 열심히 작성해볼께요
7년 전
비회원213.217
침침이예요 와.글올라온거보고깜짝놀랬어요ㅠㅜㅜㅠㅜ태형이여친들은하나같이다왜저럴까요...?
7년 전
sunlightwitch
쓰다보니..(긁적) 아마 앞으로도 저런애들이 또 등장하지 않을까 싶고....
부족한 글 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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