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피치 로맨스
A
그 날은, 2년동안 사겼던 남자친구에게 차인 날이였다. 치사하게 오랜만에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선, 고작 뱉는 말이 여주야 미안해 헤어지자.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나를 더이상 좋아하지 않는 마음. 학교가 끝나면 학원핑계를 대고 pc방이나 여자애들 무리와 노래방을 들락날락 거렸다는거. 담배 피지말라고, 여자애들이랑 놀지 말라고 맘 먹고 말하려고 했는데. 치사하게 먼저 선수 쳐버렸다. "......" 너가 가버린지 30분이나 지났지만 난 여전히 집을 들어가질 못하고 놀이터에 앉아 훌쩍거리고만 있었다. ...첫 뽀뽀는 해볼껄. 하는 아쉬움과 함께. 나쁜 놈, 썩을 놈, 고추를 떼어버릴 놈. 놈놈놈 시리즈를 편천하며 교복소매로 드럽게 콧물을 닦고 있을 한창, 모래밭을 밟은 누군가가 나의 첫사랑의 고독을 깨부시고 있었다. "김여주?" 미친 강의건. 어둠에도 불구하고 온 세상 조명을 자기 혼자 받고 있는 누군가가 강의건임을 확인한 순간 세상은 진짜 내 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 "......" 허둥지둥 대며 눈물자국을 닦고 혼자 난리가 난 나에게 지난 19년처럼 내가 울면 작게 웃으며 놀릴 줄 알았던 강의건은 웃음기 없는 표정이나 지으며 내 앞에 한쪽 무릎을 꿇어 앉았다. 왜 울어. "......" "남자친구 때문이야?" ...시뱅 어떻게 알았지. 눈물이 고이는 와중에 깜짝 놀라 쳐다보자 내 검지만한 엄지로 내 눈을 살살 두들이더니 실실 웃는다. 강우경한테 들었지롱. 덩치와는 안어울리는 말투에 그만 실 없는 웃음을 터뜨리자 반대로 강의건은 점차 미소를 지웠다. "여주야." "...응." "너 오빠가 대학생되서 교복 벗고 맨날 못 데려다 주니까 이렇게 울고 오는거지. 오빠 다시 고등학생 하라고." "......" "오빠 다시 고등학생 할까?"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고 있어. 내가 어린앤가 무슨." 나도 모르게 삐죽 나오는 입술은 내가 봐도 어린애가 따로 없었다. 그런 나를 보며 실실 웃고 있는 강의건의 모습은 어느 순간부터 중학교 교복을 벗고, 내가 중학교 교복을 입을때 같이 입었던 고등학생 교복을 벗고, 요즘 대학생들처럼 찢어진 청바지에 후드티를 걸쳐입고, 탁한 갈색머리나 하며, 귀에는 구멍이나 뚫고 있었다. 더이상 강의건은 청소년이 아닌 성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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