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들이 육(肉) 고기를 너무 먹는 탓에 세상의 고기가 될 수 있는 모든 동물들이 사라지고 지금은 풀조차도 메말라서 인간들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인육만이 되어버린 사상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다. 이미 세계 각국의 정부들은 인육을 먹는 것을 법적으로 허용을 해놓은 상태이며 한국도 마찬가지의 상황이 되어버림.
그리고 이 법에는 세계에서 정한 몇 가지 사항이 있는데, 글로 대충 풀어쓰자면 이렇다
1. 인간들에게는 각자의 위치에 해당하는 동물 탈이 지급된다.
2. 주로 초식동물과 육식동물로 나뉘게 되며 초식동물의 탈을 가진 사람은 육식동물의 탈을 가진 자에게 먹힐 확률이 매우 높다
3. 같은 혹은 비슷한 동물 탈을 가진 자들끼리 뭉쳐도 상관없다. 기회가 된다면 더 강한 동물의 탈을 가진 자와 뭉쳐도 상관없다.
4. 초식동물이 육식동물의 탈을 빼앗아도 상관없다. 그 방법은 자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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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죽거나 죽이거나 이다. 당신 처음부터 온전히 깨끗한 사람은 아니었잖아?
狼,
#000.
그냥 그날도 그럭저럭한 평범한 날이었다. 마트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고기 몇 점을 사오고, 대충 끼니를 해결하는. 지금 이 사단이 날 줄 알았더라면 그날은 평소보다 마트를 일찍이 가서 ‘고기를 많이 사올 걸’과 같은 뒤늦은 후회가 들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하다. 나는, 아니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이제 다시는, 다시는 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었다. 아아, 물론 돈 많고 먹을 것 풍요로운 재벌들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세계는 그렇게 급속도로 변해가고 동시에 쇠퇴해갔다. 누가 인간들을 진화하는 동물이라고 표현했는가, 먹을 수 있는 육 고기가 다 떨어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원시적인 인간들로 변해버렸는데 말이다. 세상은 이제 서야 막 쇠퇴의 길에 접어든 것이다.
#001.
이미 세계의 정부는 인육을 묵언 적으로 합법화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물론 힘이 있는 몇 몇 나라들은 이미 언론을 통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바였고. 힘 있는 자들을 뒤따르기 바쁜 우리나라 정부는 이럴 때만 발 빠르게 행동에 나섰다.
괴랄 한 법칙 몇 개와 함께.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집 앞에는 보나마나 정부쪽에서 보냈을 법한 불길한 소포하나가 도착해 있었고, 재앙을 알리는 메시지가 담긴 쪽지 한 통이 역겹게 느껴질 만큼이나 친절히 적혀 있었다.
“…고양이탈,”
#002.
배가 고프다. 그 날 이후로 일주일 정도가 지났다. 집에 있는 먹을 것이라곤 과자 부스러기 정도였다. 물론 그것으로는 배를 채울 수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나가기는 또 싫다. 나는 언제 누군가에게 잡혀서 먹잇감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었으니까. 체력은 체력대로 고자였고 그렇다고 힘이 강한 것도 아니었다. 한마디로 먹이사슬의 완벽한 최하위 계층.
그리고 일주일전 읽고 바로 구겨버린 쪽지에는 나갈 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탈을 쓰고 나가야 된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물론 당연히 처음에는 이딴 걸 누가 지키겠냐 했는데, TV의 뉴스에 나오는 아나운서는 물론이고 어느 예능프로그램들을 돌려보아도 모두가 짐승의 탈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골 때린다 싶어 며칠 후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밖을 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은 이미 짐승의 탈을 쓰고 어슬렁어슬렁 거리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솔직히 저들이 인육을 찾아 돌아다니는 지 아니면 누군가의 생사가 궁금해서 돌아다니는 지는 나에게 그렇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 그런 거 하나까지 신경 써 줄 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서 말이다. 다만 지금 중요한 것은 내가 언제 밖에서 죽을지도 모르는 마당에 열렸는지 닫혔는지도 모르는 마트에 목숨을 내걸면서 까지 그 쪽팔리는 탈을 쓰고 밖에 나가야 되느냐는 것이다. 당연히 평소 같았더라면 나가지도 않았겠지, 그런데 약 일주일 동안, 그 사이의 약 4일 정도 밤새 쫄쫄 굶기만 하고 깡 생수로 버텨온 나에게 있어 식량이란 아주 간절한 존재였기 때문에.
나는,
나간다.
밖으로,
#003. 누나,
눈을 떴다. 온통 검다. 분명 나는 마트를 향해 가고 있었는데…다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냥 길을 걷다가 문뜩 시야가 검게 변하는 것이 내 기억의 전부였다. 아니 그렇다는 건 지금 내가 죽어서 저승에 왔다거나, 혹은 이름도 모를 누군가에게 먹히기 위해 갇혀서 언제 죽을 지도 모를 공포에 떨어야 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차라리 전자의 상황이었으면 좋겠거니 싶은데,
덜컹,
큰 소리와 함께 네온사인이 번져 올랐다. 환한 빛은 아니었지만 어둑한 이 곳을 비추기에는 충분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게 주위를 둘러보자 온통 시커멓게 커다란 짐승들뿐이었다. 정확히는 동물을 탈을 쓴, 사람에 가까울 거 같지만 뭐 어떤가 내 생각이 그렇다면 그런 거지.
중요한 건 이게 아니었다. 내가 곧 죽는 다는 것이었다. 이제 저 수많은 무리에게 먹혀버린다는 생각에 그동안 살아왔던 모든 것들이 필름처럼 감겨오는 느낌이었다. 흔히들 주마등이라고 하는 걸 이렇게 보게 되다니.
나는 두 눈을 질끈 감고 곧 있음 성큼, 하고 다가올 고통에 대해 생각했다. 존1나 아프겠지? 아플 거야. 시…씨이…, 하 아니야 곧 죽을 목숨. 욕은 하지 말자.
“씨이발!”
“욕은 나쁜 건데,”
무의식 적으로 뱉어버린 거 치곤 꽤 크게 울려버린 목소리를 따라 나지막이 들리는 남자의 목소리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앞을 바라보자.
“누나,”
밝지 않은 조명인데도 불구하고 환하게 빛나는 남자 한 명이 예쁘게 웃음을 흘리며 누나, 하고 부르는 것이 아닌가.
“탈 좀 벗어 봐요. 응? 나는 이름이 누나가 보고 싶어서 이렇게 탈도 벗었는데.”
…심지어 내 이름까지 알고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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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달달해요, 달달합니다 ㅠㅠ 무서운 거 절대 아니구요.. 유혈이 아주 초큼! (진짜 조금)
정국이가 누나누나 하면서 대형견처럼 구는 그런 글입니다 믿어주세요 제발..,
약간 썰느낌처럼 풀 예정이고 가끔 소설처럼 길게 적을 게요! 가령메인스토리 같은 거라던가.
반응이 좋다면 오늘 내로 또 쪄올 게요! 헤헤
모든 반응은 달게 받을 게요! 이름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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