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첫 초록글 감사합니다 ㅠㅠ ❤️
❤️ 제가 핸드폰이라 사진을 못 올려요ㅠㅠㅠㅠㅠ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
* * *
그가 지나가는 길 마다 꽃 향기가 나는 듯 했다.
나의 수줍었던 18살.
정윤오란 사람에게 1년을 빠져 여태까지 허덕이고 있는 지금의 나는
누구와 연애를 해도 정윤오를 생각한다.
10년이 지났지만, 나는 그렇다.
너는 어디쯤 일까.
![[NCT/정재현] Goodbye, My peony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5/21/15/51a00b760727002b5880a5ccd925c2c2.gif)
안녕, 나의 꽃.
정윤오를 만난 건 2학년 초 여느때나 다름없는 새학기의 봄, 3월이었다.
1학년 때 같은 반 이었던 아이들과 뭉쳐앉아 애기를 나누다가
마음에도 없는 2학년이니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라던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3월의 끝이 다가왔을 때 전학생이 왔다는, 그런 이야기가 퍼졌다.
잘생긴 남자애나, 엄청 예쁜 여자애가 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와 함께 전학생은 결국 우리 반에 왔다.
훤칠한 키와 하얀 피부의 그는 자기소개를 하라는 선생님의 말에 눈웃음을 지어보이며 자신을 소개했다.
" 서울에서 온 정윤오야, 잘 부탁해. "
아마 그 때 쯤이었을까, 사랑도 설렘도 모르던 내가 첫사랑을 시작한 건.
정윤오는 맨 뒷자리였던 나의 뒤에 남은 단 하나의 책상에 앉았다.
그때의 나는 정윤오가 우리 반의 분위기를 망치지 않았으면 좋겠다ㅡ 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정윤오는 첫 날 임에도 불구하고 가방에서 여러 뭉텅이의 책을 꺼내 자신의 책상 서랍에 구겨 넣었다.
나는 뒤 돌아 정윤오에게 말을 걸었다.
" 잘 부탁해! 우리 공부 열심히 하자 "
그러자 정윤오는 내게 머쓱은 웃음을 지으며 책상에 팔을 괴고서는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 응, 잘 부탁해 이름아. "
" 어, 내 이름 어떻게 알았어? "
정윤오는 책상에 붙어있는 내 이름표를 가리켰다. 나는 아ㅡ 하고서는 웃고 다시 앞을 봤다.
그러자 정윤오는 내 어깨를 손가락으로 톡 톡 치더니 내가 뒤 돌아 보니 손을 내밀어 보라고 했다.
나는 정윤오의 말 대로 정윤오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정윤오가 내 손을 자기의 두 손으로 감싸쥐고는 말했다.
" 너가 이 학교에서 처음 사귄 친구니까, 정말로 잘 부탁해. "
정윤오가 잡은 내 양 손이 뜨거워지는 느낌이었다.
정윤오가 손을 잡자마자 내 얼굴이 붉어지는 기분이었다.
첫 눈에 반한다는 걸 믿지 않았는데,
가슴이 뛴다는게 뭔지 몰랐는데,
그 모든 처음이 정윤오가 되었다.
아무래도 나는, 첫 친구의 몫을 다 하지 못 할 것 같다.
정윤오는 금새 다른 아이들에게 둘러 쌓이고
정윤오는 정윤오대로 나는 나대로 그렇게 봄이 지나고 있었다.
* * *
기말고사가 찾아오는 여름은 아무래도 모두에게 괴로웠다.
누워있는데도 계속 귀에 들리는 나뭇잎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 그 나무 위에서 우는 매미들은
우리들은 아무래도 좋다는 듯 계속 찌르르르, 울어댔다.
오늘이 운동장에서의 마지막이라며 선생님은 우리를 부추겼고
우리는 운동장을 세 바퀴를 돌았고, 여자애들은 피구를 남자애들은 족구를 했다.
나는 일찍 공에 맞아 선생님께 허락을 맞고서는 벤치에 앉아있었다.
족구를 하는 정윤오가 보고 싶었기 때문에.
뜨겁지도 않은지 햇살아래서 여느 다른 남자애들 처럼 웃으며 족구를 하는 정윤오를 쳐다보다가,
물을 마시기 위해 교내 안으로 들어섰다.
식수대는 두 건물 중 뒷 건물에 있었는데, 나는 그 곳을 되게 좋아했다.
운동장에서 걸어가기에는 조금 멀어도, 적당히 내리는 햇살과 그늘이 굉장히 뒤섞여 있는 곳 이었다.
벌레가 많은게 흠이었지만서도.
나는 뒷 건물로 가 식수대에서 물을 마셨다.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조금 더 마시고서는 입을 뗐다.
그리고 고개를 드니, 땀에 젖은 정윤오와 눈이 마주쳤다.
정윤오는
" 안녕 "
이라며 내게 인사하곤 자신의 물통에 물을 담았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아무래도 내 얼굴이 붉어진 것 같아,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정윤오는 잔디를 자박자박 밟으며 내 앞으로 와
손으로 내 얼굴을 잡아 들며 걱정된다는 듯이 아프냐고 물었다.
나는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정윤오의 손이 내 얼굴과 함께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
내 위에서 내리쬐는 햇살보다도 더 뜨거웠다.
정윤오는 내게 물통을 들이밀며 말했다.
" 세수, 라도 할래? 그럼 좀 덜 더울지도 몰라. "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댔다.
손에 물이 쏟아지자, 터질 것 같은 가슴이 내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나, 정윤오 좋아하는 구나.
물을 얼굴에 대자마자 차가운 느낌에, 정신이 드는 것 같았다.
나는 정윤오에게 고마워, 하고 말하고서는 운동장이 아닌 반으로 향했다.
이 상태로 운동장에 가 정윤오를 보면, 정말로 심장이 터져서 죽을 것 같았기 때문에.
* * *
정윤오를 몰래 훔쳐보고, 그치만 말은 걸지 못하고,
주위에 알리지 못 한 나는 계속 속 앓이를 하고 있었는데
그 때, 자리를 바꾼 나의 자리가 정윤오의 자리 옆이었다.
어차피 말도 못 걸 것을 알지만,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정윤오의 옆자리, 정윤오의 짝꿍.
정윤오와 짝이 되고 나서도 나는 매일 아침 인사하는 것 빼곤 달라진게 없었다.
정윤오도 딱히 말을 거는 타입이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 아니 정윤오와 나는 그저 같이 앉은 아이들이었다.
그치만, 우리 둘이 꼭 말해야 하는 시간은 있었다.
진로시간.
나는 진로시간이 좋기도, 싫기도 했다.
너무 떨려서, 들키지는 않을까 해서 싫었지만
정윤오와 눈을 맞추고 대화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했기 때문에.
선생님이 나눠준 ' 친구 알기 '의 종이에는 시시콜콜한 내용들이 적혀있었다.
그치만, 이 시시콜콜한 내용들도 정윤오의 정보라면
나에게는 큰 의미였다.
정윤오와 나는 서로 번갈아 가며 물어봤다.
그 내용을 적기 위해.
"이름아. 너 무슨 동아리야? 거의 반년 동안 같은 반이었는데 몰랐네... 미안"
"아냐! 어, 나 사진부인데... 너는 원예부지? 진짜 잘 어울려"
"알고있네?"
"당연하지."
내가 당연하지ㅡ 라고 하자 정윤오는 살풋 웃었다. 속 마음을 내비친 것 같아 조금 부끄러웠다.
"꿈은?"
"나? 사진작가. 너는?"
"멋있다. 나는 아직 꿈이 없어."
"너는 뭘 해도 어울려, 그리고 뭘 해도 다 잘 될거야."
"그런 낯간지러운 말을 서슴없이 하네, 고마워"
정윤오는 종이에 우리가 말 한 것들을 적었다.
우리 둘 만의 비밀이 생긴 것 같아 기분 좋았다.
정윤오는 어땠을지 몰라도, 적어도 나는 그랬다.
* * *
그렇게 겨울방학이 다가왔다.
정윤오는 애들을 다 제치고 굳이 나에게 걸어 와, 내 손을 잡고서는 복도로 향했다.
추운 12월달에도 불구하고 땀이 났다.
정윤오는 나를 어디까지 데려가나 싶었는데
학교 뒷 건물 수돗가로 나를 데려왔다.
그때는 잔디를 밟던 소리가
이제는 낙엽을 밟는 소리가 되었다.
정윤오는 내 손을 놓고서는 같이 벤치에 앉아 내게 말했다.
" 이름아. "
나를 부르는 정윤오의 말이 너무 다정해서
눈물이 새어 나올 것 같았다.
나는, 정윤오를 저렇게 다정하게 불러본 적도, 불러 볼 용기도 없었는데.
나는 짧게 응, 하고만 대답했다.
" 1년 동안 내 첫 친구,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줘서 고마워 "
낯간지러운 말을 나에게 잘한다고 하더니,
정윤오는 내게 그런 말을 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NCT/정재현] Goodbye, My peony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7/04/09/2/a832dcdeff8a288a36b70c0c0eaab0cb.gif)
" 방학, 잘 보내 "
정윤오는 자기 주머니에서 꽃 그림이 그려진 엽서를 건네주며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붉은 색과 하얀 색의 꽃이었다.
그리고 정윤오는 겨울방학이 끝나고 나서는 보이지 않았다.
다른 나라로 유학을 갔다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그 하루를 멍하니 보냈던 것 같다.
그리고는 집에 와서 울었던게 기억이 난다.
그 전 날에 정윤오를 본다는 설렘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설렘이 사라져서 그런걸까.
그리고 나는 3학년이 되었었다.
3학년은 눈 코 뜰새 없이 빠르게 지나갔고,
나는 평범한 대학교에 들어가
직장일을 하고는, 그리고 지금 나이 28살.
작은 꽃집을 차렸다.
정윤오가 준 엽서의 꽃이 무엇인지 찾아보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
이렇게나 커져버려서. 조금 웃겼다.
정윤오가 보면
' 원예부는 나였는데, 왜 너가 꽃집을 하고 있어. 신기하다. '
하고 웃을지도 모르지.
만약 정윤오가 사진가라도 하고 있다면 나는
' 사진부는 나였는데, 왜 너가 꽃집을 하고 있어. 신기하다. '
하고 웃을텐데.
아무튼 나는 그 다니던 그 학교 주변에 꽃집을 차렸다.
우리 학교는 여전했고, 그 학교를 다니던 내가 그 옆에 꽃집을 차린게 나조차도 신기했다.
나는 어제부터 블로그 같은 곳에 가게 홍보를 올렸지만,
역시나 꽃집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오지 않았다.
나는 약간 체념 한 채로
가게 앞에 앉아 첫 개장한 내 꽃집을 구경하고 있는데,
뒤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 블로그, 보고 찾아왔는데. 가게가 너무 예뻐서요. "
" 어, 안녕하세요! "
뒤를 돌자 누군가와 많이 닮은 남자가 서 있었다.
정윤오와 많이 닮은 남자.
" 정재현이라고 합니다. "
그치만, 이름은 달랐다.
10년 정도가 지나서 그런가, 착각을 했나보다.
" 제가 사진가라서 그런데, 가게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저 이래보여도 꽤 유명한데."
" 네! 들어오세요. "
나는 그 남자를 가게 안으로 들였고, 정재현이라는 그 남자는 가게 곳곳의 사진을 찍었다.
" 꼭 사진으로 사람들에게 이 곳 홍보 해 주세요. "
그러자 그 남자는 풋 웃으며 네, 하고 대답했다.
남자는 이어서 사진을 찍다가
벽에 걸린 엽서를 가리키더니 뭐냐고 물었다.
나는, 작약이요. 하고 대답했다.
그 남자는 그 엽서를 찍으면서 내게 물었다.
" 작약의 꽃말이 뭔지 알아요? "
" 수줍음이요. "
" 그럼 지금도 수줍어요? "
" 네? "
![[NCT/정재현] Goodbye, My peony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7/05/20/20/7259476d31b1611a15f0a7def09f6d32.gif)
" 지금도, 수줍냐구요. "
"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요. "
" 나 사진가에요. "
"이름아. 너 무슨 동아리야? 거의 반년 동안 같은 반이었는데 몰랐네... 미안"
"아냐! 어, 나 사진부인데... 너는 원예부지? 진짜 잘 어울려"
"알고있네?"
"당연하지."
" 정윤오? "
![[NCT/정재현] Goodbye, My peony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5/14/17/9e850e84845477cd5780f939b4a091eb.gif)
" 오랜만이야, 보고싶었어. 이름아. "
* * *
반가워요!
첫 작품으로 인사 드려요 :)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어요 ;_;
♡ 그럼 다들 윤오 나잇 하세요! ♡
다음에는 연재작으로 들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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