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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101/박지훈/안형섭] 사랑, 그 우연함에 대하여 02 | 인스티즈


사랑, 그 우연함에 대하여 02

로시에나 作




당분간 학교를 오지 않을 거라던 담임 선생님의 말과 다르게 안형섭이 얼굴을 비춘 건 바로 다음 날의 일이었다. 그것도 엄청나게 이른 시간에 한 손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깁스까지 하고 말이다. 조금 있으면 여름인데 이 날씨에 깁스라니. 절로 인상이 찌푸려지는 와중에 전학생의 소식을 알 리가 없는 안형섭은 자연스레 내 옆자리에 엉덩이를 붙였다. 어떻게든 박지훈의 이야기를 꺼내야 할 것 같았는데 도통 감이 오지 않았다. 그게, 안형섭과 나의 몇 되지 않는 대화는 백 퍼센트 모두 안형섭이 먼저 말을 걸었었기 때문일 거다. 그렇게 눈동자만 한참을 굴리고 있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왔어?"


하고 안형섭이 물었다.


"아... 선도부 때문에. 며칠 전에도 명찰 걸렸는데 깜빡하고 교복을 학교에 두고 갔거든."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사실이었지만 막상 말을 꺼내고 나자 밀려드는 민망함에 어색한 웃음이 터져나왔다. 안형섭은 내 말에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나 싶더니 책상서랍을 이리저리 뒤지고 있었다. 잃어버린 거라도 있나? 어차피 박지훈도 교과서 하나 받지 못한 입장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두고 간 물건은 없을 텐데. 저기, 있잖아. 나는 한참을 책상 서랍만 뒤적이던 안형섭에게 말을 붙이기로 결심했다. 지금 보니 붕대가 칭칭 감긴 안형섭의 손은 무려 오른쪽이었다. 책상 서랍을 뒤적이는 소리가 크다 싶었더니 왼손을 쓰는 게 불편해서 그랬나 보다.


"내 이름 저기 아닌데."

"어? 아니, 미안."

"장난인데 뭘 그렇게 놀라."


안형섭이 장난스레 킥킥댔다. 어, 그래서 할 말이 뭐라고? 안형섭의 물음이 끝나자 머릿속에 떠도는 수많은 물음표들 중 무엇을 먼저 골라잡아야 할지 또다른 고민이 시작되었다. 전학생이 온 건 알고 있는지? 아니면 왜 다쳤는지? 선생님께선 당분간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는데 왜 오늘 바로 등장했는지? 별로 안 친한데 너무 깊게 들어가는 건가... 이런 내 고민을 읽기라도 했는지 안형섭은 검지 손가락으로 내 책상을 톡톡 치며 물었다.


"물어볼 거 엄청 많지?"

"응, 생각보다 좀... 많네."

"하나씩 물어 봐. 뭐든 다 대답해줄게."


문득 비슷한 말을 던졌던 박지훈이 떠올랐다. 평생 꿈에서나 그리던 이상형을 충족시켜 준 박지훈, 부반장 새라가 좋아하는 박지훈, 그리고 나를 누군가로 착각했던 박지훈... 도 그런 말을 했었지. 궁금한 거 있으면 다 물어보라고. 원래 잘생긴 애들은 이런 대사가 취향인가?


"선생님이 너 당분간 학교 안 올 거라고 했는데 오늘... 왔네?"

"다시 갈 거야. 오늘 잠깐 왔잖아."

"집으로?"


내 물음에 안형섭은 밉지 않게 인상을 찌푸리며 턱짓으로 제 팔을 가리켰다. 야, 당연히 병원이지. 나 멀쩡해 보여도 치료 중이거든요? 나는 그제서야 멍청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묘하게 수긍할 수밖에 없는 말이었다. 애초에 깁스까지 했으면 크게 다친 게 분명할 텐데 안형섭의 태도가 너무도 아무렇지 않아서 잠시 잊을 뻔한 것이었다. 지금 보니까 눈 밑에도 상처가 있고, 입술 끝에 피딱지도 앉아있고... 이렇게 학교에 올 때가 아닌데?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던지 안형섭은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


"야, 김여주. 나 다친 건 이제 보여?"

"너 지금 학교 와도 돼? 여기 올 때가 아닌 것 같은데... 되게 많이 다쳤는데."

"팔 빼곤 다 괜찮아. 얼굴 상처는 며칠 있으면 없어져."

"그런데 오늘은 학교 왜 온 거야?"

"너 보러 왔잖아."


고개를 돌리자 왼손으로 서툴게 휴대폰 키패드를 누르고 있는 안형섭이 눈에 들어왔다. 하여튼 마음에도 없는 소리만 해대면서 속도 좋지. 안형섭이 이런 이야기를 할 때면 모든 게 다 장난인 줄 알면서도 내 심장만 콩닥거리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정작 고등학교에 입학해선 단 한 번도 여자 친구가 없었다는데 이렇게 본의 아니게 여지를 주고 다니는 성격 때문인지는 몰라도 반마다 안형섭을 대놓고 좋아하는 사람이 한 명 이상이었다. 나처럼 남몰래 좋아했다, 말았다 마음 정리만 해대는 사람까지 포함한다면 정말 끝도 없는 숫자가 아닐까. 특히 나 같은 모태 솔로한테 저런 이야기를 하면 당연히 더 더 더 아닌 걸 알면서도 설레고 있다는 걸, 하여튼 저만 모른다.


"대답 안 해? 너 보러 왔다니까."

"치, 거짓말이잖아."

"진짠데. 맞다, 그리고 전학생 왔다며."

"어. 너 그거 알고 있었어?"


화들짝 놀라며 묻자 안형섭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소문 쫙 났던데 그걸 왜 몰라. 막상 안형섭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니 모를 수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교생의 반 이상과 친구 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발이 넓은 안형섭에게 학교에 몇 번 있을까 말까한 빅뉴스인 전학생의 존재를 누가 말하지 않았겠냐는 말이다. 순간 어떻게 그 사실을 전해야 할지 고민했던 나 자신이 멍청하게 느껴졌다. 하여튼... 김여주, 진짜. 자책하는 모습이 꽤나 우스웠던지 안형섭은 눈에 보일 정도로 웃음을 참아대며 내게 물었다.


"근데 여주야. 전학생 잘생긴 게 보통이 아니라던데."

"응."

"네가 보기에도 그래?"


불쑥 지는 그림자에 고개를 돌리자 어느 새 휴대폰을 놓곤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안형섭과,


"형섭아. 거기 내 자린데."


라고 말하며 장난스레 안형섭의 목에 팔을 감는 박지훈이 보였다. 야, 아침부터 욕하기 싫으니까 좀 놔라. 지겹다는 듯 인상을 쓰는 안형섭과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책상에 가방을 내려놓는 박지훈을 보며 반 아이들이 수근대기 시작했다. 전학생이 안형섭이랑 아는 사이라고? 솔직히 안형섭이 모르는 애가 어딨어. 아니, 쟨 전학생이잖아. 어릴 때 친구겠지. 그게 들리지도 않는지 민망하게 주위를 둘러보는 건 나의 몫이요, 안중에도 없이 성질을 내며 자리에서 일어서는 건 안형섭의 몫이었다.


"내가 박지훈이래서 설마 설마 했는데."

"반가워 죽겠지."

"됐고 어차피 나 담임 눈에 띄기 전에 가야하니까 한 마디만 할게."

"엉, 말해."

"다 잊었지?"

"뭘."

"모르는 척 말고."


언젠가 예전에도 몇 번 안형섭의 저런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장난기를 쏙 빼면 시체와도 같을 것만 같던 안형섭에게서 가끔 웃음기가 쏙 빠져버린 저런 모습을 말이다. 아마 가장 마지막으로 봤을 때도 저런 얼굴로 한참을 머리카락만 쥐어뜯다 교실을 뛰쳐나가기 일쑤였는데 그 모습을 오늘, 그것도 박지훈과 둘이 마주하는 장면에서 마주치게 될 줄이야. 아까 장난치는 것보면 나름 친한 사이 같던데...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은 박지훈과 다르게 안형섭은 박지훈의 얼굴을 마주 본 순간부터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었다. 아닌 척하면서도 시선이 모두 그쪽으로 쏠려있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워낙 관심을 끄는 둘의 대화였으니 말이다.


"다 잊었냐고."

"……."

"한예린."


꽤 자그마한 목소리였지만 가까이에 있었던 나는 그 이름을 똑똑히 들을 수가 있었다. 한예린. 그건 바로, 박지훈이 나를 처음 봤던 날. 너무도 닮아서 저도 모르게 이름을 불렀다던 그 아이였다. 안형섭도 아는 사람인 건가? 다 잊었냐는 걸 봐선 예전에 아는 친구였던 걸까. 마지막으로 여유롭게만 보이던 박지훈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어간 건 내 착각이었을까. 멍하니 둘을 쳐다만 보고 있는데 안형섭이 급작스레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너 만약, 김여주한테 무슨 얘기라도 했으면."

"……."

"그거 진짜 실례다. 예의도 아니고."


멈춰버린 듯 그대로 자리에 선 박지훈을 두고 안형섭은 아무렇지 않게 제 자리로 돌아와 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을 챙겼다. 갈게, 한 며칠만 지나서 보자. 안형섭이 내게 손을 흔들었다. 아, 나도 안형섭이랑 짝이었으면 좋겠다. 쟤 옆에 앉은 애들한테 엄청 잘해주잖아. 시답잖은 소리들이 귀를 메웠지만 여간 머리가 멍한 게 아니었다. 그냥 무언가 들어서는 안 될 이야기를 들어버린 듯한 본능적인 느낌. 무엇보다도 그다지 화를 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던 안형섭이, 박지훈에게 분명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화를 냈다고 말하기에 더 가까운 목소리를 전했다는 것이었다. 아씨…. 신경질적으로 머리카락을 털던 박지훈이 자리에 앉았다. 수근거림은 여전했다. 야, 전학생 화난 거 아냐? 안형섭이 속 뒤집어놓고 갔나 본데... 


"좋은 아침."


나는 박지훈의 인사에 어색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_

암호닉은 언제나 받고 있구요 정리는 어느 정도 모였다 싶으면 한꺼번에 하도록 할게요 ㅎㅎ 

1화가 초록글에 잠시나마 올랐었는데 읽어주신 분들, 추천 눌러주신 분들, 손수 댓글까지 남겨주신 분들 모두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화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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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에나
신알신 눌러주신 분들도 감사합니다 ♥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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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돌하르방]으로신청할게요! 흑흑 형섭이너무스윗해스윗뽀이ㅠㅠ 지훈이랑오래알고지낸사이인것같구.. 여주가상처받는거달갑지않아하는눈치구 ... 여주좋아하는구나? 그래그래 난다이해해 오래가렴 응원한다 지훈아분발하자 울여주 형섭이한테관심있는거같아..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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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에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ㅎㅎ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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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알림 울려서 헐레벌떡 뛰어왔어요 ㅠㅅㅠ 한예린에 대해서 차차 나오겠지만 지금 궁금해서 시간을 미래로 달려가버리고 싶어여 ㅠㅠㅠㅠㅠ 대체 뭐죠 으악 하지만 형섭이는 설렙니다 ㅠㅠ 저렇게 말해주면 누가 안 반해욤 ㅠㅠㅠ 전 이미 모든 걸 바쳤을 겁니다,,, 웅앵웅,,, 설레는 글 써주셔서 넘넘 감사드려욥!!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ㅠㅠ 암호닉 [돼지바] 로 신청하고 갈게요 (((o(*゚▽゚*)o)))♡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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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에나
저도 요렇게 댓글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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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작가님 809에요 !! 전개가 넘넘 제 스타일 ㅠㅠ 섭이의 새로운 모습을 다시한번 이렇게 상상해보게 되네요 지훈 형섭 서로 아는 사이라니요 ... 다음 내용 궁금해서 저 잠도 못 집니다 ㅠㅠㅠ 잘 읽고가요 !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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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에나
내일 월요일인데 푹 주무셔야죠 ㅋ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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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작가님! 감자깡이에욥ㅠㅠㅠㅠ아니도대체 한예린이랑 뮤슨 일이 임ㅅ었던거지....하...궁금해요.....흑흑 오늘도 너무 재밋게봤어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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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에나
많은 일이... ㅎㅎ ㅋㅋㅋㅋㅋㅋ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밤 보내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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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딸기사탕]으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형섭이 진짜 너무 멋있어요ㅠㅠㅠㅠ 저도 저런 짝이 있었으면ㅠㅠㅠ좋겠어요ㅠㅠㅠ 지훈이랑 형섭이 사이? 관계도 너무 궁금하고 한예린이 누구 일지도 너무 궁금하네요ㅠㅠ 저는 또 다음편을 기다리며 침대에 눕겠습니다ㅠㅠㅠ 너무 설레는 이야기들이라 잠도 안올거같아요 간질간질해요ㅎㅎ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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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에나
저도 형섭이랑 짝이었으면 좋겠다... (아무 생각) 좋은 밤 보내세요 ㅎㅎ 감사합니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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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한예린..? ㅇㅅㅇ.. 뭐지 졍말 빨리 과거 회상이 필요합니닷ㅅ!!!!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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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에나
과거 회상은 쪼금 지나야 나올 것 같네요 ㅋㅋㅋ 늦었는데 얼른 주무셔용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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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40.23
과거 회상이 무척이나 궁금하네요 우연찮게 1화 읽게 되었는데 재밌는 소재라 계속 끌리게 돼요 비회원이긴 하지만 암호닉 신청 [구구] 로 신청해도 될까요? 자주 오겠습니다 다음 편 기대할게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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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에나
암호닉 당연히 받죠 ㅎㅎ 좋은 하루 되세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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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이제야봐서 이제야읽어요 ㅜㅜㅜㅜ
좋은글감사드려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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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에나
댓글 감사합니다 ㅎㅎ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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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91.34
[August_d]로 암호닉 신청이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매우 궁금합니다!! 잘 읽고 가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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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에나
댓글 감사합니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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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형섭이 너 보러 왔잖아 이 대사에 치였습니다ㅠ
너무 설레네요!다음편도 기대됩니당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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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에나
댓글 감사합니다 ㅎㅎ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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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형섭이 너무 설레요ㅠㅠㅠㅠㅠ 한예린이라는 아이는 누굴까요 과연....!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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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에나
댓글 감사합니다 ㅎㅎ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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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ㅠㅠㅠㅠㅠㅠ뭔지는 모르겠지만 한예린이라는 사람은 여자이름...음...잊지못했냐니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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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에나
댓글 감사합니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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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암호닉 [웅이] 신청합니다!!!!!!!!!! 이거 너무좋아서 현기증나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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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에나
암호닉 받았습니다 ㅎㅎ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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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같은 반에 저런 친구들있었으면 ㅋㅋㅋㅋ하루하루가 조용하진 않을듯하네여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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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좋아요. 정말 정말로. 으아 너무 취향이라 말이 생각이 나질 않네요. 잘 봤습니당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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