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re you? A
(부제 : 틀린그림찾기)
서른. 적지 않은 나이에 입사한 이 회사에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다가와도 필히 버터내어 승리하리라! 다짐했던 게 어제였던가, 그저께였던가. 여주는 생각한다. 저 거지같은 팀장새끼만 아니었어도 내가 그 다짐을 잘 지켜갈 수 있었을 텐데.
"김여주씨. 혹시 좀 모자라요?"
"...네?"
"아니, 어떻게 매번 이렇게 퇴짜 맞을 보고서만 가져오는 건지 이해가 안돼서 그래."
"죄송합니다..."
"김여주씨 눈에 난 엄청 한가한 사람입니까?"
"아뇨..."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고 퇴짜 안 맞겠다 싶을 때 좀 가져오세요. 번거롭지 않게."
"네, 다시 작성해오겠습니다.."
이 새끼야, 그럴 거면 네가 직접 써!!!!!!!
라고 말은 턱 밑까지 차올랐지만 내가 여길 어떻게 입사했더라... 만 생각하면 쓸데없이 눈치 빠른 여주의 입은 저절로 다물어진다.
젠장, 오늘도 야근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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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보면 지가 야근하는 줄 알정도로 잔뜩 울상인 얼굴을 하곤 누나, 파이팅!! 이라며 저걸 응원이라고 해주면서 퇴근하는 동기 대휘를 마지막으로 보내고 여주는 노트북에 초 집중을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 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뻐근한 몸을 풀어주려 기지개를 켜며 시계를 보니 벌써 11시가 넘었다. 보고서는 아직도 멀었고 생각할수록 빡치는 기분에 잠도 깨우면서 일의 능률을 높이기 위함이라는 핑계 아닌 핑계로 개싸가지 팀장의 욕을 하며 다시 타이핑을 시작했다.
"망할 놈의 팀장새끼. 어린노무시키가 건방지게 지가 팀장이면 다야?"
"씨.... 팀장이면 다지... 아니, 아무리 그래도 왜 맨날 나한테만 시비냐고 짜증나게."
"내가 진짜 그거 죽이고 지옥 갈까? 아오."
실컷 욕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해진 여주는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책상에 얼굴을 묻고는 킥킥거렸다. 제 옆으로 다가온 그림자도 눈치채지 못하고.
"진짜요?"
"악!!!!!!!!!!!!!!!"
"아유, 깜짝이야."
"티...팀장님이 오...왜 여기 계세요?"
"핸드폰 좀 찾으러 왔는데 재밌는 얘기가 들려서."
?
오, 주여
"........다....... 들으셨ㅇ,어요....?"
"뭘요?"
"어.... 그.... 제가 한 얘기.....?"
"뭐. 망할 놈의 팀장새끼? 지가 팀장이면 다야, 이런 거?"
"아.... 다..... 들으셨구나...."
"네."
"....죄송합니다...."
진짜 과장 없이 머리가 무릎에 닿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하는 여주를 보고 오히려 당황한 건 여주피셜 건방진 어린팀장이었다.
"어어, 사과 안 해도 돼요. 나라고 뭐 상사 욕 안 해봤을까봐?"
이건 또 무슨 전개람?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에 여주는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팀장을 바라봤고 그 눈빛을 고스란히 받던 팀장은 이내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시간이 너무 늦었는데 이만 들어가고 내일 마무리해요. 데려다줄까요?"
"아닙니다. 저는 혼자가도 괜찮습니다."
"내가 안 괜찮은데."
"아니요. 정말 정말 괜찮습니다."
"그래요, 그럼. 조심히 들어가고."
"네, 내일 뵙겠습니다."
또 허리를 잔뜩 숙여 인사하는 여주를 보고 싱긋 웃어주며 돌아가는 팀장을 보며 여주는 또 생각한다. 이번엔 좀 더 진지하게.
쟤 이중인격인가?
....웃는 게 좀 예쁜 거 같기도 하고... 정색할 때도 잘생긴 게 웃으니까 더 잘생겼네.
근데
저 사람 원래 말을 저렇게 다정하게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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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늉하세여 여러분들
새롭게 인사드리는 핑크녤입니당
보시다시피 다니엘덕후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신박한 주제 없을까 생각하다 이렇게 글을 쓰게 됐네요!
제목의 비밀은 차차 밝히는걸로!
암호닉 환영 신알신 매우 환영입니다
자주봐요'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