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피부 아래 약하게 뛰는 맥박이 느껴졌다. 이민형은 자주 제 고개를 내게 기대오곤 했다.
그럴 때면, 나는 울 것 같은 그 얼굴을 봐버린 탓에 그 애를 안아주지도 뿌리치지도 못한 채 손목만 꽉 잡아주었었다.
'이제 네 얼굴이 안 보여. 어떻게 생겼는지는 보이는데...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지금 어떤지, 하나도 모르겠다.'
낮게 잠긴 목소리 아래엔 작은 웃음이 깔려 있었다. 무엇이 그리 우습기에 억울한 현실에 저항도 없이 웃어넘기는지 몰랐다.
속에서 화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그 애가 불쌍하고 애처로워서, 대답은 하지 않았다. 그저 손을 뻗어 내게 기대오는 얇고 부드러운 머리를 보듬으며 눈물을 참을 뿐이었다. 사실 보듬는다기보단 그저 올려둔 것뿐이었지만 먼저 손바닥에 볼을 붙여오는 그 애 탓에 쓰다듬는 모양새가 되었다.
이민형의 눈이 멀어가는 것의 유일한 장점은 표정관리가 필요없어졌다는 거였다. 내가 울어도, 웃어도 그 애는 더 이상 알지 못했다.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그 애는 온갖 더럽고 병든 클리셰들을 모두 끌어안고 있었다.
불행을 끌어당기는 자석처럼, 그 소용돌이 속에서 홀로 버티던 아이를 끌어낸 나는 안전한 태풍의 눈을 비껴나가게 한 죗값을 치러야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어렴풋한 기억 속의 이민형은 분명 이와 판이하게 다른 모습으로 내 인생에 다가왔었다.
MARK x 김여주
대체 뭔지 모르겠네.
분명 우리 학교는 맞는 것 같은데 누군지를 모르겠다. 왜인지 낯익은 얼굴을 이토록 집중해서 쳐다본 적은 처음이었다. 깔끔한 얼굴선에 동그랗고 까만 눈, 단정하게 다물려 있는 입매가 꽤 잘생겼다. 같이 다니는 친구도 없고, 말도 잘 하지 않아서 몰랐는데. 다시 보니 보기 드문 훈남인 것은 확실했다.
복도에서 마주쳤던 때의 모습들이 떠올랐다. 입학하고 나서 몇 주 동안은 잘생겼다고 인기가 꽤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 봐야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사그라들었던 관심이지만, 분명 시민고 냉미남인가 뭔가라고 별명까지 있었다. 염색도 하지 않은 검은 머리가 눈썹 즈음까지 왔었다. 그리 길지 않은 앞머리인데도, 누군가 말을 걸면 고개는 책이나 핸드폰에 고정한 채로 눈만 도르륵 올리곤 했었다. 그래서인지 항상 음침한 분위기가 나는 애였다.
나와는 말 한 마디 해본 적 없는 그냥 그런 사이, 왠지 나같은 서민은 기피할 것 같은 아이였다. 인상도 깔끔하고, 교복도 잘 다려입고 다녀서 막연히 잘 사는 집 애인 줄로만 알았다. 이것은 그 애에 관한 관심도 뭣도 아닌, 그냥 첫인상 같은 거였다. 별다른 생각 없이 보자마자 드는 느낌 같은 것.
내 촉이 좋지 않다는 것은 그 날 아침에 처음 알았다. 하지만 내가 아니었어도 누구나 그 애를 보면 망가진 안테나처럼 병신같이, 그 애를 잘난 척하는 도련님이라고만 생각했을 게 분명했다.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내가 처음으로 그 애를 제대로 인식했던 날은 고삼이 되는 겨울방학이었다.
고삼의 이민형은 집 앞 슈퍼의 골목에 쪼그려 앉아 교복에 슬리퍼 차림으로 담배를 피고 있었다. 보충수업이라고 해서 빠질 만한 성격은 아닌 것 같은데.
너 같은 애가 왜 이 시간에 이런 달동네에서 흡연을?
모범생 도련님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장면에 내심 놀랐지만, 그와 나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이였기에 그냥 모른 척 지나치려고 했었다.
분명 그럴 생각이었는데. 골목 앞을 지나는 내내 거의 따가울 지경으로 나를 따라오는 시선이 신경쓰였다. 그래서 한 번 봤을 뿐이다.
눈이 마주친 순간 묘하게 핀트가 어긋난 듯한 눈동자에 심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잘 아는 눈. 식당 일을 하다가 눈에 끓는 기름이 튄 이후로, 평생 안대 없이는 외출하지도 못했던 우리 엄마의 눈이었다.
놀란 내가 멈춰선 채로 오도가도 못하고 쭈뼛거리자, 입에 문 담배 끝을 이로 잘근거리다 하, 하는 한숨과 함께 손도 대지 않고 고개를 돌려 툭 담배를 뱉어내는 아이였다.
내 눈빛이 동정으로 보였던 걸까. 그럴지도 몰랐다.
팔짱을 풀고, 굽혔던 무릎을 펴고 일어선 그는 웅크리고 있던 때보다 훨씬 커 보였다. 그제서야 똑바로 확인한 명찰에는 하얀 글자로 이민형이라고 적혀 있었다. 왜인지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똑바로 선 그 애의 키가 나를 훌쩍 넘겨서였을까.
'...신기해?'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였다. 담배를 한두 번 핀 것 같지 않은데, 그런 것치고는 듣기 좋은 미성이었다. 날카로운 말투를 제외하면.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눈을 내리깐 채 고개를 저었다. 물끄러미 내 얼굴을 쳐다보는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래서 억지로 더 눈을 돌렸다.또 눈이 마주치면 내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확신할 수 없어서였다.
키가 그 애의 절반만 한 어린 남자애가 딸기맛 아이스크림을 쪽쪽 빨며 지나갔다. 뭔가, 그에게도 사줘야 할 것 같았다. 그냥 달래줘야 할 것 같아. 갑자기 그런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2년동안 같은 학교를 다니면서도 전혀 몰랐던 그의 발가벗겨진 모습을 발견한 기분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날을 잔뜩 세운 불안한 눈빛이 막 태어난 핏덩어리 강아지를 보는 느낌이어서.
대답 없는 내게 더 이상 말을 걸지 않고, 그저 가만히 서 있는 그 애를 뒤로 하고 옆에 있던 구멍가게에서 스크류바를 두 개 계산해서 나왔다. 다행히 아직 그대로 서 있는 그 애의 앞에 조심스레 내밀었다. 제발 받아줬으면.
그리고 그 애는, 내 손에 들린 스크류바를 받아들고는 그대로 땅바닥에 낙하시켰다. 그리고는 땅에 떨어진 아이스크림을 슬리퍼로 꾹꾹 짓밟으며 내게 말했다.
'넌 내가 불쌍하구나. 위선떨지 말고 꺼져...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게.'
포장이 터져 바닥에 짓뭉개진 아이스크림만 멍하니 쳐다봤다. 화를 낼 수가 없었다. 내 나약하고 추악한 마음을 들여다본 그에게.
이런 일을 전에도 겪어봤던 걸까. 갈 곳 없는 분노를 터뜨리는 이민형의 앞에서 나는 밀려오는 부끄러움과 애도의 감정에 휩싸였다. 천천히 시선을 올리자 눈에 들어온 것은 파르르 떨리는 입꼬리와, 여전히 다른 곳을 보고 있는 한 쪽 눈동자였다.
고삼이 되던 늦은 겨울, 이것이 우리의 첫 만남이었다. 아니, 오로지 나의 첫 시작이었다.
***
고삼을 처음 시작하던 날,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눈에 들어찬 것은 이민형의 뒷모습이었다.
겨울 방학에 슈퍼 앞에서 마주친 이후로는 처음이었는데, 그게 같은 반으로 보는 거라니 믿을 수가 없었다. 친해질 수는 있을까. 아마 안 되겠거니 싶었다. 그 때 내가 한 행동에 상처받았는지도 몰랐다. 이민형의 옆자리가 쓸쓸히 비어 있었다. 항상 비어 있던 자리였고, 올해도 그럴 것이었다.
갑자기 묘한 마음이 들었다.
이민형의 진짜 모습을 본 것은 아마 이 교실에서 나뿐일 거라는, 그런 허무맹랑한 생각이었다. 그 생각에 홀린 듯이 가방을 싸들고 그의 옆자리로 다가가 털썩 주저앉은 나는 어디서 생겨났는지 모를 자신감에 가득 차서 섣부른 짓을 하고 말았다. 의아한 얼굴로 내 책상에 이어 얼굴에 닿아오는 그 시선을 곧바로 마주친 것이었다.
어딘가 요상하게 비틀려 있는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담담한 표정을 지으려고 애썼다.
하, 그런 내 행동이 우습다는 듯 헛웃음을 한 이민형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문제집으로 다시 시선을 옮겼다. 다 네 맘대로 해 봐라, 하는 식의 표정이었다.
받아준 것이라기보다는 그냥 체념한 것 같았지만 그걸로도 나는 기뻤다. 쫓겨나지 않은 것만으로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거기서 멈췄어야 했는데, 이민형의 아주 작은 모습밖에 몰랐던 나는 끊임없이 그에게 다가갔다. 그렇게 그 애를 잔뜩 흔들고 흩뜨려 놓았다. 점점, 태풍의 한복판으로 밀려나도록.
이민형의 팔뚝에는 항상 상처가 있었다. 피멍이 잔뜩 들어 온다던가, 피부가 찢겨서 오는 식이었다. 그런 상처들을 슬쩍슬쩍 곁눈질하면, 그 애는 귀신같이 알아채고 재빨리 소매를 내렸다.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다행히 그 애의 바람대로 누구도 그를 신경쓰지 않았다. 내가 그 애를 신경쓰기 이전까지는. 아마도 내 존재는 그에게 예상치 못한 변수 같은 것이었으리라.
점점 늘어만 가는 상처를 보다 못해 집에서 후시딘을 가져왔을 때, 그 애는 내가 건네는 연고를 보면서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
연고 바르는 법을 모르는 사람처럼, 받지도 바르지도 않고 그저 뚫어져라 바라봤다. 그러다 또 음울하게 눈을 내리깔고는 문제집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었다. 결국엔 손도 대지 않은 연고를 그대로 다시 가져와야 했다.
이상한 것은 상처만이 아니었다. 이민형은 수업 중간중간에 이따금씩 손을 떨곤 했다. 노트의 군데군데에 이리저리 흔들린 글씨가 적혀갔다. 푹 숙인 고개 너머로 식은땀이 흐르는 게 보였다. 수업이 끝날 때까지 미련하게 버텨내고 나면, 으레 그렇듯 익숙한 걸음으로 보건실에 다녀오곤 했다. 그 애의 마른 팔이 한차례 지진계처럼 요동치면서도 끝끝내 필기를 마치고 공책 위로 샤프를 던지듯이 내려놓았던 날,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몰래 보건실에 뒤따라갔던 나는 진통제를 입 안에 몇 알씩이나 털어넣는 이민형을 보았다. 단순히 약을 먹는 것이었다면 크게 예상치 못한 장면은 아니었건만, 약을 거의 쏟을 만큼 손을 떠는 장면을 보면서까지 의연하기는 힘들었다. 멀쩡히 옆에 앉아있던 아이의 낯선 모습은 내게 이유 모를 두려움을 불어넣었다.
아아, 이민형의 얼굴을 마주하기가 힘들 것 같았다. 그 애가 보건실에서 나오기 전에 교실로 돌아가야 했다. 숨죽여 등을 돌리곤 아무렇지 않은 척 걸음을 재촉했다. 소리 죽여 달음질하던 내 발걸음 위로 그 애의 발소리가 겹쳐졌다. 생각보다 빨리 나와 버렸다. 제발 눈치채지 못했기를 바라며 모른 척 앞만 보고 걸었다.
아니, 눈치챘더라도… 내가 모른척해 줬으니까, 너도 모른척해 줬으면.
'…너는 왜 자꾸 사람을 신경쓰이게 해?'
'어?'
'…왜 나를 신경써?'
뒤에서 나긋이 물어오는 목소리에 대답할 수 없었다. 나의 미행을 눈치채지 못할 거라는 기대는 애초부터 하지 않았다.
그냥 궁금한 거야?
부드럽지만 어딘가 가라앉은 목소리가 복도에 울렸다. 그 애의 작은 목소리는 적막한 복도에서 어떤 소음보다도 크게 들려왔다.
'…내가 왜 처맞고 다니는지가 알고 싶은 거야?'
되묻는 목소리에 뒤를 돌았다. 저만치에서 천천히 걷고 있던 그는 어느새 내 등 뒤까지 다가와 있었다.
아니, 하고 대답하자 창백한 입술에 침을 묻힌다. 또 전처럼 물끄러미 바라보는 눈동자는 올곧게 내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불쌍해서 그러는 건가? 아니면 그냥… 내가 병신같아서?'
이번에는 이민형 대신 내가 입술을 괴롭히는 수밖에 없었다. 그 말을 하는 아이의 표정이 어울리지 않게 너무나도 편안해서였다.
'…야, 이민형. 그만해. 불쌍한 척 하지 마.'
그런 거 아니야, 하면 더 우울해할 것 같았다. 그래서 매섭게 말하고 돌아섰지만 속은 그렇지 않았다.
이민형이 불쌍했다. 불쌍하고 안타까웠다.
싸가지 없게 말하고 돌아선 내게 화를 내지도 못하고, 또다시 떨리기 시작한 다리에 힘을 주어 꼿꼿이 버티려는 자세를 보고 만 후여서 더 그랬다. 그 애의 불행이 사무치게 안타까웠다.
그 날 이후로, 이민형은 내가 주는 약을 받아 바르기 시작했다. 재수 없는 게 먹히는 타입이었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계속 못되게 대해 주기로 했다. 이민형은 잘해 주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으니까.
매일 아침 새로운 상처를 달고 오는 그에게 연고를 내밀면 그 애는 말없이 연고를 가져다 상처에 콕 찍었다.
그동안 연고를 발라본 적이 없었는지, 상처 위로 대충 문지르다 따가워했던 첫날의 깨달음이었다.
가끔은 엉뚱한 자리에 약을 바르기도 했다. 한 쪽 눈만으로는 상처의 위치가 왜곡되어서였다. 그럴 때면 이민형은 손에 묻은 연고를 짜증스럽게 손등 전체에 펴발라 버리곤 했다. 터지고 곪은 상처 위로 투명한 연고를 바르는 아이의 얼굴은 항상 무표정했다. 내가 바라보는 때를 제외하곤.
걱정이 되어 가끔씩 슬쩍 그의 얼굴을 살피면 그 애는 내 시선을 의식하고는 쓰라린 얼굴을 했다. 눈도 잘 보이지 않으면서 그건 잘도 알아차렸다.
처음에 내밀었던 작은 연고는 사흘도 가지 않아 동나고 말았다. 그 다음 날 나는 가장 큰 사이즈의 연고를 새로 사 갔고, 연고가 떨어질 때 즈음이 되면 일찌감치 새 연고를 준비했다. 이미 샀으니 새로 살 필요 없다고 말하면서.
그 작은 호의에 부잣집 도련님은 처음으로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그 애의 모든 소비 내역은 곧이곧대로 그의 아버지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한참을 지켜본 결과 그 애는 확실히 부잣집 도련님이 맞았다.
집에서 겉도는 큰아들일 뿐, 돈으로 사랑을 대체한다거나 갖은 억압과 무리한 기대를 한다거나 하는 특징들에는 빠짐없이 해당되었다.
그러니까 그 애는, 언젠가 아침드라마에서 본 것 같은 딱 그런 캐릭터였다. 이민형은 동갑내기 동생을 가진 입양아였다. 그리고 환자였고, 가족들은 당연하다는 듯 이민형을 외면했다.
이민형은 그 얘기를 하면서 밤공기처럼 쓸쓸하게 웃었다.
'부모님은 당연히 사랑하지. 동혁이도 사랑하고…. 내가 없으면 다들 원래대로 돌아가는 거야. 행복하게.'
'뭐가 원래대로란 거야. 너도 사랑받으면서 같이 살아야지.'
'나는… 그래. 그러면 좋지.'
쉴 곳을 찾듯 우리 집 골목으로 찾아든 그 애가 처음으로 속내를 털어낸 날이었다. 야자가 끝날 때까지 슈퍼 앞 마루에 주저앉아 나를 기다린 모양이었다.
한참을 기다려 놓고, 발끝만 보고 있는 모양새가 이상해서 고개를 좀 들어 보라고 했다. 이민형은 하얗게 질린 얼굴을 들어 나와 눈을 마주쳤고, 갈 곳을 잃고 방황하는 눈동자와 마주하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갑자기 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었다. 가로등 불빛에 드러난 손과 다리는 골목 담벼락을 더듬고 미처 보지 못한 모퉁이에 부딪히느라 상처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다음 날 이민형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그 애는 원래부터 학교에 없었다는 듯이 공기처럼 사라졌다. 아무도 그의 소식을 알지 못했고, 나를 제외하면 궁금해하는 사람도 없었다. 내 옆자리는 맨 뒷자리에 혼자 앉아 있던 남자애로 채워졌다. 그 애는 주인 없는 책상에 대고 화풀이했다.
이 새끼는 뭔데 학교를 지맘대로 처 빠지고 난리야 난리가. 존나 앞이네, 짜증나게.
이민형이 아파서 빠졌는지 죽어서 빠졌는지 알지도 못하고 신경도 안 쓸 그런 놈이었다. 징글징글하다 싶었지만 나도 그런 척 행동했다. 이민형이 어떤지 관심 없는 척, 의연하게. 사실은 그 애의 소식이 너무나도 궁금해서 수업 중에 선생님께 괜한 것을 물을까 두려워서였다.
정규 수업이 끝나자마자 아무 것도 안 든 듯한 가방을 둘러메고 자리를 박차는 짝을 보며 생각했다. 이민형도 종종 야자를 빠지곤 했는데. 왜인지 모르지만 그가 너무도 보고 싶었다. 옆에 있을 때는 재수없고 냉랭해서 신경쓰였는데, 괜히 사람을 쳐 내는 게 불쌍하기만 했는데. 어느새 정이 든 건지도 몰랐다. 이대로는 도저히 공부가 안 될 것 같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래 처음으로 일탈을 결심하고 그대로 교실을 빠져나왔지만 아무도 잡지 않았다. 이민형도 이렇게 자유로운 기분으로 학교를 나왔던 걸까.
해가 질 무렵의 눅눅한 공기가 덮쳐왔다. 저 멀리 우리 집이 있는 언덕 위로 주홍빛 땅거미가 졌다.
해가 다 져 갈 때쯤 도착한 슈퍼 앞 마루에는 하루종일 보고 싶었던 얼굴이 멍하니 하늘을 보고 앉아있었다. 내가 왔는지도 모르는지, 눈 한번 깜박이지 않고 캄캄해진 하늘만 보고 있었다. 별도 안 보이는데 뭐가 그리 좋다고.
그 애가 밤하늘에서 보이지 않는 별을 찾는 동안, 나는 그의 표정에서 한 조각의 희망이라도 찾으려고 애썼다.
'…여긴 왜 왔냐.'
한참을 기다리다 못해 말을 걸었다. 뜻밖에도 그는 내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듯이, 하늘을 보던 눈동자를 굴려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 아프다.'
뭐라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던진 말이었는데, 또 예상을 벗어나는 대답이 돌아왔다. 내가 알기론 너는 항상 아팠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진짜로 아픈 걸까. 장난이라고 치부하기엔 아프다는 말로 괜히 너스레를 떠는 아이는 아니었다. 아무 말 없이 그의 옆에 걸터앉았다. 예쁜 옆모습이 시야 가득 들어찼다. 하늘을 바라보는 검은 눈동자, 곧게 뻗은 콧대, 바싹 말랐지만 붉은 입술. 가로등 불빛 아래 혼자서 하얗게 빛나던 얼굴을 잊지 못할 것 같았다.
'내가 말했나. 이제 병원에서 살아야 할지도 몰라. 외롭고 쓸쓸하게, 찾아오는 사람도 없겠지.'
진부하지 않게 위로할만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갈게. 병원이 어딘데?'
'됐어. 병원엔 안 갈거야. 거기서 혼자… 죽을 때까지 있을 순 없지.'
곧 죽을 것처럼 말하는 네 앞에서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 헤매는 수밖에 없었다.
괜한 말을 꺼냈다는 듯 씁쓸하게 웃는 네 눈 뒤로 여러가지 고민들이 엿보였다.
나와 마주보려다가도 제 한쪽 눈에 박혀 있는 의안의 존재를 상기하고는 허공만 바라보는 것, 아픔을 핑계로 애정을 갈구하다가 모두 떠나갈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전부 잡힐 듯이 눈에 보였다. 너는 겉모습을 잔뜩 두르고 있는 단단한 가죽과는 달리 너무도 순수한 마음을 지닌, 한 마리의 벌거벗은 새끼 토끼 같았다.
여름 방학이 되면서, 종종 야자 시간에 맞춰 나를 기다리던 이민형은 완전히 안 보이기 시작했다. 나를 기다리며 앉아 있던 슈퍼 앞에도 개미 한 마리 없었다. 학교 가는 길도 아니면서 이유 없이 슈퍼 앞을 지나치기도 했지만 2주가 넘는 시간동안 코빼기도 보지 못했다. 정말로 병원에 입원한 모양이었다. 병원이라도 알려주고 가지… 슈퍼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원망스러운 마음에 그 애가 앉았던 것처럼 마루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민형처럼 하늘을 보면 눈이 너무 시릴 것 같아서 하늘 대신 땅에 시선을 파묻었다.
앞코가 헤진 슬리퍼가 시야를 침범하고 들어와 눈앞에 빨간 아이스크림 봉지를 들이밀었을 때, 눈이 시리지도 않은데 아프게 눈물이 나는 걸 참을 수가 없었다.
울어?
당황한 목소리가 털썩 주저앉아 내 얼굴을 살피려고 했지만 한쪽 눈이 안 보이는 아이의 작은 시야를 차단하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었다. 손바닥으로 아이의 멀쩡한 눈 앞을 가리자, 그 애는 내 손을 치우는 대신 따뜻한 손으로 손등 위를 덮어내렸다.
'나 괜찮은데.'
'…….'
'왜 울지.'
부드러웠던 목소리가 조금씩 먹먹해지는 것을 들으며, 나는 혹시라도 아이의 귀에 내 흐느낌이 들어가지 않도록 작게 숨을 들이쉬며 한참을 진정하려 애써야 했다. 어느새 들어버린 정은 그보다도 내게 더 날카로웠다.
다 녹아 물컹물컹해진 봉지가 내 눈가에 와서 착 달라붙었다. 빨간 스크류바 봉지로 가려진 눈가를 톡톡 친 이민형은 준비해 온 것처럼 혼자 말했다.
'내가 병원밥이 맛없어서 맛있는 거 먹으러 갈 건데, 같이 가줘라.'
'…….'
'싫으면… 아, 싫어도 이번엔 가줬으면 좋겠는데. 진짜 맛있는 거 먹을 건데 혼자 먹기 아까우니까.'
'…….'
'이번 주말에 같이 가자. 나 옛날에 자랐던 마을에, 이제 안 하는 기차역 있는데 거기도 보고. 진짜 예쁘다.'
'…….'
'사진도 예쁘게 나온대…. 너도 가고 싶지?'
'……응. 가자.'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어 힘겨운 대답을 하니 그제서야 마루를 울리던 작은 떨림이 멎었다. 그렇게 손을 떨면서, 안 보이면 모를 줄 알았나 봐.
내 눈에서 스크류바 봉지를 떼어내 주며 환하게 웃는 얼굴이 보였다. 그 때의 그는 정말, 이민형이 한쪽 눈으로 그리도 찾던 별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남들과는 눈도 안 마주칠 만큼 차가웠던 네가 사실은 사랑받고 싶어서 낑낑대고 있었다는 걸 나한테 들켜서, 그래서 나도 어쩔 수 없이 너를 사랑하게 된 건가 봐.
이민형이 먹고 싶다는 라면을 먹으러, 그 애가 자란 마을까지 먼 길을 떠나왔다. 그 맛있다는 게 라면일 줄은 상상도 못 했지만 고향에서 먹는 라면은 맛이 다를 수도 있을 테니까, 한 번만 봐 주기로 하면서. 달달 떨리는 기차 안에서 이민형은 자유로웠다. 마비가 심해질수록 점점 심하게 떨려오는 손발을 모른 체하고 그냥 웃을 수 있어서였다.
마냥 신났던 처음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얼굴이 창백해지던 그 애는 겨우겨우 역에 도착하자마자 간이 화장실로 달려갔다. 미처 문도 닫지 못해서 살짝 열린 문틈으로, 나는 눈치채지 못한 새에 바싹 말라버린 소년이 구토하는 장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덜덜 떨리는 팔다리가 몸을 지탱하지 못해서, 거의 변기에 몸을 묻은 수준이었다. 도와주고 싶었지만, 인기척을 느끼자마자 쾅 하고 문을 잠가 버리는 아이를 마음대로 돕겠다고 나설 수는 없었다.
발작에 가까운 고통에 괴로워하다 겨우 진정된 그는, 목에 걸릴 듯이 커다란 알약을 몇 개나 꿀꺽 삼켜내고는 자기는 괜찮으니 서둘러 버스를 탈 것을 종용했다. 그리고는 목적지로 향하는 버스 좌석에 거의 눕듯이 앉아서 가만히 눈을 감고 내게 속삭였다.
'내가 하루에 다섯 알씩 이걸 먹는데…'
'다섯 알? 너무 많은 거 아니야?'
'그러게. 많긴 하지. 그냥 엄마가 다섯 알씩 먹으라고 하셔서 먹는 거야. 시키는 대로….'
이민형이 들고 있는 커다란 약통에는 글씨가 거의 지워져 가는 설명서가 붙어 있었다. 그냥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는 거라고 말하며 이민형은 설명서의 글씨를 손끝으로 문질렀다. '근데 여기 보면, 하루 두 알씩이라고 써 있다.'
'뭐? 야, 너 뭐하는 거야….'
'아, 여기. 정상 복용량을 초과할 경우, 신경마비 또는 급성 근육통 등의 부작용이 올 수 있습니다,래. ……그래서 그랬나?'
'……너 미쳤어?'
아니. 미소 띤 얼굴로 중얼거리던 이민형은 그제야 눈을 뜨고는 나를 빤히 바라봤다. 눈이 약간 충혈되어 있었다. 자기의 삶을 고통으로 점철시켜온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세상과 동떨어져 그저 관망하는 사람의 얼굴을 했다. 아무런 원망의 기색도 없는 티없이 맑은 낯이었다.
'나 떠날 거야. 우리 엄마아빠가 그걸 원하시거든… 너한테만 말하는 거야. 너는 날 위해서 그냥 덮어줄 거니까. 엄마아빠한테 사랑도… 못 받고. 이런 건 누가 알면 쪽팔리잖아.'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잠이나 자.'
'……진짠데. 아마 우리 부모님은 모르시겠지만…… 아, 이건 진짜 비밀이다. 알았지?'
그리고 고마워, 김여주. 나한테 잘해 줘서……. 약기운에 정신이 오락가락하는지 키득거리며 힘없이 중얼거린 그는 금세 무거운 눈꺼풀을 감고 잠들었다. 그 의미심장한 말들이 가리키는 건 한 가지였다. 지금에야 확실해진 건, 그의 부모님은 친아들이 태어나고 쓸모없어진 입양아 아들을 평생의 시간동안 냉대해 왔다는 것뿐이었다. 그 문장에는 다른 많은 해석의 여지가 있었다. 이를테면 정말로, 부모님이 일부러 그의 건강을 해쳤다는 등의 말도 안 되는 해석 따위도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제 배 아파 낳은 것도 아닌 남의 자식따위, 병든 닭처럼 골골대다 죽어버려도 상관없다는 식이었다.
그제서야 뒤늦게 깨달은 그의 진실은, 너무도 단순하고도 슬픈 이치였다. 온몸으로 부모에게 외면당해오던 그 애는 자기를 지키기 위해 가시돋친 고슴도치처럼 날을 세우다, 기어코 내게 녹아내리고 만 것이었다.
상처받은 유기견을 돌보듯, 쏟아부었던 내 동정이 간지럽힌 그 마음들이 그의 깨끗이 단념했던 욕심을 불러왔다. 누구에게나 당연한 사랑받고 싶은 갈망은 그에게는 전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갈망하고 갈망할수록, 돌아오는 사랑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이민형은 내가 다가갈수록 점점 자신의 세상에서 소외되고 있었다.
사랑을 받아 보겠다, 없던 욕심을 조금이나마 내어 볼수록 부모의 냉대는 복부를 깊이 파고드는 칼이 되었다.
아무렇지도 않다고 되뇌이며 잘 버텨오던 마음에 불을 지른 건 나였다. 책임질 수도 없는 일에 기름을 부었다. 내가 사랑해준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었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심장이 죄어드는 기분에, 마음 같아서는 그의 부모에게서 진실을 캐묻고 싶었지만 이민형은 저 혼자 모든 것을 떠안기를 원했다. 미련하게도.
정신이 없는 듯한 이민형을 대신해 기사 아저씨에게 도착지를 물어야 했다.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에도 그 애는 귀신같이 눈을 뜨고는 불안한 눈빛으로 허공에 대고 김여주, 만 반복해 불러댔다. 혹여나 내가 두고 떠날까 걱정이라도 하는 건지, 당황해서 앞도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허공에 손을 휘저어 댔다. 눈꺼풀을 부드럽게 감기고 내 앞에 멈춘 마른 손을 붙잡아 주면, 그 애는 얌전히 눈을 감은 채 내 허리를 껴안으며 등에 얼굴을 묻어왔다. 어디서 내려야 할지는 몰랐지만 다시 자리에 주저앉는 수밖에 없었다. 놀란 내게 그 애는, 처음으로 멀리 떠나오면서 시신경에 조금 무리가 생긴 모양이라고 했다. 의사 선생님이 그럴 수 있다고 했다고. 그 애가 오히려 나를 안심시켰다.
'…어디 가지 마, 제발… 나 한 번만 안아주면 안 돼?'
바깥을 경계하던 아이는 이제 완전히 자기의 세상 속으로만 점점 더 파고들고 있었다. 어미를 잃었다 찾은 것마냥 내게 맹목적으로 의지하면서. 내가 사라질까, 차마 눈도 뜨지 못하고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을 보면서 나는 울음을 삼켰다. 허리를 두른 팔을 떼내고 그를 마주보았다. 팔을 떼내는 그 짧은 순간에마저, 불안에 젖어 낑낑대는 이민형에게 내 존재가 충분히 전달되기를 빌며 온몸에 열이 나도록 꽉 안았다.
그리고 십 수 년만에 다시 돌아온 작은 보육원 앞에서, 그 애는 세상을 다 가진 듯이 처음 보는 환한 웃음을 지었다.
원치 않는 삶의 무게와 아픔을 겪었던 것들은 그 웃음 앞에서 모두 무색해졌다. 그는 누구에게도 인사하지 않았다. 자기가 왔다 갔는지 아무도 모르도록 하려는 것 같았다.
마치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왔던 것과 같이, 아무도 모르게 사라질 생각인 것 같았다.
'동혁이한테는 말하지 마. 내가 해준 얘기, 아무것도.'
운행하는 열차가 전부 끊겼다는 기차역은 내 생각 속에서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수없이 봤던 로맨스 영화에서보다 더 아련하고 더 슬펐다. 스토리도 배경음악도 필요 없었다. 차가운 철도 위에 주저앉은 이민형이 손을 내밀었다. 마른 손가락을 맞잡고 그 옆자리에 앉았다. 처음 그의 옆자리를 찾아갔었던 날이 생각났다. 그때는 정말 어둡고 재수 없는 애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속내를 숨기던 것을 포기하고 모든 걸 내보여준 아이에게는 생각보다 밝은 면이 많았다. 너무 밝고 순수해서 문제일 지경이었다.
그 애는 제가 살아온 어두컴컴한 날들을 옛날 이야기처럼 들려주며 수도 없이 웃었다.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를 하면서도 실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는 어긋난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그의 멀쩡한 눈만을 오롯이 마주할 수 있게 된 나에게 그는 예쁜 웃음을 지으며 손끝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여기서는 별 잘 보이지. 맨날 보여주고 싶었어. 혹시 그새 여기도 오염됐을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이네.'
그리고 그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내게 손을 내밀었다. 이번에는 하나도 떨리지 않았다.
'저기 위에 케이블 카 타는 데가 있는데. 거기서 보면 진짜 예뻐. 올라가자!'
처음 보는 그의 밝은 모습에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손을 잡았다. 높은 곳에서 보는 별은 정말이지 예뻤다. 나와 마찬가지로, 친구와 함께 별을 보는 것이 처음이었을 그 애는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마치 지금이 삶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 듯이 계속해서 웃어댔다.
그러다가 문득 내게 말했다.
"김여주."
"왜?"
"지금은 절대 잊지 말자, 우리."
"…뭐야, 또."
제발 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마.
"나는 지금이 제일 행복해. 살면서 처음으로 행복을 찾은 것 같아. 다른 사람들은 기회가 더 있다고 하지만…."
"……."
"나한테는… 나한테는 네가 마지막이니까. 무슨 말인지 알겠어?"
부탁이야.
"모르겠어도 알아줘, 내 마지막 첫사랑을 기억하게 해줘……."
그 아이의 꽁꽁 닫혔던 마음이 풀려나 진심을 고백한 순간 나는 깨달았다.
그는 내게도 마지막이 되리란 것을. 그리고 그 애는 떠나갔다. 다시 가까스로 돌아온 태풍의 눈에서, 누구보다 잔잔하고 아름답게 떠났다.
내가 무어라 손 쓸 새도 없이, 누워있던 내 얼굴 위에 쓰고 온 모자를 덮어씌우고는 그대로 산 아래로 떨어져내렸다. 모자의 챙 아래로, 내 쪽을 향하고 선 하얀 다리가 뒷걸음질하는 모양새가 보였다. 눈을 감고 환하게 웃는 얼굴도 전부 보였다. 그 짧은 순간동안 뇌리에 각인된 스쳐지나간 영상을, 나는 그 아이의 부탁대로 절대로 잊을 수 없었다.
충격을 받을 수도, 슬퍼할 수도 없었다. 그 애의 마지막은 세상 어떤 영화보다도 아름다웠으니까. 그는 그저 행복을 찾아간 것뿐이었다. 가족조차 원하지 않는 삶을 사는 고통을 벗어날 수가 없어서 찾은 마지막 행복이었다.
난 누구에게도 피해주고 싶지 않아.
이게 피해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나를, 꼭 기억해줘. 난 너만 있으면 충분해.
너는 내 마지막 첫사랑이니까.
"행복해, 김여주."
잘 있어.
---
안녕하세요, 보풀입니다.
현생에 치여서 단편으로 찾아오게 됐네요ㅜㅜ
민형이를 너무 불쌍하게 만들어서 미안하지만 너무너무 가엾고 안타까운 첫사랑물을 쓰고 싶었어요... 미안해 미녕...ㅜㅜ
다들 현생 힘내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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