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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국지색 (傾國之色)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벚꽃을 닮은 그대인데.
























[프로듀스101/박지훈] 경국지색 (傾國之色) 00 | 인스티즈



00


소녀는 눈이 좋았다. 그래서 겨울을 좋아했다. 추운 줄도 모르고 새벽에 나가 맨발로 눈 위를 걷는 것은 소녀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었다. 뽀드득, 뽀드득. 차갑지만 부드러운 감촉에 소녀는 눈을 감았다. 차디 찬 눈을 좋아하던 소녀는 여름을 싫어했다. 좋아하는 눈은 오지 않고 비만 내렸기 때문이다. 툭, 툭, 비가 소녀를 밖으로 나오라고 불렀다. 소녀는 나가지 않았다. 비가 싫었기에.

 
"아가." 
 


소녀의 아버자는 소녀를 불렀다. 하지만 소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하실 말씀이 무엇일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소녀의 아버지는 다시 소녀를 불렀다. 하지만 소녀는 역시 아랑곳하지 않았다.  


"금혼령이 내려지기 전에 정인을 만나 혼인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 

 
소녀는 정인에 대해 재촉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지만, 대답하지 못했다. 궁의 고위 관직을 맞고 있는 아버지의 직책 덕분에 금혼령이 내려지기 전 혼인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하지 않는다면, 소녀는 처녀단자를 써야만 했기에. 그래서 혼기가 다가오는 소녀에게 혼인은 급한 것이었고, 금혼령을 피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급했다. 

소녀는 모든 것을 알았다. 왜 처녀단자를 피하려 드는 것인지, 왜 정인을 찾아 혼인을 하게 만드려는 것인지.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마, 가장 큰 이유는 아직 겨울을 잊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소녀가 좋아하는 겨울처럼, 또 눈처럼, 차갑지만 부드러운 그는, 소녀의 곁을 떠나갔기에.  
 
                                                                  















 
 
눈이 내리는 겨울, 소녀는 바깥 구경을 하기 위해서 저잣거리로 나섰다. 저잣거리에는 예쁜 비녀들 그리고 예쁘게 수를 놓은 수건 등 소녀의 마음에 쏙 드는 물건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유독 눈에 띄는 비녀가 있었다. 분홍빛을 띠는 벚꽃을 닮은 비녀.  
 
소녀가 한참을 바라보자 상인은 소녀에게 하나밖에 없는 거라며 소녀를 설득했다. 하나밖에 없다는 말에 혹한 소녀는 주머니를 찾았다. "아... 두고 왔나 봐요."  
 
소녀는 손에서 비녀를 내려놓았다. 소녀가 손에서 비녀를 내려놓기 무섭게 한 소년이 비녀를 들고선 계산했다. 소녀는 울상을 지었다. 돈을 가져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그때였다. 비녀를 산 소년은 소녀의 눈높이를 맞추고선 비녀를 손에 쥐여주었다. 소녀는 기분이 좋았지만 당황해 소년을 쳐다보았다. 소년은 소녀를 보고 살짝 웃고선 사라져 버렸다. 
 
소녀는 소년이 준 비녀를 머리에 꽂고서 매일 저잣거리에 나갔다. 그 소년도 소녀와 같이 매일 저잣거리에 나왔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던 그들이었지만 어느새 소녀와 소년은 함께 저잣거리를 돌며 서로에게 마음을 열었고, 이후 서로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좋아해." 
 
한 여름밤저녁 소년은 소녀에게 마음을 고백하였고, 달빛에 비친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다음 날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소녀는 소년에게 좀 더 예쁘게 보이기 위해 도화분까지 찍어 바르고 저잣거리에 나섰다. 소녀는 소년과 만나 무엇을 하고 또 무엇을 나눌까 하는 생각에 신이 났겠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보여야 할 소년은 보이지 않았다. 소녀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다음 날, 그리고 또 다음 날, 한참을 기다렸지만 소년은 나타나지 않았다. 






 
소년을 처음 만났던 하얀 눈이 내리던 겨울날, 그날을 잊지 못한다.
소년이 자신을 떠나던 그 여름 날, 소녀는 그날을 잊지 못했다.






























































"그때, 그 도련님은, 여기 사람이 아니셨던 거 같아요."


시녀인 도연이가 낮에 해 준 말이 계속해서 귀에 맴돌았다. 자신도 아는 건 없지만, 그냥 여기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고. 처음 보는 얼굴과, 행동들이 낯설게 느껴지긴 하였으나, 꽤 가문이 있는 집안 자제라고 생각했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로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여튼, 이제는 볼 수 없는 사람인 건 맞네."


소녀는 다시 눈을 감았다.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벚꽃을 닮은 그대인데.








확인해 주세요!

처음 올렸던 화는 수정 전 글이었는데 착오가 있었나 봐요 ㅠㅁㅠ 헷갈리시겠지만 다시 봐 주셨으면 합니다. 많이 달라진 건 없지만 떡밥들이 많이 숨어 있어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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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ㅜㅜㅜㅜㅜㅡㅠ다시봐도 재밌는것같아여ㅜㅜㅡ혹시 암호닉은 안받으시나요?ㅜㅜ
7년 전
훈딱
1화부터 받으려고요! 재밌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ㅁㅎ
7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7년 전
훈딱
감사합니다 ♥ 브금은 First Love - Joe Hisaishi 이에요! 굿밤 되세요
7년 전
독자3
신알신 받고 바로 왔는데, 수정된 글이 재업된 거였군요! 지난번 글에 아마 암호닉도 신청했던 것 같은데, 글이 새로 올라왔으니 다시 신청하는 게 맞겠지요? [인연]으로 신청할게요. 。•́︿•̀。저 오늘도 갑자기 작가님 글 생각났잖아요... 얼른 다음 편 보고 싶어요. ㅠㅡㅠ 기다리고 있을게요. ❤
7년 전
훈딱
정말 감사해요 ㅠㅁㅠ 덕분에 힘이 납니다!! 얼른 다음 편에서 봬요 ♡
7년 전
독자4
흑 ㅠㅠㅠㅠㅠㅠ진짜 브금이랑 너무찰떡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괘아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브금정보좀 알려주실수있나여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훈딱
브금은 First Lover - Joe Hisaishi 이에요! 재밌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7년 전
독자5
ost진짜 슬퍼요ㅠㅠㅠ 으어어어엉 이유없이 눈물 날라그래ㅠㅠㅠ
7년 전
독자6
얼른 얼른 1화가 나오길,,, 저 사극 되게 좋아하는데 지훈이는 또 다른 거 같아서 너무 기대돼요 ㅠㅠ 기대하게쯈니다아
7년 전
독자7
아 어떡해... 방금 다시 읽었는데 아련아련ㅡ누ㅜㅜㅠㅜ지훈이랑도 너무 잘어울리네용ㅜㅠ
7년 전
독자8
너무 좋아요 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9
너무 좋습니다 크흑.. ㅠㅠㅠㅠ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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