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종대] 기다려
IU - 기다려
Fly High # 13
이 느낌이 아냐, 깊숙이 숨겨놓은 그 아일 불러줘.
조금 더 내게 불친절 해도 돼
다문 입술이 열리는 순간을 난 기다려
착한 얼굴이 일그러지는 순간을 난 기다려
* * *
" …○○○ "
앙 다물어진 입술, 핏기없이 새하얀 얼굴. 긴 속눈썹이 내려앉은 눈. 어쩜 이렇게 예쁜거야, 기분나쁘게 진짜. 이게 너의 마지막 사진이겠지, 마지막 잔상이겠지. 나는 애써 너의 사진을 바라보며 웃어보인다. 내 웃는모습이 좋아보인다던 너였지만, 나로 인해 저 멀리 떠나가버렸으니 이 웃음도 이젠 좋아보이진 않겠지만. 그렇겠지만, 환하게 웃어보인다. 스스로를 위해서.
한 나흘이 지난 듯 싶다. 젠장, 이젠 시간개념도 없어졌나보다. 나를 찾아왔던 주위 사람들, 가족들, 친구들, 혹은… 그냥 시비 걸러 온 사람들 모두 한마디만 내뱉었다.
" 병신. "
혹은
" 병신새끼. "
뭐, 둘다 거기서 거기지만. 부정할 수는 없었다. 나는 말 그대로 병신이 되어버렸으니까. 죄책감이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는것, 그것은 사실이자만. 그보다는 그리움,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마음 한쪽을 깊숙하게 차지하고 있따. 하루 쯤 지났을 때에는 방긋 웃는 너의 모습, 그게 보고싶었는데. 이제는, 이제는, 불친절한 미소도 보고싶다. 가식적인 태도도, 뿌리치던 그 손길도. 진짜 병신이 되어버린건지, 아니면 미쳐가는건지. 뭐, 둘다 꼴 좋기는 마찬가지네.
너의 사진이 들어있는 액자를 내려놓고는 숨을 들이쉰다. 한번, 그리고 두번. 문득 숨을 쉬지 않으면 너의 곁으로 갈 수 있을 까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정복해 버렸고, 나는 어느새 숨을 꾹 참고 있었다. 이틀째 계속되는 증상이다.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도 숨을 참았다. 하지만, 사람 목숨이 어찌나 질긴지, 얼굴이 새파래지고 눈의 초점이 사라져도 목숨은 끊기지 않더라. 거친숨을 내쉬고 있자, 방문이 벌컥 열리고, 나흘동안 내가 미쳐가는 모습을 하나하나 지켜보았던 그가 들어왔다. 또 왔어, 변백현.
" 야. 너 숨 도 참았냐? 미친놈. "
" … … "
" 너가 왜 그 지랄이야, 진짜 이 병신아. "
" … … "
" 말 좀 하지? 아오, 존나 벽에다가 대고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여자애한테도 이렇게도 안 했는데. "
" … … "
" 너 언제까지 그렇게 죄책감에 휩싸여 있을건데? 어 그년… "
" …죄책감…아니…야. "
" 어휴, 목소리 다 쉰거 봐라. 그럼 뭔데? 어? "
" 그리움. "
" 와 시발, 존나 답답해서. "
" … … "
" 그년이, 어? 니 버리고 딴 새끼랑 놀아나다가 너한테 걸린거 아냐. 어? "
" … … "
" 그년이 네 손 뿌리치고 차도로 존나 뛰다가 치여서 죽은건데, 그리워 하긴 뭘 그리워해? 그 미친… "
" 미친년아니야. "
" 지랄하고 있네, 병신새끼야. 죽 사가지고 왔다, 오늘은 먹어라. "
답답하다는 듯이 나에게 죽을 내미는 그다. 그 와중에 날 챙기는 사람이 있긴 하구나, 좀 감동이네.
" 안 먹냐? 떠 먹어 줘야 먹을꺼냐? "
" 아… "
" 먹으라면 좀 먹어!! "
나의 손에 숟가락을 쥐어주는 그. 난 왜 그 흰 죽이 너의 얼굴과 겹쳐보이는걸까, 그래서인지 차마 숟가락을 들 수는 없다. …내가 너를 죽인 거 같잖아, 아니 맞나? 하, 진짜 병신이다 김종대. 한참 나를 속으로 자책하자 어이없다는 듯이 나를 내려다보던 그가 한심한듯 외친다. 정신차려 김종대. 그년 잊어. 잊는게 쉬우면 진작 잊었지, 새끼야. 다 잠겨버린 목으로 말을 내뱉을 수는 없어 말을 삼킨다.
아, 점점 정신이 흐려지는 듯 싶다. 손이 떨리고, 쥐어져있던 숟가락도 놓친듯 싶다. 너라는 존재가 내 마음속은 물론, 머릿속까지 휘저어놓아서, 정신이 흐려지는 것 같다. 정신을 놓을까 하는 생각이 들 찰나에 그가 내 어깨를 거칠게 부여잡았다.
" 야!! 미친놈아!! "
" …어어…. "
" 와, 이새끼 이제 뒤지려고 작정한건가? 아니면 정신이 나가버린건가. "
그가 중얼거리는 목소리도 흐려졌다. 머릿속에는 너에게로 갈 수 있다는 기쁨과, 내 옆에 있어주는 사람들, 특히 그를 두고 먼저 갈 수는 없다는 괴로움. …두 감정이 서로 자기가 우세라는 듯 다투고 있는 것 같다. 젠장, 그래도 여러 사람을 버리고 갈 수는 없다는 그 괴로움이 더 컸는지, 정신을 붙잡으려 애쓰는 내가 보였따. 보이지도 않는 정신을 잡으려니까, 혼란스럽고 어지럽다. 정신차리자, 김종대. 다시 다짐을 다지고 있으면 사탄처럼 너의 얼굴이 다시 내 눈 앞에 비춰진다. 젠장, 나보고 어쩌자는 거지? 흐려지는 정신을 겨우겨우 붙잡고선 말을 꺼낸다. 백현아.
" …오글거리게, 드디어 미쳤네 미쳤어. "
" 백현아. "
" 아 왜?!! "
" 사실 백현아… "
" 백현아만 몇 번 부르는거야, 진짜. 얘기해. 뭔데? "
" 난 아직 기다리고 있어. "
" …뭘? "
" 그 앙다물어진 입술이 다시 열리기를, 그 착했던 얼굴이 다시 나에게 일그러지기를. "
* * *
13번째 이벤트 작품 IU-기다려
…솔직히 얘기할게요, 당황했어요.
이, 이런 짧은 가사의곡이라니…(절망) 노래 분위기가 어떻지 알려고 하면 끝…나…ㅎ
뭐 그래서 가사만 보고서 제가 원하는 방식대로 풀어갔어요.
종대를 두고 바람피다가 차에 치여 죽어버린 ○○
○○을 죽였다는 죄책감과 한 구석에서는 그리움으로 가득차 있는 종대.
모든 사건현장에 있었으며 종대를 너무 답답해 하는 백현.
셋으로 꾸며봤네요. 읽기힘드셨다면 뭐 공감합니닼ㅋ
학원에서 멍때리다가 갑자기 필이 꽂혀버려서 메모장 5장을 채워버린것 같아요.
그럼 저는 사라지겠습니다 본편쓰러
안뇽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