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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거, 나한테 주면 돼 " 

 

내가 고3때 6월, 그러니까 초 여름이 되어서야 나는 너와 첫 대화를 할수있었다. 

 

사실 뭐 딱히 대화라고 할것도 없었다. 그냥 선생님께서 과제로 내준 프린트물을 앞으로 넘겨서 모아달라고 했고 나는 멍청하게 프린트물을 손에 쥐고 멀뚱거리다가 앞자리에 앉았던 너가 내 방향으로 몸을 틀어 손을 내민거니까, 아 맞아 손도 닿았었다 처음으로.  

 

 

너는 인기가 많았다. 잘생겼고 성격도 좋았으니 당연한 이야기 겠지만. 잘생겼다는 칭찬보다는 노래를 장한다는 칭찬을 들었을때 환하게 웃으며 좋아하던 너를 보면서 나는 무슨생각을 했더라, 그때 너의 웃는 얼굴에 함빡 녹아버렸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확실한것 하나는 그 이후로 내 세계의 중심이 온전히 너가 되어버렸다는것 이다.  

 

 

너는 여름같은 아이였다. 밝고 강렬하고 청량하고 또 왠지 모르게 아련했다. 나는 여름을 싫어했지만 여름을 닮은 너를 좋아했다. 하지만 그 마음을 전할 용기 같은건 나에게 없었다.  

 

 

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혹시 내생각을 하고있지는 않을까. 애초에 너의 머릿속의 나란 존재는 거의 희미하다 못해 없지 않을까. 나는 말수도 없고 그다지 이쁘지고 재밌지도 않은 존재감이 희미한 그런 존재니까.  

 

 

매일 밤 나는 너에게 휩싸여 혼자 흐느끼고 설레고 밤새 허우적 거렸다. 내가 너를 좋아하고 있다는걸 알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과 계속 몰라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나를 괴롭혔다. 

 

 

시간은 흘렀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또 다른 각자의 배움터로 떠났고 간간히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소식으로 알게된 지금의 너는 고등학교 1학년때 부터 지금까지 쭉 사귀어온 여자친구와 조금 이르게 결혼을 하게되었다. 사실 예전부터 알고있었다. 너가 여자친구가 있다는것쯤은.  

 

 

다시 그때로 돌아가서 너와 손이 맞닿았던때에 잠시 시선이 닿았던 그 순간에 멈춰있고 싶다. 내 시간은 그때부터 움직이지 않았다.  

나를 이렇게 만들어버린 너가 밉다.  

사실은 겁이많아 내 마음도 전하지 못했으면서 비겁하게 너탓을하는 내가 싫었다.  

 

 

한번이라도 내 마음을 전했다면 나는 지금 덜 괴로웠을까, 공기가 쓰다. 이 순간이 쓰다.  

 

 

이렇게라도 내 마음을 풀어내보고 싶어서 이 글을쓴다. 말로 전하기엔 아직도 나는 비겁한 겁쟁이이고, 목이 메여서 말을 못하겠다.  

안녕 사랑하는 사람아. 사랑했던 사람아.  

나는 너가 행복하길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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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글 [프로듀스101/?] 그냥 새벽감성썰  3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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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아련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글 보면서 재환이가 생각 났어요! 재환이랑 너무 잘 어울리는 글 인것 같아요! 글 너무 잘 봤습니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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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련해ㅠㅠㅠㅠ 민현이 재환이 세운이... 생각나구 그르넹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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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넘 아련한 것 ㅠㅠㅠㅠㅠㅠㅠㅠ민현이가 전 많이 생각나네요 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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