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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TEAMT] 욕慾 : : CHASE ME | 인스티즈

 

 

C

H

A

S

E

 

M

E

 

by. Tc of Team T

 

 

 

 

 

 

 

[NCT/TEAMT] 욕慾 : : CHASE ME | 인스티즈

 

 

 

 

 

 

좁은 방 안.

흰색 가운을 입고 검은 뿔테 안경을 쓴 민형과 여주가 덩그러니 앉아있다.

 

민형은 이미 수 십번을 넘게 본 똑같은 차트를 넘겨보다 여주를 힐끗 바라보고 차트를 책상에 내려놓는다. 응급입원으로 인해 마저 채우지 못한 입원사정을 위한 면담이었다 쳐도 예전 가이드 검사를 통해 얼굴을 익힌 구면인 사이에 너무나도 뻔하게 알고 있는 것들을 반복적으로 질문하는 민형이 의심스러운 여주다.

 

민형은 책상을 바라보고 있는 여주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면담실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30분 이내였다. 게다가 여주의 진단과는 관련 없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정신과로 와 면담을 하는 경우는 더더욱이 다른 이들에겐 개의치 않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사실은 민형에게 아무런 상관이 없어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그도 잠시, 허겁지겁 민형을 찾아온 인턴이 들어옴으로서 비로소 환자 병력을 사정하기 위한 면담이라고 치기엔 너무나도 길었던 시간이 끝났다. 민형은 쉽게 의자에서 일어나지 않다 위급상황이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여주와 눈을 마주했다.

 

 

 

“ 병실에서 쉬고 계세요 여주씨, 수고하셨어요. ”

 

 

 

여주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인사를 하려던 찰나 민형을 등지고 먼저 앞장 선 인턴을 확인한 민형이 소리없이 뒤를 돌아 소리 없이 입을 꿈뻑거렸다.

 

금방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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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김여주 환자 내일 퇴원 가능한가요? ”

 

“ 아... 왜 그러시죠? ”

 

“ 오늘 아침에 김여주님 보호자가 오셔서 한바탕 난리치고 가셨어요.. ”

 

 

 

민형은 걸음을 멈추었다.

 

 

이태용.. 하여튼.

 

 

민형은 골치가 아픈 듯 뒷목을 잡고 고개를 젖혔다. 탁한 민형의 숨결이 흩뿌려져갔다.

 

 

“ 잠시만요. 환자 상태 확인 좀 하고 올게요. ”

 

 

민형은 빠른 걸음으로 여주가 있는 병실로 들어갔다. 침대에만 누워있는 것이 지겨워 창밖에 의자를 두고 앉아있던 여주는 민형을 보자마자 벌떡 일어났다. 민형은 여주를 부드럽게 잡아 의자에 앉히며 다른 의자를 꺼내와 여주의 앞에 자리를 잡았다.

 

 

“ 여주씨, 어디 아픈데 없어요? ”

 

“ 네.. 딱히... ”

 

“ 그것 참 큰일이네요. ”

 

 

큰일이 난 사람 치고 밝은 민형의 표정에 여주는 말없이 있을 뿐이었다.

사실 아까전만 해도 너무 가만히 있던 탓에 어깨가 뻐근했던 찰나인데 민형을 만날 때면 아픈 곳들이 이상하리만치 괜찮아졌다.

 

 

 

“ 여주씨 내일 퇴원이에요. ”

 

“ 내일이요? ”

 

“ 네. 내일 ”

 

 

 

 

결국 내일 퇴원하는구나.

여주는 오전에 병원을 찾아온 태용을 생각하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병동을 헤집으며 여주를 찾아와 당장에 그녀를 끌고 집으로 돌아가려다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주치의 말에 겨우겨우 내일로 퇴원을 미루고 사라진 태용을 생각하니 여주는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민형은 그런 여주를 보다가 손목의 시계를 확인했다. 여주가 물었다.

 

 

 

“ 선생님 바쁘실텐데 이제 가보셔도 돼요. 걱정마세요. ”

 

“ 의사로서가 아니라 여주씨에게 관심있는 한 남자로서 걱정하는 건데.. ”

 

“ ...... ”

 

“ 쉬고있어요. 나중에 또 올게요. ”

 

 

 

민형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헝클어진 여주의 머리를 정돈해주었다. 민형이 손길이 닿자 여주는 순간 움찔하며 눈을 번뜩였다. 민형은 손길을 멈추고 여주의 얼굴을 살폈다.

 

여주씨, 괜찮아요?

 

안경너머로 마주하는 눈동자는 티 없이 맑고 깨끗했다. 사람의 눈이 이렇게 맑을 수가 있구나. 여주는 입만 뻥끗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민형은 체온계를 찾으러 잠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순간, 여주가 민형의 팔을 붙잡았다.

 

둘의 사이로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쉽게 말을 잇지 못하였지만 민형의 팔을 꼭 쥐어진 손에는 힘이 들어갔다. 민형의 갈색머리칼이 창가로 비친 햇빛에 반사되어 더 반짝 거렸다.

 

여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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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제가 여주씨에게 꼭 필요한 사람인거 같은데, 맞나요? ”

 

“ ......맞아요. ”

 

 

 

 

당신이 필요해요.

 

 

민형은 여주의 턱선을 그리며 조금씩 둘의 사이를 좁혀나갔다. 그러다 곧 그에게로 안기는 여주를 잡은 민형이 그대로 입술을 맞댔다. 여주의 얼굴을 떠난 손이 허리를 지나 네임이 반짝이는 곳을 어루만졌다. 여주는 그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온 몸이 아이스크림처럼 녹아 버릴 것만 같아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더욱 더 그를 갈망했다.

 

하아-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민형의 손은 여주의 네임이 자리잡은 곳에 머물며 그녀의 입에서 탄식이 나오게 했다. 생전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키스였다. 일방적이지 않은, 가이딩을 갈구하는 다급하고 아픈 키스가 아닌 서로의 이끌림에 의한 진심이 담긴 첫 키스였다. 그래서 여주는 더 그의 옷깃을 꽉 쥐고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민형은 벽으로 여주를 밀며 계속해서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민형은 여주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뜨거운 숨을 뱉었다. 여주가 그의 머리를 감싸안을 때 문이 열리고 간호사와 눈이 마주쳤다.

  

 

“ 아.... ”

  

 

민형은 여주를 바로 세우고 침대로 데려온 뒤 걱정말라는 말과 기다리라는 말을 한 체 병실을 나왔다. 여주는 한동안 가슴 위로 손을 올린 체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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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새벽 2:00 AM.

나이트 근무 중인 한 간호사는 액팅을 돌다 평소와는 달리 조용한 병실 앞을 서성이다 살며시 문을 열어본다. 가지런히 정돈 되어 있는 침대를 마주한 간호사는 허겁지겁 스테이션으로 돌아와 어딘가로 전화를 걸으려 하였지만 이내 누군가에 의해 가로막혔다.

 

민형은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모습이었다. 민형이 앳된 얼굴을 한 체 간호사를 향해 물었다.

 

 

 

“ 무슨 일 있나요? ”

 

“ 아 선생님, 지.. 지금 환자가 없어져서요. ”

 

“ 환자가 없어졌다구요? ”

 

 

 

병원에서는 일어나선 안 될 일이거니와 응급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잔잔한 어투로 긴박한 간호사를 멈춰 세우던 민형은 ‘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 나긋한 목소리로 상대방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민형은 주문을 외우듯 간호사의 눈을 마주하고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 당신이 아는 김여주라는 사람은 애초에 우리 병원에 입원을 하지 않았어요. ”

 

“ ...... ”

 

“ 기록도 전혀 남아있지 않구요. 그쵸? ”

 

“ ...네, ”

 

“ 아무일도 없었던거예요. ”

 

“ ...아, 내 정신 좀 봐. 511호 환자 약 줘야 하는데. ”

 

 

 

민형이 뒤로 물러서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간호사는 카트를 끌고 사라졌다. 민형은 천천히 뒤로 돌아 스테이션의 CCTV를 바라보았다. 현재 상황을 CCTV로 보고 있을 누군가를 보란 듯 어깨를 으쓱이던 민형은 뒷짐을 진 체 시야 밖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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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추한 옷차림의 한 여인이 무릎을 꿇은 체 신전의 한 가운데에 놓여있다. 저 만치 떨어진 의자에 앉아 여인을 바라보는 ‘그’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 네 운명을 알고싶다라... ”

 

 

 

‘그’ 는 체리를 한 움큼 쥐어 입 안에 욱여넣었다. 피를 머금은 것처럼 새빨간 것을 흘려대며 벌써부터 무엇 때문에 그리 신이 났는지 장난스러운 보조개를 띄며 웃는 ‘그’는 옆에 놓인 화살을 만지작 거렸다.

 

 

 

“ 세상에서 가장 기구한 운명을 타고났으니, ”

 

“ .... ”

 

“ 어디 한 번 엉킬대로 엉킨 실타래를 잘 풀어보아라. ”

 

 

 

끌끌 거리며 웃던 ‘그’는 화살을 들어 활에 맞추어 시위를 당겼다.

  

 

사랑이란 공만 던져주었을 뿐인데, 이리도 나를 재미있게 해주다니.

 

나는 이래서 인간들이 좋아.

 

  

팡-

‘그’는 자신에게서 떠나간 화살과 여인을 보며 조용히 웃었다.

 

 

 

“ 저 화살이 가리키는 것이 엉킨 실타래의 끝일 지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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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익- 지금 병실 안에 간호사와 함께 있습니다. 조금만 더 지체하면 목숨이 위태로워 보이는데요. 아직 멀었나요?]

[지금 창문으로 올라가고 있다 오바. 흥분시키지 말고 최대한 시간을 끌어주도록.]

 

 

열 댓개의 총구가 향하는 곳은 가이드를 잃고 폭주할대로 폭주한 태용이었다. 시뻘건 눈을 부릅뜨고 간호사의 목을 쥐어 든 태용은 자신이 인질로 잡고 있는 이의 숨통이 곧 끊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김여주 라는 이름을 되뇌고 있을 뿐이었다.

 

태용에게 잡힌 모가지는 삽시로 보랏빛으로 물들다 못해 썩어 문드러져 가고 있었다. 우화처럼 입에서 입을 통해 듣기만 했던 그의 저력을 두 눈으로 보고 있는 방탄복으로 무장한 경찰들 마저도 그에게 압도당해 쉽게 움직이지 못 하고 있었다.

 

가이딩을 받지 못한체 제가 버틸 수 있는 할당치를 벗어나 한계를 모르고 폭주를 하는 태용도 몇 시간 째을 경찰과 대립 상태로 버티자니 점점 시야가 흔들렸다. 그럴수록 경찰은 눈에 힘을 주었다. 정신을 차리려 두 눈을 천천히 꿈뻑거리던 태용은 경찰들 사이로 자신을 지켜보는 민형-태용의 눈에 보이는 환시-과 눈이 마주쳤다.

 

 

“ ...! ”

  

 

 

저 새끼가..

 

태용은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려다 간호사를 놓쳤고 비틀거리던 찰나에 탕- 하는 총소리와 함께 바닥에 엎어졌다. 목에 꽂힌 여러 개의 마취제와 함께 태용은 몸을 부르르 떨다 눈을 감았다.

 

 

 

 

 

*   *   *

 

 

 

 

“ 원래 있던 곳에 비해선 집이 좁죠? ”

 

“ 아뇨, 신기해서요. ”

 

 

서재에 앉아있던 민형이 안경을 벗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주에게 다가간 민형은 여주의 샤워가운을 여며주었다. ‘ 이러면 위험해요. ’ 라며 여주의 머리를 정돈해주는 민형을 말 없이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에 민형이 빙그레 웃어보았다.

 

 

 

“ 뭐가 그리도 신기했어요? ”

 

“ 그냥.. 마음대로 집 안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게요. ”

 

“ 이 집이 곧 여주씨 집이에요. 어디든 갈 수 있어요. 제 방이면 더욱 환영하구요. ”

  

 

 

흠칫하는 여주를 보며 민형이 장난스레 미소지었다. 하지만 금새 어두운 낯빛을 드리운 여주의 얼굴에 민형은 걱정스런 목소리와 함께 어깨위로 손이 올라왔다.

 

 

 

“ 왜요 여주씨. ”

 

“ 사실.. 이래도 되나 싶어요. 여긴 제가 있을 곳이 아닌 것 같아요. ”

 

“ 다시 돌아가고 싶나요? ”

 

“ .....솔직히 말해 제 마음을 잘 모르겠어요. ”

 

 

 

민형은 대답없이 여주를 안아주었다. 그리고 때마침 울리는 진동소리에 핸드폰 화면을 확인한 민형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태용 환자가 선생님을 찾고 모든 치료를 거부하고 있어요. 지금 빨리 와주셔야 할 것 같아요.]

  

 

이태용. 세 글자에 민형은 잠시 생각을 하다 여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타이르듯 얘기했다.

 

 

“ 잠시 응급상황이라 병원에 갔다와야 할 것 같아요. ”

 

“ 아- 얼른 다녀오세요. ”

 

“ 오면서 맛있는거 사올게요. 기다려줄 수 있죠? ”

  

 

 

민형은 맞잡은 여주의 손등에 짧게 입맞춤을 했다. 여주는 고개를 끄덕였고 민형은 다급히 의자에 놓인 가디건을 챙겨들고 밖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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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 삐- 삐-

 

 

 

EKG의 알림소리와 동시에 민형이 중환자실에 도착했다. 가운도 걸치지 않은체 태용이 있는 1인 실로 들어온 민형은 눈을 감고 있는 태용을 내려다보았다. 얼마 있지 않아 태용이 천천히 눈을 떴다. 민형을 발견한 태용은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억제대에 묶여 버둥거리다 제 분노에 이기지 못하고 침대를 발로 차댔다. 그와 동시에 그에게 달린 모든 기계들이 경고음을 울려댔다.

 

 

엄살은.

 

차가운 표정으로 기계의 경고음을 끈 민형이 태용이 누워있는 침대 옆에 의자를 놓고 앉았다. 그는 태용이 전혀 환자로 보이지 않는 모양인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하얀 연기를 뿜어댔다. 태용은 그런 민형을 보니 더 화가 치밀었다. 머리칼이 파르르 떨리며 당장에라도 저 재수없는 녀석의 모가지를 비틀어 버리고 싶었지만 그는 제 몸도 가누지 못하는 면역력이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민형은 그런 태용의 사정을 잘 아는지 담배를 피우면서도 피식 하고 웃었다.

  

 

 

“ 참 웃겨, 안 그래? 최고의 센티넬이 고작 가이딩 몇 시간 못 받았다고 당신이 그리도 혐오하던 의사를 필요로 하다니. ”

 

“ .... ”

 

“ 그것도 나를 말이야. ”

 

 

 

숨도 잘 쉬면서, 걸리적 거릴텐데 치워줄까?  

산소마스크를 벗겨내자마자 태용은 민형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씨발-

 

민형은 손수건을 꺼내 볼을 닦아냈다. 그리고 역겹다는 듯 손수건을 쳐다보다 그대로 쓰레기통에 쑤셔넣었다.

 

 

 

“ 내가 웃지 않는 낯이라 침을 뱉으신건가. ”

 

“ 그 주둥아리 닥치고 김여주 데려와. ”

 

“ 어딨는줄 알고 데려와. ”

 

“ 진작에 뒤졌어야 했는데.. 진작에 니 새끼를 죽였어야 했어. ”

 

“ 그러게 왜 살려놨어 나를, 죽이시지. ”

 

 

 

두 번째 담배를 꺼내든 민형이 라이터에 불을 붙이려다말고 약을 달라는 태용의 말에 물고있던 담배를 내려놓았다.

 

 

“ 약 먹고 이렇게 되신 양반이 또 약을 먹고 싶어? ”

 

“ 그럼 씨발 김여주를 당장 내 앞에 갖다놔. ”

 

“ 여주씨가 물건이야? 갖다놓게. ”

 

“ 너를 찾은 것도 김여주 때문이야. ”

 

“ 글쎄 모른다니까요. "

 

 

아아아악!

 

제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일에 태용의 비명소리에도 민형은 아랑곳 않고 두 번째 담배를 피웠다. 두 눈을 감고 거친 숨만 몰아쉬는 태용을 힐끗 바라보던 민형은 곧 제 독에 반응하여 사지에 출혈과 멍이 든 걸 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럴땐 의사라는 직업이 참 싫어진단 말이지. 민형은 담배를 문 체 태용의 짙게 멍이 든 다리를 잡았다. 태용은 뭐 하는 짓이냐며 이리저리 움직이다 잠잠해졌다. 담배 연기가 흩뿌려지며 여주의 잔상이 아른거렸다. 민형은 태용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 단지 가이딩이 필요한거야, 아니면 여주씨가 필요한거야. ”

 

“ 신경 꺼, 개새끼야. ”

 

“ 내가 짐승 자식은 아닌데 말야. ”

 

“ ...의사새끼가 말은 존나게 많아서 어디다 쓰냐. ”

 

“ ..뭐, 이럴 때 쓰겠지요. ”

 

 

 

태용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까만 어둠이 내린 이 밤은 오늘따라 더 고독하고 다른 약보다도 쓰디 썼다.

  

 

나는 단지 가이딩을 갈망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녀를 간절히도 원하는 것인가.

  

 

진심은 어느 순간부터 변질이 되어 빛이 바랜 거울처럼 제 모습을 찾기가 어려웠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단지 조금 더 솔직하고 조금 더 아껴줬으면 그만인 것을 말이다. 그도, 단지 스물 셋의 청춘일 뿐이었고 다만 그가 타고 내려온 운명이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특별했을 뿐이었다.

 

차라리,

운명이란 잔잔한 호숫가에 조각돌을 던져대는 신을 탓하는 것이 태용과 여주가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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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

 

으으..

 

어느 순간부터 잠에 든 것인지, 눈을 떠보니 간호사가 그를 깨우고 있었고, 태용이 누워있어야할 침대엔 민형이 누워있었다. 억제대를 한 체로 말이다. 민형은 당황스러움에 아무 말도 못 한체 억제대를 한 팔을 흔들어댈 뿐이었다. 간호사가 황급히 그것을 풀기 시작했다.

 

 

 

“ 제가 언제부터 여기있었죠? 아.. 아니 지금 이태용 어딨어요? ”

 

“ 저도 지금 와서 모르겠는데요... ”

 

 

 

망할, 민형은 곰곰이 생각에 잠기다 어제 담배를 피우다 태용이 공기 중으로 퍼뜨린 독을 마시고 잠에 든 것을 깨달았다. 어쩐지 담배 맛이 유난히 독하다 했어. 이민형 병신새끼. 민형은 침대를 나오다 바닥에 아득거리는 것에 밑을 내려다 보았다. 유리 조각이었다. 쎄한 기분에 그대로 뒤를 돌아보니 태용이 창문을 깨고 탈출한 듯 해보였다.

 

민형은 이마를 짚고 한숨을 쉬었다. 유리 틈으로 태용의 것으로 추정되는 핏자국들을 손에 묻힌 민형이 급하게 핸드폰을 들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탈출한지 얼마 안 된 것 이었다.

  

 

 

“ 여주씨, 지금 혼자에요? ”

 

“ 네.. 저 혼자인데 무슨 일 있나요? ”

 

“ 아뇨. 이제 여주씨한테 곧 무슨 일이 날 거거든요. 그 전에 제가 도착하면 좋겠지만.. 일단 절대로 누가 문 열어달라고 해도 문 열지 마요. 알았어요? ”

 

“ 그게 무슨-.. ”

  

 

쾅-!

  

 

“ 아악! ”

  

 

여주씨, 여주씨!!

 

건물이 무너지는 듯한 큰 소리와 함께 여주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끊어진 전화에 민형은 핸드폰을 던지려다 겨우 참아내고 울분을 토해냈다.

  

 

“ 이태용 씨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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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그가 어떤 인물인지를 간과하고 있음을 확연히 보여주는 듯 문은 녹아내려 잠금을 해놓은 것 자체가 무의미 해졌다. 보랏빛의 매캐한 독 향이 퍼져갔고 여주는 태용을 보자마자 뒷걸음질을 쳤지만 이내 그의 상태를 보고 걸음을 멈추어 그 자리에 서있었다.

 

그는 회복한 만큼의 힘을 다 써버린 탓에 다시 그 답지 않게 허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가 천천히 걸어올 때마다 피로 물든 발자국이 찍혔고 걸친 환의는 독에 물들어 너덜너덜해졌다. 여주에게로 걸어가던 태용이 비틀거리며 쓰러졌다. 여주는 망설임 없이 태용에게로 달려들었다.

 

태용에게 닿자마자 여주의 몸 곳곳에 얕은 멍이들었다. 그의 상태는 심각해 보였다. 여주는 태용의 얼굴을 붙잡고 흔들며 소리쳤다. 태용은 하얗게 질려버린 입술을 달싹거릴 뿐 눈을 뜨는 힘 조차도 없어보였다. 그렇다. 그는 그녀가 없는 긴 세월을 약물로 버텨 가이딩 없이는 버틸 수 없는 존재였다.

 

여주가 응급차를 부르려 다급히 핸드폰을 찾으려 자리에서 일어나자 태용의 팔이 그녀를 막아섰다. 너무나 세게 쥔 탓에 손목이 타들어가듯 불이 타는 소리가 들렸다. 여주는 아픔에 몸서리를 쳤다. 태용이 바닥을 짚고 일어나 여주를 덮치려 했지만 여주는 빠르게 뒤로 물러나 거친 숨을 쉬어댔다.

 

 

 

“ ...날... 피하는건가.... ”

 

“ ...... ”

 

“ 기껏 가출한 곳이 의사새끼 집이라니.... ”

  

 

 

태용은 비열하게 웃음을 짓다 쿨럭거리며 토할 듯 기침했다. 여주는 바들거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쥐어 119를 부르려던 그 때 민형이 나타났다. 민형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태용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몸을 날려 민형에게 달려들었고 무방비였던 민형이 바닥 위를 나뒹굴었다.

 

제 자신을 잠재우지도 못한 체 폭주하는 태용은 민형조차 쉽게 다룰 수가 없었다. 민형 역시 원래의 본분은 태용과 반대의 능력을 가진 센티넬이었고 더 이상 태용은 치유로서의 목적이 아닌 사냥감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여주는 급히 뛰어오다 다리를 접질려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나 바닥을 뒹구는 둘을 말리려 했다. 그 순간 태용이 자신을 만지는 여주를 튕겨냈고 여주는 쿵 소리를 내며 벽에 부딪혔다. 민형은 그런 여주를 보자마자 한 손을 뻗어 태용의 목을 졸랐다. 그의 손길이 닿는 곳은 새 살이 돋는게 아니라 오히려 죽어가고 있었다. 태용은 너무나도 쉽게 널브러졌고 민형은 여주에게 다가갔다.

 

태용은 둘을 보며 고통스런 신음 소리를 내며 외쳤다.

  

 

 

 

“ 김여주!!.... 당..장..... 나를 살려줘.... ”

 

“ 듣지마요 여주씨, 지금 응급차 오고 있어요. 어디 다친 곳은 없어요? ”

 

“ 김여주...!! ”

 

“ 방에 들어가 있어요. ”

  

 

 

여주의 몸이 사시나무 떨 듯 떨렸다. 민형은 여주의 어깨를 거머쥐고 큰 소리로 이야기했다. 정신차려요 여주씨. 여주의 눈에는 태용밖에 보이질 않았다. 피를 토해내며 그녀를 갈구하는 그를 보고 그녀는 저 이가 나를 사랑하는지, 마는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고 그런 자기 자신이 너무나도 싫은 마음과 그에게로 가면 다시 반복될 악몽이, 두려운 감정들이 그녀를 괴롭게 했다.

 

태용이 여주에게 손을 뻗음과 동시에 도착한 응급대원들이 태용을 들고 집을 나섰다. 여주가 본능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민형이 그녀를 막았다.

  

 

 

“ 여주씨 어디가게요! ”

 

“ ......가봐야할 것 같아요. ”

 

“ 가서 뭘 어쩌려구요. ”

 

“ 제가.. 태용씨 가이드니까.... ”

 

“ 여주씨 지금 눈 앞에 있는 사람, 보여요? ”

  

 

 

여주는 곧 눈물을 글썽였다. 민형은 여주의 두 볼을 감싸쥔체 온전히 자기 자신을 그 눈동자에 담아냈다.

  

 

 

“ 여주씨가 왜 이 집에 있는지 잘 생각해봐요. ”

 

“ ....... ”

 

“ 지금 여주씨에게 필요한 사람이 누구에요. ”

  

 

 

투둑.

여주의 눈물이 대리석 바닥위로 떨어졌다.

  

 

“ 저는.... ”

  

 

여주가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NCT/TEAMT] 욕慾 : : CHASE ME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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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Team t 작가 Tc 입니다.

최고의 작가님들이 쓰신 글들만 보다가 제 편을 읽고.. 발길이 뚝 끊길까 너무 두렵네요 ㅜㅜ 흐잉

평소에 너무나 존경했던 작가님들과 함께 릴레이를 맡게 되어 영광이었고 너무 기쁘고 설레는 맘으로 글을 썼던 것 같아요.

작가님들 한 분 한 분이 모두 말할 것 없이 최고의 작가님들이시니 연재가 끝날 때 까지 계속해서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많이 부족한 Tc 지만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Team t 사랑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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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꺄..........!!!!!!!!!!!!1 기다렸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2
우아악 마지막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저장면에서 끊으시다니ㅠㅠ 작가님 넘 재밌어용 담편두 꼭꼭 읽겠습니당.
6년 전
독자3
헉 신알신이 안 울려서 이제 봤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넘 대박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4
헐 작가님 완전 재밌어요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브금도 넘 좋고!!!!!
6년 전
독자5
완전히 소름돋았어요...저번글에 셋다 행복하게 해ㄷ달라고 댓 남겼었는데요,,
그게 불가능한 관계네요...셋이 놓인 운명이 너무 슬프고 처연하다는게 맞을까요
완결까지 볼 자신이 없어진 글 이네요..너무 애처로워서요...잘 읽었습니다....

6년 전
독자6
잘보고가요!!!ㅠㅠ
6년 전
비회원14.250
금손이신데 겸손하기까지ㅜㅜ 글 잘 읽었어요 두 명 사이에서 고민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아무렴 이해가 갑니다ㅇㅅㅇ 믾형이가 자신의 직업과 상반되는 능력을 가진 건가요? 호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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