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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현아. 

   


 

   

 자려고 누웠는데 우리 같이 덮던 이불을 보니 문득 네 생각이 나서 써 내려 가. 우리의 마지막, 기억해? 그때의 우리는 반복되는 다툼에 지칠 대로 지쳐 있었어. 네 눈에서 눈물 떨어지는 일 없을 거라고 장담하던 연애 초기의 내 모습은 어디로 갔었는지, 나는 항상 너를 울리곤 했었고. 그렇게 우리는 매일 밤 전화기 너머로 각자에게 상처만 주다 잠들었지. 아무래도 술이 웬수라는 말이 맞나 봐. 마지막 싸움도 결국엔 그 술 때문에 일어난 거였으니까. 

   


 

   

 그렇게 너와 이별하고 나서, 실은 많이 후회했어. 내 말에 활짝 피던 그 웃음은 누가 뭐래도 세상에서 제일 예쁜 것이었는데, 언젠가부터 나 때문에 그 미소가 져 버렸잖아. 널 그리면 항상 웃는 모습부터 떠올랐는데 어느샌가 나에게 화내며 우는 모습이 그 위로 덧그려지더라. 많이 힘들었지. 미안해. 홧김에 널 보낸 다음 날, 널 잃었다는 걸 자각한 순간 울컥 눈물이 쏟아졌어. 슬프더라, 후회되고. 예쁜 네가 더이상 내 손아귀에 없다는 사실이, 아무리 해도 실감이 나질 않았어. 처음엔 정말 아무것도 못 했어. 네 생각을 떨치려 책을 펴면 글자와 글자 사이에 네 얼굴이 보였고, 정신 차리자 싶은 마음에 거리를 거닐면 걸음과 걸음 사이에 네 향기가 묻어났거든. 혹시 너도 그랬을까? 어느 날은 술김을 핑계로 자존심 같은 거 다 버리고 너한테 전화하려 하기도 했었는데... 그냥, 그냥. 핸드폰을 잡으니까 울던 네 모습이 떠올라서 참았어. 여기서 전화하면 진짜 나쁜 새끼겠지, 싶어서. 

   

   


 

 그런데 말이야, 백현아. 사람이란 게 참 신기하더라. 널 잃고 방황하던 내게 다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했었는데, 난 그 말 안 믿었어. 오히려 내게 그런 말을 던지는 친구들에게 욕을 했지. 네 일 아니라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면서. 근데 정말 시간이 약이더라고. 한 달, 두 달, 세달... 한 손으로도 다 셀 수 없을 만큼의 시간이 흐르니 차츰 이 그리움이라는 병이 잠잠해지더라. 근데 지금은 왜 이걸 쓰고 있냐고? 글쎄. 시간이라는 약에도 내성이 생긴 건지, 문득 네 생각을 하니까 짠해져서. 조금은 아프기도 해, 네가. 사람 마음은 참 알면서도 모르겠다. 그렇지? 

   

   


 

 사실은 어젯밤에 네 꿈을 꿨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눈을 떠 봤는데, 역시나 너는 없더라. 괜한 기대였을까. 갑자기 쓸쓸해졌어. 꿈속의 너는 아직도 내 눈 앞에 아른거리는데, 정작 잡을 수는 없다는 사실에. 네 강아지 같은 눈에 한 번, 동그란 코에 두 번, 예쁘게 떨어지는 입술에 세 번, 그렇게 새벽에 너를 그리다 돌연 우리 같이 했던 추억들이 밀려왔어. 궁금했어, 네 소식이. 나 만나느라 거의 못 했던 공부는 잘하고 있는지, 혹여나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생겼는지. 근데 한번 보면 겉잡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참다가... 결국엔 컴퓨터를 켰어. 오랜만에 들어가 보는 네 페이스북은 변함이 없더라. 넌 여전히 잘 지내는 것 같았어. 실제가 아닌 화면 너머의 너였지만, 예쁘게 지내는 모습 보니까 마음은 편해지더라. 

   

   


 

 아름답지 않았던, 거칠고 난폭했던 우리의 끝이, 아직도 내게는 남아 있었나 봐. 우리의 마지막이 다정하고 예뻤더라면 싹 잊고 살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사실 죽을 만큼 보고 싶지는 않아. 내 곁엔 더이상 네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마음 한구석이 허한 그 상실감에 적응했거든. 네가 문득 그리운 날은 있어도, 미칠 것 같진 않아. 그래서 그냥, 참고 살아. 나는 이런데... 너는 어때, 백현아? 


 


 


 


 


 


 


 

⊙⊙)v('ㅅ' 

노래 가사로 글 쓰기 첫 번째 곡은 참고 살아예요~ 추천 받았던 곡을 차례차례 들어 보는데 확 꽂혀서 어제 새벽에 대강 개요 잡고 썼습니다! 가사가 가사인 만큼 오백이들의 직접적인 만남보다는 그냥 도경수 오빠 독백식으로 썼어요 근데 확실히 컴퓨터로 쓰니까 빠르고 편하네요(평소에는 컴퓨터를 잘 못 해서 자주 쓸 수는 없을 것 같아요 ㅠ.ㅠ) 저번 편(부끄)에 달아 주신 댓글들 정말 감사드리구요 신작 알림 신청해 주신 분들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꾸벅(__) 노력할게요 이번 편도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쓰고 나니까 저번 편보다 훨씬 짧아서 놀랐... 어... 요...) 오백 연애 파이팅

대표 사진
독자1
읽으면서 먹먹해지네요... 오백행쇼해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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