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
"지훈아"
"월급 보너스 받았어?"
"유치원 선생님이..보너스는 무슨.."
"그럼 왜 그러는데?"
"아, 진짜 우리 맑음반 지훈이있잖아"
내 헝크러진 머리카락을 조심히 정리해주던 박지훈은 멈칫하고는
날 쳐다봤다
"지훈이가 집 가는 붕붕타고 가기 전에.. 나한테 뭘 줬는지 알아?"
"내가 어떻게 알아"
"나한테 이 쪽지를 주면서 집에서 읽으라고 했단 말야"
"응"
"근데 이 편지가.. 대박이야"
나는 박지훈과 눈이 마주치자 배시시 웃고는
우리 기린반 지훈이가 준 쪽지를 활짝 펴 박지훈에게 보여주었다
어쩜 이렇게 귀여울까 지훈이는.
말없이 편지만 보는 박지훈에 나는 손가락으로 그림을 가리키며 신나게 말했다
"이건 지훈이고, 이건 나래. "
"그래서 뭐"
"아니..뭐 그렇다구."
"그래서 너희 유치원 기린반 장지훈이랑 결혼한다고?"
"지훈이는 아가고 나는 선생님이야"
"나 아닌 다른 남자의 프러포즈에 그렇게 좋아할 수가 있어?"
"아니 귀여우니까"
"야 아니 박지훈. 너 지금 다섯살짜리 아가한테 질투해?"
"응"
"저번에는 옆집 강아지 뽀삐한테 질투하더니.. 이번에는 애한테 질투를 하세요?"
"너가 너무 예쁘니까 내가 너무 힘드네"
"말 돌리지 말고"
"누구 마음대로 그렇게 예쁘래"
"그래서 기린반 장지훈이야 아니면 박지훈이야"
박지훈의 말에 너무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짓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쟤는 26년이나 살았으면서 5년 산 애를 상대로 질투를 하고 그러냐
대답을 않는 내가 답답했는지 박지훈은 내 뒷목을 살살 쓸어내리며
"어허, 왜 대답이 없어? 오늘 밤도 안 자고 싶어?"
"뭐..뭐라는 거야"
"박지훈 거라고 도장을 찍어야하나"
도장이라는 박지훈의 말에 나는 고개를 푹 숙일 수 밖에 없었다
박지훈이 말하는 도장은.. 정말 쾅쾅찍는 도장이 아니기..때문에..
"빨리 이름아. 너 장지훈이야 나야"
"아, 진짜.."
"누구랑 결혼할 거야"
"어남훈! 어남훈! 됐지? 너 이제 집에 가!"
귀까지 새빨개져 어남훈이라고 외치는 내가 웃겼는지
"어차피 남편은 박지훈이라고?"
"아 그렇다니까! 집에 가라고 너"
계속해서 웃는 박지훈에 민망해진 나는
테이블에 있는 박지훈의 지갑과 핸드폰을 손에 꼭 쥐어주고는
등을 있는 힘껏 밀었다
"우리 2세 계획 세워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