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짧은 글 3
W.청담
" 야 , 김종대 ! "
청소시간만 되면 나는 너가 간절하게 필요했었다. 하필이면 다른 아이들 보다 성적이 참 많이도 뒤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교무실 청소를 배정 받은 나는
찍 소리도 못하고 얄짤 없이 교무실 청소를 하러 가야만 했고 , 그럴 때 마다 내 말동무 상대 김종대는 청소시간만 되면 간절하게 필요하게 되었다.
![[EXO/김종대] 아주 짧은 글 3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7/9/2/79232c4cdf54d84de7187c1bee5ffcbd.jpg)
" 또 ? 또 나야? 아 왜 또 나야! "
그럴때마다 넌 항상 그랬다. '쌤들 보기 싫은데 너 청소시간까지 가서 쌤들 봐야 돼? ' 라며 너는 항상 나에게 끌려 오며 찡찡 댔고 , 그럴때 마다 나는
' 쿠폰 줄게 , 쿠폰 ! ' 하며 너를 달래곤 했다. 정말 - 고등학교 2학년이 이렇게 애 같을 수가 있나 싶었지만 , 김종대기에 오늘도 참는다.
"너는 내 베프잖아. 너 쿠폰 얼마 모음?"
" ...얼어죽을 베프. 그리고 쿠폰이 이게 뭐냐 이게 ! "
그러곤 나에게 내민 내 서투른 그림이 그려진 소원 쿠폰 몇장들. 아, 왜 , 뭐. 뭐가 어때서 이렇게 아름답구만 . 나는 김종대가 그러든지 말든지 내 쿠폰의 엄청난
퀄리티를 보며 뿌듯해 하고 있었다. ' 아 진짜 내 말 안듣냐 ○○○ ? ' 하며 열 받아 하며 교무실에서 소리를 지르던 김종대는 , 아야 !
" 헐 , 쌤! 왜 나까지 때려요?"
.......덕분에 플러스로 맞았잖아, 김종대. 이 찡찡아.
"너네들은 어떻게 된게 교무실에 와서도 싸우니?! 김종대 넌 화단청소는 다 했고?!"
" 네..? 아 , 쌔엠! 얘 혼자 시키면 힘들어서 안돼요 ! 그리고 화단 그거 뭐 할것도 없구만.. "
" 참 내가 너네 때문에 1년이 고달프다 , 고달파. "
저두요. 저도 선생님 덕분에 1년이 고달픕니다. 예. 그렇게 담임선생님을 필두로 문학쌤 부터 시작해 생전 처음 보는 선생님까지 지나가실때마다 그런 우리둘을
싸잡아 1+1으로 치부해 잔소리를 늘어놓고 가신다. 허! 내가 뭐 어때서 이런 애랑 엮겨야 되는지 참 내 인생 고달프기도 하다. 근데 , 종대를 가만 쳐다보니
" ...... 뭐. "
너도 고달프구나, 미안 김종대. 쏴리.
***
" 아줌마 , 여기 떡볶이 2인분이랑 순대1인분요! "
" 진짜 경이롭다, 경이로워. 그게 다 니 뱃속에 들어가냐? "
" ... 그럼 안들어가..? 넌 말라서 모르겠지. "
" 앎."
"이응."
저게 어차피 자기도 먹을 거면서 괜히 시비야 ,시비는. 교무실 청소를 마치고 학교를 마친 우리는 근처 분식집에 들어가 자연스레 매번 시키던 걸 시켰고 ,
넌 언제나 자연스레 내게 시비를 걸었다. 그럴때 마다 난 개나 소나 하면서 욕을 해댔지만 . 그러고보니 김종대 쟨 욕한적 본적이 없네.
" 야 , 칠칠아. 흘리고 좀 먹지마. "
" 어? 어, ㅇ..."
바보같은 김종대는 항상 칠칠 맞게 무언가를 흘리고 먹어서 항상 입이 지저분 하다니까. 스윽 자연스럽게 다가가 손으로 스윽 닦으니 , 말하다말고 깜짝 놀라
어안이 벙벙 한 듯 아무말도 안하고 경직된 자세로 나를 꿈뻑꿈뻑 쳐다만 보는 종대다. 내가 뭐? 라며 마저 먹으라고 하자 , 이내 정신이 들었는지
약간 어색한 표정으로 남은 떡볶이를 잡수는 김종대. 뭐, 내가 무슨 잘못했나 ? 떡볶이를 다 먹고 , 우연히도 집에 가는 길이 같았던 지라 같이 골목을
들어서 올라가고 있는데 어느새 밤이 되었는지 요근래 잘 볼 수 없었던 별들이 반짝 반짝 참 예쁘게도 빛난다. 종대 역시 나와 같은 별을 보고 있는 모양인지
우리 둘은 그렇게 한참을 서서 , 반짝 반짝 빛나는 별을 보며 웃고 떠들고 한참을 티격태격 했다. 그러다 종대가 나를 쳐다보고는
" 야, ○○○. "
불현듯 내 이름을 불렀고 , 나는 왜? 라며 종대에게 눈을 맞추었다.
" ... 소원 쿠폰 유효기간 언제 까지냐? "
" 엥? 뜬금없이 그건 왜. "
" 그냥. "
" 음 ... 나 그거 생각을 안해봤네. "
맞아 - 김종대 저 녀석 전교 1등 하더니 머리가 역시 비상하긴 한가봐. 내가 전혀 생각 못했던 걸 생각해내다니 정말 놀라워. 그렇게 나는 곰곰히 생각에 빠져들었고
종대는 그런 나를 가만히 쳐다보고는 무언가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꺼내더니 , 이내 나에게 내게 익숙한 소원쿠폰 한장을 스윽 내민다.
" ....이걸 지금 왜 주는거야? "
뭐야 , 불안하게 정말. 소원쿠폰을 한장 내밀며 ,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내게 약간 진지한 목소리로 종대는 말한다.
" 소원 빌려고. "
" 어? 무슨 ㅅ....."
" 내 소원은 , 내가 어떤 짓을 해도 화내지 않는거 . "
도대체 무슨 소원이길래 그러는 거야 ... 그런 그때 였다.
쪽 -
"..........."
방금 내 입에 무언가가 아주 빠르게 왔다 간거 같은데 그거 아마 내 착각인거 겠지 ? 그렇겠지? 뭔가 말캉한게 내 입술에 ... 설마. 김종대 , 너 이 개자식ㅇ..!
저런 몰상식한 행동을 한 종대를 처벌 하기 위해 녀석의 머리를 뜯으러 손을 뻗은 순간 , 녀석은 또 다른 소원 쿠폰 한장을 내게 꺼내며 말한다.
" 그 다음 소원, 내가 어떤 말을 하든 아무말도 안하기. "
" ....너 진짜 무슨 꿍.."
" 좋아해. 1년전부터 지금 까지 . "
뽀뽀에 이은 2차 멘붕 , 도대체 얼마나 더 나를 멘붕 주게 하려는지 난데 없는 녀석에 고백에 정말 소원 그대로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데 , 종대가 그런
나를 보며 부끄러운 듯 웃더니 , 이내 마지막 쿠폰 한장을 내게 주며 나에게 말한다. 그 내미는 손이 긴장했는지 달달달 떨린다.
" ..... 마지막은 . "
![[EXO/김종대] 아주 짧은 글 3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0/d/6/0d6872842f3fd3022eddd30a57938704.jpg)
" 너도 날 좋아해줬으면 하는 거 . "
헐. 말그대로 헐이였다 . 이 모든 게 갑자기 벌어진 일이라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일어난 일이라 더 없이 내게 와닿았다. 갑자기 , 친구로만 느껴졌던 친구로밖에
안보였던 김종대가 , 날 보고 좋아한단다. 그것도 1년전부터 . 유난히 착했던 녀석이였다. 그저 처음에는 얘 성격이 원래 착해서 남들을 도와주는 구나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점점 그게 나한테만 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나는 너무 늦게 알아채버렸다. .... 내가 아무말도 하지 않고 물끄러미 녀석을 쳐다보고 있자
종대는 꽤나 용기를 냈던 건지 고개만 숙인채 ,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다. 애가 타고 있을 녀석 . 그런 녀석은 갑자기 고개를 쳐들어 나를 보더니
" .... 갈게. 잘가 , ○○○."
" 어, 어 ? "
아니 이렇게 사람 마음 흔들어 놓게 해놓고는 어딜 먼저 내빼려는 거야?! 저 자식이 , 이게 무슨 청소시간 도망가는거랑 똑같은건 줄 아나? ! 이런 어이없고
황당한 경우를 봤나 , 그렇게 등을 돌려 집으로 가려는 종대를 나는 다급하게 붙잡았고 , 종대의 귀는 누가 칠한 것처럼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 야 , 김종대 자기 할말만 하고 쏙 빠지기냐 ?! "
![[EXO/김종대] 아주 짧은 글 3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1/e/5/1e54f5f053e13b18a2b448a351ddfa05.jpg)
" 어 ... ? "
" 내 대답은 , 아직 듣지도 않았으면서 . "
" ....... "
생각해 보면 , 모든게 우연은 아닌 듯 싶었다. 사람은 한번 만나면 그것도 인연이 되는 아주 묘한 일이 일어난다고들 한다. 그러니까 , 친구였던 애가 갑자기 이성으로
보이는 그 이상하고도 기이한 현상 처럼 , 우리는 수만가지의 '만약'을 두고 살아간다. 나와 너의 상황역시나 , 그 만약에 상황에 다다렀고 너는 이미 나를
이성으로 보고 있었다. 친구 이기에 용기를 낸 마지막 너의 고백에 나는 , 나 역시 너에게 말할려 한다. 내 진심을.
" 내 대답. "
친구로 밖에 안 보였던 한 아이가 있었다. 매일을 티격태격 하고 매일을 싸우고 또 화해하고 친구이기에 가능했던 우리 둘의 사이. 그런 나는 너에게 다가가
짧게 입을 맞추었고 , 너는 놀라 나를 멀뚱히 바라본다. 내 대답 , 어쩌면 나도 너를 그래서 챙기고 그래서 친구가 된게 아닐까. 나는 너를 보며
웃었고 , 너 역시 나를 보며 이제야 정신이 든지 푸하하 하며 부끄러운 웃음을 터트린다. 우리둘의 사이에 대한 대답.
" 야 ,김종대. "
" 응? "
" 소원 쿠폰 , 유효기간 없는거 알지? "
그러니까 , 너가 나한테 빈 소원들 무르기 없기야.
안녕 , 내 친구 김종대.
![[EXO/김종대] 아주 짧은 글 3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f/f/9ff4d99faa508f07ce596b8413e784f6.jpg)
" 당연하지 . 너나 무르지 마. "
안녕 , 내 남자친구 김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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