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감 하루 전 날, 씻지도 못하고 꼬질꼬질한 꼴로 동기들과 작업실에서 잠깐 눈을 붙이던 도중 누군가 몸을 흔드는 느낌에 돌멩이 두개를 얹혀놓은 듯한 눈커풀을 힘겹게 떴다. 여주야 밖에서 누가 너 찾아.
PING PONG!
PING PONG!
C
"......" "......" ...피부 되게 좋다. 앉혀두기만 10분째 어떠한 말도 꺼내고 있지 않는 강다니엘 님의 여자친구 얼굴을 관찰한 결과였다. 거의 반 감긴 내 눈이 보이지도 않는지 나름 혼자 심각한 얼굴을 한 슬이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신경 안쓰려고 했거든요." "어?" "오빠가 워낙 뭐 어렸을때부터 같이 지냈다고 해서요." "......" "근데 아무래도 언닌 여자잖아요." "...저기 미안한데 무턱대고 뭐라는 건지 모르겠어. 알아듣게 얘기 좀 해줄," "오빠랑 연락 하지 말아주세요." 유독 돌아가는 길이 길게 느껴지는 밤이였다. "......" 12년. 녀석의 다니엘 이전, 강의건 시절 때부터 알고 지냈던 시간이였다. 남녀 사이에 친구 없다고 손가락질 받을때도 우린 끈끈한 우정을 지켰고 여전히 지키고 앞으로 지킬 예정이였다. 근데. "......" 남에게 통보받은 절교는 처음이였다. 뭐라 한마디라도 하려 했지만 그 얼굴을 보기만 해도 웃음을 짓던 다니엘 얼굴이 자꾸만 눈에 밟혀 끝내 긴 침묵 속에서 나는 알겠다, 라는 두 사람에 대한 배려를 선택 할 수 밖에 없었다. "......" 억울하다면 억울했다. 죽어도 발전 가능성 없는 우리를 옆에서 지켜봤으면서. 어쩌면, 자신보다 여자로서 못났을 나를 보고 안심했을지도 모르면서. "......" 애새끼 마냥 눈물이 나왔다. 소매를 꾹 잡고 눈가를 벅벅 문질렀다. 투박한 피부는 관리해봤자니까. 어느새 보이는 학교 담장에는 화사한 얼굴을 담고 있는 학교 포스터가 덕지덕지 붙어져 있었다. "......" 나름 다니엘 만큼 좋은 관계, 좋은 친구, 좋은 동생이 될 수 있을꺼라 생각했고, 진심으로 그 사랑에 박수쳤던 나였다. 근데 이렇게 뒷통수를 치냐? 주머니에서 아까 나도 몰래 들고 나왔던 마카를 꺼내 얼굴에 점이라도 하나 그려야 풀릴 것 같은 심정으로 손을 뻗었다. "......" 유치해서 헛웃음이 나왔다. 뭐하냐 김여주. 누구봐도 예쁜 얼굴에 먹칠 할 수 없었다. 깡다가 몇 년 만에 빠진 얼굴인데, 먹칠 할 수 없었다. [마감 한참전에 끝났으면서 왜 답장이 느림?] 이 새끼. 어느정도 눈치를 챈 것 같다. 연락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 아닌 통보를 받았지만, 그렇다고 단번에 연락을 끊어버리면 집 앞까지 찾아 올 녀석이라 어느정도 텀을 유지하고 있었다.귀찮
헐... 내일 피방 ㄱㄱ?ㄴㄴ 킹이랑 감
나도 같이 가ㅋㅋㅋㅋ싫음
오버워치 하면 강다니엘. 강다니엘 하면 오버워친데.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며 자판을 두들겼다.닌 여자친구나 만나셈
"......" ...아 미친 삐졌다. 2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 답장에 상체를 일으키자 핸드폰이 작게 울린다. 발신자 [강다] "......" - 뭔데. "뭐가." - 와 나는 안 데려가는데. "김재환이랑 잡은 약속이라니까?" - 내도 가면 문제되나. "...뭘 또 문제까지야." - 그럼 갈래. ...참, 사람 골 때리게 하는 바퀴벌레 한쌍에 후끈거리는 이마를 짚었다. "...슬이한테 물어보고 다시 연락해." 당연히 안된다고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