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남은 나를 좋아한다 FEAT. 배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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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배진영 좋아하는 사람 생겼대. 씨발 그게 말이 돼? 아침부터 우리 반, 아니 거의 전교라고 칭하자. 여학생을 비롯해 심지어 남학생까지 배진영의 "그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그녀에 대해 비난을 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꼬셨길래 배진영이 넘어 가? 말이 돼? 그래서 몇 학년인데?
"2학년."
2학년이라는 말을 듣고 더 혼란에 빠진 우리 반이었다. 전교생 정보통 박우진은 참새처럼 여기 저기 쏘아 다니며 배진영의 그녀에 대해 나불대기 시작했고, 배진영에 관심이 없던 나였지만 괜스레 누군지는 궁금해져 물어보자, 아직 그건 모른다는 박우진의 말이었다.
"배진영, 2학년, 야 우리 반은 아니겠지?"
꿈도 꾸지 마. 배진영 우리 반에 한 번도 안 왔잖아. 우리 반 여자 애들 얼굴도 모를 걸? 야, 여자 아닐 수도 있어 남자면 어떡하려고 그러냐? 1교시가 시작 됨에도 불구하고 배진영에 대해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떠드는 아이들이었다. 선생님에 제지에 교과서를 조금 뜯어 쪽지로 대화 하는 아이들까지. 와 배진영 아이돌 아니야 이 정도면?
"야, 저번처럼 그냥 돌았던 소문 아니야?"
배진영에 대한 말은, 아마 그녀가 밝혀질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잘생기고, 키 크고, 들어보니까 노래도 잘한다며, 근데 내가 만약 그 여자 애였으면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부담스럽긴 개뿔, 개부러운 거지! 계 탄 거지! 아니 진영 탄 거야 완전. 나의 한 마디에 진짜 배진영 팬클럽이라도 결성한 듯 달려드는 애들이었다. 성이름, 난 니가 부럽다. 잘생긴 애들한테 관심이 어떻게 안 가?
철벽남은 나를 좋아한다
FEAT. 배진영
그렇게 배진영에 대해서 오지게 들은 날이었다. 귀에서 배진영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웅웅대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배진영, 배진영.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 보니, 배진영이라는 이름이 조금 잊혀져 가는 기분이었다. 침대에 누워 밀린 알림들을 확인하고, 일일이 답을 하고, 이제 좀 자볼까. 하는 사이에 띵, 하고는 알림이 울렸다.
배진영 님이 친구를 요청했습니다.
배진영? 설마 걘가? 배진영이 나한테 왜? 처음에는 의문이 들긴 하였으나, 그냥 같은 고라서 걸었나보다. 하고 친구 수락을 눌렀다. 이제 진짜 잘 거야. 진짜.
띵-
씨발, 그놈의 띵, 띵. 알림 때문에 잠을 못 자겠다. 눈을 반 쯤 뜬 체로, 아침에 확인해야겠다 싶어, 무음 모드를 설정하고는 잠에 들었다.
분명 자기 전에는 몰랐는데, 눈 떠 보니, 알림이 수십 개다. 자기 전 울렸던 알람은 누군가가 보낸 알림이었는데, 그 알림이 묻히고도 남을 정도로 알림이 여러 개였다. 아 박우진이 장난한 건가? 머리를 말리며 휴대폰에 밀린 알람을 하나씩 확인 하고 있었는데, 이게 뭐람. 완전 핫플이다. 그것도.
배진영이랑 나 때문에.
어제 새벽 배진영의 페이스북 친구 요청에 수락을 했던 것 뿐인데, 그게 타임라인에 떴나 보다. 배진영 님과, 성이름 님이 친구가 되었습니다.
댓글 창은 더 가관이었다. 와드 대잔치다. 저번에 박우진이 어떤 후배랑 친구가 되었다고 떴을 때 댓글로 다같이 와드, 흔히 ㅇㄷ를 달면서 장난쳤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좀 많이 달랐다.
ㅇㄷ
ㅇㄷ
ㅇㄷ
ㅇㄷ
ㅇㄷ
ㅇㄷ
ㅇㄷ
진영아 이게 뭔
성이름 해명해
ㅇㄷ
ㅇㄷ
를 비롯한, 박지훈 선배의 "ㅋㅋㅋㅋㅋ 배진영 드디어 걸었냐" 까지. 머리를 말리다 말고 정신이 퍼뜩 떠지는 기분이었다. "드디어, 걸었냐?" 더 이상 생각하면 머리가 더 복잡해 질 것만 같아 안 보는 게 더 낫다고 생각이 들었다. 일단, 밀린 연락들부터 보고 천천히 생각하자. 아닐 거야 아니겠지.
무슨 일인지 빨리 설명하라는 애들이 대다수였는데, 그 중 하나, 안녕?
안녕?
배진영이었다.
안녕하세요! ♥ㅁ♥ |
반가워요 여러분... 똥글 읽어 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열심히 쓸 테니 지켜 봐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