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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the Town of Healing



 

당신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해드립니다.

어서오세요, 힐링마을에

 

 

 

 

 

 

 

 

 

 

w. 당신에게

 

 

 

 

 

 

 

 

 

 

 

 

 

 

 

 

 

 

 

 

[EXO] Welcome to the Town of Healing (어서오세요, 힐링마을에) | 인스티즈

 

2014년 1월 9일

 

이 곳에 입주 한지 처음 되는 날, 짐을 풀고 나니 이제서야 사람이 사는 방 같았다.

원래의 내 방보다는 조금 넓은 형태의 원룸 형식의 방이었다. 룸메이트를 사용 하겠냐고 물어오는 관계자에게 괜찮다 라고 말 하고는

방 문을 닫았다. 아직까지는 남자와의 접촉이 어려웠다. 힘들고 무서웠다.

관계자가 나를 바라보는데 그 눈길이 너무나 소름끼치게 내 목을 죄어오는 느낌이어서,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을 뻔 했다.

상담가도 남자라고 들었고, 내 옆 방이나 복도 주민들은 다 남자인 모양이었다. 그 소식을 듣고 머리가 아팠다. 일주일에 한번 다 같이 모여 상담을 받는다고 하던데

아직까지는 두렵다. 이 모든게. 내가 얼마나 여기서 더 견딜 수 있을까.

 

 

 

 

 

마지막 힐링타운 입주자

306호 ooo 입주 완료

 

 

 

 

 

 

 

 

 

 

 

 

 

 

 

 

[EXO] Welcome to the Town of Healing (어서오세요, 힐링마을에) | 인스티즈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상담가 레이 입니다. ”

 

짧게 정돈된 머리의 남자가 자신을 상담가라 칭하고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인상은 서글서글 하니 좋았다. 딱 상담가의 인상인 듯 싶었다. 그 남자는 원탁으로 된 탁자에

동그랗게 모여 앉아 있는 남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더니 입을 열었다.

 

“ 이제 모두 오셨으니 설명을 해드릴게요. 일주일에 한번, 이 날 여러분은 각각 모이셔서 한분씩 자신이 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를 얘기 해주시면 됩니다.

이곳을 오기 전까지 무슨 일이 있었고, 그래서 자신이 느꼈던 감정, 그 날의 상황을 하나하나 기억하셔서 얘기 해주셔야 합니다. 물론 그 이야기가 여러분께 많이

힘들었고, 아팠을 거라 생각 됩니다. 그래서 하는 겁니다. 더 단단해 지기 위해서. 그 상황을 피하지 마시고, 여러 사람들의 그 경험에 공감하고, 마음껏 울고 해주세요.

그게 우리 힐링타운의 치유 방법 입니다. ”

 

상담가는 그 말의 끝으로 제 중간에 앉아 탁자에 손을 깍지를 끼고 올렸다. 얘기를 시작하라는 스타트 인 것 같았다. 그리고 맨 가에 앉아 있던 한 남자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EXO] Welcome to the Town of Healing (어서오세요, 힐링마을에) | 인스티즈

 

“ ... 안녕하세요. 305호에 거주하는 제 이름은 김민석. 스물 하나 입니다. ”

 

 

 

 

 

 

 

 

 

아주 어릴 적 부터 나는 피아노 를 배웠다. 유명하신 피아니스트인 아버지, 그리고 세계에서 유명하신 성악가 어머니

그런 음악가의 집안에서 태어난 나는 아무 흥미 없이 어릴 적 부터 피아노를 손에 뗄 줄 몰랐다. 피아노 학원 선생님은 내 피아노 연주를 보고는

역시, 그 집안의 아들 답다며 입이 다물 틈 없이 칭찬을 해댔다. 어릴 적에는 그 칭찬이 너무나 좋아서, 피아노를 치면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쏟는 것이 좋아서

나도 그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게 독이었다. 가면 갈 수록 늘어나는 연습량. 그리고 부모님의 재산 상속권 다툼

정말 지긋지긋한 싸움이었다. 때 마침 사춘기가 온 나에게는 더욱더 피아노는 애증을 넘어선 증오 수준 이었고, 그렇게 어긋나는 나를 더욱 더 옭아 맨것 또한 피아노 였다.

연습 때문에 잠도 못자고 피곤한 몸을 뉘이려 잠시 학원을 나서 집으로 향했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으로 들어 섰을 때 보이는 것은 어머니의 따갑고도 차가운 눈초리.

높은 목소리로 나에게 왜 집에 들어 왔느냐, 피아노 연습은 안하느냐 해대는 그 소리에 나도 모르게 다시 발걸음을 돌려 집을 나갔다.

그리고 걸었다. 학원을 지나쳐 계속 걸어나갔다. 적막한 정적이 찾아 오고 내가 도착한 곳은 그 어릴 적 처음으로 대회에 나갔던 연주장 이었다.

보다 큰 무대에서 저 어릴적의 나 김민석은 피아노 건반에 채 안들어가는 손가락으로 열심히 피아노를 쳤고 돌아오는 박수에 기뻐했다.

부모님의 웃음이 좋았다. 나는 행복했다. 그리고 나는 결국 흐느꼈다. 피아노 앞에 우뚝 서갖고는 얼굴에 손을 파묻고 울어댔다.

서러운 흐느낌 소리에도 불구하고 그 곳은 여전히 어릴 적의 김민석의 웃음 소리와 부모님의 웃음소리 그리고 박수 갈채 소리가 다가왔다. 얼굴을 떼고 눈물에 불어 퉁퉁 젖은

얼굴로 주위를 둘러 보았을 때, 어릴 적의 김민석은 없었다. 박수 갈채 또한 없었다. 남아 있는 건, 피아노를 원망하는 제 자신 뿐이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그 자리를 박차고 달려 나갔다. 그리고 피아노 학원으로 들어 가 아무도 없는 적막한 새벽에 나는 대회 연습을 준비하던 악보를 찢었다.

 

학원에서 연락이 왔다. 요즘 연습량도 제대로 안 채우고 밖으로 돌아다니는 나를 걱정한 학원 선생님의 전화였다. 어머니는 그 연락을 받자마자 나에게 연락을 해 당장

집으로 돌아오라고 명령 하셨다. 나는 아무 반항 없이 내 발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집 안에는 굳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시는 아버지와, 새빨간 립스틱으로 칠한

입술을 꽉 깨물고 계신 어머니가 보였다. 나도 모르게 비식 웃음이 나왔다. 집 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피아노가 역겨웠다. 아버지는 말 없이 일어나셔서 나에게로

다가와 내 뺨을 후리쳤다. 얼굴이 자연스럽게 돌아가고 볼이 화끈거렸다. 입 안이 따끔한게 피 맛도 조금 났다. 어머니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 시며 요새 나에게 왜그러냐며

어릴 적 빼고는 한번도 불러 본적이 없었던 민석아 라고 부르셨다. 나는 결국 어머니의 목소리에 눈물이 나왔다. 그렇게도 듣고 싶었던 민석아. 소리를 왜 이제서야 해주셨

는지, 재산 상속권 때문에 다툴 때, 내가 피아노 대회에서 상을 타왔을때, 외국으로 대회를 나가 상을 타와서 전체 신문에 걸렸을 때도 한번도 민석아 라고 불러 주신 적이

없으셨다. 나는 결국 애정이 고파서 피아노를 배웠던 것일까. 나는 눈물이 나오면서도 비식 비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 상황이 웃기냐면서 나를 더욱 때리시는 아버지의

손길도 따뜻했다. 그런 아버지를 말리는 어머니의 찢어질 듯이 높은 고함소리도 듣기 좋았다. 내가 맨날 치는 그 피아노의 둥둥 거리는 소리보다 나았다.

나는 아무 소리도 없이 거실을 가로질렀다. 그리고 창 가 햇볕에 잘 놓여져 있는 피아노 앞으로 다가갔다. 아주 어릴 적 김민석의 꿈을 찾아 주었던 그랜드 피아노

그리고 그 뚜껑을 열고는 말 없이 피아노를 쳤다. 악보를 찢어 버렸어도 여전히 내 손의 감각은 피아노의 건반을 찾아갔다. 아름답게 음이 머물려 맞춰지고 끝이 났다.

어머니 아버지는 그 광경에 넋을 놓고는 내 피아노 소리를 감상하시는 듯 했다. 나는 웃었다. 이제 끝이다.

나는 피아노 뚜껑을 닫기 위해 있는 힘껏 내리 쳤다. 그리고 그 안에 내 손을 집어 넣었다. 찢어질 듯한 비명소리가 하나 더 들려왔다. 내 이름도 들려왔다. 아프지 않았다.

 

정신을 잃었던 걸까, 눈을 뜨니 병원이었다. 내 옆에서는 의사의 말을 심각하게 듣고 계시는 내 어머니와 아버지가 보였다. 일어나려고 했는데 손이 따끔거렸다.

내 양손에는 하얀 붕대가 칭칭 감겨져 있었다. 잘리지 않았구나. 내심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손가락이 잘려야 피아노를 다시는연주하지 못할 텐데.

의사가 고개를 숙이고 나가고 어머니는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나에게 다가와서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 재활 받으면 피아노 치는데 약간에 지장은 있지만 그렇게 크지는 않을거래. 재활 받아라. ”

 

나는 그 말에 눈을 감았다. 듣고 싶지 않았다. 몸을 돌리고는 피곤하다며 나가달라고 부탁드렸다. 등 뒤로 어머니의 한숨 소리가 들리고는 문 닫히는 소리가 났다.

눈을 감았는데 따뜻한 물 줄기가 볼을 지나갔다.

 

그리고 꿈을 꿨다. 새 하얀 집 앞에서 연두빛 잔디가 깔려져 있었고 그 위에는 알록달록한 꽃들이 피어 있었다. 나는 그 잔디에 쓰러지듯 누웠다. 달달한 꽃 내음과

함께 몸이 편안해 지는 기분 이었다. 그리고 내 귓가를 자극 한 것은 아주 어릴 적 내가 처음 연주하던 피아노 소리였다. 그 소리에 벌떡 일어나 소리의 근원지를 찾았다.

새 하얀 집 앞에 새햐안 그랜드 피아노를 치고 있는 어릴 적의 나였다. 나도 모르게 홀린 듯 그 피아노 앞으로 다가갔다. 어릴 적의 나는 개구진 웃음을 지으며 피아노를

연주했다. 나는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울었다. 눈물이 내 뺨을 적시는 데도 웃음이 나왔다. 나는 어릴 적의 내 옆으로 가 앉아 같이 피아노를 연주 했다. 행복했다.

어릴 적의 나도 행복해 보였고, 나 또한 행복했다. 눈부시게. 그리고 연주가 끝나고 어릴적의 나는 내게 눈을 맞추며 물었다. 행복해요?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응, 행복해.

피아노 뚜껑이 닫히고 어릴 적의 나와 나는 손을 잡고 어디로 향하는 지 모르는 잔디밭 길을 따라 걸었다. 그리고 어릴 적의 나는 나의 손을 놓고 말했다.

계속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이제 끝났어. 잘 가.

 

눈을 뜨니까 밤 이었다. 병원 복과 이마가 축축한게 땀을 꽤 흘린 모양이었다. 없었던 링겔도 꽂혀 있었다. 나는 내손을 바라봤다. 하얀 붕대가 그 하얀 그랜드 피아노와 겹쳐

보였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얼른 아침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그리고 부모님이 오셨다. 부모님은 여전히 재활 얘기를 꺼내시면서 일정을 잡기 시작했다. 나는 벌떡 일어나 부모님앞에 무릎을 꿇었다. 부모님은 얘가 왜 이러냐면서 당황

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주변 간호사와 의사의 시선을 의식하시기 바뻤다. 나는 무릎을 꿇고 오열했다. 그리고 부모님과 눈을 맞추고 말했다.

 

“ 제발, 행복해 지게 해주세요. 피아노 그만 할래요. 제발, 그게 내 마지막 소원이에요. ”

 

부모님은 말이 없으셨다. 그저 그런 나를 일으키고는 밖으로 나와 의사와 상담을 하는 듯 했다. 그리고 오게 된 곳이 이곳 힐링타운.

아직까지 손이 다 나아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부모님의 기대에 맞게 재활치료는 하고 있다. 하지만 피아노를 다시 할 생각은 없다. 그게 행복하니까.

어릴 적의 내가 바라던 거니까.

 

 

 

 

 

 

 

 

 

 

“ 제 얘기는 여기서 끝이에요. ”

 

민석의 말이 끝나고 조용한 적막이 흘렀다. 레이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음 사람 차례라며 빙그레 미소 지었다. 그의 미소에 반응 한걸까. 또 다른 남자가 잔 기침을

하고는 운을 떼었다.

 

 

 

 

 

 

 

 

 

 

 

 

 

 

 

[EXO] Welcome to the Town of Healing (어서오세요, 힐링마을에) | 인스티즈

 

“ 안녕하세요, 저는 307호에 거주 하고 있는 스무살 박찬열 이라고 합니다. ”

 

 

 

 

 

 

 

 

내가 고등학교 삼학년, 즉 열 아홉 살 때 나는 첫사랑을 했다. 상대는 여학생도 아닌, 여선생도 아닌. 이번에 새로 부임해 온 남자 국어 선생이었다.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게 된다라. 우리 나이때에 그 누가 그것을 이해하고 지켜 줄 수 있을까. 그 때문에 나는 그 누구한테도 그 것을 말하지 못하고 숨겨 왔다. 오히려 말하지

않은게 잘 된 거일 수도 있다. 커밍아웃을 했다가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없던 친구마저 다 연락이 끊긴, 인터넷에서 알게 된 아는 형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속으로 두려웠다.

나도 저렇게 될까 봐. 나는 그런 마음을 애써 달래고는 국어 숙제를 하기 시작했다. 모두들 그 국어 선생은 만만하다며, 남자치고는 목소리도 곱고 예쁘게 생겨서 혼나도

별로 안무서울 거 같다. 오히려 혼나면 귀여울 거 같다. 라는 농담에 숙제를 하지 않은게 어연 일주일 채 다 되어 가는 반 아이들 이었지만 나는 달랐다. 그 아이들과 다르게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한번도 수업시간에 제대로 집중은 커녕 매일 수업을 들어오지 않던 내가, 그 국어 선생을 볼려고 매일 같이 등교하고 야자까지 내내 하는 내가

그 선생의 눈에는 어떻게 보였을까. 싶었다. 그 선생의 수업시간은 정말이지 꿈 같았다. 너무 낮지도, 너무 높지도 않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시를 읽을 때는, 한 봄날에

벚꽃 나무 아래에서 선생의 무릎배게 위에 누워 선생이 나에게 그 시를 읽어 준다는 그런 남들에게 말 못할 상상도 몇 번 했었다. 나는 그 선생이 좋았다. 다른 여학생들이

좋다고, 시집 가겠다고 앙앙 거려도 선생은 그저 웃기만 할 뿐 돌아서면 표정이 냉정하게 변하는 게 그렇게 마음에 들고 좋을 수가 없었다. 애인 사이도 아닌데, 꽤나 주제 넘

는 행동이었겠지만, 그래도 나는 그 선생이 좋았다. 매일 같이 학교에서 그 선생을 보며 살고 싶을 정도로.

 

그리고 무더운 여름 날. 창문을 열어 미세하게 불어오는 뜨끈한 바람이라도 한 번 맛보고 싶어 창문에 몸을 기대고 친구들과 창문 밖 풍경을 바라보고 있을 때, 교정 밑에서

한 여선생과 그 선생이 같이 걷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꽤나 다정해 보이는 모습이, 길거리에 보이는 훈훈한 남녀 커플을 보는 것 같았다. 자연스레 인상이 찡그려 지는

것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옆에 친구들이 하는 말에 귀를 귀울였다.

 

“ 야 저 쌤들 아직도 사귀나 봐. ”

 

“ 진짜 오래 됐네, 이번 우리 졸업 할 즈음에 결혼 한다고 하지 않았나? ”

 

나는 창문을 신경질 적으로 닫았다. 그리고 왜 그러냐며 웅성 거리는 친구 들을 뒤로한 채 그 교정으로 향했다. 그 교정에 다다라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그 선생의 행보를

찾고 있는 데, 나무 그늘 벤치에서 입을 맞대고 있는 두 남녀가 보였다. 내가 그렇게나 좋아했고, 그 선생을 보며 상상 하던 것을 그 선생과 여선생이 하고 있었다.

부끄러운 듯 떨어지는 여선생을 보며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데,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돌아섰다. 그리고 왔던 길을 다시 돌아 반으로 향했다.

친구들의 어디 갔냐는 말에 그저 웃으며, 그냥 바깥 공기 좀 쐬고 왔다며 우스갯 소리를 던졌다. 친구들 또한 왁자지껄 웃음을 터뜨렸고, 나는 웃는게 웃는게 아니었다.

그리고 나는 선생을 향한 감정을 사랑이 아닌 존경과, 동경으로 생각했다. 아니 그렇다고 믿을려고 노력했다. 더 이상 혼자 상처 받고 바보가 되기 싫었다.

그런데 그럴수록, 그 선생의 수업 시간만 되면 나도 모르게 그 선생의 행동을 눈에 담고 있고, 실수라도 하면 나도 모르게 킥킥 웃게 되고, 숙제도 열심히 하게 되고

나는 머리가 난잡 했다. 머리를 쥐 뜯으며 잊으려고, 그 선생을 쳐다보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내 눈과 마음이 그 선생을 따라갔다. 그 선생이 여선생과 이야기를 하거나

빙그레 예쁜 웃음을 지을 때는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그래도 나는 그 선생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혼자 되내였다. 그저 단순한 존경과 동경이라고 나를 달랬다.

 

그리고 다음 날. 마음을 굳게 먹고 학교에 갔는데, 한 여학생이 나를 따로 불러 내었다. 그리고 고백을 했다. 좋아해.

나는 부끄러운 듯 우물 쭈물 거리며 얼굴이 빨개진 여학생을 내려다보며 생각 했다. 아, 내가 그 선생을 볼때 이런 마음인 걸까. 그 선생을 향한 마음이 이런 걸까.

여학생은 조심스럽게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그런 여학생에게 물었다.

 

“ 날 좋아하는지, 니가 그걸 어떻게 아는데? ”

 

여학생은 잠시 당황 한 듯 멈칫 거리더니 버벅 거리며 말을 이어 갔다.

 

“ 그, 그거야 널 보면 그냥 심장도 막 뛰고, 얼굴도 빨개지고... 니가 뭘 하던 좋아. 그냥 너만 보면 좋아. ”

 

나는 머리를쎄게 한 대 맞은 기분 이었다. 결국 존경과 동경으로 치부 된 그 선생을 향한 감정은 결국 사랑 이었던 것이었다. 나는 낮게 한숨을 내쉬고는 그 여학생에게

미안하다며,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먼저 가버렸다. 그리고 뒤를 돌아 보았을 때, 그 여학생은 그 자리에서 울고 있었다. 나는 괜시리 마음이 아려왔다. 여학생의 모습이

훗 날, 그 선생의 결혼식에서 보게 될 내 모습 같아서.

 

그리고 졸업식 날

나는 친구들과 신나게 사진으로 우리의 추억을 담고 밀가루를 뿌리며 놀았다. 친구들과 나는 여느 때 졸업을 하는 열 아홉 남자아이들 처럼 놀았다. 나는 교내를 빠져 나오기

전에 저 멀리서 혼자 걸어 오는 그 선생을 봤다. 나는 가족들에게 먼저 가 있으라며 말하고는 그 선생에게로 달렸다. 선생은 자신의 앞에서 헉헉 대며 거친 숨을 몰아 쉬는 나

를 보고는 빙그레 웃으며 졸업을 축하 한다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는 괜시리 울컥했다. 코 끝이 찡한 기분이 들어서 그냥 바보 같이 히죽 웃고 말았다.

그 때 내 뒤에서 여선생이 선생을 보며 빨리 오라며 외쳤다. 선생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를 바라봤다. 나는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말하지 못할 거 같은 기분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말해 버렸다.

 

“ 선생님, 좋아했어요. 아니 좋아해요. 많이 많이 좋아해요. ”

 

선생은 그저 그런 나를 여전히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나는 다리가 후들 거렸다. 눈물도 속눈썹의 끝자락에 달려 누군가가 툭 하고 치면 그대로 쏟아 버릴 거 같았다.

 

“ 알고 있었어 찬열아. 이제 그만 좋아해도 돼. ”

 

나는 인사를 꾸벅 하고는 그 선생을 뒤로 한채 달렸다. 숨이 턱 까지 차오르고, 가족이 타고 있는 차로 달려 그 문을 열고 아버지에게 얼른 가자고 재촉했다. 아버지는 시동을

거시고 학교를 빠져 나왔다. 나는 결국 가족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야 말았다. 내 첫사랑이 끝이 났다.

 

그리고 내가 졸업한 후 몇달 후에 그 선생의 청첩장이 왔다. 여선생과 결혼을 한다는 소문이 맞았나 보다. 예쁘게 찍혀 있는 그 선생의 이름 세글자를 나는 눈으로 담았다.

손으로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내 서랍 안 쪽 깊숙한 곳에 넣어 두었다. 내 첫사랑은 이렇게 정말 끝이 나버렸고, 나는 더 이상 사람을 사랑하지 못할 거 같다.

 

 

 

 

 

 

 

 

“ 제 얘기는 여기 까지 입니다. ”

 

 

 

 

 

 

 

레이는 고개를 끄덕 거리고는 작은 서랍 속에서 과자 같은 자진부리들을 꺼내어 왔다. 그리고 다음 사람은 편하게 얘기하라며 말 했다.

 

 

 

 

 

 

 

 

 

 

 

 

 

[EXO] Welcome to the Town of Healing (어서오세요, 힐링마을에) | 인스티즈

 

“ 저는 301호에 거주하는 스무살 김종인 입니다. ”

 

 

 

 

 

 

 

 

내 삶은 언제나 하락선 이었다. 연이은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아버지는 결국 노름판에서 자신의 왼팔이나 장기를 걸고 도박을 하는 도박꾼으로 전락하셨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의 뒷바라지를 하시다가 결국은 잠든 나를 내버려 두고 집을 나가버리셨다. 남은 핏줄 또한 없던 외동인 나와 도박쟁이 아버지. 내 인생은 그야말로 캄캄한 어둠

과 같았다. 막노동도, 아르바이트라 하는 건 닥치는 대로 다 해봤지만 수입은 적었다. 무언가 한방에 확 벌 수 있는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발을 들인 건 술집 이었다.

 

처음엔 웨이터로 들어갔다. 여러 룸에 들어가 술을 나르고 과일 안주를 나르고 술에 취한 아저씨들을 차까지 안내해주고 일은 고단했지만 그래도 쉬운 축 이었다. 가끔 비싼 과

일 안주를 시켜서 남으면 그것을 치우다가 한 개씩 빼먹는 것도 나름의 재미였다. 그리고 그 곳에서 나는 내 운명 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났다.

작고 하얀 여자였다. 깜깜하고 붉은 조명만이 가득한 이 곳에서 그녀는 유일하게 하얗고 예뻤다. 짙은 화장으로 가려져 담배나 뻑뻑 펴대는 다른 여자들과는 달랐다. 담배는 피

지도 못하고 2도 나가지 않는 다는 그녀를 한 번 보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들이 수두룩 했다. 하지만 결국 다 그녀에게 퇴짜를 맞거나 술만 배부르게 먹고 나갈 뿐 이었다.

 

나는 그녀가 좋았다. 술집 웨이터와 술집 여자가 눈이 맞는 다는 소리를 장난스럽게 주위의 여자들이 해댔지만 그게 실제로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녀도 나를 좋아했다. 아무도 내 이름을 불러주지 않고 웨이터 혹은 야 뿐 이었던, 그런 호칭으로 밖에 불리지 않았던 나에게 처음으로 그곳에서 종인아. 하고 내 이름을

따뜻하게 불러준 그녀에게서 나는 어머니를 보았다.

 

어느날 술집 마담이 나를 불렀다. 너도 혹시 그 일을 해볼 생각이 없냐고, 웨이터보다 돈은 더 많이 벌 수 있다. 2차는 내가 알아서 막겠다. 어떠냐

나는 돈이 필요했다. 아버지의 도박으로 인하여 빚은 수없이 불어났고, 사채업자들은 어머니에게 까지 찾아가 있는 돈을 다 뜯어 냈다고 한다. 나는 어머니가 그런 일을 당하

는게 싫었다. 그래서 나는 수락했다. 어머니 뻘 쯤 되는 여자들에게 애교도 부리고, 술도 따라주고 각각 원하는 스킨쉽도 해주고. 얼굴이 반반하단 이유로 나는 자주 호출

되었다. 그런 나를 탐탁치 않아 하던건 그녀였다. 나에게 안기며 다른 여자들한테 너무 그러지 말라며 얕은 투정을 부리는 그녀를 한번 웃고는 안아주며, 열심히 돈 벌어서

같이 나가자. 하고는 한 번 더 꽉 안아 주었다. 그녀는 그런 내 말에 베시시 웃고는 그저 나에게 몸을 기대어 왔다. 나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붉은 조명 아래 얕은 별을 하나

발견했다. 그게 우리의 유일한 희망 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어느 날, 경찰이 들이 닥쳤다. 유흥업소를 요새 심각하게 단속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게 갑자기 오늘 일 줄은 몰랐다. 내 옆에 룸의 방 문 열리는 소리, 여러 접시가 깨지는

소리, 여자들의 비명소리. 내 옆의 여자들은 하나같이 가방을 챙기고 밖으로 나갔고, 그녀는 나에게 달려 와 내 팔을 붙잡고 말했다.

 

“ 종인아, 뒷 문으로 가자. 거기로 가면 바로 시내 근처라서 안잡힐거야. ”

 

나는 하얗게 질린 그녀를 거의 껴 안듯이 뒷문으로 향했다. 주위의 남자의 고함소리가 귀에 맴돌았지만 내 품에서 작게 떠는 그녀 때문이라도 나는 이 곳을 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녀와 약속했던 것 처럼, 우리는 이 곳을 나가야 한다.

그녀와 나는 뒷 문을 열어 주위를 살피고는 담을 넘기로 했다. 이 담만 넘으면 바로 시내여서 경찰이 우리를 잡을 위험이 덜하다. 나는 먼저 담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녀

에게 손을 뻗으려는 데, 저 뒤에서 경찰이 우리에게 달려왔다. 그녀는 그 경찰을 한 번 보고 나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송글 송글 맺혀 있었다.

 

“ 가. 종인아 빨리 가. ”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를 버리고 갈 수 없다. 그녀는 어느새 코 앞까지 다가온 경찰을 한번 쳐다 보고는 나에게 말했다. 찬 바람이 내 속 안을 휘접어 놓는 기분 이었다.

 

“ 먼저 가. 내가 꼭 너 찾아갈게. 그게 몇 년이 지나던, 난 너 찾아 갈게. ”

 

그녀는 나를 보며 샐쭉 웃고는 옆 골목으로 달아났고, 경찰은 나를 한번 그녀가 간 쪽을 한번 보더니 작게 욕설을 내뱉고는 그녀의 쪽으로 달려갔다. 나는 다리에 힘이 빠져

그대로 담 밑으로 떨어졌다. 울리는 클락션 소리와 여러 사람들의 웃음 소리 그리고 요새 유행하는 최신가요 소리가 내 귀를 시끄럽게 울렸다. 그리고 얼굴에 빗방울이 툭

하고 떨어졌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나에게 웃으며 한 말을 나는 아직까지 잊을 수가 없다. 잊혀지지도 않는다.

 

사랑해.

 

그녀가 경찰에 잡혔는지, 아니면 다른 유흥가에서 있을 지 나는 수소문을 해봤지만 아무도 그녀의 행방에 대해 모른다고 했다. 언뜻 들은 말로는 다른 남자와 잘 살고 있

다고 했다. 나는 그 말에 안도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나는 그녀를 다시 만날 자격이 없기 때문에.

그래도 나는 잊혀지지 않는다. 그녀의 마지막 말과, 그녀와 약속 했을 때 바라본 그 별을.

 

 

 

 

 

 

 

 

“ 끝입니다. ”

 

 

 

 

 

 

 

 

 

 

 

 

 

레이는 하얀 종이에 무언 가를 적더니 사람들을 주욱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 조금 쉬었다가 가겠습니다. ”

 

 

 

 

 

 

 

 

 

 

 

 

 


작가의 말+싸이코 휴재

몸은 완쾌 했습니다!

그리고 많이 생각해본 결과 싸이코 는 휴재를 내기로 했습니다

이번 힐링타운이 끝나면 다시 연재 될거 같아요

힐링타운은 솔직히 좀 짧지만 많이 어두운 내용이니 꼼꼼히 읽어주세요

그럼 안녕!!'ㅅ'


 

암호닉

라퓨타

돼지동자

겨울

 

항상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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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안녕하세요 돼지동자예요 작가님 진짜 오랜만이네요!ㅎㅎㅎ 오랜만에 들어왓는데 작가님 글이 뙇!!! 그래서 읽었지요 근데 되게 암울하네요ㅠㅠ그리고 이런말 해도될지 모르겠는데 여주는 남자한테 아마...ㅜㅜ그래서 무서워하나 보네요ㅜㅜ 사실 제가 불마크 글만 읽는데 이런글도 너무 좋아요!그리고 읽다가 놀란게 민석이..엉엉ㅇ엉걱엉 민석이 하마터면 손가락 잘릴번,,,후하후하 다행이네요ㅠㅠ 찬열이는 동성문제고 종인이는 술집...근데 되게 와닿아요 특히 찬열이랑 종인이는..일상생활에서 이런분들 많잖아요 그래서인가 되게 안타깝네요..다음편에는 뭐가 나올까ㅠㅠ기대할게요! 작가님 몸 다 나으셔서 다행이고 싸이코도 기다리고 있을게요!ㅎㅎ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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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시나리오를 쓰면서 솔직히 많이도 울면서 쓴 글이 힐링타운이에요!ㅎㅎ 솔직히 여주와 민석이를 쓰면서 많이 울었답니다..ㅎㅎ 네 아마도 돼지동자님이 예상하시는게 맞을거에요. 그리고 이번 힐링타운은 아무래도 삼편 안에 끝나지 싶어요 싸이코 금방 들고 올게요 댓글 고맙습니다!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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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네네 저 이제 작가님이 쓰신 굿바이투다이 보러 갈려구요! 오랜만에 오니 그런 좋은글이!!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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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긴가민가로 암호닉 신청해도 될까요? 싸이코부터 보았는데 이제서야 신청하네요. 다들 힐링타운에 온 이유가 아련하고 암울하고 슬프네요. 민석이가 얼마나 행복해지고 싶었는지 알았었어요. 찬열이도 힘든 사랑을 겪었고 종인이도 마찬가지죠. 재밌게 보다가 갑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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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긴가민가님 댓글 고맙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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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라퓨타입니다 힐링타운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마음속에 응어리를가지고 있군요.... 세계적인 재능을 가지고계신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나 자신의 흥미나 적성등을 고려하지않으시고 무작정 피아노를 강요하던 부모님에게 민석이는 얼마나 그만두고 싶다고 소리치고싶었을까요....남자를 좋아하게된걸 알게된 찬열이가 얼마나 자신의 마음을 원망했을까요 남들과 조금 다를뿐인데 그걸 인정해주지못하는 사회를보고 찬열이는 어떤생각을했을까요.....처음으로 희망이란걸알게해준 여자가 자신에게 눈물을보이며 멀어지던 순간 종인이의 가슴은 어땠을까요....또 그 여자의 행방을 찾지못했을때 종인이는어떤마음이었을까요......단 하나도 겪어보지못했지만 그 뼛속까지 아팠을 사연들이 가슴속에 와닿네요....오늘나온 세사람 뿐만아니라 상처를 품고 살아와야했던 나머지 힐링타운사람들의마음에도 어서빨리 새살이돋아 봄이왔으면좋겠네요..좋은글감사합니다 작가님 언제나 글 잘읽고있어요.. 브금이너무좋은데 제목을알수있을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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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Ryuichi sakamoto - Merry Christmas Mr.Lawrence 입니다. 항상 긴 댓글 잘 읽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라퓨타님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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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와..정말 울면서 봤어요. 이야기 하나하나가 마음을 울리네요. 다음 이야기도 꼭 읽을게요. 브금도 너무 좋네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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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암호닉 신청해도 될까요?? 암호닉이 된다면 지니로 신청 할게요./작가님의 글은 힐링타운으로 처음 보게되네요. 이게 나올때는 제가 비회원이였죠.그때 되게 많이 봣죠.
근데 지금 이렇게 댓글을 쓰고있네요./글내용과브금이 너무 잘맞는거 같네요.이글을 처음읽었을때 많이 울게 되더라고요. 저와 비슷한 내용.그런점이 있어 공감이 많이 되는것같네요.힐링타운엔 사람들이 힐링을 필요해서 온거 겠죠..실제로도 힐링타운이 있었다면 좋았겠네요.그렇게 좋은 재능을 갖고 있는 민석의부모님은 아마 민석이 태어나기 전부터 아니 만나기 전부터 그렇게 만들자고 했던거 아닐까요? 민석은 어렸을떄 좋았겠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있었고 그 관심을 즐겼죠. 커가다 보니 부담은 점점 늘어나고... 얼마나 하기 싫었겠어요. 그래서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던거 같네요.부담감이 너무 많으면 하기가 싫고 죽고 싶은 그런 감정이 나오죠. 글 재밌게 봤어요. 언제 또 힐링타운이 나올지.. 궁금하네요. 어서 여주나 힐링이 필요한 다른사람들을 보고싶네요. 작가님 너무 글잘쓰시는것 같네요. 작가님글 다 봐야겠어요.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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