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이었다, 한창의 짙은 장마철이 지나가고 다시 이글거리는 태양이 내리쬐는 그 무더운 여름날.자철은 더위를 유독 잘 탔다, 송글 송글 맺힌 땀방울이 자철의 관자놀이께에서 조금씩 뚝뚝 떨어졌다. 자철의 일상에서 주말은 유일한 자유이자 탈출구였다. 민소매 사이로 흘긋히 보이는 붉은 자욱들이 자철의 몸 위 난잡하게 얼룩져 있었다.넓고 큰 집에 있는 것은 자철 홀로였다, 일찍이 나가신 부모님은 저녁 늦게가 되서야 들어올 것이 뻔했다. 혹은 부모님끼리 절친한 성용의 부모님과 계실련지도. 자철의 생각이 그렇게 미치자 자철은 헛된 너털 웃음을 터트리며 천장을 바라보며 누웠던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배에서 살짝의 허기가 돌았다.차려진 밥으로 손을 뻗을 즈음 주머니께에서 짧게 울리는 진동 소리가 자철의 귀에 안착했다, 잠시의 머뭇거림을 거친 자철은 이내 곧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휴대폰에 떠오른 문자 메세지 한건.자철은 제 입술을 작게 깨물었다, 아침을 먹기는 그른 것이 확실한 모양이었다.[10분안에 우리집으로 와봐]무미건조하게 쓰여진 문자 내용 아래 쓰여진 이름 석자에 자철은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성용.자철이 그 석자를 입안에서 읊조리기도 전 다시 진동이 짧게 울렸다.[딱10분준다 쳐맞고싶지않으면 텨와]역시 발신인은 기성용, 뭘 기대한 거야…. 자철은 홀로 생각했다.자철은 아침을 그렇게 식탁 위에 내동댕이 쳐 두곤 급히 옷을 갈아 입었다. 10분, 자철의 집에서 성용의 집까지의 거리가 좁다 하더라도 말도 안 될 시간이었다. 어차피 성용은 그걸 노린 거였겠지. 급하게 신은 흰색 새 운동화의 끈을 싸매곤 자철은 집 밖을 나섰다.성용의 집까지 가는 길에는 큰 차도가 하나 있었다, 한때는 차들이 많이 다녔었지만 요즈음은 쓰지 않는 길마냥 차 없이 텅텅 빈 경우가 태반이었다. 자철은 차도 앞 신호등을 바라 보았다. 빨간불, 신호등의 불빛은 자철의 바람대로 쉽게 초록불로 바뀔 의향은 없는 듯 했다.10분, 늦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어지간히 늦은 시간이면 자철을 향한 성용의 주먹이 더 매서워 질 지도 모른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더욱이 생각할 겨를은 없었다. 빨간불인 신호등을 한번 보고, 제 신발을 한번 보고. 자철은 길 앞에 뛰어갔다.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자철은 차도에서 잠시 걸으며 휴대폰을 꺼냈다, 10분이 아슬아슬하게 남았다. 이 차도를 건너면 곧 성용의 집이 보일 터였다. 어쩌면은 정말 10분 안에 갈 수도 있겠네. 자철을 옅게 웃으면 수신인 기성용인 문자를 한통 보내려 휴대폰을 손에 꼭 쥐었다.[성용아 나 니네 집 근ㅊ]하나 하나 자주 문자를 보내지 못해 서투른 솜씨로 메세지를 작성하는데 집중하던 와중 자철은 옆에서 큰 경적 소리를 들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을 채 마치기도 전 자철은 온 몸이 뜨겁다는 느낌이 들었다.문자는 보내졌을까, 10분이 넘으면 어떻게 하지….자철은 주위가 어두워지는 것 같았다, 자철의 머릿 속 성용이 지나갔다. 무슨 일인지 성용이 곧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자신을 마주하고 있었다.자철은 그런 성용에게 다가가 울지 말라 어른스레 타이르고 싶었지만 그런 자철이 무색하다는 듯 잠이 쏟아졌다.[성용자철/기구] Last reminiscence 1w.디플렉션주윗 사람들에게서 듣는 성용의 평은 두가지가 공존했다, 그중 한가지는 자철과도 큰 관련이 있었다.성용은 그야말로 무엇 하나 모자랄 게 없었다. 주위에서도 그런 성용에게 거는 큰 신뢰가 크기 마련이었다. 성용의 성적은 항상 중상위권을 유지했고 성격 또한 싹싹했다, 그런 성용의 주윗 사람들 중 단 한 가지 의외의 인물이 있다면 자철이었다.자철은 성용과 반비례였다, 주윗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성용과의 절친으로 알려진 탓에 그냥 같이 말을 거는 정도라 치부할 만큼 흔히들 불리우는 '아싸', 교내 아웃사이더였다. 성용이란 울타리를 제외한다면 그야말로 말 거는 이 하나 없는, 무슨 연유에선지 모르겠지만 자철을 다들 기피했다.그러한 자철에게 성용은 둘도 없을 절친한 친구였다, 물론 그러한 관계는 표면적인 둘 사이의 대명사였다.성용은 친구라는 것을 가장으로 내세워 그 누구보다 자철을 괴롭혔다. 성용에게서 가해지는 오래된 폭력과 폭언에 자철은 성용이 장난스레 팔을 두르거나 눈을 마주칠 때에도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것에 습관이 될 정도였다. 하지만 그러한 괴롭힘에 익숙해 지더라도 자철의 마음 안팎에 새겨지는 상처들은 언제던 낯설었다.물론 그러한 성용의 손아귀에서 자철이 벗어나려를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였다, 하지만 자철과 성용의 부모님끼리 각별한 사이였었기도 하며 숨어 있는 것도 힘들었고 가출하기에도 자철이 효자라기 보다는 두려웠던 점이 컸다, 자철은 겁이 많았다. 그리고 성용은 그러한 자철의 특성을 잘 이용해 먹을 줄 알았다. 성용은 어떠한 의미에서는 영악했다, 특히 자철에 관해서는.*주말 아침 성용은 자철에게 문자 한 통을 보내곤 금새 그 사실을 잊어선 게임에 열중해 있기 와중이었다, 자철이 성용의 괴롭힘에 무던히 습관이 됐듯이 성용 역시 자철에게 행해지는 모든 것들이 중요하게 자리를 잡아 습관으로 안착했다. 성용의 마음 속 자철을 향한 우정이 언제 애증으로 바뀌었는지는 성용 본인도 몰랐다, 심지어 성용은 본인의 감정이 애증으로 변식된 것 조차도 눈치 채지 못했다.짧게 울리는 문자 진동에 그제서야 자철이 생각난 성용은 하던 게임을 중지시키곤 휴대폰 화면을 켰다.[성용아 나 니네 집 근ㅊ]생각이 난 게 마땅했던 듯 문자의 발신인은 다름 아닌 자철이었다.뭐야, 성용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이년이 이제 막 나가네.' 성용이 작게 읊조렸다. 성용은 금새 기분이 나빠졌다. 성의없기 짝 없는 자철의 문자는 생소함과 동시에 성용의 기분을 하강시키기에 적합했다. 자철이 오자마자 얼굴을 피해 배에 주먹을 한번 꽂아야 겠다는 생각에 성용은 자리에서 일어나 목을 양쪽으로 꺾었다. 컴퓨터를 끄곤 소파에 가려는 찰나 성용의 휴대폰이 시끄럽게 울려대기 시작했다.[구자철]전화 알림음과 함께 쓰여지는 석자에 성용은 찌푸려진 미간을 풀었다가 이내 다시 곧 얼굴 전체를 구겼다. 못 온다고 이제와 발뻄을 하면 학교에서 보자마자 머리채를잡고 화장실로 끌고 갈 것이라 생각하며 전화를 받았다."뭐 씨발ㄴ…""이 핸드폰 주인 아시죠?"예상치도 못한 상대방의 목소리는 난생 처음 듣는 여자의 목소리였다. 당황한 성용은 이내 곧 정신을 차렸다. 성용의 머릿속엔 이내 곧 여러 생각들이 피어 오르고 있었다."아, 예. 제가 자철이 친한 친구인데요."성용은 전화를 받으며 시계를 쳐다보니 자철이 문자한지 20분이 지나가 있었다. 이 시간에도 쉴새없이 움직이는 초침을 보며 성용은 머리를 굴렸다. 분명 제가 자철에게 허한 시간은 20분인데 20분이 금방 지나가 30분에 다다르고 있었다. 성용은 제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오는 것을 느꼈지만, 상대의 목소리에 눈을 감곤 화를 억눌렀다. 자철을 족치고 말리라."아, 자철 학생이 차사고를 당했는데 최근에 연락한 번호가 이거라서 전화했어요."이건 또 뭔 개소리야.성용은 갑작스레 무언가가 제 귓가를 크게 때린 듯 멍해지며 징-거리는 이명이 들리는 듯 했다. 잠시 정신을 놓았다가 머리끝까지 다다른 화가 당황으로 곧 변질되며 성용은 두손으로 휴대폰을 쥐었다, 뭐야. 씨발."많이 다쳤어요? 거기 어딘데요?!""심하게 다친 건 아니고 **병원인데 사고 지점부터 10분 거리거든요…"추가 사항을 더 덧붙이는 간호사의 목소리는 이미 성용의 귓가에서 아웃된지 오래였다, **병원. 성용은 그를 기억하고 곱씹었다. 성용의 머릿속은 급하게 여러 생각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아니 근데 이 간호사는 왜 부모님 번호 안 찾고 나한테 먼저 전화한거지?성용은 여러 생각들이 제 머리에 스쳐지나가는 것이 느껴졌지만 갑자기 그려지는 피로 얼룩진 자철의 모습에 핸드폰을 챙겨 들었다."엄마!!! 구자철 부모님한테 연락 좀 해봐!! 구자철 우리 집 오다가 차 사고 났대!! 나 바로 구자철 병원으로 간다!!"성용은 채 제 엄마가 답을 하기도 전에 집에서 나왔다, 성용이 나온 발걸음은 어느새 뜀박질로 변해 있었다. 성용은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며 급하게 114에 전화를 해 콜택시 번호를 묻곤 다시 콜택시에 전화를 걸어서 택시를 불렀다. 한 5분 걸릴 것이란 택시의 말에 알았다며 급하게 대답한 뒤 찻길로 뛰쳐 나왔다.찻길은 다름 아닌 아까 자철이 사고가 난 그 찻길이었다. 성용이 순간 뛰던 다리를 멈추곤 찻길을 보니 찻길은 차 유리가 깨져서 파편이 가득했고 바닥에 피가 가득했다. 간호사가 거짓말을 쳤나 생각되는 성용이 자철이 걱정이 돼 발만 동동 구르며 순간 제가 자철을 불렀다는 죄책감에 휩싸여 머리를 세게 내리 치는데 그 순간에 택시가 급하게 성용의 앞에 왔다. 성용은 그에 빠르게 택시에 탔다."아저씨, **병원이요. 가족이 다쳤어요 존나 빨리요!!!!"성용의 다급하게 소리치는 소리에 택시 기자마저 놀라서 급하게 택시를 밟았다. 늘 느긋하던 성용이 이러한 다급한 모습을 내비치는 건 옛날 자철이 놀이터에서 놀다 미끄럼틀에서 굴러 떨어진 이후로 난생 처음이었다. 성용은 급한 뜀박질로 인해 헐떡거리는 숨을 진정시켰다. 택시 시트에 몸을 기대곤 숨을 쉬며 빨리라는 말을 계속 읊조리는 성용의 마음은 자철에 대한 걱정과 불안함이 장악하고 있었다.*급하기 짝 없는 성용의 언행 덕분에 10분 거리를 5분만에 도착한 성용이었다, 지갑에서 대충 오천원을 꺼내들곤 잔돈은 받지 않고 성용은 급하게 차엥서 내렸다. 큰 병원을 바라보며 성용은 괜히 침을 꿀꺽 삼키곤 메말라 갈라진 입술을 축이곤 병원 안에 들어갔다. 카운터에 가서 구자철이란 이름 석자를 말하자 간호사가 이내 401호에 입원했다고 말하기 무섭게 성용은 엘리베이터를 타면 될 것을 계단으로 뛰어갔다.-401호-[이청용] [ ][ ] [구자철]자철의 이름이 새겨진 병원 문 앞의 푯말을 보며 성용은 4층이라 그런지 4인실인데 입원한 사람은 둘뿐이란 사실을 채 알아 차리기도 전 더 급하게 성용을 옥죄는 자철의 사고에 대한 죄책감에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기 시작했다.성용은 곧 그동안 자신이 자철에게 한 행동이 파노라마마냥 머릿속을 스쳐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껏 성용의 생각키에도 본인이 자철에게 잘못 한 것도 많았으며 자기네 집에 자신의 부름으로 오다 사고가 난 것인데 본인이 아무리 막 자철을 막 굴리더라도 성용 또한 양심이 있는 사람이었다.초조하게 성용이 10분간 손톱을 깨물며 한참을 망설이고 있는데 갑자기 성용의 앞 문이 열렸다."누구신데 병실 앞에서 이러고 계세요?"누구가 나오길래 봤더니 어디가 아픈 것 처럼 수척한 사람이 환자복을 입고 성용을 마주했다, 아…. 말하는 동안 흘깃 보이는 덧니가 참 크고 뾰족하다고 생각하던 사이 성용은 자신을 추궁하듯 바라보는 사람의 눈에 아닙니다-라며 말을 우물쭈물 더듬으며 말을 하다가 정수기를 찾아 자리를 떴다.그러한 성용을 바라보던 청용은 이내 곧 병실을 나섰다.성용은 정수기 앞에서 숨을 거른 후 물을 벌컥 벌컥 들이 마셨다, 갑자기 성용에게 닥쳐온 죄책감은 생각보다 무게가 컸다.쭈뼛거리며 다시 병실 문 앞으로 돌아온 성용이었다. 다시 망설이며 정수기로 향하고, 다시 병실 문 앞으로 향하는 것을 여러번이나 반복하던 성용은 가더라도 자철의 상태라도 확인을 하고 가야겠다며 굳게 자신을 다짐하고 주먹이 하얗게 물들여질 정도로 쥐었다 피곤 병실 문을 열었다."…구자철?"병실 문을 열자 보여진 창가 쪽에 자리 잡은 침대 위에서 자철은 무엇이 그리도 재밌는지 밖을 지켜보고 있었다. 성용은 자신의 눈 앞에 멀쩡히 보여지는 자철에 안도를 하면서도 잠시 자철이 회복력이 빠른 것인가 곰곰히 되짚었다, 어쩐지 괴롭혀도 금방 멀쩡해 보이더라니 하는 생각을 하기도 잠시 새하얀 침구에 새하얀 환자복을 입은 자철의 모습에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던 성용이 정신을 차리곤 자철을 바라 보았다.자철은 본인을 부른 것이 느껴졌는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성용을 마주했다. 순간 성용은 보이는 자철에 발걸음을 멈칫했다.자철이 성용에게 이렇게 웃어준 적이 자신이 변한 이후로 존재했던가? 없었다고 제 회상을 끝낸 성용은 당황하기도 찰나 다시 자철에게 말을 건냈다."자철아 괜찮아?""어, 괜찮아."괜찮다며 다시 입가에 호선을 띄우며 베시시 웃는 자철에 성용은 아까 자철의 사고를 들었던 것처럼 갑자기 멍해져서 잠자코 자철을 바라 보며 달라진 자철의 행동에 그리고 밀려오는 양심의 죄책감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자철이 이내 곧 그 침묵을 깼다."근데,""어, 어?"당황하는 성용이 자철을 바라 보며 답을 기다리는 사이 자철은 또 화사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제와 보니 자철의 웃음이 참 예쁘다고 성용이 생각하던 찰나 자철의 이어지는 말의 성용의 마음을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 트렸다."누구세요?"-예전에10월달에글잡담에서 기구쌍용글하나쓰다가지금쯤은아시는분없을것같아서 필명바꾸고다시글올리는데수줍네요ㅠㅠ..기억상실증..ㅠㅠ..글이흔한소재라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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