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69168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디플렉션 전체글ll조회 763


"특정 상황이나 인물을 기억했을 때 내적 고통이 심해지는 경우, 그 특정 상황이나 인물에 관련된 기억들을 무의식적으로 외면할 수 있습니다."


세게 힘을 주어 하얗게 질린 성용의 손은 풀릴 기미라곤 눈꼽만치도 없었다. 마치 사형선고라도 내리듯 엄숙하게 울리는 의사의 목소리와 누구세요, 라 지독하리만치 다정하게 물었던 자철의 목소리가 교묘하게 섞여 성용의 귓가를 난잡하게 어지럽히고 있었다. 후들거리는 것은 비단 귓가만은 아니었던 듯 바르르 떨리는 다리와 팔에 성용은 자철의 병실로 향하던 길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의자에 앉아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 보았다. 자철이 입었던 옷마냥 새하얀 병원복들과 시끄러운 소리들이 울렸다. 저 어딘가에서 자철이 아까마냥 웃고 있을 것만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끝까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던 자철이 뒤늦게서야 온 자철의 어머니에게서 성용의 이름을 듣던 순간, 기억을 잃었음에도 미간을 흉하게 찌푸리던 자철이 크게 각인되고야 말았다. 혐오에 얼룩져 성용을 마주한 자철의 눈동자는 말했다. 너구나, 비록 기억을 잃었을지라도 그의 몸은 성용에 대한 거부 반응이 심할정도로만치 남아있었다. 그런 눈동자에 밀려 답을 하지 못해 후들거리며 나왔던 성용은 의자에서 일어나 아직 후들거리는 다리로 자철의 병실로 향했다. 병실에 가까워지는만큼 성용의 어깨에 올려지는 가책들은 무겁게 쌓아올려졌다. 지금껏 아무런 양심의 가책없이 자철을 제 개마냥 부려오던 성용이 이제서야 자철의 존재를 자각했느냐, 하는 따위의 문제가 아니었다. 비록 꼬이고 꼬인 둘이었지만 표면상이더라도 그들은 절친이었으며 그것은 그냥 생긴 둘 사이의 대명사가 아니었다.

늦었다 생각할 때가 가장 늦었다. 

그제서야 현실을 파악해 고치려고 발버둥을 쳐 봤자 이미 저지른 일들이 늪이되어 발목을 쥐어감아 잠기게 하기 마련이었다. 성용이 그를 깨달았을 적은 이미 늦었다 생각할 때였다. 자철의 병동 앞, 한참을 문 앞에서 서성이던 성용은 결국은 병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 밖으로 걸어갔다. 

실수를 깨달았다는 것은 중요한 것이었으나, 엎지른 물은 주워담을 수 없다. 이미 남은 얼룩을 무슨 수로 지우겠는가. 성용은 늦었다.


[성용자철/기구] Last reminiscence 2-1
w.디플렉션



없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성용에게 자철이 그러했다. 
모순스럽게도 자철의 교실은 자철의 부재에 잠시 큰 요동이 있었지만 언제 그랬냐는 둥 그의 공백을 다친 것이 무색하리만치 잘 해결하고 있었다. 비어져 있는 자철의 빈 자리를 마냥 바라보던 성용은 선생님에게 여러번의 주의를 받고서야 수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구자철. 
성용은 귓가에 들려오는 수업의 내용들을 흘러 넘기며 창문 밖 이글거리는 태양이 내리쬐는 운동장을 바라봤다. 언제적인지도 모를만큼 까마득한 기억이지만, 자신과 자철도 저 운동장에서 또래 남자아이들마냥 땀 흘리며 운동을 하기도 한 적이 있었는데…. 자철에 관한 생각을 하면 할 수록 그 모든 생각들이 과거형이라는 것들과 까마득한 옛 기억이라는 사실에 성용은 가슴 한 구석이 아려왔다. 
자철이 사고가 난 이후로 병문안에 가지 않은 성용이었다. 어쩌면 성용은 현실을 도피하는 것 일이도 몰랐다. 다가가 자철의 구겨진 얼굴을 보는 게 성용은 두려웠다. 성용은 자철의 기억에 얽매여 있지만, 자철은 아니었다. 자신을 알았던 사람이 자신을 잊는다는 것은 예상치도 못한 일이었으나, 예상보다 더 상실감이 컸다. 수업 시간이 끝나는 종이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반 친구들이 성용에게 찾아와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말을 걸었지만, 성용은 답 않고 고개를 돌려 자철의 빈 자리를 바라봤다. 자철은, 저 곳에서 혼자 쓸쓸하고 외로웠겠지. 성용은 변하기 시작한 이후로 난생 처음 자철의 입장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없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성용에게 자철이 그러했다.

.
.
하도 안 올려서 생존 신고 겸..☆ 쓰던 거 막혀서 다시 짜느라 늦을 것 같기에 일단 썼던 부분만 적어 올려요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성용자철/기구] Last reminiscence 2-1  2
12년 전

공지사항
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핰....자처리.....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헐 님 완전 기다리고있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엉엉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6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4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