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에 양아치가 있는데 걔가 요즘 6
안녕! 드디어 장마철이 와서 날씨가 너무 덥고 꿉꿉하고 장난 아닌 것 같아 ㅠㅠ
나도 시험이 며칠 안 남았는데, 더워서 공부가 잘 안 된다니까... (핑계 아님)
이제 시험이 코앞이라 수업 시간에 자습만 주거든?
난 근데 자습 때마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는 거야.
내가 전에 말하지 않았어? 우리 반 공부 진짜 안 한다고, 그래서 무지 떠들거든.
"하아..."
"땅 꺼지겠다. 왜 한숨이야."
"안 자고 있었어...?"
"응, 너 신경 쓰여서. 그냥 눈만 감고 있었는데."
"아, 하긴 시끄럽기도 하고, 잠 안 오지?"
"시끄러워?"
"응... 안 그래도 끈적거려서 짜증 나는데..."
옆에서 눈 감고 이어폰 꽂았길래 당연히 자는 줄 알았는데 안 자더라고?
나도 박지훈 따라 엎드리면서 한숨 막 쉬니까 애가 걱정스럽게 쳐다보더라.
나 되게 예민하거든, 시험 기간 때.
박지훈도 그거 알아서 자습할 땐 말 절대 안 걸어.
"야 시끄러워, 씨발 잠도 못 자겠네."
"어? 어, 미안."
"그래, 얘들아 조용히 좀 하자."
갑자기 박지훈이 저렇게 말하는 거야.
막 소리지르는 건 아니고, 그냥 약간 목소리 높여서?
그제서야 반장도 애들 조용히 시키고, 좀 조용해 지니까 박지훈이 나 자랑스럽게 쳐다보더라.
지훈아... 그거 아니야... 누가 양아치 아니랄까 봐.
"여주야, 나, 나 모르는 거 있어."
"아, 뭔데?"
"여기 법정 34쪽, 이거 무슨 말이야?"
"그러니까, 감사랑 조사랑 다른 건데..."
그때 그 주학년 기억해? 나 걔랑 같은 학원 다녀서 친해졌거든 ㅎㅎ
애가 진짜 착하더라고, 담배는 피우는데 착해! (모순인가?)
공부도 나름 열심히 하려고 하고.
다른 반인데, 모르는 거 있다고 물으러 오는 거 보면 알겠지.
"어휴, 박지훈 노려보는 것 좀 봐. 무서워서 가야겠다."
"빨리 꺼져. 남의 반 출입하면 벌점인 거 모르냐?"
"과벌점자 지훈이가 말이 많네 ㅎㅎ 갈게 여주야. 고마워!"
"응, 잘 가."
"손 흔들어 주지 마."
박지훈 주학년이랑 사이 엄청 안 좋은 건지, 주학년 가르치는 내내 째려보는 거 있지.
예쁜 눈으로 남 째리기나 하고 말이야...
학년이 나갈 때 손 드니까 내려서 자기가 꽉 잡고 있더라 ㅋㅋ
이제 손 막 잡는 것도 익숙해. 익숙해 지면 안 되는데...
"주학년 공부하는 척..."
"뭐라고?"
"아니, 나도 물어보고 싶다고."
"왜? 갑자기 막 학구열이 불타올라?"
"아니, 너 가르쳐 주는 거."
"그게 왜?"
"예... 아니 신기해서."
"참, 어이가 없네!"
신기할 건 또 뭐람, 쉬는 시간도 끝나고 한 교시 남으니까 잠이 막 솔솔 오더라.
역시 새벽까지 공부하는 게 아니였어.
그냥 지금까지 열심히 했으니까 한 시간은 잘까 싶어서 엎드렸는데.
막 잠이 들랑 말랑 할 때 너무 추운 거야, 에어컨 바로 밑이라.
팔 꼭 끌어안고 자니까 박지훈이 뭐 얹어 주면서 그러더라고.
"감기 걸리면 누구 고생 시키려고. 아주 네 걱정이 내 일이지."
"으응... 뭐어?"
"안 자? 자는 줄 알았네."
"잘 거야......"
"자자, 자."
잠결에 막 뭐라고 했더니, 웃으면서 머리 쓰다듬어 줬어.
막 그 사랑스럽게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사람 재울 때? 달랠 때? 그러는 것처럼 살살 쓸어주니까, 막 잠이 쏟아지더라고.
그래서 자고 일어났는데 그 옷, 박지훈 져지더라.
자기가 입고 있던 거 벗어서 줬어... 복숭아 냄새가 나더라니...
"어디 가."
"아, 깜짝이야. 석식 안 먹어?"
"너는?"
"나 좀 자다가 집 가서 먹으려고, 바로 학원 가게."
"그래."
"야 김여주, 얘 급식실에 너 없어... 아 손으로 막지 마!"
"응?"
"아니야, 가. 연락할게."
"아, 어."
나 집 가고 있었는데 박지훈이 어깨를 탁 잡는 거야.
보니까 안형섭, 배진영이랑 같이 있더라고.
나 원래 박지훈이랑 연락 꾸준히 안 하고 막 필요할 때만 하거든.
근데 연락한다니까 뭔가 기분이 이상했어 ㅠㅠ 그 뒤로 연락 쭉 기다린 거 알아?
"박지훈, 너무해. 내가 기껏 어? 김여주 찾으러 직접 왔다고 딱 말해 주려 했는데..."
"미쳤어? 안 돼. 쟤 눈치 깐다고."
"에이~ 우리 넌씨눈 여주가?"
"우리? 우리 붙이지 마라."
"헐 미래 여친 관리하는 것 좀 봐."
쟤네 저렇게 투닥거리면서 가는데, 다 들리거든, 바보들아...
안형섭 나랑 친하지도 않으면서 넌씨눈이라고 하고 ㅠㅠ 나쁜 놈.
아무튼 박지훈 답지 않게 친구들이랑 귀엽게 놀더라.
"우리 시험 끝나면, 홍대 콜?"
"콜이지. 나 옷도 사야 돼."
"그래, 나도 여름옷 없, 어? 여주야. 너 카톡 왔는데."
"누구지? 단톡 알람 다 꺼뒀는데."
"헐, 박지훈이네. 대박."
[어디야]
[나 지금 학원! 너는?]
[설마 또 피씨방이야?]
[ㅋㅋ 아닌데 집이야]
[언제 끝나]
[열한 시]
[피곤해 ㅠㅠ]
[우산 있어?]
[당연히 없지]
[헐 비 오네??????]
"썸이다. 인정해라, 김여주."
"아 아니야... 얘가 아까 연락한다고 했어."
"그니까, 그 연락을 왜 하는데?"
"그야... 그야..."
"뭐야, 뭐야. 누가 여주썸인데?"
"박지훈이라고, 알지?"
"헐 걔? 그 개무서운..."
"너 지훈이 알아?"
"어? 어, 안형섭 친구 아냐? 걔네 중학교 때 장난 아니었는데. 걔가 너랑 썸이라고?'
"아니, 아니. 그냥 친구."
"헐 걔 여자한테 완전 관심 없는 앤데, 중학교 내내 여자랑 말 섞은 적 없을 걸?"
갑자기 다른 학교 다니는 나연이랑 애들까지 막 몰려와서 열띤 토론을 하는 거야.
박지훈이 여자랑 있는 꼴을 못 봤네... 게이라는 소문이 도네...
난 솔직히 박지훈 그런 거 모르니까 의아해 하고 있었는데, 나연이가 폰 들더니 그러더라고.
"친구 사이에 이런 카톡이 온다고?"
[데리러 갈게]
[비 많이 와]
"헐, 여주 뭐 해? 빨리 알겠다고 해. 나 구경 갈래."
"나도, 나도!"
"아, 오바하지 마..."
애들이 막 박지훈 실물 보고 싶다고 나온다 이 난리를 치는 거야.
얘가 연예인도 아니고 실물은 무슨, 일단 알았다고 하긴 했어.
막상 수업이 끝나고 애들이 먼저 나가라고 따라 가겠다는데 괜히 막 떨리는 거야.
무슨, 나도 주책이지... 나갔더니 진짜 박지훈이 서있더라.
"박지훈!"
"비 많이 오지."
"헐, 우리 벼락 맞겠다... 좀 기다렸다 가자."
"안 더워?"
"응, 네가 덥겠다. 난 안에 있다가 왔잖아... 집 여기서 멀어?"
"아니, 별로. 차피 할 것도 없었어."
"공부하세요. 내가 전화해서 감시한다."
"전화 안 하기만 해."
내가 박지훈이랑 떠들고 있었는데 뒤에서 애들 목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때 몸 확 굳으니까 박지훈이 이상하게 쳐다보더라고, 어색하게 웃었지.
근데 애들 ㅋㅋㅋㅋㅋㅋ 발연기 쩔어, 막 반가운 척 ㅋㅋㅋㅋㅋ 아까 봤으면서.
"김여주, 와 완 전 반 갑 다. 하하."
"아, 어 ㅎㅎ"
"여주! 어 누구야? (알면서...)"
"어, 나연, 그, 내 친구야 ㅎㅎ"
막 여자 애들이 떼로 오니까 박지훈 당황해서 꿈뻑꿈뻑 쳐다보는 거야 ㅠ 귀여운 자식.
안쓰러워서 걔 손목 잡고 내 친구라고 얘기하니까, 나 쳐다보는 얼굴이 빨개지는 거 있지.
친구들은 또 모르는 척 와~ 잘 어울린다. 이런 소리나 하고 있고.
"아, 안녕."
"어, 어? 어, 안녕. 그래 안녕, 여주랑 조심히 가 ㅎㅎ"
"여주 안녕!"
"응, 잘 가!"
"친구들이야?"
"응, 나랑 진짜 진짜 친해."
"나도 네 친구고?"
"어? 어. 아 또 놀리냐? 엉?"
친구들은 편의점으로 들어가고 우린 학원 건물 밖으로 나갔어.
박지훈이 놀리는 투로 나 쳐다보면서 얘기하는 거야.
참나, 친구라고 해 준 게 어디야.
그래서 괜히 째려보니까 얼굴 가리더라. 버릇인가 봐.
"이거 우산 예쁘다. 나 분홍 짱 좋아하는데."
"너 가져."
"응? 네 거 아니야?"
"내가 이런 걸 쓰겠냐."
"그럼 왜... 설마 너 샀어?"
"응, 샀는데. 너 닮아서."
"너 무슨... 요즘 우산 비싼데..."
"괜찮아."
"그리고, 나 돼지 아니라니까?"
박지훈이 우산 두 개 들고 왔는데 분홍색이 너무 예쁜 거야.
막 되게 귀여운 토끼랑 돼지랑 손 잡고 있고.
박지훈이 돼지 가르키면서 막 웃는데, 나도 놀리고 싶었어.
"박지훈 너는 토끼 닮았어."
"내가? 별로."
"아니야, 완전 판박이야. 우리 지훈이 귀 어디다 숨겼어."
"얘네 둘이 손 잡고 있네."
"응? 응, 그러게."
"우리도, 잡을래?"
갑자기 박지훈이 내 우산 뚫어지게 보더니 저러는 거야 ㅠㅠ
나는 그냥 토끼 닮았다고 장난친 건데...
그래서 나도 모르게, 어? 어? 하니까
박지훈이 손 잡더라...... 그냥 어쩌다가 잡았어......
더웠는데, 되게 두근거리고 음... 그랬어.
헉 엄마가 밥 먹으래! 내일 마저 쓸게, 안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드디어 둘이 손을 잡았답니다. (경축)
사이에 발전이 있다는 뜻이겠죠?? 우리 지훈이 많이 컸어...
다음 다음 편은 아마 형섭이 시점으로 숨겨진 이야기가 나올 예정이에요.
기대 많이 해 주시구, 다들 특별편 성격 바뀐 거 좋아하시더라두요.
시험 끝나면 그것도 기념으로 단편 써볼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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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암호닉이 있으면 알아보기 쉬운 것 같아요.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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