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미성년자 센티넬버스 |
![[EXO/카디] 센티넬 종인이가 가이드 경수한테 반하는 썰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0/e/e0ea16713d861cc5f9d0f532a58937e9.gif)
"야, 어디 아파?"
경수가 비틀대는 종인을 붙잡았다. 술에 취한 사람마냥 게슴츠레하게 눈을 뜬 종인이 경수를 바라보았다. 저를 붙잡은 가느다란 손이 퍽 하얗다는 실없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번뜩. 어라? 그는 저를 괴롭히던 두통이 해소된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센티넬버스!
종인은 수업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이유의 8할은 극심한 두통, 2할은 많은 잠때문이었는데, 그때문인지 말도 몇번 섞어보지 않은 반 아이들은 종인을 불편하게 대했다. 가끔 하얀 알약들을 한움큼 먹을 때나 멀쩡한 모습을 볼 수 있으니 그럴 법도 했지만, 종인의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동물원의 원숭이가 되는 기분이랄까. 누구 약 먹는거 처음 보나.
종인이 약을 복용한 것은 꽤 오래 전 이야기였다. 그러니까 파란색 책가방을 메고 쫄랑쫄랑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부터 그 하얗고 커다란 알약을 먹어왔다는 거다. 그럼 왜? 종인은 센티넬이니까. 감당하지 못할 만큼 남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신체적 능력을 가진 센티넬은 저와 맞는 가이드를 찾지 않으면 삶에서 선택지의 수가 확 줄어든다. 미쳐서 죽거나, 꾸준히 약을 달고 살아야하거나, 근처 병원에 감금되거나ㅡ. 아이의 부모님 입장에서는 그나마 나은 것이 약물 복용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정신병원에 갇히거나, 아예 죽는 것보다는 훨ㅡ씬 나을테니까. 하지만 종인은 이 방법이 탐탁치않았다. 이렇게 꾸역꾸역 사느니 죽는게 더 낫지 않을까. 물론, 이런 생각을 한 것은 그의 부모님께는 비밀이었다. 이걸 입 밖으로 꺼냈다가는 집이 왈칵 뒤집어질 것이 뻔했다.
그 날은 그날따라 두통이 심했던 날이었다. 머리가 깨질만큼 아픈 날. 참다못한 종인은 철제 필통만 들어있는 가벼운 가방을 어깨에 걸치고 교실을 나섰다. 시발, 여기 어디야… 앞이 보이지 않으니 발도 제 말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움직인다. 삐걱삐걱, 비틀비틀. 종인이 술에 취한 사람마냥 걸었다. 토할 것 같아… 식은 땀을 흘리며 걷고있는데 조그만 손이 종인을 붙잡았다. 곧바로 듣기 좋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야, 어디 아파?
종인은 저를 붙잡은 가느다란 손이 퍽 하얗다는 생각을 실없는 했다. 그러다가 번뜩. 어라? 그는 저를 괴롭히던 두통이 해소된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종인이 고개를 숙여 동그란 정수리를 내려보았다. 찹쌀떡을 연상시키는 볼이 눈에 들어왔고, 큼지막한 눈도 보였다. 둥근 코 끝은 얼굴을 더 앳되보이게 했다. 도톰한 입술이 움직인다.
너 괜찮냐구. 말도 못하게 아파?
얼굴이 붉어지는 것만 같아 종인이 제 볼에 손을 올렸다. 왜 이래, 왜 이러지. 머리 속이 엉망진창 뒤섞이기 시작했다. 종인은 두통이 없는 것이 어색했고, 처음 보는 샌님에게 얼굴을 붉히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일을 처음 해보는 아이처럼 손이 버벅거렸다. 원인제공자는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말을 이어가기 바쁘다. 진정해, 진정해. 다시 차분히 생각해보자. 이런 상황을 들어본 적이 있던 것 같은데. 묘하게 익숙한 느낌에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던 종인에게 스쳐지나가는 말이 있었다.
센티넬은 가이드를 만나면 진정돼. 네? 가이드랑 붙어먹던지, 계약관계를 맺던지 하면 약 없어도 된다구.
아하, 가이드. 그럼 쟤가 내 가이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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