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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101/유선호] 반인반수 병아리 | 인스티즈


  반인반수 병아리  

w. 으쌰두부










어릴 적부터 할머니 손에 자란 탓에 나는 어른들을 굉장히 좋아했다. 시골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동네 주민들과 함께 살았던 나는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도시로 나왔고 가까운 친인척이 없었기 때문에 자취를 하며 살게 되었다. 도시라고 해 봤자 별로 크지 않지만 내가 살던 시골에 비하면 훨씬 '도시'스러운 곳이었다. 우리 학교는 야간 자율학습이 정말로 자율이었기 때문에 공부에 그리 큰 뜻이 있는 건 아니었던 나는 그 날도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우리 고등학교 옆에는 중학교 초등학교가 가까이 있었는데 내가 사는 집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꼭 그쪽을 지나가야 했다. 그래서 그 날도 당연하게 그곳을 지나는데, 어떤 할머니께서 병아리를 팔고 계신 걸 보았다. 할머니께서도 나를 보신 것인지 잔뜩 힘없는 목소리로 나를 부르셨다.






" 학생, 이 병아리 데리고 가. "


" 네? 아, 얘 한 마리 남은 거예요? "


" 응, 얘를 보내야 내가 손주를 보러 갈 수 있는데…… 학생들이 이제 안 보이네. "


" 아, 아 그럼 제가 살게요! "







그렇게, 예상치도 못하게 병아리를 키우게 되었다.

※ 이렇게 책임감 없이 동물을 데리고 오면 안 됩니다,,




막상 데리고 오니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시골에서 강아지나 고양이는 키워본 적 있지만 걔들은 거의 방목하다싶이 키웠고 조류랑 포유류는 너무나도 다르니까. 그리고 병아리는 너무나도 작아서 잘못 건드리면 몸이 바스라질 것 같아서 무서웠다. 방에 풀어놓지도 못 하겠는 게, 내가 실수로 밟을까 걱정도 되고. 아무튼 할머니께서 주신 박스 안에 고이 모셔두고 작은 전구를 켜서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해두었다. 인터넷에 열심히 검색한 결과 삶은 계란 노른자를 으깨서 좁쌀과 섞어 주었다. 병아리에게 계란 노른자를 주는 게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잘 먹는 것을 보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근데 너무 잘 먹어서 놀랐다. 병아리는 원래 배가 부르면 안 먹는다는데, 얘는 주니까 끊임없이 먹는다. 벌써 계란 다섯 개째였다. 나도 이렇게는 안 먹는데…. 노른자만 골라서 줬다가 흰자도 으깨서 줬는데 그것도 엄청나게 잘 먹더라. 먹고 나서 반짝반짝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꼭 더 달라는 눈빛을 보내는 것 같았다.







" 삐약아. 배 안 불러? "


" 이렇게 먹으면 너 배 터져 죽겠다. 너 몸보다 더 많이 먹었어. 이제 그만 자자. "







내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 한참이나 삐약거리던 삐약이는 내가 불을 끄자 다시 잠잠해졌다. 체온 유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삐약이의 상자에 전구를 켜두고 담요를 덮어 주었다. 병아리는 금방 죽는다고 하던데 부디 닭이 될 때까지 건강하게 살았으면 했다. 그러다 닭이 되면 시골에서 키우면 되는 거고…. 아, 그럼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몸보신한다고 먹자고 하시려나…. 거기까지 데리고 가는 건 또 어떻게 하지.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 잠에 빠졌다.


다음 날 눈을 뜨자마자 삐약이를 살폈는데, 다행히 몸에 이상은 없어 보였다. 어제 잘 먹어서 그런지 힘이 넘쳐 보였다. 삐약이던 삐약이를 손가락으로 한 번 쓸어 준 뒤 어제와 마찬가지로 계란을 삶아 으깨 주었다. 원래라면 독서실을 갔을 테지만 삐약이 혼자 집에 두고 가지는 못 하겠어서 집에서 공부하기로 했다. 책상이 어질러져 있어서 대충 정리한 뒤에 의자에 앉았다가 다시 일어나서 삐약이를 살펴 보았다. 근데 삐약이는 왜 이렇게 예쁘게 생겼지? 병아리를 직접 본 적은 몇 번 없지만, 사진이나 티비 속에서 본 적은 많았다. 근데 그 중에서 우리 삐약이가 제일 예뻐. 거짓말 안 하고 정말로. 내가 얘 언니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아 근데, 언니? 내가 언니일까 아니면 누나일까. 병아리의 성별은 어떻게 구분하는 건지 모르겠어서 확인해 보지 않았는데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당연히 언니라고 생각했는데…. 음, 뭐 크게 상관은 없지만.







" 아, 언니 이제 공부할게. 삐약이 보다가 시간 다 가겠다. "







삐약이 상자를 침대 위에 올려 놓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 분명 그랬는데, 잠깐 눈 감았다 뜨니 내가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깜빡 잠들었던 모양이다.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뒤를 돌아봤는데, 삐약이 상자에 삐약이는 온데간데 없고 웬 남자가 내 침대에서 이불로 온 몸을 감싸고 있었다. 그것도…












[프로듀스101/유선호] 반인반수 병아리 | 인스티즈


겁나 잘생긴 남자가




호러가 따로 없었다. 자고 일어났는데 우리 삐약이는 없고 어떤 남자가 내 침대에, 이불로 온 몸을 감싸고 있는데 안에는 맨 몸인 듯 살이 보일락말락 하고 있었다. 안 그래도 자고 일어나서 정신이 없는데 이게 무슨…. 잠깐 멍하게 보고 있다가 놀라서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꾸벅꾸벅 졸고 있던 남자는 내 비명소리에 놀라 푸드덕거리며 내 침대 위에 일어섰다. 다행히 이불이 온 몸을 감싸고 있었지만 키가 큰 탓에 발목은 가리지 못했고, 이불 아래 드러난 그 발목에 한 번 더 소리를 질렀다. 맨 살… 아마 벌거벗은 남자가 내, 내 침대 위에!







" 뭐, 뭐야. 무슨 일이야, 누나. "


" 누, 누구세요!! 내가 왜 니 누나야!!! "


" 누나, 나 …… 삐약인데. "


" 개소리하지 마. 우리 삐약이는 여자란 말이야! 당장 나가, 이 변태야!!!! "









변태……. 내 말에 울상 짓던 남자는 갑자기 펑하고 사라졌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이불 속에서 삐약이가 나타났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멍청하게 쳐다보고 있자 삐약이는 다시 남자로 변했다.







" 누나, 나 삐약이. 맞지? "







벌거벗은 몸으로, 말이다.



이불로 반쯤 가려져 있어서 상반신만 노출되었지만, 남자의 맨 살을 본 적이 없는 나로써는 그조차도 당황스러웠다. 일단 우리 집에 그 남자가 입을 옷은 없으니까… 집 앞 옷 가게에서 아무 남자 옷이나 사 온 뒤에 남자에게 입으라고 말했다. 남자는 반짝이는 눈으로 옷을 바라보더니 금방 옷을 입고서 내 앞에 다시 나타났다. 하… 이게 진짜 뭐지. 당황스럽네. 그 반짝이는 눈이 정말 우리 삐약이랑 똑 닮아있어서 그 남자가 삐약이라는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변하는 모습을 눈 앞에서 봤는데도 너무 현실성 없었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반인반수인가…….









[프로듀스101/유선호] 반인반수 병아리 | 인스티즈


현실성 없는 남자의 외모에 더더욱 그랬다. 아니, 무슨 병아리가 이렇게 잘생겼어? 거짓말 안 치고 내가 태어나서 본 남자들 중 가장 잘생겼다. 우리 학교에 다니는 남자애들은 비교도 안 될 정도고 웬만한 아이돌 뺨치게 생겼다. 그런 주제에 자기가 삐약이라고, 나에게 누나누나 거리다니. 이거 너무 심장에 해롭다. 증말루….







" 누나. 나 배고파. 누나가 하루종일 삶은 계란만 먹여서 다른 게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알아?

그것도 계란 다섯 개밖에 안 주고. 내가 배고프다고 삐약거렸는데 자라고 하고. 너무해, 누나. "


" 아…… 그래. 미안. 뭐 먹고 싶어? "







근데 누나라니. 갑자기 이상하다. 키도 나보다 훨씬 크고 얼굴도 오빠미 넘치는데 나보고 누나라니……. 내가 그렇게 늙어보이나? 나 그렇게 노안은 아닌데.








" 나 피자! 피자 먹고 싶어. "


" 근데 몇 살…… 이세요? 아무리 봐도 내가 누나는 아닌 것 같은데. "


" 나 음… 사람 나이로 치면, 열… 여섯, 열 여섯 살이야. 누나는 열 여덟 살이잖아. 맞지? "







열 여섯 살이라고? 저 얼굴이? 저 존잘이 열 여섯이라니. 난 열 여섯일 때 얼굴이 생기다 말았었는데, 쟤는 뭐 저렇게 완성형 얼굴이야. 키도 훤칠하구만. 병아리 반인반수면 원래 저렇게 잘생긴 건가…?







" 누나 나 피자… 안 시켜줘? "






어어… 하면서 피자를 시켰다. 한 판이면 될 것 같아서 한 판만 시켰는데, 삐약이의 표정이 뚱했다. 피자 먹을 준비를 하러 상을 치우고 있는데 어디서 난 건지 삐약이가 내 안경을 끼고 있었다. 그것도 옛날에 썼던 부러진 안경을. 도수가 좀 있는 편이라 눈이 많이 작아보이는데, 확 달라진 삐약이의 인상에 웃음이 났다. 아니, 저건 또 어디서 찾아왔대? 배달 온 피자를 받아서 삐약이에게 주니 자리를 잡고 앉아서 먹기 시작했다. 나는 배가 불러서 안 먹었는데, 삐약이는 혼자서 참 잘도 먹더라.








[프로듀스101/유선호] 반인반수 병아리 | 인스티즈


" 아, 너무 맛있어. 누나 최고야. "


" …… 피자 시켜 주면 최고야? 그 안경은 또 어디서 났어, 삐약아. "


" 책상 위에 있었어. 이거 쓰면 잘 보인다? "







응. 그래, 너 많이 써... 삐뚤어진 안경도 귀여우니까 너 많이 써 삐약아.




















[프로듀스101/유선호] 반인반수 병아리 | 인스티즈

[프로듀스101/유선호] 반인반수 병아리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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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101/유선호] 반인반수 병아리 | 인스티즈



그냥 선호 너무 잘생겨서 써본 글입니다 ㅎ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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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선호가 병아리라니...크흑 너무나 잘어울리고 귀여워요ㅠㅠ 너무 귀여워서 심장에 무리가 가네요
6년 전
독자2
아으규ㅠㅠㅠㅠㅠㅠ심장에 해로운 병아리..진짜 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선호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3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ㅌ 너무 귀여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최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요미... ㅠㅠ 완전 잘 보고 가요 ㅠㅠㅠㅠㅠㅠ 다음편도 얼른 보고 싶어요!!
6년 전
으쌰두부
앗 이거슨 단편입니다 ㅠㅅㅠ 다음편이 있다면 번외로 올 것 같네용!
6년 전
비회원250.144
헐...이 글은 심장에 해로워요.서노 너무 사랑스러운거 아니에요?빨리 다음편 보고싶어요ㅠㅠ
6년 전
독자4
ㅠㅠㅠㅠㅠㅠㅠ삐약아 누나가 맛있는거 많이 사줄게
누나네 집가자ㅜㅜㅜ

6년 전
독자5
으앙 ㅠㅠㅠㅠㅠㅠ 반인반수 보고 싶었는데 선호의 반인반수라니 ㅠㅠㅠㅠㅠㅠ 너무 좋아요 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편은 없는 건가요?!?!
6년 전
독자6
아ㅠㅠㅠㅠㅠㅠ삐약이ㅠㅠㅠㅠㅠㅠㅠㅠ넘나ㅜㅠㅜㅜㅜ선호랑 잘어울리잖아여ㅠㅠㅠㅠㅠㅠ넘 귀엽구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ㅜㅜㅜㅜㅜㅜㅜ잘 읽구가요!!
6년 전
독자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반인반수 병아리는 또 색다르네옄ㅋㅋㅋㅋㅋㅋ 아악 선호 너무 귀여워여ㅠㅠㅠㅠㅠㅠㅠ 병아리야 천천히 닭되자 ㅠㅠㅠㅠ
6년 전
독자8
뾱뾱하고 다닐것같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넘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98.139
아 제발 단편연재라도ㅜㅜㅜ 너무 재밌는데
6년 전
독자9
귀여워ㅠㅠㅠㅠㅠㅠ서노짜응 퓨ㅠ 나도 키우고싶어ㅠㅠㅠㅠㅠㅠ 작가님 너무 감사합니당 ❤️❤️
6년 전
독자10
삐약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넘 귀여워.. 누나가 피쟈 많이 사주께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11
아 정말 귀여워 죽겠다 선호야ㅜㅜㅜㅠㅠㅠㅠ
6년 전
독자12
피자 메뉴별로 다 시켜ㅠㅠㅠㅠㅠ 아 넘ㅜ 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잘보고 가요 감사해요ㅠㅠ❤❤
6년 전
독자13
진짜 다 먹어 너 먹고싶은거 다 먹어도돼 삐약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 사줄게 누나가ㅠㅠㅜㅠ
6년 전
독자14
맨날써쥬세요ㅠㅠ 족발 치킨 피자 보쌈 다 머거ㅠㅠㅠ
6년 전
독자15
헉 병아리...ㅋㅋㅋㅋㅋ너무귀엽다...병아리라니 ㅠㅠㅠ재밌어요...
6년 전
독자16
병아리 선호 너무 귀엽다ㅠㅠㅜㅜ
6년 전
독자18
허헣 너무 귀여워요 서노서노 넘 죠앟ㅎㅎㅎㅎㅎ
6년 전
독자19
세상에 우리 귀여운 삐약이를 이제야 보다뇨 저는 ㅠㅠㅠㅠㅠㅠㅠ 우우 ㅠㅠㅠㅠㅠ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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