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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하성운] 옆집 사는 작곡가 B




Written by. 핏치




옆집 남자는 생각보다 훨씬, 아주 훨씬 또라이였다. 잠시 저러다 자기도 지쳐서 그만두겠지 했는데, 벌써 2시간 째다. 저 좆같은 음악을 쉬지 않고 들은 지가 2시간이 되었다, 이 말이다. 그래, 누가 이기나 보자. 고3 시절 일주일 정도 쓰다 처박아둔 주황색 귀마개를 가져와 귀에 꽂은 뒤, 팔짱을 끼고 방 한가운데에 앉았다. 몇 시간이고 노래가 꺼질 때까지 기다릴 작정이었다. 그렇게 1시간쯤 더 기다렸을까.




띵동- 띵동- 띵동-




아, 안 그래도 짜증 나 죽겠는데 누구야.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헝클이며 현관문을 열자, 그가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옆집 남자, 옆집 싸가지, 옆집 또라이.




[워너원/하성운] 옆집 사는 작곡가 B | 인스티즈

"안 시끄러워요?"




"시끄러운데요."

"근데 왜 안 찾아와요?"

"네?"

"이제는 시끄러워도 좀 괜찮나 봐요? 계속 틀까요?"

"미쳤어요?"




만나자마자 또 싸우는 남자와 나. 아무래도 이렇게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남자의 좆같은 음악과 나의 수면욕, 그 사이 어딘가의 타협점을 찾기로 했다. 솔직히 평생 이러고 싸울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짧게 볼 사이도 아니고 이사 온 거면 적어도 몇 달은 볼 텐데.




"잘못은 서로 했으니까 퉁 치고요, 이렇게 해요."

"예, 들어나 봅시다."

"제가 자기 전에 문자 할게요. 그동안에는 음악 틀지 마요."

"그렇게 해요."

"번호 좀 주세요."

"ㄴ, 네? 번호요?"

"번호를 알아야 문자를 보낼 거 아니에요."




남자의 귀가 빨개졌다. 남자는 말이 없어지더니 곧 머리를 아래로 푹 숙였다. 힘껏 가려 보려 했지만 가려지지 않은 빠알간 귀가 눈에 띄었다. 부끄러우면 귀 빨개지는구나.




"귀 빨개졌어요."

"알아요."

"귀에서 피 나는 줄."

"아 진짜...!"




말하는 것만 봐서는 부끄러움 같은 건 타지도 않을 것 같더니, 계속해서 내가 놀리자 남자의 귀가 더 빨개졌다.




"일어나서도 문자 해야 돼요, 꼭."

"괜한 걱정하지 마시고, 그쪽은 귀나 식히세요~"




마지막까지도 남자를 놀리다, 집에 들어왔을 때는 음악 소리가 들리지 않는 조용한 집이 나를 반겼다. 이제 좀 잘 수 있으려나. 침대에 털썩 누워 휴대폰 화면을 켜자, 키패드에 입력되어 있는 남자의 전화번호가 보였다. 뭐라고 저장해야 할까 한참을 고민하다, '옆집'이라는 두 글자를 써넣고 저장 버튼을 눌렀다. 아직 이름으로 저장할 사이는 아니니까... 그런 사이가 될 일도 없을 거지만...




'저 지금부터 잘 거예요.' 화면을 누를 때마다 들리는 키패드 소리가 오늘따라 듣기 좋았다. 입을 크게 벌려 하품을 한 번 하고는 눈을 스르륵 감았다. 오랜만의 깊은 잠이었다.




.

.

.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아침해가 떠 있었다. 더 시끄러워진 듯한 매미들의 울음소리에 인상을 있는 대로 찌푸렸다. 손으로 눈을 비비다 문득 옆집 남자 생각이 났다. 나는 지금 일어났고, 내가 아침까지 잔 덕분에 그 남자는 어제 일을 하나도 못했을 거고, 미안함이 갑작스레 파도처럼 밀려왔다. 너무 이른 아침부터 찾아가는 건 예의가 아닐 거고. 무의식적으로 주위를 둘러보다 쓰레기로 가득 찬 쓰레기통이 눈에 띄었다. 오늘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날인데 쓰레기나 버리고 와야지.




한 손으로는 쓰레기 봉지를 들고 한 손으로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아직도 정신이 비몽사몽했다. 아파트 쓰레기장에 도착하자,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다. 쓰레기를 버리고 휙 돌아서는 옆집 남자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아 보였다. 설마 나 때문인가.




"저기요..!"

"어, 안녕하세요."

"그, 많이 화나셨죠."

"제가요?"

"어제 아무것도 못하셨잖아요... 표정이 안 좋으시길래..."

"괜찮아요. 표정은 속 쓰려서 그런 거예요. 어제 친구들이랑 새벽까지 달렸거든요."

"그래도 죄송해요. 저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하시고. 알람이라도 맞춰놓을 걸 그랬어요."

"푹 잤어요?"

"저요? 푹 자기야 잤는데...."




[워너원/하성운] 옆집 사는 작곡가 B | 인스티즈

"그럼 됐어요."




어제와는 다른 사근사근한 말투로 이야기하던 남자가 한 번 웃어주고서는 아파트 공동 현관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사람 자체는, 괜찮은 것 같다. 인정할게.




집에 가만히 있다 보니, 속이 많이 쓰린 듯 윗배를 여러 번 쓸던 남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모습이 괜히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다. 부엌으로 걸어가 냉장고 문을 열었다. 어제 무침을 만들고 남은 콩나물이 보였다. 콩나물국 어떻게 만들더라.




띵동- 띵동-




초인종을 두어 번 누르자 집 안에서 우당탕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잠시 후에 현관문이 열렸다.




"새벽까지 엄청 달리셨다면서요. 이거 좀 드실래요? 어제 일 때문에 미안한 것도 있고요."

"요리 되게 못할 것처럼 생겼는데."

"허, 저 요리 잘하거든요?"




[워너원/하성운] 옆집 사는 작곡가 B | 인스티즈

"믿어도 돼요?"




장난기 어린 남자의 말에 눈을 부라리며 말하자 남자가 푸흐흐 웃었다. 암튼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고맙다는 남자의 말을 끝으로 현관문이 다시 닫혔다. 왠지 뿌듯한 느낌.




.

.

.




오랜만에 은행에 가서 통장 정리를 했다.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받지 않고 독립하겠다 선언한 것이 엊그제. 괜히 그랬나 하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뒤덮었다. 통장을 펼쳐들고 한숨을 푹 쉬자, 옆에 있던 꼬마 아이마저도 날 안쓰럽게 바라보는 듯했다. 이러다가는 굶어 죽겠는걸. 지금이라도 부모님께 다시 말씀드릴까 고민하며 집으로 걸음을 옮기던 중,




'카페 알바 구합니다. 초보자도 괜찮음.'




딸랑-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그.. 알바 구하신다고..."

"아, 알바요? 점장님! 여기 알바하러 오셨대요!"




계산대에 서 있던 직원이 점장님을 큰 소리로 부르자 카페 안에 앉아 있던 손님들의 시선이 모두 나에게로 향했다. 이런 거 진짜 싫은데, 부담스럽잖아. 없던 시선 공포증도 생기는 기분이다.




"주말은 빼고 평일에 3시부터 9시까지. 괜찮아요?"




생각보다 괜찮은 조건들에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밝은 목소리로 점장님께 인사를 한 후, 카페를 나섰다. 분명 방금까지는 기분이 좋았는데 카페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훅 들어오는 뜨거운 공기에 다시 불쾌해졌다. 역시 여름은 내 스타일 아냐.




---




쓰기 차단이 어제 풀렸어요...!ㅜ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놀랐어요!!! 구름이 글잡이 없는 것 같아서 '그럼 그냥 내가 쓰지!' 하는 마음으로 썼던 글인데 좋게 봐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ㅜㅜㅜㅜ 독자님들과 오래오래 봤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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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구름] [02120322] [남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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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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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둘 다 넘 귀엽구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성운이 글 써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ㅠㅠㅠㅠㅠ 저도 자까님이랑 오래오래 봤으면 좋겠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잘 읽고 가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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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성운이 너무 귀여워여..존재만으로도 귀여워서 숨이 멎을지경.. 흑흑 작가님 사랑합니다 잘보고가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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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하구름]
끄아아아아ㅏ 작가님 !!!!!!!!!!
보고싶었슺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도 구름이는 귀엽네요 ,,,후하후하흐힣ㅎ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성운이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닷 !!
우리 성운이 오래오래 보고싶어요 !!!❤️❤️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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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그럼 됐다니ㅠㅠㅠ하성운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저 [요니]로 암호닉 신청하고 싶습니다! 잘읽고가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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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와...그럼 됐어요 진짜 심쿵해서 멈춰있었네요ㅜㅜㅜㅜ ㅜㅜㅜㅜ흐엉 감사합니다 너무 설렜어요ㅜㅜㅜ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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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02120322]입니다!! 작가님ㅠㅠㅠㅠ너모 보고싳었어요ㅠㅠ 작곡가성운이 기다렸어요 흑흑ㅠㅠ진짜...성운이..너무 귀여운거 아니에요? 시끄럽게하면 또 찾아올줄 알고 시끄럽게 한 거 아니예요? 아 진짜 10덕...왜 안오냐니ㅠㅠ 렬루 귀여워...따흑...번호 달라니까 당황해서 귀 빨개진것도 너무 귀엽고....흑흑..왜 제 옆 집엔 성운이가 살지 않는지..ㅠㅠ정말..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작가미뮤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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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76.101
[스댐] 암호닉 신청이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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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아 왜 지금 봤죠 이걸.....! 성운이 소설이라니...........!!!!!!!! 게다가 이런 은혜로운 소설이라니...........!♡
신알신하고 갑니당!!!><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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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헐헐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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