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가는 곳마다 너의 얘기들이 들려왔기에, 나는 점차 너에게 관심이 갔고. 그래서 너를 사랑하는게 당연해졌다. 어쩔 수 없었다. 너는 너무도 사랑스러웠고, 그래서 나는 열심히 사랑했다. 너와 나는 너무도 다르고, 또 어딘가는 너무 닮아있기도 해서 너는 금방 유리처럼 깨어지고, 환상처럼 흐트러질까 다가갈 수 없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욕심이 불어나고 지독하게 마음이 아파올 때에 나는 너를 떠올렸다. 웃고있는 너를. 그러면 나는 괜찮아진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너는 언젠가 너만큼 사랑스러운 여자를 만나 사랑할 것이다. 나는 그 모습을 웃으며 축하해 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아닐 걸 알면서도. 못할 걸 알면서도. 네 행복이 나의 행복이라고, 나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처음 너를 사랑할 때 나는 잠깐 앓는 열병일거라 믿었다. 그냥 호기심일거라고. 잠깐이라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거라고. 다른 사람을 보면, 바빠지면 저절로 내 마음이 변할거라고.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나는 너를 욕심내고 있었다. 너를 포기하고 싶었다. 더 이상 욕심이 불어나지 않게, 다시는 너를 볼 수 없다고 해도. 한 없이 약한 마음이 다 무너져 내릴 것 같았으니까. 아니, 나는 너를 사랑하고 싶었다. 너를 포기하고 싶어도 못 할 나를 알기에, 마음 편히 그냥 세상에 내가 너를 사랑한다 외치고 싶었다. 그렇게 너를 사랑하지도 놓지도 못하면서, 시간만 자꾸 흘렀다. 하루가 어떻게 가던지,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던지 나의 생각의 끝은 늘 너였다. 행복할 때 너를 떠올리고 슬플 때 너를 떠올렸다. 그랬더니 더 행복해지고, 더 슬퍼졌다.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는데,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춰 선 아이같았다. 너에 대한 마음이 자꾸만 선명해졌다. 나는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이렇게나 힘이 든게 사랑이냐고 누군가를 붙잡고 외칠 것 같아서.그러면 그 누군가 나에게, 그냥 너를 사랑해도 괜찮다고. 그럴 수 있다고. 그렇게 말해주길 바랄 것 같아서. 아니, 그렇게 바라고 있는 내가 싫어서. 네가 한 발 더 너의 행복에 다가가는 동안 나는 멈춰서서 너를 바라보고 있었다. 네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동안 나는 너를 마음으로 그렸다. 그냥,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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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유지태 못알아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