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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과 나는 오랜 친구다. 
징글징글하게도 만난 종인이와 나는 서로를 너무 잘 알았다 그리고 나는 어느 날부터인가 이 오랜 친구의 사이가 원망스러웠다.
우린 서로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언제 부터인가 우리에겐 독이 되었다.
이 독은 쓰고 아프다. 서로에게 상처가 되고 한명은 낭떠러지로 추락시킬, 그런 독.

그리고 그 독에 의한 추락자는, 나였다.

01

김종인의 누나에게서 연락이 왔었다. 몇 일째 연락이 되질않는데 한 번 집으로 가 밥을 차려주라는 것이였다.
학교 바로 옆 원룸에서 사는 주제에 귀찮다고 나오지않던게 몇 번이더니 꼬박꼬박 연락을 주던 누나에게조차 연락을 하지않은 모양이였다.

세훈아 부탁할게. 그 자식 분명 밥도 안먹고 잠만 퍼질러 자고있을거야.

그 게으른 애를 혼자 올라간다 할 때 끝까지 말렸어야하는건데.짧은 한숨과 함께 나오는 한탄에 이주 전에도 한 것같은 말을 했다.
"걱정마세요 누나. 내가 챙길게."
그리고 애기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누나는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그럼 내가 주소 문자로 보낼게.
통화시간이 깜빡이는 것을 멍하니 보며 누나가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큰 동생챙기랴 애기 챙기랴.
김종인에게 간다면 뭐라 해두어야겠다, 생각했다.

얼마되지않아 온 누나가 보낸 문자를 꼼꼼히 보며 저번 주에 옮겼다는 원룸으로 향하였다.


"누나가?"

반쯤 풀린 눈으로 뒷머리를 헤집는 김종인은 내가 사온 과자를 느릿하게 먹었다.
"어, 그니까 좀 너 관리 좀 해라 남 귀찮게하지말고."
멍하니 듣던 김종인은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김종인은 누나의 예상대로 잠자고있었다. 더운 날씨에 자다가 치워버린건지 이불은 구깃해져 침대 아래로 어질러져있었고 김종인은 베개를 꼭 안고 자고있었다.
옛날과 다를 바 없는 모습에 어린 김종인이 생각나 잠시 웃음을 흘렸다가 동그랗게 웅크린 등을 발로 차며 깨웠다.
그리고 김종인은 나를 보고는 놀란 눈을 보였다. 너가 여기 어떻게 왔어? 갈라진 목소리가 추했었다.

"나 물."

"귀찮게한다 진짜."

과자만 먹어 목이 메였던 것인지 컥컥거리며 물을 찾았다. 흔드는 손이 급해보였다. 허공에서 휘젓는 손에 물이 가득 담긴 플라스틱 컵을 건내주었다.
김종인은 큰 컵에 가득 담긴 물을 한번에 다 마셔버렸다.
"너 누나한테 빨리 전화해."
컵과 식탁이 닿는 소리와 함께 언제부터 안한건지 모를 설거지더미 위로 물을 틀었다. 김종인은 대답이 없다.
누나가 너 얼마나 걱정하는 줄 알아? 이제 결혼해서 앵앵우는 애기까지 낳아서 너까지 챙겨야겠냐.
역시 답이 없다. 어차피 대답을 원했던 말은 아니였다. 언제나 그랬다. 내가 이렇게 꾸짖으면 김종인은 말없이 듣기만했다.
아니 듣고있을지는 사실 확신은 안선다.

길게 말을 늘어놓다가 잠시 말이 끊겨 침묵이 흘렀다. 김종인은 그 사이를 놓치지않고 끼어들었다.
"볶음밥 해주라." 
세차게 나오던 물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김종인을 쳐다보았다. 늘 상 짓던 무표정이지만 약간 지겨워하는듯 했다.
개같은 놈. 안 듣고있었다. 괜한 짜증에 인상을 찡그리자 김종인이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난 포기하고 후라이팬을 꺼내들었다.



"응, 응 누나 걱정마."

낮게 깔린 목소리에 옅게 눈을 떴다. 고개를 비스듬히 돌리니 김종인의 뒷 통수가 보였다. 몇 분전만 해도 자기 쇼파라면서 성질내더니 포기하고 그냥 쇼파에 기댄 모양이였다.
근데 현수는? 잠자? 김종인은 조심스레 자신의 조카의 안부를 물었다. 어깨를 잠시 떨며 웃는 것을 보니 조카 얘기를 들었나보지.
옛날부터 작고 귀여운것에 집착을 한 애였다. 강아지는 세마리나 키워서 언제나 곁에서 푸근한 개냄새가 났었다. 난 그 냄새가 좋아 김종인에게 기대어 그 냄새를 맡는것을 좋아했다.
그런 나를 보고 김종인은 늘 변태같다고 농담조로 말했었다.

물론 지금까지도 기대어 있는것은 좋아한다.

"뭐래?"

그냥, 잠만 자지말래. 김종인은 당연한것을 묻는다는듯이 나른하게 답했다. 피곤하다. 그렇게 실컷 자놓고도 피곤하다며 내 쪽으로 머리를 기대었다.
얇은 머리카락들이 쇼파로 흩어졌다.
너 머리는 깜았냐? 김종인 성격에 이미 깜고도 남았을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장난스레 물었다. 김종인은 웃기만하고 답하지 않았다.
흩어진 머리카락의 느낌이 좋아 조심히 쓸어내렸다. 그럴 때마다 김종인은 숨을 고르게 쉬어내며 눈을 느리게 깜박였다.

너, 따뜻한 냄새 난다.

어깨에 내 손을 걸치며 말하자 김종인은 개냄새? 라 묻고는 뭐가 웃긴지 큭큭댔다.

아니 그냥, 다른거.

김종인에게서는 따뜻한 냄새가 난다. 난 이 냄새가 좋았다.
이 김종인의 이런 냄새가 날 귀찮게하면서도 계속 붙잡아두었다. 나도 모르게 계속 옆에 머무르게 만든다.
그게 결국 10년 넘도록 옆에 있게 만들었고, 그게 결국, 결국 나를. 김종인은 비스듬히 고개를 돌려 내 눈을 마주했다. 오세훈, 영화 볼래?

"그래."

사실 날 붙잡아두는게 김종인의 이런 면이라는건 순 거짓말같다. 꼭 변명같잖아.
난 이건 우정애에서 나온 챙겨주고싶은, 그런 누나의 마음과 같다고 부정했다. 그래, 부정했다.
난 이로 인한 추락자가 되기 싫다.

쇼파에 바로 앉아 노트북을 꺼내들어 영화를 찾는 김종인의 뒷 통수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기적이게도 난,
김종인로 인한 추락이 싫었다.






10p도 좀 그렇지..? 미안해..브금은 뭘 넣을지 몰라서 안넣었어. 반응보면서 이어갈게..글잡담에 이렇게 비루한 글 올려서 미안하다..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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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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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ㅜㅜ저는 왜이리 세종이좋져?ㅜㅜㅜㅜㅜ가볍지도않고 딱 적당한문체에 뭔가 달달할것만가튼..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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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in
헐헐 고마워여ㅠㅠㅠㅠㅠ 열심히 쓰게쪙....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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