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안녕! 너무 늦게왔지. 먄.... 암튼 그날 이후로 나는 약간 쌤이랑 거리를 두기로 했어. 수업시간에는 딱 수업만 하고 딴얘기도 안하고 공부질문 말고는 카톡도 안하고. 나도 내 마음이 뭔지 모르겠어서. 착각일 수도 있는거잖아. 솔직히 쌤같은 사람을 누가 안좋아하겠어. 쌤은 별로 신경 안쓰는것 같았어. 뭔가 이상하게 느껴져도 아 얘가 이제 고3이라서 그러나보다 하셨던것같아. 근데 또 막상 쌤이 아무반응도 없으니까 괜히 꽁기하고 그러더라 ㅋㅋㅋ 나 혼자 거리 두기 시작한지 한달 쯤 됐나. 그날도 여느때처럼 수업하는데 갑자기 쌤이 이름아 하고 불러. 그러더니 쌤한테 뭐 서운한거 있어? 이러는거야. 이때 진짜 당황했는데 아닌척하느라 죽는줄... 암튼 내가 쌤한테 제가 서운할게 뭐가 있어요 그런거 없어요 막 이랬거든. 그리고 책 정리하려는데 쌤이 요즘 너 보면 내가 무슨 잘못한거 같아 이래. 그래서 내가 책 덮으면서 진짜 그런거 아니에요 이러니까 쌤이 뭐라 더 말하려다가 그냥 다음에 보자 하고 나가심. 쌤 나가시고 나서 혼자 침대에 앉아서 생각해봤는데 이게 뭐하는건가 싶더라. 쌤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암튼 그렇게 암흑의 시간을 보내고 일주일 뒤 쯤에 내가 몸살이 난거야.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고 학교 끝나고 집와서 누워있는데 과외는 해야되니까 일어나서 수업준비했어. 근데 쌤이 내 얼굴 보자마자 너 어디 아파? 이렇게 물어보시는거야. 그래서 걍 대충 둘러대고 수업하는데 갑자기 쌤이 "너 안되겠다. 약은 먹었어? 아프면 아프다고 해야지 왜 그러고 있어. 좀 누워있어." 이러시는거야. 괜찮다고 해야되는데 솔직히 안괜찮아서 걍 쌤이 나 일으켜서 눕혀주는데 걍 가만히 있었음. 정신이 없어서 쌤 가시는것도 못보고 잠들었어. 자다가 목이 너무 말라서 물마시러 나갔는데 엄마가 오셨더라고. 근데 어떻게 아셨는지 죽을 사오신거야. 그래서 내가 웬 죽이냐고 그랬더니 아까 재현쌤이 죽이랑 이것저것 막 사서 주고 갔다는 거야. 쌤이 가져왔다는 봉지 열어보니까 감기몸살에 생리통약까지 다 들어있더라. 혹시나 해서 핸드폰 보니까 쌤한테 문자로 아프지마 이렇게 와있고. 진짜 말도 안되는거 아니냐. 암튼 그렇게 쌤이 죽과 함께 나에게 체리밤을 안겨주시고 나는 그날 손에 약봉지 들고 침대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러고 이제 그냥 내 마음을 인정하기로 했어. 나는 쌤이 졸라 좋다. 몰라 이제. 거리 두기는 개뿔. 인정하고 나니까 그동안 꾹꾹 눌러담으면서 모른척 했던 감정들이 진짜 휘몰아치더라. 진짜 나는 쌤이 졸라게 좋다. 그날 이후로 나는 다시 한달 전? 그쯤으로 돌아갔어. 아니 좀 더 업그레이드 됐어ㅋㅋㅋㅋㅋㅋ 예를 들면 수업하다가 갑자기 "쌤!! 얼굴에 뭐 묻었어요!!" "응? 뭐?" "잘생김이요. 너무 많이 묻으셨네요." "아 쌤 뭘 이렇게 자꾸 흘리고 다니세요" "어? 뭔데?" "매력이요. 너무 많이 흘리셨네요. 숨을 못쉬겠어요." 이러곸ㅋㅋㅋㅋㅋㅋ내가 갑자기 저러니까 처음에는 쌤도 당황해서 계속 어어...? 이러고 얘가 왜이러지 이러다가 맨날 그러니까 이제 익숙해지셔서 그냥 웃고 넘기심. 근데 문제는 너무 쏘 스윗해서 죽겠음. 암튼 언제지 내가 또 장난을 쳤어. 그 막 팬들이 연예인한테하는 그런거?ㅋㅋㅋㅋㅋ거울 보여주면서 남자친구라고 하는거! 그걸 하려고 했단말이야. 솔직히 사심 99%담음. 암튼 쌤한테 쌤! 저 남자친구 생겼어요! 이랬어. 원래 내 예상대로라면 약간 어이없는 표정같은거 짓다가 쏘스윗하게 웃어야 되는데 쌤이 갑자기 엄청 정색..?하면서 누군데?하시는거야. 나 좀 당황했는데 거울꺼내서 쌤비추고 여기요!했음. 쌤이 내가 대뜸 거울 들이미니까 약간 멍하게 있다가 아 뭐야 놀랐네~하고 피식 웃으면서 머리 헝클임. 걍 인소 남주인줄. 걍 존나 잘생겼어 미친. 쌤이 그러니까 이번에는 내가 멍해짐...얼굴에 열 확오르고 진짜 이 사람은 뭔데 이렇게. 아오. 근데 사실 내 마음 인정하고 나서도 별로 막 티를 내거나 하진 않았어. 진짜 엄청 좋긴 한데 뭘 해야할지는 모르겠더라ㅋㅋㅋㅋㅋ 그렇게 밍숭맹숭해도 전보다는 장난도 많이 치면서 지내다가 3월이 됐어. 이제 학기 시작하고 진짜 고3이... 사실 나는 고3되면 공부만 할 줄 알았거든? 근데 딱히 그런것도 아니더라. 암튼 토요일이었던거 같은데 그날도 어쩌다가 카페에서 수업을 했어. 근데 그날따라 진짜 공부하기 너무 싫은거야. 그래서 그냥 쌤이랑 놀았어. 학교 생활 얘기도 하고 저번처럼 장난도 치고. 아 그 때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손크기 재봤는데 내가 평균 손크기인데도 한마디 정도 차이났음...겁나 설레는 부분. 암튼 그렇게 탱자탱자 놀다가 시간 다 되서 나갔는데 전에 말했듯이 그 카페 있는데가 번화가라서 특히 토요일 저녁같은 날에는 사람들 진짜 많단 말이야. 쌤이랑 같이 집가는데 웬 남자들 세네명 정도랑 마주쳤거든? 근데 그 남자들이 쌤이랑 아는 사이였나봐.막 아는척하는데 쌤 표정보니까 딱히 친구같진 않았음. 그래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 사람들 중에 한명이 너 요즘 어린애랑 논다고 그러던데 진짜 였나봐? 약간 이런식으로 말했어. 근데 솔직히 기분은 나쁜데 나는 뭐 저런말 별로 신경 안써서 쌤 보니까 진짜 졸라 역대급으로 개 차가운 표정인거야. 거의 시베리아벌판 느낌. 나 쌤이 그런 표정 짓는 거 처음 봄. 그래서 괜히 내가 쫄았음. 그러다가 쌤이 진짜 졸라 한심하다는 듯이 진짜 개소리 좀 작작해라. 내가 너냐. 이러고 내 손목 잡고 그 사람들 지나쳐감. 그러다가 갑자기 뒤 돌아서 미안. 아까 기분 나빴지. 사과함. 그 사람들은 그냥 원래가 시비거는거 좋아하는 사람이라 쌤 학교에서도 거른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괜찮다고 막 그러니까 또 웃으면서 사과의 의미로 아이스크림 사주겠다고 해서 메로나 하나씩 들고 집 감. 집 다와서 이제 감사하다고 인사하려 했는데 쌤이 아까 그일이 어지간히 신경이 쓰였나봐. 갑자기 내 머리에 손 턱 얹더니 슈슈슈슈슉 소리 내면서 나쁜기억은 다 사라져라 막 이러는데 아까 그 사람 맞냐. 시벌 그 덩치에 넘나 귀여워서 심장마비로 죽을뻔. . .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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