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세종] 흔한 남남 권태기 커플의 관계는 (부제:나 갖기는 조금 그렇고 남 주기는 아깝고)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a/5/3/a5389e196ecf96edb6ae4f53edec6733.gif)
"열아. 나 내일부터 알바 좀 하려고."
"갑자기 무슨 알바?"
"그냥, 카페에서 잠시 일할 생각이야."
바쁘게 지내고 싶어. 종인은 여태 미루던 찬열과의 술 약속을 드디어 가지는 중이였다. 저녁에 있었던 세훈의 일은 철저히 숨긴 채로. 하지만 종인의 오랜 친구 찬열이 이를 모를 리가 없었다. 종인의 속을 간파라도 하는 것처럼.
"오세훈이랑, 헤어졌어?"
찬열의 말이 종인의 귓가를 타고 흐르자 종인은 무언가로 머리를 세게 맞은 듯 정신이 희미해졌다. 헤어진 건 아니다. 그렇다고 사랑을 주고 받는 것도 아니다. 이 순간 모든 것이 애매할 뿐이다.
"헤어진 건 아니고."
"그럼 뭐, 시간 좀 가지자. 이런 거?"
종인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자 찬열은 자신의 손에 들고 있던 캔 맥주를 소리나게 내려놓았다. 야, 그게 헤어진 거지. 마치 자신의 일인양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이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의 일이라면 물 불 가리지 않는 찬열이라는 것을 알기에 종인은 애써 작게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헤어진 거 아니야."
누가 먼저 말 꺼냈는데? 연락은? 안 왔어? 앞으로 어쩔 건데, 그래서? 쉴틈도 없이 쏟아지는 찬열의 질문 공세에 정신이 아찔해졌다. 이대로 있다가는 밤을 새서라도 추궁을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대충 이리저리 대답을 회피하며 거의 내쫓듯이 찬열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다시 집에 혼자 남겨지자 아까 들었던 찬열의 말이 떠올랐다. '헤어졌어?' 응, 헤어진 것 같아.
날이 많이 추워졌다.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세훈이 생각나는 아침이였다. 버스를 타고 몇 정거장을 가니 종인이 오늘부터 알바를 하게 될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규모에 깔끔하고 분위기 있는 그런 카페였다. 과거에 몇 번 카페 알바를 해 본 적이 있었기에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었다. 첫 출근이니 찾아오겠다는 찬열을 굳이 거절하지는 않았다. 평소였다면 괜찮다고 거절을 했을 종인이지만 당분간은 어떤 식이든 바쁘게 지내고 싶었다. 그게 세훈을 잊기 위함이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함이든.
"지금은 좀 한가하네?"
"어. 손님들 빠질 시간이야. 조금 있으면 금방 바빠져."
"근데 이렇게 얘기하고 있어도 돼? 뭐라고 안 해?"
"괜찮아. 지금 알바생들 뿐이야."
어제 밤에 술과 함께 나누었던 대화 때문인지 찬열은 괜스래 종인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았다. 종인은 찬열에게서 그런 기운을 느꼈지만 될 수만 있다면 지금은 누구에게도 세훈의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았다. 말대신 찬열의 눈을 보며 가만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였다. 한참동안 찬열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잠시나마 세훈에 대한 기억을 잊을 수 있었다. 그때 종인의 핸드폰의 진동이 울림과 동시에 문자 한통이 왔다.
[나와.]
오세훈. 창 밖을 바라보니 골목으로 들어가는 세훈의 뒷모습이 보였다. 누구야? 분위기 전환을 시켜 보려는 듯 밝은 표정을 한 찬열을 뒤로하고 세훈을 따라갔다.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럴까. 그것도 하루만에. 종인은 좋지 않은 표정으로 골목에 서있는 세훈에게 다가가 물었다.
"어떻게 알고 왔어."
"지금 그게 중요해?"
"그럼 뭐가 중요해?"
세훈이 무슨 일로 이 곳을 찾아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좋은 말을 아닐 것이다. 세훈의 표정과 말투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종인은 표정에 아무런 감정도 담지 않은 채, 그렇게 세훈을 대하고 있었다. 종인이 세훈의 외도 현장을 목격했을 때, 세훈도 이런 기분이였을까. 놀랍지도 않고, 무슨 말을 들어도 상관 없었다.
"너, 이러려고 시간 가지자고 한 거야?"
"알아 듣게 말해."
"내가 잠깐 정신 나간 사이에 박찬열 저 새끼랑 정이라도 들었어?"
너 나랑 연애할 때도 박찬열이랑 자주 붙어있었잖아, 그렇지? 으르렁거리며 뱉어내는 세훈의 말에 종인은 어이없다는 듯 웃어넘겼다. 잠깐 정신이 나갔다... 그 잠깐이 세훈에게는 도대체 얼마를 의미하는 건지도 종인은 알 방법이 없었다. 더 들을 가치도 없겠다 판단이 서 그대로 세훈에게서 등을 돌려버렸다.
"잤어?"
떨리는 세훈의 목소리에 종인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대답해. 잤냐고."
찬열과 종인이 관계를 맺지 않았다는 건 그 누구보다도 세훈이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훈은 계속해서 종인의 대답을 강요했다.
"잤으면, 어쩔 건데."
"...뭐?"
"어차피 너도 내 몸 보고 만난 건 피차일반 아니야?"
"야, 김종인."
"나 원래 그런 년이잖아. 그치, 세훈아?"
등 뒤의 세훈은 어떤 표정일까. 아마도 많이 일그러져있을 것이다. 애써 덤덤한 척 말을 건내는 종인 조차도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힘들었다. 종인과 세훈은 자신을 버리면서까지 뭘 원했던 걸까.
"김종인. 똑바로 대답해, 제발."
'제발'이라는 단어가 종인에게는 아주 큰 의미로 다가왔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세훈에게서 이런 간절함을 찾기란 힘들었다. 그것도 종인을 향한 간절함은 더더욱. 종인은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다른 편보다는 그래도 분량이 조금 많은 편이지요...?
짜집기식 내용이지만 봐 주셔서 감사하고 댓글은 항상 더 더 감사해요!
다들 좋은 꿈 꾸세요~ (지금은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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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유지태 못알아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