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세어라 우지호 04
Written by 비비
또 다시 지호에게 찾아온 반가운 전단지 500장. 반드시 한 장씩만 붙이는 성실한 지호로 인해 한 장, 한 장 개미눈꼽만큼씩 줄어갔다. 그러나, 500장 나누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동네 한 바퀴를 돌고도 들고있는 전단지의 높이는 0.5mm정도밖에 줄지 않았다. 언제 다 돌리냐, 이걸. 옆 동네로 넘어가 룰루랄라 흥얼거리며 바닥에 전단지를 한 장씩 흩뿌리던 지호의 눈에 단정한 걸음걸이로 걸어오는 지훈이 들어왔다. 알게 된 지 첫 날에 바로 이런 모습이라니. 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당당하게 전단지를 뿌려대던 우지호는 어느새 사라지고 뒤돌아 빠른 걸음으로 도망가려던 지호의 발에 박힌 돌이 걸림돌이 됐다. 넘어지는 지호의 손에 들린 종이더미가 빠져나가 마치 분수에서 물을 뿜어내듯 허공으로 뿌려졌다.
"오늘 밤은 제가 책임져 드려요, 전화주세요. 070-0007-00…?"
맨날 깨지는 무릎이 이번에는 괜찮은 지 바지를 끌어올려 무릎을 살펴보던 지호의 귀에 근처에 다달은 지훈이 바닥에 흩뿌려진 전단지 한 장을 주워들고 읽는 소리가 들려왔다. 미치겠네. 저딴 걸 왜 읽는데. 얼굴이 달아오르다 못해 홍시처럼 새빨갛게 익은 지호는 빨개진 무릎을 붙잡은 채 얼른 지훈이 사라져주길 바랬다. 그러나 지호의 간절한 바램과는 달리 착한건지 아니면 눈치가 없는건지 손을 불쑥 내밀어 오는 지훈의 손을 지호는 내쳐버리고 싶었다.
결국 바닥을 짚고 일어난 지호가 손을 탈탈 털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전단지를 주우려 몸을 숙이자 지훈의 입에서 어! 하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어깨를 잡아채 똥 씹은 표정의 지호를 확인한 지훈이 박장대소하고 말았다.
"너 여기서 뭐하냐?"
"보면 몰라? 알바중."
"이런 거 미성년자도 시켜줘?"
"쉿, 아무도 나 미성년잔거 몰라."
지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들어올려 어디론가 버튼을 눌려댔다. 뭐하냐? 지호의 물음에 지훈이 손바닥을 들어 잠시만 기다리라는 뜻의 포즈를 취하고는 전화를 귀에 갖다댔다.
"아, 여보세요?"
"우지호 미성년자인거 모르셨어요? 이런 전단지 돌리게 한 거 신고해도 될까요?"
……? 지훈의 말에 바닥에 떨어진 전단지를 주워모으고 있던 지호가 지훈에게 황급히 달려와 폰을 빼앗아 들었다.
「 지호군, 미성년자였어? 」
"네…."
「 안됐지만 대신할 사람 찾아볼테니까 앞으로 안나와도 될꺼야. 」
"아니, 저기…! 계속하면 안될까요?"
「 우리 쪽이 좀 그렇잖아. 다른사람 구할테니 지호군도 잘 지내. 」
"…예. 수고하세요."
잘리고야 말았다. 이 걸리적거리는 전학생때문에. 조용히 갈 길이나 갈 것이지 전단지에 찍힌 전화번호에 전화를 거는 건 또 무슨 경우인건지 지호는 어이가 없다못해 허탈해 줍고있던 전단지를 내려놓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괜찮아?"
"말 걸지마 새꺄, 너 땜에 나 잘렸잖아."
"그러니까 그런 걸 왜 하는데."
바른생활 사나이 납셨다. 저번에는 공부하라고 자지도 못하게 하더니 이번엔 알바까지 잘리게 친절히 도움을 주는 지훈에 지호는 속으로 박수를 쳤다. 물론, 칭찬의 박수말고. 앉아있던 지호가 벌떡 일어나 손에 쥔 전단지를 근처 쓰레기통에 버리고는 집으로 돌아가려 발걸음을 움직였다. 지호를 빤히 쳐다보던 지훈이 지호를 따라 걸었다.
"왜 따라와?"
"안 따라가."
"그래?"
지훈이 자신을 따라오는 줄 알았던 지호는 민망함에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럼 너 갈길 가. 먼저 가라고 슬쩍 길을 터주자 지훈이 앞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오랜만이져 여러분ㅠㅠㅠ!! |
일주일만에 뵙네요 엉엉ㅠㅠㅠㅠㅠ보고싶었어요ㅠㅠㅠ!! 슬럼프였던건지 애들이 보고싶어서인지 글이 도통 써지지 않더라구요 마침 범이가 생존신고를 한 덕택에 신이나 글이 줄줄 써져서 행복해요!! :D 아직 별 내용이 나오지 않은게 함정이라는 점...ㅋㅋㅋㅋㅋ 그래도 재밌게 읽어주셨길 바라며 다음편을 기대해주세요 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