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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오메가 전체글ll조회 15606l 27

알파오메가(오메가버스) 가 뭔지 모르면 보기 힘드니까 일단 이거부터 봐여 중요함
알파- 말그대로 알파. 우월한 족속. 능력이 좋은만큼 우월의식이 강함. 남자건 여자건 둘다 임신시킬수 있음.
*떡칠때 한번 박으면 사정할때까지 못뺌...

오메가- 남녀 상관없이 둘다 임신가능. 외형만 보고는 알파인지 베타(일반인)인지 오메가인지 구분 불가능. 그러나 히트사이클(발정기) 기간에는 페로몬과 같은 특유의 묘한 향을 풍기면서 발정한다. 이때 흘리는 향은 베타는 맡을수 없음. 남자여도 뒷구멍에서 애액이 흘러나오고 알파에게 박히려고 몸부림친다.

베타- 일반인.

모르면 다읽고봐여 꼭...



01.


"저 씨발년 또 자달라고 나댄다."
"오메가니까 그렇지."
"오메가는 다 저러나? 더러워."

더럽지. 알파의 씨받이니까. 차라리 베타로 태어났으면 좋았을텐데. 지호가 피식 웃으며 지훈에게 말했다. 미간을 구겼던 지훈이 거울에 비치는 지호의 얼굴을 보며 덩달아 웃음을 지었다. 세상에 우리 알파들만 가득하면 얼마나 좋아? 우월한 알파의 존재를 떠받치는듯한 말에 지호가 애써 웃어보였다. 우리 알파만 가득하면 세상이 이것보단 잘 돌아갔겠지….
우스운 것은 우지호, 저 자신이 알파가 아닌 오메가라는 사실이었다. 아무렴 어떠하랴, 히트사이클 기간은 성인이 되고 나서야 온다고 들었는데. 어차피 졸업하면 다신 보지도 않을 드문 알파들…. 지호가 머릿속 가득 복잡하게 들어찬 잡념에 제대로 묶이질 않는 넥타이를 원망하며 거울에 대고 인상을 찌푸려보였다. …졸업. 졸업하면, 표지훈은 어떡하지?
.
"다 맸어?"
"응."

그때가면 알아서 잘 되겠지. 지호가 애써 훌훌 털어버리며 머리칼을 매만졌다. 오메가 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완전히 끝자락 취급을 받는 사회에서, 오메가 주제에 알파인 척 콧대를 치켜세우는 일은 꽤나 버거운 삶이었다.
나는 오메가가 아니라, 알파야. 또다시 저 자신을 세뇌시킨다.


씨발, 더러워. 안 꺼져?

아마도 알파를 가장하며 살아가는 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한 것은 같은 반의 한 오메가가 히트사이클을 맞이한 날 부터였을 것이다. 수업시간 도중, 갑자기 발정이 난것처럼 한껏 달아올라 미친듯이 성관계를 갈구했던 그 여학생. 반에서 유일한 알파인 표지훈을 향해 기어오며 박아달라고 몸부림치는 오메가를 바라보고, 표지훈은 그저 경멸어린 표정을 지었다.

…창년.

낮은 목소리로 짧게 말하며 표지훈은 여자를 떨쳐냈다. 제 풀에 지쳐 기절해버린 오메가가 누군가에게 업혀 반을 빠져나가고 나서야 풀어진 얼굴을 하고. 표지훈은 내게 말을 걸어왔다.

근데 왜 나한테만 왔지? 너도 알파잖아.

'너도 알파잖아.'…. 그 낮은 목소리가 심장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머릿속이 하얘질만큼 아찔한 말이었다. 내가 오메가인것이 들통나면 저 여자처럼 추한 꼴을 당하게 될까봐, 나는 얼른 입술을 억지로 비틀어 올려보이며 가짜 웃음을 만들어냈다.

니가 더 매력적이었나보지.

히트사이클(Heat cycle). 오메가에게 찾아오는 일종의 발정기. 성인이 되야만 맞이하니 상관없다는 그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그도 그럴것이 몸이 '성체' 가 된다는 것은 인간이 나이를 나누는 것처럼 정확하게 구분되는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메가의 발정기가 언제 찾아올지 정확히 모른다는것은 지호에게 큰 공포를 가져다 주었다. 눈 앞에서 저와 나이가 같은 급우가 히트사이클로 발작을 일으켰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알파와 베타, 그리고 오메가. 현재 사회의 계급과 소름끼칠만큼 너무도 잘 들어맞는 구조였다. 상위권인 귀족급 알파들 대부분은 우월의식을 가지고 제 뛰어난 능력으로 다른 이들을 짓밟는 것을 즐겼고, 베타는 흔한 서민들처럼 조용히 입을 다물고 지냈다. 문제는 오메가. 사회의 음지, 즉 더러운 밑바닥에 깔려있는 이들 대부분은 선천적인 오메가들이 차지하고 있었고. 그것이 아니라면 오메가들은 자신이 오메가라는 사실을 필사적으로 숨기며 사회를 살아갔으나, 히트사이클이라는 회피할 수 없는 운명을 맞이하면 그들은 제 본성대로 땅끝까지 추락했다.

더더욱 큰 문제라면, 이 끔찍한 사회 구조를 너무도 잘 파악하고 있는 지호, 저 자신이 알파가 아닌 오메가라는 사실이었다.





02.


히트사이클 기간중의 오메가는 남녀 성별의 구분 상관없이 체내에 알파의 아이를 임신할 수 있다. 그러나 성의 구별이 흐려지는 문제와 인구수의 대량 증가로 인해 인류는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발전해왔다. 선천적 속성(알파, 오메가, 베타)에 상관없이 아이를 키우기에 적합한 모성애를 지닌 여성만이 임신을 할 수 있도록, 인간은 제 나름대로 진화했다.
그것은 오메가가 그나마 생명을 부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유일한 장점이었다. 보편적인 오메가처럼 뛰어난 능력이 없는 오메가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란, 저보다 잘난 알파와 혼인하거나, 음지에 뛰어들어 몸을 대주거나. 둘중 하나였다. 하루에도 수십번 알파나 베타들에게 씨받이가 되어주면서 임신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특히 남창들에게 큰 축복이었다. 그렇게 살바엔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글쎄, 태생부터 타고난 밑바닥 인생들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는것 자체만으로 감사할 따름이었다.
…어디까지나 이건 '특출난 능력이 없는 오메가' 들의 이야기였지만.

"17번. 우지호."
"네."

지호가 오메가의 몸을 지니고 있음에도 그간 알파라고 속일 수 있었던 것은 오메가라고 믿을 수 없는 능력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베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두뇌와 행동능력을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오메가와는 달리, 알파라고 말해도 의심치 않고 신뢰할 수 있을만큼 지호는 여러방면에 뛰어났다.

"역시 우지호. 지호 이번에도 전교 1등했네. 박수."
"오, 우지호…."

급우들의 박수소리가 깔린 배경에서, 흐뭇한 표정의 선생님이 건네주는 온통 1등급이 가득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지호가 만족스레 웃었다. 공부면 공부. 예체능이면 예체능. 모든 방면에 빈틈이 없는 천재.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 터였다. 실은 오메가인것을 스스로 부정하려 물밑에서 헐떡이며 발길질을 하고 있지만…. 백조의 아름다운 외양 밑에 물밑에서 필사적으로 움직이는 다리를 보지 않으려 하는것처럼, 겉모습을 보고 모든것을 판단하는 사람들에겐 지호는 신이 내린 '알파' 라는 존재였다.

"어우, 1등급 밭. 지겹다 이제. 또 1등이야?"
"넌 3등이잖아. 맨날 놀아놓고."
"같이 논게 누군데?"

지훈이 장난스레 웃으며 지호에게 말했다. 같이 놀았다고…? 넌 진짜 놀기만해도 전교 상위권쯤 가뿐히 쥐어잡는 '알파'지만, 나는 놀러나가는 날엔 집에 들어오자마자 책을 보다 토할정도로 공부를 해. 울컥이는 속마음을 집어삼키며 지호가 최대한 그럴듯하게 웃음을 만들어보였다. 너랑 난 알파니까. 썩어문드러져가는 거짓을 농담처럼 꾸며 내뱉은 말에 지훈이 크게 웃었다. 하긴, 알파니까. 알파는 그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야, 수업 끝나고 영화보러갈래?"
"미친. 사내자식 단둘이 무슨 영화야."
"데이트~? 오랜만에 데이트좀 하자."
"푸하. 니가 내면 생각해보죠, 표지훈씨."

표지훈과 우지호는 오묘한 관계였다. 초등학교때부터 함께 지내온 깊은 친구임과 동시에 알파라는 최상위 계급과 오메가라는 최하위 계급이 아이러니하게 어울리는, 규정하기 어려운 그런 관계였다. 물론 그 사실은 지호만이 알고 있는 목숨을 건 비밀이었지만.


"야, 대박. 그거 들었냐?"
"뭘?"
"옆반에 김민지 히트사이클."

같은 반의 한 오메가가 히트사이클로 발정을 일으키고 학교에 출석을 하지 않은지 3개월째. 그녀가 창녀촌에 끌려갔다는 소문이 퍼져갈때쯤 옆반의 누군가가 또다시 히트사이클로 오메가인것이 밝혀졌다는 말이 들려왔다. 베타들은 그녀를 애도했고, 알파는 비웃었으며, 제 속성을 숨긴 채 살아가야만 하는 같은 처지의 오메가는 불안에 떨었다.

"오메가가 몇명이야, 대체…."
"야, 알고보니 니도 오메가 아님?"
"지랄하고 있네. 더럽게. 뒤질래?"

옆의 베타 두명이 장난스레 대화를 주고받는 것을 흘러들으며 지호가 책상에 푹 엎드렸다. '더럽다' 라니. 오메가인 나보다 한참 뒤떨어지는 주제에…! 지호가 애써 알파의 가면을 쓰며 아무렇지 않은척 이를 악물었다. '오메가는 더러운 존재'. 이 공식은 바깥 사회뿐 아니라 학교를 잠재적으로 서서히 집어삼켜갔다.

이쯤되니 지호는 신변의 위험을 본능적으로 감지하고있었다. 설마, 설마 나한테까지 갑자기 오겠어? 하는 머리와 다르게 몸은 공포에 떨고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지호의 몸은… '성체' 라는 고지를 눈앞에 두고있었으므로. 그것을 알리가 없는 지호는 그저 약간의 불안을 속에 담고 혼자 앓으며 짓눌렀다.

"야, 표지훈. 7교시 째자."
"영화보러?
"어. 갑자기 존나 보고싶어."
"뭐야, 새끼. 싫다더니."

단지 앞에 벌어진 일만을 회피하려 발버둥치며, 제게 무슨 일이 올지도 모르고 지호는 현실을 보는 눈을 스스로 가려버렸다.




03.


지호는 자연스레 찾아오는 성욕이나 흥분감에도 낯빛이 하얗게 질릴정도로 히트사이클에 대해 긴장하고 있었다. 취침후 아침에 일어났을때 조금이라도 성기가 발기해있으면 중증처럼 덜덜 떨리는 손으로 제 몸을 살폈고, 어쩌다가 느끼는 성욕에 몸이 달아오르면 호흡곤란을 겪으며 발작하듯 떨어댔다. 몇개월전 제 눈앞에서 저와 같은 오메가가 히트사이클로 비참하게 추락하는 장면을 본 후유증은 그러했다. 자신도 겪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뛰어난 두뇌와는 달리 덜떨어진 오메가라는 신체는 언제 발정을 일으킬지 몰랐으므로, 지호는 항상 '성' 에 대해 예민해져 있었다.

"이거 보자, 이거."
"…19세잖아."

그런데 지금. 숨도 못쉴 정도로 이만큼 필사적인 날 보고 저런 성인 영화를 보러가자고…? 지호가 미간을 찌푸리자 지훈이 핸드폰 화면에 떠있는 추천 영화를 지호에게 들이밀며 넉살좋게 웃었다. 뭐 어때, 지난번에 쏘우보러갈때도 19세 뚫었잖아. 핸드폰을 건네받은 지호가 그의 웃는 얼굴에서 시선을 돌렸다. …미친놈. 작게 중얼거린 지호가 화면 속 영화의 포스터와 상세정보를 보고 입술을 꾹 깨물었다. 장르는 멜로. 등급은 청소년관람불가. 포스터는 두말할것 없이 자극적인 여자의 나신. 지호가 한숨을 푹 내쉬며 눈을 감았다.

"…바로 갈거야?"
"교복은 갈아입어야지."

19세 보려면 대학생인척 해야하잖아. 제 동의 없이 이미 혼자 정해버린듯 흥얼거리는 지훈을 보며 지호가 가방을 챙겨들었다. 음란 영상을 보거나 교내에서의 자극적인 성교육을 바라는 여느 남자아이들과 비슷한 표정을 지은 그를 보며 지호가 웃었다. 알파인 너도 별 수 없구나. 왠지 표지훈을 이긴 기분이 들었다.


"봐봐, 뚫리지? 여기 허술하다니까."
"니가 삭은건 아니고?"
"이새끼 봐라…."

너도 만만치 않거든? 영화관 안으로 들어가며 지훈이 피식, 하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함께 웃다가 문득 손에 들린 영화표를 의미없이 바라보던 지호가 퍼뜩 놀라며 지훈의 팔을 잡아끌었다. 야, 우리 시간 늦었어.

조금 늦게 들어선 영화관 안의 스크린에서는 이미 광고가 끝나고 영화가 시작할 시점에 다달아있었다. 사람이 별로 없어 운좋게 얻은 적당한 뒷자리에 앉으며 두사람이 약속이라도 한듯 스크린에 눈을 고정한채 입을 다물었다. 페이드 아웃되며 어두워졌던 화면은 다시 환한 빛을 내며 여주인공으로 추정되는 누군가를 비추었다. 지훈이 잠깐동안 스크린과 지호를 느릿하게 번갈아보았다. …왜? 마주보며 되묻자 지훈이 피식 웃었다.

"그냥. 너랑 좀 닮아서."

나랑 닮아…? 묘한 얼굴을 하고 돌아본 화면은 이미 전환되어 다른 장면을 비추고있었다. 지훈이 작게 웃으며 지호의 귀에 입술을 가까이 대고 중얼거렸다. 생긴거 말고. 분위기가… 뭔가 너같아.

저와 닮았다던 여자주인공은 그녀의 앞에 혜성처럼 나타난 남자주인공과 너무도 쉽게 사랑에 빠졌다. 가난한 여주인공과 부잣집 남주인공. 서로를 운명이라 믿으며 주변의 구박에도 더욱 열을 지펴가는 전형적이고 극적인 사랑. 뻔한 이야기였다. 둘은 빠르게 마음을 확인했고, 점차 서로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 필요조건적 인물로 발전했다.
그 와중에 지훈은 지루한듯 손목에 걸쳐진 비싼 시계를 들여다보며 하품을 했다. 아, 그러고보니… 너 약간 저 부자 남자주인공 닮았어. …그렇게 생각한 후 그에게 말해주려다 지호는 금세 저의 생각을 후회했다. 내가 여주인공이면, 표지훈은 남주인공. 하위계급과 상위계급이 또다시 이렇듯 나뉘는 상황이었다. 표지훈은 그걸 알고 날 보며 주인공을 닮았다는 말을 흘린걸까? 이제는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저를 알파라고 굳게 믿는 지훈이 그런말을 할리가 없는데도.

140분짜리의 영화가 90분정도 지났을때에 남주와 여주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베드씬이 나왔다. 지훈은 저가 바라던 장면이었는지 몸을 앞으로 굽히며 시계를 한번 훑고 스크린에 집중했다. 흘끗 그를 바라본 지호가 피식 웃으며 덩달아 스크린에 눈을 고정시켰다. 점차 엄습해오는 불안감을 괜찮아, 괜찮아. 하고 달래어가며.

청소년 관람불가인 만큼 영화에 나오는 베드씬은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흔한 음란 영상과는 달리 더 진하고 적나라했다. 이런 장면이 꼭 있어야했을까 싶을 정도로 야한 장면도 비추어졌다. 평소 일명 야동을 즐겨보지 않는 지호는 익숙하지 않은 장면에 어쩔줄을 모르며 눈을 굴리는 중이었다. 옆의 지훈이 저토록 멀쩡한것을 이상하게 여기며 지호는 심호흡을 하면서 혹시나 닥쳐올 히트사이클을 여전히 걱정했다. 설마 이런 이상한 타이밍에…. 혹시나 갑자기 찾아올 불청객의 걱정에 지호가 극도로 긴장하며 몸을 떨어대기 시작했다.
내 현재 상태는 괜찮은가? 페로몬은? 향은? 몸의 발정은? …짙어져가는 화면속 성행위를 보는것이 익숙치 않아 서서히 발기하는 정직한 성기에 의해 커져가는 불안감을 느끼며 지호가 눈을 돌렸다. 이 느낌이 히트사이클은 아닐까? 다급하게 들려오는 주인공들의 달뜬 신음소리와 살갗이 서로 맞닿는 소리에 지호가 붉어진 얼굴을 애써 감추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내가 보고있는건 단지 영화의 한 장면일뿐이고, 내가 흥분한것은 자연적인 생리현상일 뿐이다…. …생리현상? 아니, 그러고보면 히트사이클도 일종의 생리현상이었다. 여성이 일정 나이가 되면 초경을 경험하듯이 오메가라면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조금은 과격한 생리현상. 다시 거칠어지는 호흡을 입을 틀어막아 잠재우려 노력하며 지호가 이를 악물었다. 아니야, 우지호. 아직 아니야. 히트사이클은…. 냉정한 머리와는 달리 발작하듯 떨리는 몸은 이미 통제에서 벗어나 말을 듣지않았다. 덜덜 떨려대는 손을 잠재우려 어떻게든 손잡이를 부서질듯 부여잡고 시선을 내리깔았다. 지호가 제 두뇌와는 다른 원망스런 신체를 어떻게든 가라앉히려 갖은 애를 썼다.

"…우지호."

속삭이는듯한 지훈의 목소리에 지호가 퍼뜩 놀라 정신을 차리며 그를 돌아보았다. 식은땀이 고여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어두운 영화관 속 가끔 비추는 밝은 스크린의 빛이 언뜻 표지훈의 표정을 드러냈다. …왜? 떨리는 목소리를 죽이며 최대한 그럴듯하게 감정을 만들어내어 되묻자 어둠속 묻혀있는 지훈의 손이 허벅지에 와닿았다.

"읏…."

…흐…윽. 크게 숨을 들이키며 몸을 떨자 지훈의 손이 점점 더 안쪽으로 들어왔다. 하, 하지마…. 지호의 말이 스피커에서 나오는 젖은 신음소리에 묻혀버렸다.

"우지호…."

길게 늘어지는 말의 꼬리가 지호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제 쿵쿵 미친듯이 뛰어대는 심장은 지호를 더욱 더 깊은 긴장상태로 몰아넣었다. 허공에서 둘의 눈이 마주쳤다. 껄끄러운 눈의 마주침에 지호가 먼저 눈길을 돌리며 허벅지 깊은 안쪽에 들어온 그의 손을 붙들었다. 힘이 들어가 잘 떼어지지 않는 그의 손을 원망하며 끙끙댈때쯤 머지않아 지훈의 입술이 열렸다.

"…섰어?"

쿵. 그럴리가 없는데도 심장이 내려앉는 소리가 들려온듯 했다. …섰냐고? 뭐가? 하고 되물을 만큼 성에 대해 무지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저 불안한 눈을 지훈과 마주치며 지호가 떨었다. 알파의 눈빛. 자괴감에 빠져가는 기분을 느끼며 지호가 입술을 악물었다.

지훈의 표정이 일순 전과 다르게 묘한 상으로 변했다. 미간을 찌푸린,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얼굴.
…설마 히트사이클에 의한 오메가의 향이 알파인 표지훈의 코 끝에…….




04.


미친듯이 뛰어대던 심장이 지훈의 표정 변화에 거짓말처럼 우뚝 멈추었다. 철렁. 밑바닥까지 추락한듯한 심장이 다시 쿵쿵 뛰었다. 허벅지 안쪽을 붙잡았던 지훈의 손이 힘이 풀리며 느릿하게 거두어졌다.
여주의 신음소리가 가득한 어둠 속에서 언뜻 보이는 지훈의 입술이 무언가 말하려는듯 벌어졌다. 말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지호가 그것을 제지하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미묘하게 찌푸려진 지훈의 표정이 오메가인 자신의 본성을 철저히 숨기려는 저를 더 땅끝까지 추락하게 하는것만 같아서, 지호는 갑작스레 닥친 상황에 도망치듯 자리를 벗어났다. 변명거리를 둘러댈 겨를도 없이 다급하게 다리를 움직여 위쪽의 출구쪽으로 향했다. 계단을 급하게 뛰어 올라가는 지호의 모습에 몇몇 다른 관객의 시선이 따라붙었다. 혹시 나한테 냄새가 나나? 발정을 일으킨 오메가의 페로몬 냄새…? 그래서 표지훈도…. 지호가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머리에 어쩔줄 모르며 정신없이 영화관을 빠져나갔다.

사람이 북적대는 영화 매표소 앞을 가로질러 한참 뛰어갈때쯤 뒤에서 저를 불러오는 낮고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지호! 영락없는 지훈의 목소리. 내가, 내가 그동안 어떻게 숨겨온 본성인데. 있지도 않은, 그 같잖게 만들어낸…. 오메가 주제에 알파라는 우월감에 도취되어 너에게 숨겨온게 몇년인데. 차라리 죽었으면 죽었지 지훈에게 들통나는것은 싫었다. 울음이 터질듯한 기분에 지호가 비상구로 뛰쳐들어가 급하게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들려오는 저를 부르는 지훈의 목소리를 원망하며.

"우지호! 야!"

두명의 다급한 발소리가 크게 뒤섞여 울려퍼지는 소음이 지호를 더욱 긴장으로 몰아넣었다. 한참 내려온것 같다고 느낄때쯤 정신이 없어 보이지 않았던 문이 보였다. 여긴 몇층이지? 1층? 1층인가? 확인할 정신도 없다.

덜컥 덜컥. 문고리를 쥐어잡고 잡아당기자 문이 헛돌아가는 소리만 낼뿐 열릴줄을 몰랐다. 고인 땀이 흘러내렸다. 불안감에 애타는 신음만 끙끙대며 문을 거칠게 두드리며 달칵거리자 지훈이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듯 발소리가 커졌다. 다시 도망치듯 내려가려다 더이상 계단이 없는 것을 보고 당황한 지호가 뒤를 돌아보자 이미 막다른 길에 저를 몰아넣은 지훈이 보였다.

"오지마…!"
"왜이래, 우지호!"

지훈이 성큼성큼 다가오며 발작하듯 덜덜 떨어대는 지호의 팔을 붙들었다. 심하게 떨리는 몸이 긴장한듯 힘도 쓰지 못하고 저항이라 할 수도 없는 미약한 반응을 보였다. 도대체…! 지훈이 잔뜩 화난 표정을 하고 자신을 방어하듯 자꾸만 얼굴을 가리는 지호의 팔을 거칠게 끌어내렸다.

"베드씬이 그렇게 싫었어? 그럼 보기전에 말을 하던가!"

베드씬이 싫냐고…? 지호가 눈을 크게 뜨며 저보다 조금 큰 지훈을 올려다보았다. 헉, 헉. 덩달아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저를 바라보는 지훈과 애써 눈을 맞추며 시선을 불안하게 움직이니 그가 크게 숨을 뱉었다. 어깨를 붙든 손에 힘이 들어가는것이 느껴졌다. 그러고보니 알파인 표지훈이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도 난 멀쩡하다…. 지호가 혼란에 휩싸여 숨을 멈추었다.

"허억…헉…. 씨발…, 그렇게 싫다는 표정하고 나가버리면 난 뭐가되냐."

지훈의 말은 이미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았다. 그저 저를 평소와 같은 태도로 대하는 지훈에게 놀랄 따름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저 자신의 몸상태에 놀라고있는 중이었다. 히트사이클이라면 알파를 이토록 가까이 두고 이렇게 멀쩡할 수가 없다. 그럼 도대체…. 잡혔던 팔이 느릿하게 풀리는것을 느끼며 지호가 빨갛게 손자국이 남은 곳을 쓰다듬었다.

"표지훈…?"

쿵쾅쿵쾅. 벌렁벌렁 입밖으로 튀어나올듯 뛰어대던 심장이 차갑게 가라앉으며 정상적인 속도로 뛰기 시작했다. 발기했던 성기는 이미 극도의 공포에 풀이 죽은지 오래였다. 긴장이 끊어지자 다리에 힘이 풀린 지호가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럼 야한거 보고 흥분한걸 나혼자 히트사이클인줄 알고 생쑈한거잖아…. 하하, 실없는 허탈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런 지호를 내려다본 지훈이 잔뜩 인상을 쓰며 머리를 쓸어올렸다.


겨우 진정이 되고,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갈때쯤 지호는 얼른 방금전 상황의 오해를 풀려 애썼다. 그딴거 보고 발기한게 쪽팔려서 도망간거야. 그럴듯한 말을 만들어내어 지훈에게 변명하자 그는 의심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믿는듯 했다. 무슨 그런거보고 발기를 해. 별로 야하지도 않더만. 하는 잠시동안의 비웃음이 돌아왔지만….

"넌 여자랑…자봤댔지."
"어, 당연하지."

다, 당연해? 지호가 당황한 얼굴을 숨기려 애쓰며 지훈을 바라보았다. 영화의 베드씬에서 나왔던 남주인공과 표지훈이 순간 겹쳐보였다. 여자인 누군가와 성관계를 맺었다면… 그 사람은 알파였을까, 오메가였을까? 둘다 아니라면 일반인인 베타? 사실 오메가와 함께 성욕으로 서로 얽혀있는 표지훈의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표지훈은… 오메가에 대해 더럽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누구랑 자봤는지 궁금하냐?"
"어…?"

지호의 심각한 얼굴을 보며 지훈이 물어왔다. 멍청하게 대답하며 올려다본 그의 표정엔 장난기가 가득 담겨있었다. 궁금하냐고. 되묻는 말에 멍청하게 눈을 껌뻑거리자 표지훈이 웃었다. 누구…랑…? 지호가 중얼거리자 그는 손에 들려있는 영화표를 습관처럼 찢어냈다. 사실 네가 여자랑 잤었다는 말을 들었을때 잘난 표지훈을 충족시킬 수 있는 사람이 누군지 궁금하기도 했고….

"누구랑 잤는데?"
"…좀 민망한데."
"이제와서 지랄…."

지호의 말에 그가 씨익 능글맞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먼저 말을 꺼내놓고 이제와 망설여지는지, 답지않게 한참을 애꿏은 영화표만 찢어대며 그저 웃지요. 뭐야, 사람 궁금하게 해놓고. 지호가 미간을 찡그리자 지훈이 되려 다시 물었다. 누구랑 잤을거 같은데? …그러니까 지금 그게 궁금한거잖아…. 얼토당토않은 물음에 지호가 입술을 삐죽이자 지훈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냥…."
"아. 새끼. 빨리 말해."
"…알파라고 인증등본 떼오는 년들."

예상을 못한것은 아니지만, 끝끝내 받아낸 대답마저 오메가를 비하하는 지훈의 성향이 담겨있었다. '알파 인증 등본'. 저는 가질 수 없는 그것. 피식 웃음을 머금은 지훈과 달이 지호가 미묘하게 얼굴을 굳히며 시선을 내리깔았다. 잘게 찢어진 영화표 조각이 지훈의 손에서 떨어져 바닥에 흩뿌려졌다.


병원에서 아이를 낳아야 하는것이 의무화된 지금, 생명이 새로 태어나는 순간 그를 보좌하는 간호사는 아이에 대한 기본 정보를 기록지에 적어 부모에게 건네준다. 건강상태는 어떤지, 특이 사항은 없는지. 몸무게는 몇인지, 혈액형은 무엇인지. 기본적인 신체정보의 나열이 끝나면 간호사는 맨 밑에 가장 중요한 것을 써내려간다. 남성인가, 여성인가. 그리고… 아이가 알파, 베타, 오메가 중 무슨 속성을 띄었는가. 병동 내 출산이 의무화가 된 것도 모두 상기 내용을 오류나 변형 없이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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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와 오메가. 그리고 베타를 나누는 기준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혈액 검사를 하면 혈액형이 무엇인지 결과가 나오고, 유전자 검사를 하면 항목의 결과가 나오듯이. 알파와 오메가는 뚜렷하게 구분되었다. 온 몸에 흐르는 피에도, 신체를 구성하는 유전자에도 그가 어떤 속성을 띄는지 정확하게 드러나있었다. 다시 말하면 태어날때부터 대부분의 운명이 정해진다는 뜻이었다. 출생신고를 할때에도 여지없이 증명서와 함께 아이가 어떤 속성을 띄는지 제출해 내야만 했고. …그 외의 필요치않은 또 하나의 조금 과격한 증명을 예로 들자면 성인이 된 오메가는 이변없이 반드시 히트사이클을 치룬다는 것. 모든 방면의 우월함 이라는 신의 선물을 받은 알파와 달리 오메가는 원하지 않은 성인식을 받아야했다.
등본 등록 후에야 마침내 세상에서 존재를 증명받는 인간이 된다. 알파건 베타건 오메가건, 어찌됐든 저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 쯤은 나라에 등록해야 했으니까. 이것은 동시에 저의 미래를 어렴풋이 예견하게되는 과정이었다. 알파와 베타는 말그대로 축복 속에서 자랐지만 오메가는 그렇지 못했다. 음지에는 출생한 직후부터 버려져 제 존재의 등록조차 하지 못하는 오메가들도 많았으니까.
세상은 오메가를 태생부터 비참하게끔 만들었다. 등본을 제출해야하는 곳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메가' 라고 선명하게 찍혀있는 등본을 받아든 그들은 알파를 대하는 태도와 달리 차가운 비웃음을 먼저 보였다. 그것은 오메가로 태어나 알파인척 저를 감싸는 지호에게도 피할 수 없는 관문이었다.

어머니는 오메가, 아버지는 알파. 사회를 떵떵거리며 살기 위해 알파와 결혼하는 흔한 오메가들처럼, 지호의 어미도 그러했다. 어머니는 히트사이클이 오기 전에 결혼했고, 물론 지호를 낳은것도 히트사이클이 일어나기 전이었다. 어머니는 그 무엇보다 자신이 오메가라는 사실이 들통나는것을 싫어했다. 아니, 그렇다고 들었다. 지호의 어머니는 자신이 낳은 자식의 속성이 오메가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그 자리에서 자살했다. 얼굴 한번 직접 보지 못하고 지호는 제 어미를 잃었다. 그녀가 오메가라는 이유만으로.

알파치고 꽤나 자상한 품성의 아버지는 항상 지호를 따뜻하게 보듬어주었다. 악마같은 손찌검으로 제 배우자를 다루는 우월의식 높은 알파들과 달리 지호의 아버지는 속성에 상관없이 모두를 같다고 보았다. 어머니가 오메가라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사랑으로 보살펴주었다던 그였는데, 그녀가 왜 자살한지는 지호도 정확히 몰랐다. 혹시 몰라… 아버지가 엄마를 죽였을지. 아니, 죽을만큼 괴롭혔다가 이제와 딴청하는건지도. 그런 생각을 하며 지호는 그냥 이미 가고 없는 어미를 잊어버리고 제 삶을 살아나갔다. 사실 오메가라는 이유만으로 자괴감을 가지고 우울하게 살아가는 약해빠진 어미따위는 필요 없었다. 그녀가 살아있었다면 저는 지금쯤 바닥을 기며 그녀처럼 똑같이 비참하게 살았을지도 모른다. 아아, 이미 자살했을지도 모르고.

자신이 낳은 자식을 품에 안기도 전에 그 자리에서 스스로의 손으로 죽음을 맞이한 아내로 인해, 홀몸이 되어버린 아버지는 매우 슬퍼하며 홀로 지호를 안은채 등본을 등록하러 갔다고 했다. 오메가인 지호가 제 아내처럼 자살할것을 염려한 그가 '오메가' 라고 선명하게 찍혀있는 속성기록칸을 몇번이고 문질러보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고, 그는 그냥 현실을 수긍하기로 했다. 혹시라도 나쁜 길로 샐까, 우울한 가치관을 가지게 될까 조바심을 내던 그는 지호를 애지중지하며 키워냈다. 지호는 그런 아버지의 노력에 부응하기 위해 이 먹고 먹히는 끔찍한 사회속에 악착같이 살아남았고, 그리하여 지호는 어린 나이에 사회구조를 모두 파악하고 알파보다 더한 '알파'가 되었다. 아아, 물론 타고난 신체는 덜떨어진 오메가였지만. 지능이 떨어지거나 온전한 능력을 지니지 못하는 흔한 오메가와 달리 너무도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지호를 보며 그의 아비는 매우 놀라워했다. 몇번이고 병원을 찾아가 이 아이가 오메가라고 하기엔 지능이 너무 높다며 재검사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결국 같은 오메가였다. 오메가, 오메가, 오메가. 이 지겨운 오메가.

또래 아이들보다 먼저 사회구조를 파악한 지호는 몇발 먼저 그들에게서 앞서갔다. 어릴때 사귀게된 친구인 '타고난 알파' 지훈의 덕을 많이 본 것도 있었다. 오메가인 그가 알파인 지훈과 같은 자리에 서기 위해 뼈를 깎아내는 고통을 겪은것은 당연했다. 아무렇지도 않게 상위권에서 노는 지훈을 이기기위해 지호는 발버둥쳤고, 지훈은 제 상대가 될만한 사람을 만난것에 흥미를 가지고 지호를 도왔다. 그리하여 '오메가' 는 '알파' 를 제치고 1등이라는 자리를 꿰어찼다.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도 피를 토하며 쌓아온 지호의 노력이 발휘된것은 당연한 이야기였다.

17살의 아직 어린 아이들은 이름 다음으로 속성을 물으며 나름의 제 서열관계를 형성해나갔다. 오메가가 하위권이라는 것쯤은 이미 몸으로 학습하고 있던 아이들은 절대 저를 오메가라고 밝히지 않았다. 상위권인 알파를 제외하고, 학교사회의 혼란을 막기위해 속성을 드러내주지 않는 학교측에 의해 베타와 오메가를 구분할 길은 없었으므로, 한 반에 아예 오메가가 없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40명이 있는 그중에 너덧명은 오메가임이 분명함에도.

너 속성이 뭐야?

드디어 자신에게 들어온 질문에 지호는 웃으며 자신있게 대답했다. '알파.' 그 대답에 아이들은 선망의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 제 옆에 앉아있던 지훈은 알파라고 선명하게 적혀있는 등본을 내밀며 그저 어깨를 으쓱였다. 지훈처럼 등본으로 증명할 길이 없던 지호는 인증등본을 가져오라는 얄미운 아이들에게 전교 1등이라는 성적표로 증명을 대신했다. 온갖 1이라는 등급이 가득한 성적표를 입에 물려주자 그들은 더러운 입술을 다뭄으로써 지호가 알파라는 사실을 수긍했다.

이것은 2학년에 들어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처음보는 친구들을 보며 은근슬쩍 서로가 어떤 속성인지를 묻는 아이들. 그 중에 지호는 이미 알파로 증명이 찍혀있었다. 그는 한번도 전교 1등을 놓친적이 없었으므로. 지호는 무언으로 자신이 알파라는 것을 그들에게 세뇌시켰다. 그리고 도중에 이과에서 문과로 전과한 알파 지훈이 오메가를 혐오함에도 지호와 친하게 지내는 것으로 지호는 알파임이 확실해졌다.

그것이 지호가 지금 히트사이클에 대해 치를 떠는 이유였다. 작은 성적 자극에도 발작하듯 정신이상자처럼 불안증세를 보이는 이유. 제일 먼저 10년가까이 친하게 지내온 지훈을 잃기엔 그가 너무 지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알파에게 알파처럼 보이도록 악착같이 애쓰게 만들도록 자극해준것도 지훈이었고, 교내에서 알파임을 확실하게 만들어준 것도 지훈이었다. 있지도 않은 썩어문드러진 알파라는 가짜 우월의식으로 가면을 만들어내여 덮으며 지호는 겉모습만을 가꾸었다. 지호의 모든것을 알고있다고 굳게 믿는 지훈마저 지호의 바스라져가는 거짓을 알지 못했다.

"알파인 여자들이 너랑 자자고 등본을 떼와?"
"왜이러시나. 나 은근 여자들한테 잘먹히는 얼굴이거든? 무시하냐?"
"허, 퍽이나…."

잘생긴건 솔직히 너보다 나지. 지호가 애써 웃으며 지훈에게 장난을 걸었다. 이미 방금전 오메가 비하발언으로 지호는 상처입은 뒤였다. 그 10년동안 지호는 이런 상처를 수도없이 받아왔다. 지훈은 제가 지호에게 상처를 주는지 아닌지도 몰랐다. 그야 지호 스스로 그것을 감추었으니까. 지훈은 지호를… 알파라고 알고 있으니까.

"그럼 등본 떼오면 나랑도 잘거냐?"
"넌 안 떼와도 잘래."
"미친 새끼…."

지호가 장난으로 내뱉은 말에 능글맞은 투로 받아치는 지훈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안 떼와도 잘거야? 내가… 오메가여도? 속으로 질문을 건넨 지호는 작은 희망을 가지며 비참한 속내와 달리 활짝 웃음을 지어보였다. 지훈아, 지훈아…. 내가 오메가여도, 넌 그래도 내 친구 할거야?




05.


'너랑은 등본 안 떼와도 잘래.' 장난스런 지훈의 말이 집에 와서까지 잊혀지지 않을만큼 머릿속 깊숙히 처박혔다. 쿵쾅쿵쾅. 아직도 심장이 가쁘게 뛰어대는게, 장난인걸 알면서도 온몸이 붕 뜨는것 같은 그런 달콤한 솜사탕같은 기분은 어쩔 수 없다. 지훈의 말은 잠시동안 우지호 라는 존재가 오메가라는 것을 잊어버리게 만들었다. 알파이건 오메가이건 너라면 상관 없다는 말은… 잔다는, 섹스를 한다는 저속한 표현임에도 짝사랑하던 여자아이에게 고백을 받은것처럼 기분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그냥 정말 잠시동안만… 잊고 싶었다. 악착같이 버둥거리며 살아온 18년동안은 하루도 빠짐없이 스스로가 오메가 인것에 대해 너무 집착했었으니까.

"지호야. 이거 받으렴."
"어? 뭐에요?"

싱글벙글 웃어대는 지호의 앞으로 아버지의 손이 내밀어졌다. 반사적으로 내민 지호의 흰 손에 시커먼 빛깔의 알약이 놓여졌다. 대답없는 아버지에게 뭔데요? 하고 되묻자 그는 말없이 웃기만 했다. 먹어, 몸에 좋은거야. 대충 둘러대는듯한 아비의 눈빛에 지호는 다시금 손에 올려진 알약을 내려다보았다. 흰 손바닥 가운데 이질적인 검은색. 선천적으로 몸이 약해서 온갖 다양한 약을 먹어봤지만, 검은색 알약이라니. 처음보는 빛깔이었다. 시선을 돌려 올려다보자 아버지는 웃기만 했다.

아버지가 먹으라니 먹어야지, 별 수 있나. 부엌쪽으로 들어가 컵을 정수기에 대어 물을 따르며 손에 쥐어진 알약을 살피자 오돌토돌 무언가 찍혀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 생각없이 눈 가까이 가져가 이리저리 돌려가며 살피는데, 곧 눈에 들어온것은….

"Su…ppress…."

Suppress. 진압하다. 억제하다. …억제. 이런게 왜 새겨져 있는걸까, 고민할 필요도 없이 직감적으로 이게 어떤 알약인지 알게 되었다. 알약에 '억제' 라고 쓰여있으면 뭐겠어. 억제제지. 근데 아버지가 '오메가' 인 나에게 억제제를 주는 이유는 뭐겠어. 나의 어떤걸 억제하고 싶었던 거겠어….
시중에 비싸게 팔리고 있는 오메가의 페로몬 억제제. 시가는 한알에 백만원이상. 억제 유지기간은 하루. 억제제가 존재함에도 오메가들이 히트사이클로 적출당하는 이유는 그만큼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뛰어난 알파들이 이것보다도 더 성능이 좋은 약을 싼 가격에 만들어 낼 수 있음에도 그렇지 않는 이유는…. 그야 그편이 즐거우니까. 오메가를 제 아래에 둘 수 있으니까. 오메가들에게 '넌 더러운 오메가야.' 하고 가시를 박을 수 있으니까.
아버지는, 제 자식이 탄로날까 두려워 백만원이상을 호가하는 비싼 알약을 먹여가면서까지 날 숨기고 싶으신거다. 알파인척 살아가는 나를 도와주신 셈이 되는데도 목 끝에 울컥 무언가 차올랐다. 알약 주제에 날 무시하는 기분이 들어서. 분명히 제조 과정에서 알파의 손을 탔겠지. 일부러 효과를 적게 발휘하는 성분만 골라넣으며 비웃었을거다. 그 알약을 먹을 오메가를. …지금 알약을 손에 쥐고있는 나를.

결국 지호는 울컥이는 울음과 함께 알약을 꿀꺽 삼켜내었다. 오메가여도 상관 없다는 지훈의 말에 설레었던 밝은 빛 기분은 제가 삼킨 알약처럼 검게 추락했다. 마치 검은색 알약 하나에 제가 잠식되어가는 기분이었다. 넌, 오메가야. 뱃속이 아파오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은 기분이 좋지 못했다. 어제의 긴장감에 온 몸이 뻐근했고, 몸의 자연스러운 호르몬을 비틀어 억제하는 약을 먹어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지호는 유난히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으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안좋았던 기분은 괴상하게도 믿지 못할 만큼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고, 오히려 거울에 비친 외출준비가 끝난 저의 모습은 어제보다 더 말끔해진 모습이었다. 오메가의 호르몬을 억제시켜서인지는 몰라도 외모마저 뒤떨어지는 오메가들보다 훨씬 나아보였고, 키도 조금 더 커져보였다. 기분 탓인가? …아, 물론 원래부터 얼굴은 잘생겼었다. 음…, 알파와 견줄만큼. 스스로를 칭찬한 지호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거울속의 지호가 덩달아 웃음지었다. 자고 일어난 직후보다 훨씬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기분이 좋음에도 지호는 아직 방에서 잠을 청하고 계시는 아버지에게 항상 중얼거리던 다녀오겠다는 말 없이 집을 나섰다.

항상 등교하기에 조금 이른 시간에 먼저 나가는 지호는 왠일인지 지훈이 먼저 앞서가고 있는것을 보며 지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집이 근처여도 매번 지각하는 표지훈때문에 같이 간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오늘 운 좋다…. 작게 웃은 지호가 살금살금 다가가 왁! 지훈을 놀래켰다. 우악! 덩달아 동굴같은 목소리를 내며 비명을 지른 지훈의 뒷목에 팔을 걸며 지호가 장난스레 웃었다. 표지후니! 왠일이냐? 지각도 안하고.

"너랑 같이 가려고."
"지랄하네."

진짠데…? 진심이라는듯 입술을 비죽이며 중얼거리는 지훈의 목소리를 들으며 지호가 웃어보였다. 맨날 보는 남자새끼 뭘 아침부터 보겠다고 같이가. 그 말에 지훈이 속으로 대꾸했다. 너 예뻐서…. 덩달아 웃음을 지은 지훈이 지호를 쳐다보았다. 오늘도 예쁘네. 남자인 너에겐 좀 미안하지만. 넌 잘생긴게 아니라 예쁘장해. 처음 봤을때부터 그랬다.

"우지호…. 바디샴푸 바꿨어?"
"어? 아니. 똑같은데?"
"그럼, 로션?"
"아니…."

왜?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고 물어오는 지호에게 지훈이 함께 고개를 갸웃거렸다. 바꼈는데…. 뭐가? 냄새가. 지훈이 지호에게 바싹 다가가 목선에 코를 가까이 대었다.

"뭐해, 간지러. 변태같아."
"이상하다…."
"아, 글쎄. 뭐가?"

아아, 원래 너 우유향이 살짝 났거든. 좀… 데운 우유에 꿀탄 향. 그래서 좋아했는데. 지훈이 다시금 지호의 목덜미에 가까이 코를 대고 숨을 들이켰다. 변태야? 내 냄새맡고 다녀? 아니, 그게 아니라… 그냥 가까이만 가도 났었어. 체취같은거.

"근데 오늘은 안나네."

…그래? 지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심하게 넘겨버리고 시선을 돌려 앞을 보았다. 우유향? 뭐야, 애새끼도 아니고 우유라니. 남자 향수라도 써야하나…. 저 혼자 투덜거리는 지호를 보며 지훈이 그에게 눈을 고정시켰다. 이상하다…. 그 향기, 어제만 해도 되게 짙었는데.




06.


변기를 붙든 지호가 울렁이는 속을 참지 못하고 결국 토사물을 쏟아냈다. 헉, 헉. 숨을 내쉴 틈도 없이 속의 것을 게워낸 채 그가 헐떡이며 잔뜩 인상을 찌푸렸다. 퉤, 역겨운 냄새가 나는 입안에 고인 침을 뱉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변기의 물을 내렸다. 거친 소리를 내며 빨려들어가는 물…. 또 다시 속이 이상해지는 것 같다. 지호가 얼른 세면대로 달려가 입을 헹구었다.

불행하게도 억제제의 성분이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 지호에게 맞질 않는 모양인지 독한 약은 계속해서 부작용을 일으켰다. 구토와 어지럼증… 그 외의 다수 사소한 증상. 하얗게 질린 제 얼굴을 거울로 들여다보며 지호가 숨을 몰아쉬었다. 나는 방금 200만원을 토해냈다. 200만원. 부작용이 일 것을 알면서도 오늘 아침 중독처럼 섭취한 억제제 두 알의 값이었다. 지호가 다급하게 주머니를 뒤져 약을 꺼내들었다. 입으로 털어넣기만 하면 되는데도, 손에 쥐어진 새카만 약이 저를 비웃는것 같아 지호는 잠시 망설였다.

'suppress.' 일주일전 처음 먹었던 억제제를 장난삼아 인터넷에서 찾아보다가 발견한 주의사항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약 복용 도중 히트사이클이 발생할 경우 제품의 지속효과가 종료될 시 즉각 발생할 수 있다.' 고. 여성들의 편리를 위한 생리 지연 약제와 비슷한 주의사항이었다. 복용을 그만 두면 곧장 생리혈이 터지는 것처럼, 히트사이클이 손 쓸 새도 없이 벌어진다는것. 그 항목에 끔찍한 공포를 느낀 지호는 그 후로 죽도록 비참해했던 억제제를 제 손으로 미친듯이 찾았다. 시간까지 맞추어가며 꼬박꼬박 먹어대던 행위는 몇일 채 되지 않아 하루에 두 세알을 무리하게 복용하는 것으로 발전했다. 한 알로 충분한 약을 과다 복용하는 만큼 독한 약품에 의해 인위적으로, 비정상적으로 뒤틀린 호르몬은 온 신경을 예민하고 허약해지게 만들었다. 몸 뿐만 아니라 정신까지도 피폐해지게 만드는 약이 진정 저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기까지 했다.

그 모든 부작용을 견뎌낼만큼 죽도록 싫은 거였다. 짐승처럼 추하게 발정하고, 우월의식을 가진 알파를 향해 비참하게 기어서 성관계를 갈구해야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싫었다. 최상위 자리인 알파에서 최악중 최악인 히트사이클로 인해 오메가로써 적출당하는것. 지호가 거울에 비치는 저의 모습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난 알파야! 부들부들 경련하듯 떨리는 몸으로 지호가 소리없이 외쳤다. 난 알파야…. '선천적 알파' 와는 다른 '후천적 알파' 지호에게는 너무나도 많은 시련이 끊임없이 쏟아져내렸다. …후천적 알파? 그게 가능할리가 없잖아…. 약 하나로 스스로의 주체성까지 위태롭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권아, 김유권."
"어, 우지호. 우리반엔 왠…."
"나, 냄새나?"
"…일…이야…. 냄새? 무슨 냄새?"

다급하기는. 급한 지호의 모습에 덩달아 삐딱하게 앉아있던 몸을 바로 한 유권이 허겁지겁 고개를 꺾어 제 흰 목을 드러내는 지호를 보았다. 맡아봐. 여기. 목선을 톡톡 손으로 치는 지호의 행동에 당황한 유권이 동그랗게 떠진 눈으로 빤히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얘가 다짜고짜 다른 반 쳐들어와서 뭐래…? 가만히 미간을 찌푸리자 지호가 급하게 되물었다. 뭐해, 맡아보라니까? 지호가 제 목을 두들기며 그의 답변을 기다리자 유권의 시선이 멍하니 지호의 눈을 응시했다. 왜 쳐다봐! 빨리 맡아보라고!

"…우지호 너 왜이래?"
"냄새 나? 냄새 나냐고. 빨리. 나 냄새 나?"
"우지호…."

오메가 냄새. 그 더러운 냄새, 나한테서 나? 속으로 절규하듯 물음을 건넨 지호가 울음을 터뜨릴듯한 얼굴을 하고 유권의 옷자락을 붙들었다. 나 안나지? 그렇지, 당연하지. 난 알판데…. 오메가 냄새가 날리가 없지. 울먹이는 지호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유권이 뒤에서 지호에게 다가오는 누군가에게 눈을 돌렸다. 아, 지호가 있으면 항상 따라붙는 사람.

"아…? 읏."

지호가 이상한 낌새에 뒤를 돌아보기도 전에 가까이 다가와 큰 손으로 지호의 마른 어깨를 감싸며 그의 흰 목에 얼굴을 묻은 지훈이 코로 깊게 숨을 들이켰다. 코와 동시에 맞닿아있는 지훈의 입술이 목선에 도장을 찍듯 꾹 눌려졌다. 유권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애인인양 자기 것이라고 표시를 하는 어린 아이처럼, 집착하듯 뒤늦게 촉, 하는 소리를 내고 떨어진 입술이 느릿하게 벌어지며 지훈 특유의 낮은 목소리를 내보냈다.

"…내가 아무 냄새도 안난다고 말했잖아."

으르렁. 맹수가 낮게 우는듯한 목소리. 뜨거운 입술이 지나간 자리가 점점 서늘해져오는 느낌에 지호가 잔뜩 당황한 얼굴을 하고 목을 매만졌다. …표지훈…. 묘해지는 기분을 느끼며 지호가 지훈과 눈을 맞추었다. 짙은 초콜릿색 눈동자에 가득 담겨있는 질투와 위협. 베타인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때면 항상 보아왔던 싸늘한 눈빛이었다. 알파라는 우월의식이 지독하게 강한 지훈은 몇 없는 알파인 지호가 베타나 오메가와 잠깐 접촉하기만해도 불같이 화를 내며 거친 손길로 지호를 데려갔다. 애인도 아닌 저에게 독한 소유욕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추정해보려했으나 결국 닿는 것은 우월의식이 강한 알파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남자인 저에게 질투라는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낄리는 없었으니까.

"야, 야. 표지훈. 좀…!"

그래서 일부러 표지훈 몰래 온건데. 진짜 알파인 네가 맡으면 안되니까, 내 몸에서 냄새나나 물어보러 온건데…. 무지막지한 힘으로 저를 끌어당기는 지훈의 손길에 발을 헛디뎌가며 지호가 끌려갔다. …급하게 왔다가 급하게 가네, 우지호. 유권이 어깨를 으쓱이며 웃었다.

"우지호."
"…나, 저기. 좀 떨어지……."
"우지호, 너 일주일 전부터 왜이러냐?"

잡힌 손목을 빼내려하자 더 세게 쥐어오는 악력에 지호가 옅게 신음했다. 일주일 전? 지금으로부터 일주일 전이라면 처음 억제제를 먹은 날. 네가 나한테 갑자기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한것. 그게 시발점이었다. 그 후로 나는 냄새에 집착했고, 우유향이 난다는 너의 말에 우유마저 기피하게 되어버리는 유치하고 지독한 '병'이 생겼다. 그러니 오메가인 나를 구별할 수 있는 알파인 너에게서 멀어지려하는 것은 당연했다. 내 모든 노력이, 18년동안 쌓아온 노력이 '알파' 인 네 직감 한번에 모두 무너지는게 싫어서.

"냄새 안난다고 했잖아. 안 난다고, 냄새."
"난, 그냥……."
"난 그냥 뭐. 너 일주일 전부터 미친놈같았어. 알아?"

알아. 그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아. 미친 놈 소리를 듣는 것은 누가 뭐래도 괜찮았다. 내가 오메가 인게 들통나지만 않으면 괜찮아. 정상적으로, 지금처럼만 살 수 있으면 괜찮아. 알파로 태어나지 않은 내 몸을 알파처럼 버틸 수 있게 만드는게 내 일이다. 오메가라는 이유만으로 어머니를 잃고, 그 다음으로 나 자신을 잃는 그것이 싫어서. 여유있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표지훈 너와 나는 엄연히 다르다.
달라. 너와 나는. 알파와 오메가. 너와 나는 너무 다르다. 눈가가 아파왔다. 한심한 오메가의 신체로 알파인 너를 따라가려 발버둥치느라 금방 죽을것만 같다. 금세 눈물이 고일것 같아 꾹꾹 눈을 눌러대니 지훈이 거칠게 붙들었던 지호의 손목을 놓아주었다.

지호의 표정이 변해갈수록 지훈의 표정도 변해갔다. 분노에서 의문. 모든걸 안다고 생각했던 우지호가 눈 앞에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미치지 않고서야, 뛰어난 알파였던 애가 갑자기 미쳐서 이럴리가. 갑자기…….

…알파가 갑자기…….

…알파, 오메가. 그리고 냄새.
페로몬.

"…우지호."
"……."
"……너. …오메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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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우와! 오랜만이에요ㅠㅠㅠ못 보는줄 알앗어요ㅠㅠ 작가님 사랑해요♥
11년 전
독자3
gjf;;; 아니 헐;;;;; 세상에 대박 헐
11년 전
독자4
헐잠깐만녀 진짜 저 아우 정말 헐 소리밖에 안나옴여;;;; 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사랑해요ㅜ ㅜㅜㅜㅜㅜㅜㅜㅜ
11년 전
독자5
헐 작가님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다시 오신건가요ㅜㅜ
11년 전
독자6
헐 작가님 헐????? 이렇게 오셨네여???? 헐?????? 제가 헐 작가님 글 진짜 얼마나 기다렸는데 한번에 알아보겠어요 작가님 ㅠㅠㅠ 사랑하니다 ㅜㅜㅠㅜㅜㅠㅠㅜㅠㅜㅜㅠ 흥분해서 글ㄹ이 먹쳐지네요 ㅠㅠㅠㅠㅠ 어어엉 ㅠㅠㅠㅠ
11년 전
독자7
작가니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기달렸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8
헐 작가님 돌아오신거ㅇ에여? 작가니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완전 기다렸어요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9
헐돌아오신거에요?헐허러러러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기다렷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0
이세뭐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금손여신이 돌아오셔ㅛ다 ㅠㅠㅠㅠㅠㅠㅠㅠ감격스러워 흐미 ㅠㅠㅠㅠㅠㅜㅠㅠㅜㅠ
11년 전
독자11
헉 ㅠㅠㅠㅠㅠ겁나 좋다ㅠㅠㅠㅠ엉엉 작가님 진짜 금손이 분명하십니다. ㅠㅜ 암호닉 신청햐도 될가여?ㅠㅠ찬빠 에요!ㅠㅠㅠㅐ재미써어ㅠㅠ
11년 전
독자13
알파오메가 작가님! 안녕하세여, 처음으로 글을 읽어보는데... 진짜 최고네요bb 블독방에서 문득문득 나오는 알파오메가 얘기에 뭘까 했는데 작가님 글이 이다지도 좋아서 그리도 얘기가 계속 나왔나 봅니다.

글을 읽는 저조차도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울렁거리는 듯한 기분을 받았어요. 알파들의 기분나쁜 우월감과, 오메가들의 비참한 현실. 아무리 노력하고,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바뀔수 없는 하층민, 오메가의 삶, 지호의 하루하루가 그대로 제게 흘러들어와서 제 머리를 헤집어 놓는것 같아요. 지호의 불안감과, 알파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동경, 그리고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왠지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알파오메가가 어떻게 보면 현실의 계급층을 더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판타지의 하나죠. 정말 그걸 여실히 느끼고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앞으로 작가님의 글, 기대해도 되겠죠..?ㅎㅎ 저도 암호닉 하나, 알메가 라고 신청하고 가도 되겠지요...?ㅎㅎ

11년 전
독자14
진짜 오래난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 ㅠㅠㅠㅠ 와 사랑해요 정말 진짜 제ㅇ마음을 해집은 그분이 돌아오셧어 ㅠㅠㅠㅠ 저 정말로 기억하고 앗엇슴돠
11년 전
독자15
헐...쟈까님.........자까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엘르에오ㅠㅠㅠㅠㅠㅠㅠㅠ돌아오셧서요?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6
헐헐헐 돌아오신거에요?ㅠㅠ완전 기다렸어요! 제가비회원일때 북마크까지설정해놓고 항상보고그랬는데ㅠ.ㅠ 늑대소년우지호는 연재안하실껀가요ㅠㅠ? 암튼너무기다렸어요!!!!!저이제정회원이니까 신알신하고갈께요~ >.<!!!!
11년 전
독자17
아드디어아아아아ㅏ아아아ㅏ등어으아ㅏ아아아ㅏ아아악사랑ㅎ려ㅜㅜㅜㅜ
11년 전
독자18
헐.......헐.......헐.......작가님 사랑해요 우와..........진짜 사랑해요
11년 전
독자19
헐이거예전에본기억이있는데 헐 대박이다 작가님대박
11년 전
독자20
헐대박다시오셨어 ㅇ헐헐 저건망증이에요 헐허러ㅓ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1
자까님 표절문제로 왔는데영 ㅠㅠ 저희가 뭐라할게 아닌거 같아서 작가님한테 말씀드리려고 캡쳐해왔어요! 일단 저게 1편이고 뒤에도 좀 비슷한게 있다고 하더라구여 ㅇㅇ 근데 계속 뒤로가면 아예 다르긴하데요 네이버에 젤현 알파오메가 치시면 카페글에 바로뜨는 그거거든요? 일단 작가님이 보셔야 할것같아요 ㅠㅠ
11년 전
알파오메가
일단 인사부터 합시당 안녕하셔요! ㅎㅎ 표절 문제라고 해서 깜짝 놀랐네요 오해를 산줄 알고... 아무튼 감사합니다 표절 당하고도 모를뻔했네요..
11년 전
독자22
네 확인하시구 대처 잘하세요 ㅠㅠ 글지울지도 모르니까 캡쳐해두시구요!
11년 전
독자23
ㅠㅠㅍ푸ㅠㅜ헐 재밌어쥬금..작가님 사랑해여ㅓ.
아....사랑해여

11년 전
독자24
gjf..ㄷ안돼ㅠㅠㅠㅠㅠ들키지마우져
9년 전
독자25
진짜 너무 늦게 본 게 안타깝긴하지만 지금이라도 볼 수 있어서 너무 다행입니 작가님 진짜 너무 잘 쓰셨어요 제가 이때까지 읽어왔던 소설 중에 제일 재미있어요!! 너무 재미있어서 심장터질것같아요 으앙 이 작품을 볼려고 태어난것만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여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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