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재 던져줘서 덥석 물었는데... 결과물이.... 미안해
노래랑 같이 들어야 그나마 재미를 느낄 거야 허허
대사 쓰려고 성규 팬싸 일화는 검색해서 직접 찾았다ㅋㅋㅋ
팬싸인회가 끝나고 차로 돌아온 성규가 앓는 소리를 내며 시트에 누웠다. 운전석에 앉은 진호는 그런 성규를 보며 혀를 끌끌 찼다. 많이 힘들어? 다정하게 묻는 진호에 성규는 별 일 아니라는 듯 괜찮다는 말과 함께 씩 웃으며 상체를 일으켰다. 개구쟁이 같은 성규의 얼굴을 보며 진호도 허허,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앉자마자 핸드폰을 켠 성규는 이어폰을 꼽고 바쁘게 화면을 터치했다. 흐뭇하게 웃으며 화면을 내리던 성규의 눈썹이 어느 순간 꿈틀거리며 움직였다. 순식간에 이어폰을 빼고 안전벨트를 매고 있는 진호의 얼굴 앞으로 핸드폰을 내민 성규가 소리를 질렀다.
“아 형! 이거 좀 봐. 내가 연예인인데! 난 블러 처리하고 형은 보정했어!”
“어, 정말? 밑에 영상은 너 같은데?”
“와, 내가 인사해준 건 그냥 음악만 넣고 대충 편집하고.”
“이렇게 올려주는 게 어디야. 감사하게 생각해.”
“내 팬인지 형 팬인지 모르겠구먼. 공항은 언제 가?”
“지금 가는 잡지 인터뷰만 끝내고 내일 아침.”
“생각보다 시간 많이 남네. 알겠어.”
저리 치우라는 진호의 말에 성규는 진호를 째려보며 떼었던 엉덩이를 다시 붙였다. 사진 잘 나와서 보여줬더니 치우래. 서운한 듯 툴툴거리는 성규를 흘끔 확인한 진호는 시동을 걸고 핸들을 잡았다. 성규는 다시 자신의 홈페이지들을 돌아다니며 사진들과 팬들의 코멘트를 확인했다. 북마크에 저장되어 있는 모든 팬페이지를 둘러보고 난 후 트위터로 들어간 성규는 멘션을 확인했다. 오빠, 간혹 성규야로 시작되는 멘션들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성규는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고 올라온 프리뷰들을 확인했다. 우리 팬들은 참 부지런해, 이렇게 공부를 하면 부모님들이 좋아하실 텐데.
“프리뷰 올라왔다.”
[@kyuzizi @jinhoda 두 분이서 무슨 얘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하시는지 해맑게 웃는 규오빠. 오늘 두 분 다 니트로 따뜻하게 커플룩!! 우리 섬섬옥규는 말할 것도 없고 니트 소매로 손등 다 덮인 채로 콩콩거리시는 콩매니저님 귀엽고 좋네요.]
“아니 여기 마스터는 내 팬이야, 형 팬이야?”
“네 팬이라니까.”
“형 팬페이지 있는 거 알아?”
“에? 나를 찍는?”
“어. 귀엽다고 완전 좋아하면서.”
특이 취향이네. 하긴 너 좋아하는 사람들도 매니아층이잖아. 나도 매니아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핸들을 돌리는 진호의 뒷모습을 보며 성규가 몰래 한숨을 쉬었다. 아니, 우리 형 예쁜 건 또 어떻게 알고. 메이크업을 수정하자는 뒷좌석의 코디에게 조금 있다 하자며 까칠하게 대답한 성규는 복잡한 머리에 눈을 감았다.
“일어나. 공항 다 왔어.”
“아, 얼굴 부었네.”
“네 얼굴 본다고 오신 팬 분들 생각해서라도 얼굴 가려라.”
“이런 내 모습까지 사랑해주겠지, 우리 팬들은.”
성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쾅하고 운전석 문을 닫은 진호의 등을 눈으로 쫓으며 성규는 마스크를 썼다. 섭섭한 마음과 함께 비죽 나온 입을 마스크에 가린 성규였다. 익숙한 얼굴들과 카메라들을 지나치며 성규와 진호는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평소 출국 때보다 훨씬 많은 수의 팬들 때문인지 진호는 걸음을 멈췄고 그에 뒤에서 걷던 성규가 놀라 진호의 어깨를 잡으며 물었다.
“형 왜 그래요.”
“귀 좀 대 봐.”
끙끙거리는 강아지처럼 귀를 대보라는 진호의 모습에 작게 웃은 성규가 고개를 숙였다. 그에 자존심이 상한 진호는 자신이 까치발을 했고, 주위 사람들이 못 보게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빠르게 속삭인 진호의 말에 성규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사람들 왜 이렇게 많아아. 다 네 팬이야? 나 저 인파 못 뚫을 것 같아.”
“팬들한테 잘해주라면서요?”
“앞으로 해외는 비공식으로 가자. 너 때문에 이게 뭔 고생이야.”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듯 씩씩하게 걸어 나가는 진호의 뒷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웃은 성규는 걸음을 빨리해 진호의 옆으로 가 어깨동무를 했다. 놀란 진호가 성규를 올려다보며 뭐하냐는 눈빛을 보냈으나 성규는 눈빛에 답하듯 씩 웃었다. 성규가 웃자 진호의 귀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달아오르는 귀와 얼굴을 숨기기 위해 고개를 팩 돌린 진호가 언제 놀랬냐는 듯 다시 씩씩하게 걸었고 성규도 어깨동무를 한 채로 웃음을 참으며 진호의 발걸음에 맞춰 걸었다.
바빠서인지 아니면 관심이 없는 진호 덕분인지 성규는 진호 몰래 팬 홈페이지나 자신과 진호를 엮는 홈페이지 등을 차 안에서 눈치 보지 않으며 마음껏 누빌 수 있었다. 평소와 같이 팬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돌아다닌 트위터에서 찾은 홈페이지는 성규의 예상과는 다르게 커플 팬페이지였다. 자신과 진호가 함께 붙어있는 모습과 공지에 떡하니 써져있는 ‘당사자들은 오지 마! 라는 궁서체의 빨간 글씨는 성규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출입거부의 경고도 무시한 채 여자 코디의 이름으로 가입한 홈페이지는 가입만 하면 모든 글들을 읽을 수 있었고, 글을 확인하며 성규는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스케줄 장소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핸드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성규를 보며 진호는 혀를 쯧쯧 찼다.
“그 정도면 스마트폰 중독이다. 얼른 내려.”
“아, 잠깐만.”
“리허설 지각한다. 빨리.”
“아, 알겠어.”
평소보다 더욱 억울한 눈썹을 보이며 나설 채비를 하는 성규를 확인하고 성규가 내릴 밴의 문을 연 진호를 보며 성규는 차에서 내렸다. 꽤 이른 시각인데도 불구하고 몰려있는 팬들을 성규는 빠르게 지나쳤고, 진호는 서둘러 성규의 뒤를 따랐다. 성규와의 거리가 좁혀졌을 무렵 갑작스레 진호의 옆에 선 팬이 진호에게 작은 쇼핑백 하나를 내밀었다.
“이거 오빠 선물이요.”
“아, 전해줄게요. 감사합니다.”
“아니, 매니저 오빠요.”
“저요?”
진호의 반문에도 아무 말 없이 살짝 웃어준 팬이 무리 안으로 쏙 들어갔다. 멍하니 서있던 진호가 정신을 차리고는 입구 앞에 서있는 성규에게 달려갔다. 미안. 팔짱을 낀 채 서있던 성규가 쇼핑백을 눈으로 흘깃 확인하고는 진호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왜 이렇게 주위에서 넘보지.”
“다른 사람들 들을라.”
“뭐 받았는데?”
“어, 잠깐. 목도리 같은데.”
“목도리 같은 건 뭐야. 목도리네.”
“화났어? 미안해애.”
진호의 미안하단 말에 짧게 한숨을 쉰 성규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우리 아저씨 인기 많아서 좋겠네. 비죽거리며 튀어나온 말에 대기실에 도착하자마자 성규의 볼에 쪽, 하고 뽀뽀를 한 진호가 성규를 보며 웃었다.
“찐따 같이 삐지긴 왜 삐져.”
“아, 형. 입술에 해 줘.”
“목도리 받은 기분이다.”
입술을 뾰족하게 모아 가볍게 성규의 입술 위로 닿았다 떨어진 진호의 입술이 성규의 입술에 먹혔다. 웁웁거리는 진호에 성규는 진호의 뒤통수를 쓰다듬었다. 스르르 열리는 입 안에 혀를 넣은 성규가 가슴팍을 치는 진호에 아랑곳 않고 더욱 깊게 파고들었다. 금방 끝낼 기미가 없어 보이는 성규에 진호는 어린 애인을 둔 저를 탓하며 눈을 감았다.
“오빠 제가 오빠 미래의 부인이니까 잘 봐둬요.”
“미래는 너 혼자 정하는 게 아니에요.”
“오빠 어떻게 하면 공부 잘해요?”
“이런 델 오지 마.”
깍지를 푼 후에 일어난 팬을 보며 진호가 성규에게 다가갔다. 다음에 또 와. 팬에게 인사를 건네는 성규에게 귀를 좀 내달라며 어깨를 톡톡 치는 진호에 성규는 뭐냐는 듯 흔쾌히 귀를 내주었다. 오늘 기분 나쁜 일 있어? 조심스럽게 묻는 질문에 고개를 젓는 성규를 보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 진호가 알겠다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이후에 만나는 팬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을 보며 골똘히 생각해낸 답은 고작 배고픈가, 정도였다. 아침부터 기분이 안 좋아 보이던 성규가 신경 쓰인 진호가 모르겠다는 듯 목도리에 고개를 파묻었다. 그 모습을 곁눈질로 확인한 성규가 사인을 하다 말고는 와하하, 웃었다.
“갑자기 왜 웃어요, 오빠?”
“아무 것도 아니야.”
목도리에 파묻혀 눈만 보이는 형이 귀엽다고 할 수는 없잖아. 저 혼자 답하고 마음에 든 답에 고개를 끄덕인 성규가 팬과 깍지를 꼈다. 아, 형이랑 이렇게 손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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