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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 Garneau - Relief

가사를 바탕으로 쓴 글이어서 가사를 봐도 좋지만, 안 봐도... 문제는 없....

 

댓글을 달아줄 때마다 고마워서 답답글을 적었었는데 내가 써주는 사람이 있고 못 써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너무 미안하고 차별 당하는 기분이 들 것 같아서 답댓글을 안 쓰기로 나혼자 정했어. 써주는 댓글들은 몇 번씩 읽으니까

써도 되고 안 써줘도 ! 신알신 해준 독자들 고맙고, 글 읽어주는 독자들도 고마워^~^

 

 

 

 

 

 

 

검은 양복이 진호의 몸을 감싸 무겁게 눌렀다. 한낱 옷가지에 불과한 검은 천들은 더욱 무겁게 진호의 몸을 내리눌렀다. 하얗게 흩어지는 가루들과 하얗게 흩어지는 파도는 하얀 그를 더욱 생각나게 했다. 이 추운 날, 이렇게 차가운 물에서. 너는 무슨 생각을 하며, 무슨 말을 하며 제 발로 따뜻한 몸을 맡겼을까. 파란 바닷물을 보며 한참 동안 사색에 잠긴 진호는 비척비척 모래사장을 가로질렀다. 성규의 부축을 거절하며 겨우 도착한 성규의 차 뒷좌석에 쓰러지듯 누운 진호는 잠을 청했다. 며칠 동안 밤을 샌 진호는 피곤했는지 결코 편하지 않은 잠자리에도 깊은 잠에 빠졌다. 몇 분 지나지 않아 고른 숨을 내쉬며 몸을 웅크리고 자는 진호를 확인한 성규가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먹구름이 낀 하늘을 한 번 보고 저 멀리 서 있는 인영을 한 번 본 성규는 자고 있는 진호를 한 번 더 확인했다. 멀리 있는 인영은 금세 사라졌다. 담배 한 개비를 꺼낸 성규가 불을 붙였다. 하늘은 축축해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았다.

 

 

“난 그 미친 새끼가 나한테 욕을 하도 많이 먹어서 무병장수 할 줄 알았어.”

“한 잔 더 마셔요.”

“이따위로 목숨 함부로 버릴 새끼도 아니었다고.”

 

 

답답한 지 담배를 꺼낸 진호가 한숨을 쉬며 다시 담배를 집어넣었다. 재수 없게 그 새끼는 담배도 나랑 똑같은 걸로 펴. 성규는 자신이 뱉은 한 잔 더 마시라는 말에 답하듯 진호의 잔을 채워주었다. 투명한 액체가 유리잔에 담기는 것을 보며 진호는 다시 한 번 깊은 한숨을 뱉었다. 잔이 채워지듯 눈에 채워진 물기가 순식간에 후드득 테이블 위로 흩어졌다. 고개를 숙인 채 숨죽여 우는 진호를 보며 성규는 물을 한 모금 머금었다. 말려 올라간 한쪽 입 꼬리를 숨긴 채 컵에 있는 물을 모두 마신 성규는 컵을 내려놓고 이어 유리잔을 들어 소주를 마셨다. 아, 달다. 혀로 입술을 쓱 핥은 성규가 다시 슬픔에 허우적대고 있는 진호에 공감한다는 뜻의 눈빛을 등 위로 얹어주었다.

 

 

 

 

 

 

 

“형. 정신 좀 차려 봐요.”

“내 십 년은 어디로 간 거냐고. 사귄 건 8년이라지만. 힘들었으면 말해줄 수 있는 거잖아. 자기가 벙어리야? 아니면 정말 호구야?”

“내일 출발해요. 나도 술 마셨고, 형도 지금 취했으니까.”

“임요환 호구새끼. 나사 하나 풀린 놈. 어떻게 이렇게 가냐고.”

 

 

세상이 무너진 듯 모래사장 위에 앉아 바다를 향해 엉엉 우는 진호에 성규가 쩔쩔대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늦은 시각과 추운 날씨에 바닷가를 거니는 사람은 없었다. 혼자서 주량 이상의 술을 마신 진호는 가게를 나올 때엔 멀쩡하게까지 보였다. 뜻하지 않게 술을 받아 마신 성규에 밤에 서울로 올라가려는 계획은 취소된 지 오래였다. 하룻밤 자고 가야 할 것 같다는 말에 진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비틀비틀 걸어갔다. 꽤나 쉽게 일이 풀릴 거라 생각했던 성규의 예상과는 전혀 빗나간 진호의 행동에 성규는 당황스러웠으나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바다를 보며 앉아있는 뒷모습이 처량하지만 귀여웠다. 주저앉은 진호의 앞에 쭈그려 앉은 성규가 눈물로 얼룩진 진호의 볼을 닦아주었다. 여전히 엉엉 우는 진호에 성규는 이마 위로 흐트러진 진호의 앞머리를 정리해주었다. 한참 동안이나 등을 토닥이고, 앞머리를 매만지고, 축축이 젖은 볼을 쓰다듬어주었을까. 눈물을 다 쏟아냈는지 코를 훌쩍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진호였다.

 

 

“다 울었어요?”

“창피해. 잠 잘 곳 빨리 찾아보자.”

 

 

새빨간 얼굴을 숨긴 채 살짝 꼬이는 걸음으로 앞서나가는 진호의 뒷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는 성규가 고개를 뒤로 살짝 젖히고 바다를 쳐다보았다. 저 멀리 인영 하나가 보였다 사라졌다. 인영이 사라진 것을 보다 시니컬하게 웃은 성규가 얼마 가지 못한 진호의 뒤를 따라갔다.

 

 

 

 

 

 

 

여벌의 옷이 없어 씻고 나와 최소한의 가짓수만 입은 몸을 침대에 뉘인 진호는 금세 잠에 빠졌다. 작게 코 고는 소리까지 내며 편안하게 자는 진호를 보며 성규는 몸을 돌렸다. 욕실 대신 신발을 꿰어 신은 성규는 건물을 나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바다로 향했다. 아까 전 진호가 주저앉아 울던 곳에 도착한 성규는 멀리 보이는 인영에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성규에게 가까이 다가온 인영은 죽일 듯 흉흉한 눈빛으로 성규를 쳐다보았다.

 

 

“꽤 추웠나보네요. 입술 색 죽은 거봐. 아, 이미 죽으셨구나.”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셔도 다시 살아날 수 없고요, 제가 죽지도 않아요. 그냥 편안하게 살아가세요. 제가 붙였던 사람이 마음에 안 드신 거예요? 죄송해요. 그래도 나름 꽤 유명한 분 붙였는데.”

 

 

먹잇감을 보며 입맛을 다시는 짐승처럼 쩝쩝,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가벼운 소리를 낸 성규는 여전히 대치상태였다. 저를 찢을 듯이 노려보는 눈빛에 성규는 눈빛의 시작점인 상대의 눈을 바라보았다. 눈동자 속에 있는 복잡한 생각을 읽으며 실실 나오는 웃음을 참는 모습을 보며 상대는 입술을 꾹 누르며 자신의 감정을 눌렀다. 압축되어 있는 검은 눈동자를 모두 읽어낸 성규는 개구지게 몸까지 접어가며 웃으며 자신이 읽어낸 생각들을 읊었다.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었고, 그 중 진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라. 하하.”

 

“이딴 시시한 얘기나 전해 들으러 찾아온 게 아닌데. 천국에 가기를 질질 짜며 빌고 있는 진호 형의 기도는 병신 같은 짓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요. 지옥에나 떨어지라니. 죽은 형에게나 지옥이 있지, 아직 살아가고 있는 저에게 지옥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진호 형과 함께 하는 삶이 펼쳐져 있는데.”

 

 

분한 듯이 양 주먹을 꽉 쥐고 있는 상대에 성규는 다시 한 번 몸을 접으며 환하게 웃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진호 형 혼자 자고 있는데, 가서 앞으로도 형 때문에 슬퍼할 형을 살살 어르고 달래서 제 것으로 만들어야 되거든요.

 

 

“편히 쉬세요, 요환이형.”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온 성규는 여전히 얼굴에 웃음을 가득 담은 채로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짠 내를 가득 머금은 옷가지들을 벗어내면서도 얼굴엔 싱글벙글 웃음이 가득했고, 씻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성규를 본다면 함께 웃어줄 만큼 환한 웃음이 얼굴에 담겨있었다. 따뜻한 물에 노곤해진 몸을 이끌고 진호의 옆자리에 누운 성규가 사랑스러운 눈빛을 가득 담아 진호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얼굴을 보는 건 꽤나 오랜만이었다. 바닷가에서처럼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해주고, 볼을 쓰다듬던 성규가 긴장한 듯 손을 잘게 떨었다. 이마에 입술을 맞춘 성규는 이어 감겨있는 눈과 콧잔등, 발간 볼에 입을 맞춘 입술을 뗀 성규는 진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시선에 닿은 입술을 보며 아무도 들을 수 없게끔 짤막하게 중얼거린 성규는 진호의 입술에 길게 입 맞췄다.

 

 

“우리는 영원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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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 헐 규야... 규 집착 대박 이것도 세쿠시해..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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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ㄹ....완전 대박....쓰니사랑합니다ㅏ.....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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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문체가 뭔가 담담하면서도 표현할껀 다 표현하시는 미묘한 느낌이 나는거같아요. 전체적 분위기도 어두운데 성규의 집착과 왠지모를 살기가 느껴진달까 내용 재밌게 잘 읽다갑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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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규ㅜㅜ 이런 집착규!!! 최곱니다ㅜㅜ 능글거리는 연하규를 많이 봤는데 집착규도 너무 마음에 드네요~~~ 잘 읽고 갑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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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자살한 임이 아니라 규가 사람을 붙인거구나 아.. 무서운 규 집착규.. 능글거리는 어린 규만 보다가 이런 어두운 캐릭터 !!!잘 읽고 가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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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규 정말 무섭네요ㄷㄷㄷ 임이 불쌍하지만 규의 집착이 콩을 잡아 먹을 것같은 느낌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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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아ㅠㅠㅠ분위기어쩔거야ㅠㅠㅠ미쳤어정말ㅠㅠㅠㅠㅠㅠㅠ취향저격제대로다ㅠㅠㅠ매번 브금 진짜 대박이야ㅠㅠ임콩 규콩 행쇼
집착규 좋아..이런분위기진짜 짱짱임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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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아 분위기랑 브금너무 잘어울린다...아진짜좋다 번외같은거나왔음좋겠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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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너무좋아서 맨날 읽고있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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