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뒤 흐림
w. 홍차화원
“ 이 트랙은 왜 빼? ”
“ 이거 세상에 나오면 안되는 노래야 ”
“ 그런게 어디있어! 너 이거 나오면 무조건 차트 1위야 새끼야 ”
“ 누가.. 들어서 안돼 ”
옥상에서 보는 저녁 6시의 하늘은 그저 붉게 물들어 있었고, 달큰 씁쓸 한 커피에 지는 태양의 빛이 반사되어 반짝였다. 중복이 지나니 더위는 한풀 꺾여 습한 기운이 사라졌다. 제법 선선해진 날씨에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왔다. 저물어 가는 노을을 보며 담배에 불을 지폈다. 터보 라이터의 소리가 마치 하늘에 쏘아 올리는 불꽃 같이 들려왔다. 끊어야 하는데 끊지 못하는 이 담배 처럼 자꾸만 내 머리 속에 떠오르면 안되는 네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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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중에 300일은 그 사람 덕에 웃었던 것 같다. 나머지 65일은 네 앞에서 한 없이 모자란 나를 보며 열등감에 자책 했고, 그런 나 때문에 외로워 하는 너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이제는 네 눈물 조차 닦아 줄 수 없는 나를 자책하고 또 다시 괴로워 한다. 어리석고 이기적이었으며, 나는 당장 눈 앞에 놓인 내 문제들로 너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끝없는 내 욕심은 너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생긴 자만이었다. 그리고 나보다 가진 것이 많은 너에 대한 열등감이었다.
“ 민현씨, 나는 돈 그런거 다 필요 없어요. 지금 내 자리 버리고 민현씨 한테 갈 만큼 나는 민현씨를 사랑해..그러니까 제발, ”
“ 그거는요, 이사님 같이 돈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말이에요. 있잖아요 이사님, 회장님 감기라도 걸리시면 대학병원 닥터들 다 버선 발로 달려 오잖아요. 우리 어머니 암이에요. 암인데, 수술비 낼 돈 조차 없어서 밖에서 식당 일 해요. 근데 그 수술비, 회장님이 다 내주셨더라고요. 우리는요 이사님, 절대 행복 할 수가 없어요. 이사님 옆에서 나는.. 너무 숨이 막혀와요. ”
“ 민현씨 나 사랑하잖아요.. 그런 얼굴로 말하는데, 차라리 나한테 상처를 주고 싶은거라면 그런 표정이라도 짓지 말란 말이야.. ”
“ 이사님, 그거 착각이에요. 불쌍 했던 나를 사랑 이라고 착각 한거라구요. ”
“ 민현씨, ”
“ 앞으로 볼 일 없을거에요. ”
나를 사랑하는 대한그룹의 막내 딸. 그런 너를 사랑하는 가난한 나.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발이 다 까질 때 까지 달려왔다. 애써 무시하고 피가 나도 닦으면 그만이라며 달려왔다. 내 손을 놓지 않는 너에게 나는 마음에 총을 겨눴다. 철 없고, 순수했던 너는 모든걸 내려놓고 나에게 오겠다 했다. 네 곁에서 웃을 수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다. 갖고 싶었다 그 사람을. 그 사람을 너무나도 갖고 싶었고, 그 사람 옆자리에 내가 서있는 상상을 매일 해왔다.
12평 남짓 되는 자취방에 들어와 몸을 던졌다. 술 기운에 뱅글 뱅글 도는 천장에는 오롯이 너만이 그려졌다. 마치 밤 하늘에 수놓은 별들 사이에서 북두칠성을 찾듯 나는 내가 행복해 지려는 길을 너라는 사람으로 찾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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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싸인 좀 해주세요. ”
“ 네? ”
우리의 첫 만남은 그랬다. 나는 그저 할 줄 아는게 노래 뿐인 그런 사람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내 노래를 들려주었고, 그 곳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항상 네가 있었다. 늘 혼자 와서는 눈에 띄지 않는 오른쪽 자리에 앉아 처음 부터 끝 까지 시선을 나에게서 거두지 않았다. 마지막 곡의 마지막 소절이 끝나야 너는 그제서야 일어나 비싸 보이는 옷 조차 털지 않고 유유히 사라졌다. 그런 네가 어쩐 일인지 최근 일주일 동안 보이질 않다가 갑자기 나타나 여느 때와 같이 그 자리에 앉아 노래를 듣고서 나에게 다가와 싸인을 해달라며 작은 종이와 고급스러워 보이는 펜을 건넸다.
“ 무슨 일 하시는지 물어봐도 되요? ”
“ 왜요? ”
“ 그냥, 요즘 안 오시길래요. ”
“ 나 기다렸어요? ”
“ 그런가 봐요. ”
나는 너에게 어쩌면 첫 눈에 반했을지도 모른다. 내 노래를 귀담아 듣는 너를 보며, 일관된 눈빛으로 나를 보는 너에게 나는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너를 위한 노래를 하고 있었다. 그 뒤로도 너는 내 노래를 들으러 매일 왔다. 싸인을 해달라던 너는 밥을 먹자고 했고, 밥을 먹자던 너는 같이 공원을 걷자고 했다. 공원을 걷자던 너는, 내 손을 잡아 왔고 그런 너에게 나는 천천히 스며 들었다. 너에게 다가가는 길을 열어 주었고, 그 길에서 내가 한 거라곤 너의 목소리와 발자취를 따라 걷는 것 뿐이었다.
너에게 흠뻑 젖어 있던 나는 너를 위한 노래를 썼다. 내가 해 줄 수 있는거라곤 너에게 내 목소리를 마음껏 들려주는 일 뿐이었다. 어둡던 표정도 늘 내 노래에 웃음을 되찾는 너를 보며 내가 되려 웃을 수 있었다. 내가 버스킹을 하러 나가는 날에는 늘 앉던 그 자리에 앉아 내 노래를 들어 주었다. 내 옆자리에 앉아 같이 피아노를 치며 나는 너를 보며 웃어보였고, 너는 그런 나를 보며 웃었다. 내 웃는 얼굴이 좋다는 너에게 한없이 웃어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상에 서로만 있다면 모든게 다 행복 했다. 27살 우리는 뜨거웠고, 순수 했으며, 아름다웠다.
내 방안에는 오롯이 너와 나만의 추억이 가득 했다. 나의 20대 삶이 너로 도배 된 듯 너라는 색 만이 내 캔버스에 존재 했다. 뜨겁게 사랑했던 우리의 숱한 밤은 내 몸 구석구석 너의 체취로 남아 있었다. 하루라도 내 곁을 떠나 있는 날이면 너는 외로워했다. 너는 너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눈치 였고, 나는 굳이 묻지 않았다. 나를 사랑한다는 그 사실이 나에겐 전부 였다. 내가 옆에 없으면 잠이 안 온다는 너에게 내 옆을 내주었다. 내 팔을 배고 누워 내 흥얼거리는 노래소리에 잠드는 너를 보며 나는 잠들었다. 네가 집에 가지 않아 내 자취방에서 생활하는 날이 많아졌고, 그럴 수록 우리의 사랑은 깊어졌다. 그런 너의 눈에는 왠지 모르게 언제 부터 인가 슬픔이 서려 있었다. 마치 어디론가 곧 떠날 사람 처럼 불안해 했고, 더욱 내 품을 파고 들었다.
“ 민현씨, 우리 바다가서 살래요 둘이? ”
“ 바다? 언제 갈까요 ”
“ 지금이라도 좋아요..그냥..그냥, 바다 앞에서 노래하는 민현씨 보고싶어서 ”
“ 바다는 언제든지 갈 수 있잖아요. ”
“ 꼭 가요, 우리 둘이 꼭 ”
그때엔 몰랐다. 나와 함께 아무도 찾지 못하는 그 어딘가로 도망 가고 싶어하는 너의 마음을 읽지 못했다.
“ 민현씨, 오늘 잠깐.. 집에 좀 다녀 올게요 ”
“ 그래요, 내일이나 보겠네 ”
“ 그..누가 나 아냐고 물으면요.. 모른다고 해줘요. ”
“ 왜요? ”
“ 이유는 묻지 말구요 그냥요. 해줄 수 있죠? ”
너의 상기 된 볼과 떨리는 입술 나를 바라보지 못해 하염없이 흔들리는 눈빛은 나에게 간절하게 말하고 있었다. 뭐 때문인지 너는 불안에 떨고 있었다. 나는 그 날 역시 너에게 묻지 않았다. 그저 너를 안아 줄 뿐.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걸 굳이 물어 말하며 아파하는 너를 보고 싶지 않았다. 어쩌면 그 때, 내가 너를 붙잡고 물었다면. 지금의 우리가 여기까지 왔을까.
네가 집에서 나간 지 채 몇시간 되지 않아 우리 집 초인종이 울렸다. 평소에 초인종을 누를 사람이 너 뿐인지라 나는 몸을 벌떡 일으켜 현관문을 열었다.
“ 오늘 자고 오는거 아니였… ”
“ 황민현 씨 되시죠? ”
“ 누구..세요? ”
“ 잠시 말씀 좀 나누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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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앙뇽하세요..낄낄 홍차화원입니다....
요즘 하는 일이 마무리가 되어 가서 성운이 번외도 마저 쓸 수 있게 되었어요. 근데 너무 독자님들 기다리게 하는게 미안해서 예전에 써놨던 민현이 조각글 하나 가지고 왔어요!
재벌2세를 좋아하는 가난한 음악가 미년이..따흑..단편이라 상,하 두편으로 끝날 거에요! 아 저번에 제가 썼던 글이 저도 모르게 지워져 있어요.......제가 잘 못 눌러서 지워졌나봐요...흑흑 내 소듕한 Q&A인데..
댓글로 질문 달아주시면 바로 답댓 가겠습니다. 동네 오빠 성운이는 조금만 기다려주세여..이번주 내로 일이 끝나니까, 제가 다음주까진 꼭 번외 써서 파일 보내드릴게요 엉어유ㅠㅠㅠㅠㅠ
역시 백수가 짱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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