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엘우] 풀꽃
방금 전까지만 해도 기분이 좋던 동우 형이, 풀이 죽은 채로 노트북을 껐다. 그리고는 왜 그러냐고 묻는 성규 형의 물음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답을 주곤 방으로 들어갔다. 멤버들은 서로 눈치를 보았다. 동우 형 왜 저래? 몰라. 왜 저러지? 성열이와 성종이가 조용히 수군거렸다.
“우현아, 노트북 좀 켜봐.”
“왜?”
“동우가 악플 같은 걸 본 것 같아서. 열어본 페이지 알아보려고.”
성규 형의 말에 머릿속 전구에 불이 켜졌다. 그러고 보니 정말 방금 전까지만 해도 기분이 좋았었던 동우 형이고, 그 말은 즉 노트북을 하다가 풀이 죽은 것이란 말이었다. 눈치 채지 못한 내가 한심스러웠다.
“이거 봐. 이럴 줄 알았어.”
성규 형이 보여준 노트북에는 [인피니트에 장동우 왜 있음?]이란 기분 나쁜 제목의 글이었다. 모두의 표정이, 화가나 종잇장 구겨지듯 구겨졌다. 글은 동우 형의 외모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실력도 저조하다며 욕과 비난을 마구 퍼붓는 글이었다. 성규 형이 한숨을 푹 쉬며 글을 신고 처리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찾아가 이놈의 얼굴짝을 보고 똑같이 해주고 싶었지만 공인에 그럴 수 없는 것을 알기에 마음속으로만 분을 삭였다. 이런 재수 없는 새끼. 호원이가 짜증난다는 듯 노트북 전원을 꺼버렸다. 성종이와 성열이는 씩씩거리며 요란하게 욕을 퍼붓고 있었고, 우현이 형과 성규 형은 소속사 사장님과 사이버 수사대에 전화를 하며 엄격하게 처벌을 부탁드린다고 전화를 걸고 있었다.
난 조용히 일어나 동우 형이 들어간 방문 앞으로 다가갔다.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다 속상했다. 노크를 하고 방으로 들어가니, 이불을 뒤집어 쓴 채로 잠든 척하고 있는 침대 위 동우 형이 보였다. 잠을 자지 않는 것을 모른 척, 자요? 다정하게 물었다. 미동조차 없었다. 문을 닫고 동우 형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눈물을 닦은 휴지가 아무렇게나 놓여있었다. 침대 끝에 살짝 앉았다. 그리고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아니 형도 그렇다.”
충분히 내 마음과 위로를 전한 것 같아 머리로 예상되는 부분을 쓰다듬어주고는 방에서 나왔다. 울음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
우연히 안티성 글을 봤는데 너무 속상하고, 동시에 동우군의 심정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시 '풀꽃'을 이용해 그 심정을 달래주고 싶다는 생각에 글 써봤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독자분들 모두 누군가의 비판 혹은 비난에 너무 속상하고 슬퍼하지 마세요. 또 자심감을 가지세요. 모두 충분히 아름답고 멋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