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놈이 미치게 좋으면 미친건가요?
;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w. 11월의참새
Page A. "그만 좀 하지? 재밌냐 이딴게." A의 시선은 와이셔츠의 윗단추가 서너개 풀려서는 눈물 범벅이 된 채 주저앉은 C에게로 향해있었다. 얼굴에 짜증이 가득하면서도 A의 말에 대꾸도 제대로 못하고 강당을 나가는 이들 사이에서 B가 웃음을 머금은 채 A의 앞에 섰다. "재밌지않았나? 네가 방해한 것 같은데." A는 어깨를 툭툭 두어번 치고는 나가는 B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C에게 다가가 마이를 걸쳐주었다. 너 가수한대매. 그거 할려면 지 앞가림 정도는 해야할거 아냐. C의 시선이 A에게 닿음과 동시에 A는 몸을 돌렸다. A가 시야에서 사라진 후에도 C의 시선이 닿았다. - "국민의 아들 박우진, 몰라?" "모르긴 왜 몰라. 내가 바보냐. 모르는게 아니라 안믿기니까 그런거지. 네가 걔네 담당 피디라고?" "어, 다 다른 그룹에서 오는거라 멤버마다 따로 피디가 붙어야되거든. 아니 난 무슨 죄냐고요." "죄라니. 그게 어떻게 죄야. 박우진이랑 24시간을 밀착 생활하는건데." "네가 몰라서 그래. 걔 싹수 노랗기로 스탭들 사이에서 유명하단 말이야." 몸을 뒤로 젖히며 기지개를 한 번 켠 여주가 자리에서 일어나 카메라를 챙겨들었다. 6시, 꽤나 이른 아침이었지만 우진의 스케줄에 맞춰 대기실로 이동하려면 빠듯한 시간이었다. 간다. 친구에게 대충 인사를 하고는 샌드위치를 입에 물고 택시를 잡았다. 택시를 잡고서도 가격을 생각할 정도의 적은 여유 속에 박우진이라는 압박이 들어오자 고민은 사라졌다. 싸가지. "안녕하세요." "어, 우진이 촬영하러 오신거 맞죠? 우진이 지금 자는데 커피 한 잔 하실래요?" 싸가지가 속해있는 그룹이라고 다른 멤버들까지 싸가지 없으라는 법은 없었다. 종현에게 받은 커피를 한 번 빨아들이고 난 후에야 헤어 세팅을 받으며 곤히도 자고있는 우진이 눈에 들어왔다. 연예인은 연예인이구나. 드럽게 잘생겼네. 우진을 빤히 보던 시선을 잠시 거두고 카메라를 켜 우진의 가까이로 다가갔다. 어쨌든 우진의 일상을 담는 카메라였으니 담아서 문제될 건 없었다. 필요하지 않은 건 삭제하면 그만이었다. 평소 TV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는 일상 속 스타의 모습. 팬들의 관심사가 쏠릴 수 밖에 없는 야심 가득한 안피디님의 프로그램이었다. 카메라가 얼굴을 줌함과 동시에 우진이 눈을 떴다. "어? 뭐에요. 저 찍고 있으셨던 거에요? 저 되게 못생겼을텐데 지금?" "" "저는 지금 메이크업을 받고 있어요. 못생겼죠 지금. 조금만 있다가 변신해서, 다시 예쁜 모습으로 올게요. 안뇽." 카메라를 덥썩 잡더니 팬들과 소통하는 듯한 말을 한 후 제멋대로 카메라를 꺼버리는 우진은 누가봐도 프로 아이돌이었다. 카메라가 꺼지자마자 굳어지는 표정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저런 것도 직업병인가, 생각할 때 쯤 우진의 무덤덤한 눈빛이 여주를 향했다. "이런 건 찍지 말죠 좀. 나도 사생활은 있어야하지 않나. 안 피디님이 말 안해요? 다 짜고치는건거." "네?" "피차 피곤하게 하지 말자고요. 상의 없는 독단적인 행동 딱 싫으니까." 벙 진 얼굴로 우진의 얼굴을 올려다보는 여주 앞에는 어느새 우진이 아닌 종현과 대휘가 서있었다. 아, 잠시 잊을 뻔했네 저 싸가지. 속으로 몇번이나 우진을 씹으면서도 종현을 향한 웃음은 잘도 지어댔다. "저 형은 원래 말을 저렇게 해요. 상처받을 필요 없어요. 제가 몇 년 겪어봐서 아는데 일일이 상처받으면 진짜 수도 없을걸요?" "저희 이제 곧 무대라 무대하시는 동안 심심하시겠다, 그쵸." "백스테이지 촬영 오실 거 아니에요?" "아, 그래야죠. 우진씨가 싫어하시지 않는다면요." "우진이 쉬고 있을 때만 안건들이면 괜찮아요. 찍으러와요. 저도 예쁘게 찍어주시고."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싸가지가 속해있는 그룹이라고 해서 다른 멤버들까지 싸가지 없으란 법은 전혀 없었다. 종현은 다정했고 대휘는 앳살있었다. 우리 프로에 섭외된게 종현이나 대휘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다못해 말은 좀 서툴러도 귀여운 관린이나 생긴거랑 다르게 재치있는 성우라든가, 장난끼는 많지만 어른스러운 민현이나 아재같으면서도 예의바른 재환이라든가 뭐 많잖아. 왜 하필이면 싸가지는 어따 팔아먹은 주제에 한창 잘나가기까지 하는 박우진이냐 이거다. "김 피디님." "네, 네?" "우리 동갑이죠." "어... 아마요. 네. 그럴걸요?" "그럼 서로 말 까죠. 앞으로 몇 달은 더 얼굴보고 지낼텐데 불편하니까. 싫으면 안까도 되고요. 난 깔게." 잘못 걸렸다, 한참. # 마냥 가벼운 픽은 아닐거에요 그렇지만 전반적인 분위기은 조금 가볍게 갈 수도 있구요. 이 픽의 주인공들은 네버 조 였던 국민의아들로 갈 생각이기 때문에 말머리에 국민의 아들을 달았어요. 나이 설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대휘랑 관린이만 미성년자, 나머지는 성인으로 설정했어요. 조금 성숙한 모습의 우진이가 필요해서 ..., 그리고 성우 민현 종현은 원래 우진이보다 4살 위인걸로 알고있는데 이 픽 안에서는 1살 차이로 설정되어 있고, 셋보다 한 살 어린 재환이도 세 사람과 같은 나이인 걸로 했어요. 어, 이걸 굳이 다 외우시지 않으셔도 그냥 실제 멤버들 나이를 아예 배제하시고 소설 속 캐릭터로 생각하시면 단순할거에요 ! 이왕 포인트 쓰신거 아깝지 않게 예쁜 댓글 쓰고가요 ❤